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여.. 분량이 부쩍 많아져서ㅠㅠㅠㅠㅠ
김종인 동생인 징어가 모델인 썰
데뷔 축하해. 손에 넘겨 받은 10월 호 잡지를 보며 눈물을 훔쳤다. 내가 이거때문에, 응? 얼마나, 응? 잡지와의 눈물겨운 상봉에 뭘 그렇게 감동적으로 쳐다보냐며 웃던 이연언니가 어깨를 토닥였다. 27페이지쯤에 있을거야. 말이 끝나자마자 봉투를 뜯어 잡지를 펼쳤다. 푸하, 그렇게 급해? 테이블 위에 올려진 커피를 한모금 마시던 이연이 뭐에 쫓기듯 급히 제 페이지를 찾는 OO를 보며 웃었다. 그래도 결과물이 성공적이라 다행이다. 아참, 오늘 종인이 데뷔하는 날이라며? 응? 오늘이에여?
“ 너네 오빠한테 관심 좀 갖고 살아. ”
“ 저 살기도 바쁜데 남 신경쓸 겨를이 있나요, 뭐. ”
“ 어머, 얘. 종인이가 남이니? ”
꽤 예쁘게 나온 사진들을 보던 OO가 뭔가 홀연한 마음으로 잡지를 내려놓았다. 왜? 결과물이 영 마음에 안들어? 예? 아, 아뇨. 그냥 뭔가 진짜 모델이 된 것 같아서요. 앞에 있는 복숭아 아이스티를 흡입하듯 들이키던 OO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이제 바쁠거야, 촬영도 많이 잡힐거고. 예능이나 토크쇼에도 적지않게 섭외전화 많이 올거야. 각오는 되있지? 각오는 언제나 되있죠. 흐핳. 레슨 다 수료했어도 바디관리는 철저하게 해야된다. 알지?
“ 아무렴요. ”
“ 또 맛있는 거 탐방 하러 다니지 말고. ”
“ 으에? ”
“ 너 저번에 아프다고 레슨 빠져놓고 정수정이랑 먹자골목에 있는거 다 봤어. ”
“ 헐? ”
이 바닥에 내가 심어놓은 인간들만 몇명인데, 요리조리 빠져나가려고 이 기집애가. 그때만 생각하면 울컥 한듯 OO의 이마에 꿀밤을 놓던 이연이 입술을 씰룩였다. 와, 그걸 어떻게 알았지? 나름 피해간다고 조심히 다녔는데. 아픈척하고 레슨을 빠졌던 날 정수정이랑 죽어라 먹었는데 그 어딘가에서 날 지켜보고 있었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나 조금있다가 EXO 리허설 하는거 보러갈건데, 같이 갈래?
“ 진짜요? 저도 가도 돼요? ”
“ 따지고 보면 내가 물어야지. 난 아무것도 아닌데 넌 피 섞인 남매잖아. ”
그래도 전 그 바닥에서 아무것도 아닌 일반인인데요. 수줍수줍 모드로 들어가 아이스티에 꽂아둔 스트롱을 잘근잘근 물던 OO가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데뷔 무대 정수정이 제일 보고싶어 했는데. 그래? 그럼 수정이도 데려가던지. 헐, 진짜? 진짜긴한데 어디서 반말이게 요게. 때리려는 시늉을 하는 이연을 피해 몸을 의자 깊숙히 묻은 OO가 씨익 웃었다. 아싸라비용, 무대 보여주고 보답으로 치킨 사달라 그래야지. 불과 2분 전, 몸매관리 해야한다는 말을 어디서 들은 것 같지만 난 치킨 앞에서는 한없이 무너지는 치느님의 신자이므로 그런 것따위 깨끗하게 필터링한지 오래다.
쯧. 요년은 줘도 못 먹네.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OO를 보던 이연이 왜? 수정이 못 간대? 하고 물었다. 그 질문에 네, 외식한다네요. 라던 OO가 기지개를 켰다. 테이블 위에 올려뒀던 선글라스를 만지작거리던 이연언니가 이제 슬슬 출발하자. 하고는 다시 선글라스를 썼다. 언니, 선글라스 쓰니까 개간지 쩔어요. 얘 말하는 것 좀 봐, 너 방송 나가서 와 여기 방송 시스템 개간지 쩌네요. 라고 할거냐?
“ 에이, 자체 필터링 해줘야죠. 왜 이렇게 극단적이실까. ”
“ 그만큼 습관이 무섭다는 거야. ”
“ 알았어요, 알았어. ”
안 그렇게 생기셨는데 친해지고 나니까 엄청 난 잔소리꾼이시네. 휴대폰과 핸드백을 챙겨들고 먼저 나간 이연언니를 따라나섰다. 카페를 나가니 시원한 오후공기가 마음을 상쾌하게 하는 것 같았다. 또각이는 구둣소리를 내며 걸어가던 이연언니가 멈춰섰다. 아! 왜요? 스튜디오에 박스 놓고왔다. 먼저 가고 있어. 길은 알지? 예, 천천히 와요. 스튜디오에 두고 온 물건이 있다며 가던 길을 되돌아가는 이연언니를 쳐다보다가 발걸음을 옮겼다. 택시를 탈까 생각했지만 나는 돈없는 걍 흔한 여고생ㅎㅋ 살도 뺄겸 그냥 걷기나 해야겠다. 한참을 걸어 버스정류장에 선 OO가 버스 노선표를 보며 내려야할 정거장이 있는 버스를 찾았다.
