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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의 말에 한참을 고민했다. 봤다고 할까? 어색해지는거 싫은데.. 

가까스로 깬 정적이 다시 이어졌을까 그냥 사실대로 말하려 입을 떼자마자 덜컥 문이 열렸다.  

 

 

 

" 아.. " 아주머니께서 딸로 보이는 여자아이 두명을 데리고 베개를 들고 안으로 들어오셨다. 

 

" 최유란 최유라 여기 누워. " 베개를 내옆에 놓고는 아주머니께서 말하셨다. 

" 학생 옆에 재워도 되지? " 

" 아.. 네! " 나한테 물어보기전에 베개 놨으면서..  

 

 

 

민규는 내 쪽을 빤히 쳐다보고는 한숨을 쉬고 등을 돌렸다. 

아주머니가 안들어오셨다면.. 우린 무슨 말을 주고받았을까? 아마.. 지금쯤 사귀었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나보다.  

 

 

 

 

 

 

눈을 뜨니 아주머니와 딸들은 어디갔는지 안보이고 민규도 보이지 않았다. 얜 어디간거야.. 

" 하암.. " 기지개를 쭉 폈을까,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손에 봉지를 들고 문을 여는 민규였다. 

 

 

 

" 어 일어났네? " 

" 응. 어디갔다와? " 

 

내 말에 대답은 안하고 내 쪽으로 다가와 손을 뻗어 나에게 봉지를 건네주었다. 

 

 

 

봉지 안을 보니 샴푸,바디워시,폼클렌징 샘플과 칫솔,치약과 왕꿈틀이가 들어있었다. 

 

 

" 이게 다 뭐야.. " 

" 너 필요할까봐. " 

" 돈은 다 어디서 났대.. " 

" 어제 오디션 봤잖아. 엄마가 카드 줬다. " 

" 아.. 고마워. " 

" 뭔 곰도 아니고 지금 11시야. 왜이렇게 오래자? 빨리 씻고 나가자. " 

" 11시면 일찍 일어난거거든? 어제 솔직히 피곤했잖아! " 

" 예예 나가기나 하세요~ " 

 

 

 

민규가 등을 밀어 나가는 걸 재촉해서 어느새 찜질방을 나와 계단을 내려오니 여자 사우나에 도착했다.  

" 너 어제처럼 또 늦게 나오지마라! " 하고는 뛰어서 2층으로 내려가는 민규다. 

 

 

 

뛰어가는 모습이 귀여워 웃으며 탈의실로 가서 옷을 벗고 민규가 준 샘플들과 치약, 칫솔을 들고 들어왔다. 

 

어처피 안에도 샘플있는데. 그럼 어젠 내가 어떻게 씻었겠어.. 그런건 생각 못하고. 

 

 

 

 

 

민규가 기다릴거같아 빨리 씻고 나왔지만 화장을 하느라 시간이 오래걸렸다. 오늘은 뭔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화장도 잘되고! 시간을 보니 벌써 한시간이 넘어서 부랴부랴 짐을 챙기고 나오자 역시나 민규가 계단에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뒤에서 놀래켜 줄려고 조용히 뭐하나 봤는데, 얼굴책에 팔로우했는지 적나라하게 까고 동영상을 올려대는 여자 동영상을 보고있었다. 좋아요 버튼을 누르려하자 " 워! " 하고 내가 민규 어깨를 잡았다.  

 

 

 

" 아 ㅆ.. " 얼마나 놀랬는지 휴대폰을 떨어뜨리고 욕까지.. 

" 아 깜짝아.. 나왔으면 ㅁ..말을 하지. " 

" 너 왜 말더듬어? " 

" 뭘? " 

" 폰으로 대체 뭘 봤길래.. " 

" 아무것도 안봤는데? 모X의X블 했거든? " 

" 아~ 그랬구나 X두X마X블 했구나~ " 

" 어. 빨리 나가자 배고파. " 

 

말을 더듬으며 거짓말하는 민규에 쟤도 남자니까 프라이버시를 지켜주자라는 마음으로 그냥 모르는척 해줬다. 

 

 

 

 

 

주변에 서XX쿡이 있길래 밥을 먹으려 들어갔다. 스파게티에 피자에 다먹고 나니까 계산서를 보니 47000원이 나왔다. 민규가 잠깐 화장실을 간다고 하고선 일어나서 입술이 다 지워졌길래 틴트를 바르고 돈 걱정을 하고 있는데 " 나와 "라는 민규의 말에 가방을 챙겨 나와 카운터앞에서 지갑을 꺼내려하자 " 남자분이 계산하셨어요. " 라고 직원이 말했다.  

