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널 어떻게 해 줬으면 좋겠는데? "
" 살려줘. 살려줘 제발 "
옆집 남자 03
Write. 옆집 남자
따르릉
아침부터 요란한 알람 소리가 울린다. 아, 일어나기 싫다. 왜 난 시간표를 이렇게 짜서 이런 아침부터 학교를 가는거지? 아 진짜 시간표 좀 잘 짰어야했어. 아침부터 요란한 알람소리에 힘겹게 눈을 떠서 곧장 샤워하러 간다. 아, 맞아. 나 옷 안 챙겨왔는데.
옷을 챙겨입고 밥을 먹고 시계를 보니 뭐? 9시 15분? 나 수업 9시 30분인데... 학교까진 걸어서 30분 뛰어선 20분인데. 아, 학점 깎이겠다. 어쩌지. 오늘 그 여자가 한 달에 한 번 쓸 수 있다는 결석을 쓸까. 아니야 그러다가 진짜 써야할 날 못 쓰면? 아 몰라 그냥 가야겠다. 결국 학교로 가기 결심하고 집에서 나온 시간 9시 20분. 미쳤어 김탄탄.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여유조차 없다. 계단으로 내려가야지. 아, 그냥 계단도 뛰어 내려가야겠다. ...내가 그럼 그렇지 뛰어 내려가다가 밑에있는 계단 수를 잘못 보고 뛰어내려서 발목이 삐었다. 꼭 이럴 때만 그러더라 진짜. 발목이 아파서 한 걸음씩 천천히 걸어내려와서 평지에 도착했다. 아, 이쯤이면 뛰어도 괜찮겠지? 발목도 그래 그렇게 많이 안 아프고.
본격적으로 뛸 준비를 하기 위해 발목 운동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클락션을 울린다. 아, 저 사람은 왜 시끄럽게 클락션을 울리고 그래. 점점 클락션이 울리는 소리가 가까워지더니 내 옆에서 멈춘다. 응? 내 옆에서?
“ 어디 가요 탄탄 씨? ”
“ 어... 저 학교요! 지각해서 뛰어가야해서. 먼저 가볼게요! ”
난 순간적으로 그를 스쳐지나가면서 뭔가 고민하는 듯한 그의 얼굴을 봤다. 아, 지금 생각하니까 조금 찌푸린 귀찮아하는 얼굴 같기도. 그런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더니 발걸음을 떼려는 내 발목을 붙잡았다.
“ 태워다줄게요. 어느 대학이라고 했죠? ”
“ 어... 저 건국대학교 다녀요 ”
“ 어서 타요 지각이라면서 ”
아, 내가 잘못 생각했나보네. 이렇게 자상하고 착한 사람인데 얼굴을 찌푸리긴 무슨... 안과 가야되나 내가. 근데 뭔가 좀 이상한 냄새가 난다. 피비린내 같은 냄새. 설마 차 안에서 나는건가.
“ 윤기씨 뭐 좀 이상한 냄새 안 나요? ”
“ 전 잘 모르겠는데... 무슨 냄새나요? ”
“ 음, 아니에요. 제 코가 이상한가봐요 ”
그 냄새 이야기를 꺼낸 뒤로 차 안은 어색할 정도로 조용해졌다. 아, 근데 피 냄새가 계속 나는데. 신경 쓰인다. 창문을 열어도 괜찮냐고 윤기 씨에게 물어보려고 고개를 돌렸고, 옆으로 보이는 건 윤기씨의 찌푸린 표정이다. 분명 이번엔 분명 봤다. 저 찌푸리고 걸리적 거린다는 표정을. 그러다가 백미러로 나와 눈이 마주치자 또 해사하게 웃어보인다. 뭐 하는 사람이지. 좋은 사람 아니였나.
“ 탄탄 씨 왜 그렇게 봐요? 뭐 묻었어요? ”
“ 네? 어 아니요. ”
“ 난 또 내가 잘생겨서 보는 줄 알고. 아, 장난이야 장난. 표정 풀어요 ”
“ 어, 어? 학교 다 왔어요. 감사합니다. ”
학교에 도착했고, 강의실까지 뛰어 들어간 덕분에 출석을 부르기 전에 도착했다. 뭔가 오늘은 운이 좋은 날 같다.
*
*
*
쟨 뭐하는 애지.