“ …어? ”
“ ……. ”
“ 야, 저기 서있는 사람 10월호 보그에 나온 사람아니야? ”
“ 헐, 맞네. 안재현이랑 화보 찍은 사람. ”
비율 개쩐다. 최대한 안듣고 싶었지만 들리는 걸 어쩌하리. 티나게 올라가는 입꼬리를 참지 못해 입술을 꽉 깨물던 OO가 행복해서 휘청이는 걸음으로 정류장의자에 앉았다. 나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사람들이 날 알아보는구나 싶었다. 하, 이대로 인기스타가 되버리면 어쩌지? 나참. 눈썹을 긁적이던 OO가 콧구멍이 벌렁벌렁 커져가는 걸 겨우 참았다. 야, 역시 모델은 모델인가봐. 존나 예뻐. 이사람들이 사람 볼 줄 아는구만. 여러분 대한민국은 눈썰미가 높은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은 곳입니다. 괜히 시크한 척 하려고 이어폰을 꺼내들은 OO가 귀에 꽂았다. 이 모습을 정수정이 본다면 염병 개지랄 떤다며 또 한소리 하겠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가 오자 바지 주머니에서 버스카드를 꺼내 찍었다.
“ 여보세요? ”
ㅡ “ 야. ”
“ 너냐? 이제는 별로 기대도 안된다. ”
ㅡ “ 나 존나 떨려, 어떡하지. ”
“ 방송국 아니냐? 이샛기 욕하는 것 좀 봐. ”
ㅡ “ 진심 너무 떨. ”
“ OO야! 백현오빠야! ”
“ 오빠보러 언제와? 보고싶다. ”
“ 우리 데뷔함! ”
오늘도 역시나 김종인의 목소리는 처참히 묵살ㅋ 뒷목을 긁적거리며 지들끼리 떠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 몇분이 흘렀을까 그 많은 인간들을 다 물리쳤는지 가뜩 열받은 김종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존나 시끄러. 잔뜩 굳어있을 김종인의 표정이 상상됐다. 어쨌든 우리 데. EXO 올라갈게요! 아나, 진짜! 뚜뚜뚜ㅡ. 시발 이게 뭐하는 짓이여? 잔뜩 성질만 부리다 끊긴 전화에 눈살을 찌푸리던 OO가 거친 한숨을 쉬었다. 너나, 나나. 보그 잡지를 쥐고 있던 손에 힘이 가해졌다.
빈손으로 가기에는 좀 뭣해서 방송국 근처에 있는 빵집에서 케이크를 샀다. 이정도면 뭐 충분히 먹겠지. 특별히 대형 사이즈의 케이크와 한개짜리 초도 함께 샀다. 뭔가 개☆뿌☆듯. 방송국에 들어서기 전 나는 잠시동안 다 때려치우고 그냥 집에 돌아갈까라는 생각을 했다. 저 많은 인원을 어떻게 뚫고 들어가지? 뭣보다는 나는 강력한 크리티컬을 선사해줄만한 매니저도 없을 뿐더러 빽이라고 든든한 이연언니도 없고. 지금 내 모습은 걍 일반인. 김종인 번호를 모르니 전화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매니저? 그래, 매니저 삼촌이 있었지!
ㅡ “ 여보세요? ”
“ 이여사! 나 빨리 김종인 매니저 삼촌 번호 좀! ”
ㅡ “ 이년이 또 지 오빠보고 김종. ”
“ 아, 빨리빨리! 나 완전 급해! ”
ㅡ “ 어휴, 진짜. 문자로 보낼테니까 확인해. ”
신명나게 욕세례를 받을 것 같아 급히 전화를 끊었다. 얼마지나지않아 또로롱하고 힘찬 소리와 함께 울리는 진동에 케이크를 내려놓고 홀더를 켰다.
허튼 짓이라뇨, 이여사님의 소중한 장남 기살려주러 가는 길인데. 소매를 걷어붙이고 장남매니저께 전화를 했다. 전화 받을 시간도 없을만큼 바쁘신가. 신호음만 계속 들려 결국 전화를 끊었다. 아니면 모르는 번호라서 안 받으시려나. 볼을 긁적거리며 어떻게 들어가지 고민하는 사이에 진동이 울렸다. 어!