 

 

뭐야... 당황한채로 밖으로 나오자 민규가 발로 돌을 툭툭 차며 서있었다. 

 

 

" 야 너 뭐야! 왜 너가 돈 다내! " 

" 그냥. 돈쓰고싶어서. " 

" 뭐야.. 그런게 어딨어! 어제부터 돈을 얼마나 쓰는거야 대체? 그렇게 막 쓰면 안되거든? 니돈이냐 너네 어머니돈이지? 더치페이해! " 

" 아오 시끄러. 너가 내엄마냐? 잔소리 쩔어. "하곤 내 입을 막으며 버스 정류장으로 데려갔다. 

 

 

 

 

" 이제 집가야지. 너네 부모님도 걱정하실텐데. " 

" 여기서 이 버스타면 서울역가지? " 

" 나도 서울 사람 아니야.. 모르거든? " 

" 아.. 넌 집 어떻게가? " 

" 이 오빠는 돈이 많아서 알아서 할게. 걱정안해도 돼. " 

" 아 말하는거봐 짜증나 진짜. 버스 18분이나 남았네. " 

 

 

 

 

 

 

 

" 그럼 어제 했던 얘기 다시하자. " 

" ㅇ.. " 

" 문자 봤냐고. " 

 

 

 

..? 갑자기 분위기 왜이래.. 그냥 사실대로 말하자. 어처피 이대로 가면 너도 후회할거잖아. 

 

 

 

 

" 어.. 봤어. " 

" 문..자야 전화야. " 

" ..전화. " 

" 나 봐봐. " 

" ..? " 

" 이제 버스타면 얼굴 볼일 별로 없는거 알지? 사실 어제 밤에 말하려 했는데.. 진짜 이대로 너 보내면 진짜 후회할거같아. 평생 잘해줄게. 사귀자. " 라며 내눈을 쳐다보는 민규다. 

 

 

 

 

그 눈이 부담스러워 눈을 피하며 대답했다. " ㄱ..그래 " 

" 눈 똑바로 쳐다봐주면 안돼? " 민규에 말에 눈을 천천히 돌리자 " 오늘 왜이렇게 이쁘냐 " 라며 웃는 민규다. 

 

 

 

 

" 야 근데 나 아직도 니 이름 모르는거 알아? " 

" 아 .. 진짜? " 

" 어떻게 남자친구가 여자친구 이름을 몰라? " 

" 조윤정. " 

" 어? " 

" 조윤정이라고 내이름. " 

" 이쁘다. 윤정이. " 

 

 

" 야.. 버스 온다 어떡해? " 

" 버스에서 내리면 전화하고 기차타기전에 전화하고 집도착하면 전화하고 밤에 자기 전에 전화하고 알겠지? 버스타면 톡하고! " 

" 알겠어! " 뒤를 돌자 내 손목을 잡고 다시 뒤로 돌려 나를 품에 안는 민규다. 

5초정도 안고 있었을까, 버스가 오자 " 이제 놔.. 진짜 갈께! " 하곤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카톡! 소리가 연속으로 세번 버스를 울렸다.  

 

 

 

 

김민규 

 

[ 잘가 ] 

[ 오늘 왜이렇게 이쁘냐 ] 

[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해 벌써 보고싶네 ] 오후 2:36 

 

내가 답장을 보내자마자 1이 사라져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리고는 이름 변경창에 들어가서 이름을 바꿨다. 

 

 

 

남자친구♡ 

 

[ 잘가 ] 

[ 오늘 왜이렇게 이쁘냐 ] 

[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해 벌써 보고싶네] 오후 2:36 

 

 

 

 

 

여기까지 민규와 나의 첫 만남 , 

아직 쌀쌀하지만 따뜻했던 2013년 초 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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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체
제 컴퓨터가 이상한건지 뭔지 성과 이름을 쓰려해도 적용하면 이름이 안나오고 #성이름으로 밖에 나오질 않네요 ㅠㅠ 그래서 그동안 이름을 쓰지않았던건데 이번편엔 어쩔수 없이 이름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라서 이름을 조윤정이라고 했어요ㅠㅠ 사실 많이 겹치지 않는 흔치 않은 이름을 찾다가 제 본진이 방탄이라 민윤기랑 전정국 가운데글자를 따서 윤정.. 이름이 윤정인분은 별로 없을것 같지만 읽으시다면 더 집중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ㅠㅠ 아니면 이름 제대로 나오는 방법좀 알려주세요 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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