요즘 이상한 년 하나가 걸리적거린다. 옆집에 누군가 새로 이사온다는 사실도 반갑진 않았지만 내가 주는 호의를 당연하다는 듯이 여기는 것 같다. 차에서 피 냄새는 어떻게 맡은거지. 다른 사람들은 못 느끼던데
차를 태워주는 도중 내게 이상한 냄새가 안 나냐고 묻는 김탄탄 때문에 놀랐었다. 아, 솔직히 말하면 걸리적거린 거지. 방금 여자 한 명의 시체를 트렁크에 싣고 내가 죽인 여자의 가족들에게 가져다주려고 하는 거였는데, 이상한 애가 하나 탔으니. 아, 난 호의를 베푸는 그런 이미지로 굳혀야 나중에 손 쉽게 없앨 수 있는데 귀찮아지겠다.
김탄탄을 건국대에 내려주고 한참동안 김탄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는데 어쩌다 나한테 걸린건지 싶다. 내 옆집만 아니였어도 대학 잘 다니다가 나이 먹어서 늙어서 죽을 수 있었을텐데. 참 불쌍해,
아니 이게 아니지. 쟤의 운명인거야 이게. 날 만나고 나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 까지 그게 저 아이의 운명인거니까 절대 내가 의구심을 품지 않아도 돼. 이상하게 김탄탄을 만난 뒤 무뎌졌던 감정이 하나씩 깨어나는 느낌이 든다.
“ 이제 네 가족 보러 가는거야. ”
“...”
“ 그렇게 목 놓아 울었잖아? 엄마 부르면서 울었잖아. 그래서 내가 보게 해 준다고 학생 ”
“...”
“ 그럼 가족들이랑 즐거운 시간 보내 ”
여자의 시체를 여자의 가족들 집 앞에 두고 다시 차를 타고 뒤돌아갔다. 유유히 집까지 도착했고 피로 더러워진 차 안 그리고 트렁크를 닦았다. 집 안에 들어가서도 피로 범벅이 된 방을 치우고 페브리즈를 뿌렸다. 이 정도면 이제 아무도 모르겠지.
*
*
*
누구나 그렇듯 나도 공부하자고 다짐하고 도서관에 와서 열심히 웹서핑을 하고 있다. 김탄탄 공부해야지 뭐 하는거야. 스스로 다그쳐도 그딴 건 아웃 오브 안중인지 오래다. 솔직히 도서관은 조용한 환경에서 폰을 하기 위함으로 오는 곳이잖아? 그래 난 잘 하고 있는거다.
“...미친”
“ 이 새끼 쓰레기 아니야? 어떻게 사람한테 이래? ”
[2016.01.13.
오늘 약 1주 전 행방불명 된 것으로 알려지던 여성이 여성의 유가족들의 집 문 앞에 시체로 발견되었습니다. 범인이 누구인지는 cctv에 찍히지 않아 확보하지 못 했으며…]
어떻게 사람한테 그래? 사람 대 사람으로 저런 짓은 하면 안 되는거다. 아무리 어떤 사연이 있고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서로간의 예의라는 건 지켜야지 맞는건데 이런 행동을 벌인 사람들을 싹 다 죽이던가 해야지 정말.
별 거 아닌 일에 공감만 잘 하는 나라서 오늘도 속상한 마음에 술을 사들고 집에 들어왔다. 아, 맞아 빈 속에 술 마시면 내일 큰일나는데. 안주랑 먹을 거나 더 사러 나가야겠다. 평화롭게 집 앞 편의점에서 허니 버터 땅콩과 포카칩 그리고 삼각김밥까지 집어들고 계산을 했다.
“ 3600원입니다. ”
“ 네. 요즘 밤에 위험한데 알바 끝나고 조심히 들어가요 ”
“ 괜찮아요 전 남자잖아요. 반항 정도는 할 수 있어요 ”
“ 그래도 위험한데... 아 괜히 오지랖 피웠네요. 수고하세요 ”
괜한 오리랖을 또 부렸다. 아, 이거 오지랖 습관 언제 고치지. 3층까지 걸어올라가서 문을 여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익숙한 사람이 내린다. 어, 윤기 씨네
“ 뭐 먹으려고 검은 봉지에 이것저것 넣고 들어가요? ”
“ 아, 술 좀 마시려고요. ”
“ 그럼 같이 드실래요? 술은 저희 집에 있으니까 그거 그대로 들고 넘어와요 문 열어 놓을게요 ”
“ 아, 그러면 저야 좋죠. 잠시 집 들렸다가 넘어갈게요 ”
저런 잘생기고 다정한 민윤기 같은 남자가 같이 마시자는 제안을 하는데 대체 누가 거절하겠어. 그래 내가 정상이야.
그렇게 나는 울리는 핸드폰을 무시하고 윤기 씨의 집으로 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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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옆집 남자입니다. 오늘도 잘 읽으셨나요? 오늘 편이 저는 제밀 마음에 안 드는데 독자 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네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암호닉 신청 감사히 받겠습니다 댓글 달고 구독료 반환 받아가세요!옆집 남자의 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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