“ 여보세요? ”
ㅡ “ 누구세요? ”
“ 아, 저 종인이 오빠 동생인데요. ”
ㅡ “ 어? 그 여동생? ”
“ 네, 안녕하세요. ”
응, 안녕. 근데 무슨 일이야? 종인이 바꿔줄까? 아, 아니요. 제가 지금 방송국 앞인데 팬이 너무 많아서 들어가기가 좀 버거워서요. 어? 당황한듯한 매니저 삼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어떻게든 뚫고 들어가라면 갈 수 있는데 짐을 들고 있어서 못 간다그. 혹시 못 들어오니까 꺼지라고 말할까봐 숨을 죽였다. 아, 지금 후문이야? 조금만 기다려 금방 나갈게! 단언컨대 당신은 최고의 매니저 입니다. 끊긴 전화를 뿌듯하게 쳐다보다 어깨에서 흘려내려간 핸드백을 추켜세웠다. 왜 이렇게 안 오시나. 한숨을 또로록 쉬며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어디서 많이 본듯한 삼촌이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며 뛰어왔다.
“ 안녕하세요. ”
“ 안녕, 종인이 보러온거야? ”
“ 뭐, 데뷔 축하도 할겸. 차차. ”
괜찮다고 만류해도 내 손에 든 축하 꽃다발과 케이크를 가져가던 매니저 삼촌이 가자며 앞장 섰다. 아, 진짜 조온나 매니저 삼촌이 우리 오빠였으면 좋겠다. 김종인이랑 엿바꿔먹게 시발. 매니저 삼촌의 도움을 받아 손쉽게 방송국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걸음이 긴장과 설렘으로 가득 찼다. 근데 볼때마다 더 예뻐지는 것 같다. 아, 진짜요? 응, 근데 그건 뭐야? 내 손에 들린 보그를 슬쩍 보던 삼촌이 뭐냐며 눈을 빛냈다. 아, 이거 잡진데.
“ 아, 종인이가 말한게 사실이구나. ”
“ 예? ”
“ 그놈이 자기 동생 모델 한다고 얼마나 자랑을 해대던지. ”
아, 우리 호구가 그래요? 나원 참. 동생이 뿌듯하면 뿌듯하다고 말을 할 것이지. 요 깜찍한 자식. 어깨춤이 절로 났다. 웅웅 거리는 진동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밖으로 펼쳐진 신세계에 입을 다물지 못 했다. 방송국은 처음이야? 예?, 아. 네. 정식모델로서는 오늘 데뷔 한거라서. 신기한 광경에 어물쩡거리며 말하자 아, 그렇구나. 하고 웃던 매니저 삼촌이 그 잡지 보여주면 종인이가 엄청 좋아하겠다. 라며 발걸음을 옮겼다. 과연 진짜 좋아할까요? 쳐맞지나 않으면 감사하겠네.
“ 어, 전화왔다. 잠깐만 이름이…. ”
“ 김OO요. ”
“ 아, OO야. 잠깐 이것 좀 들어줄래? ”
양 손에 들고 있던 케이크와 꽃다발때문에 전화 받지도 못하고 우물쭈물하던 매니저 삼촌이 내게 꽃다발을 넘겨줬다. 케이크 주셔도 되는데. 내 말에 숙녀분한테 어떻게 둘중에 무거운 걸 들게 하냐며 손사레를 쳤다. 나, 나보고 숙, 숙녀랬어! 끼야호! 쾌재를 부르며 꽃다발을 받자 바지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든 삼촌이 네, 여보세요. 하고 전화를 받았다. 할게 없어 멀뚱멀뚱 옆에 서있자 내 눈치를 슬쩍 보던 매니저 삼촌이 급히 전화를 끊었다. 지금 바로 대기실 들어가면 되겠다. 아, 꽃다발은 제가 들게요. 아, 그럴래? 가자.
“ 아, 혀엉! ”
대기실 문을 살짝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멤버수가 많은대로 아주 그냥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찡찡대며 매니저 삼촌에게 달라붙던 남자가 그 뒤로 보이는 내 모습에 숨을 들이키며 매니저 삼촌에게서 멀어졌다. 야, 야! 문을 활짝 열자 [열☆두☆명 대형 신인아이돌의 흔한 대기실]이 펼쳐졌다. …형, 누구에요? 이 곳은 대기실이 아닌 군대였던가. 나를 보는 모든이의 표정이 컨트롤 씨 컨트롤 브이를 한것마냥 똑같았다.
“ 왠일로 조용하. 미친 저게 누구야. ”
“ 헐. ”
미친 우리 호구 왜저래? 껄껄대며 소파에서 일어나던 김종인이 나를 보며 웃고 있던 표정을 굳혔다. 아, 안녕하세요. 굳어버린 이 상황을 녹이기라도 하겠다는 의지로 수줍게 인사를 건네자 엉겁결에 인사를 받은 남자들이 꾸벅꾸벅 인사를 했다. 이것들 보니까 문자깡패였구만? 문자로는 개드립 말드립 소드립 다 치더니, 실제로 만나니까 드립은 무슨. 말도 못 꺼내네ㅋ 왠지 위너가 된 기분에 들고 있던 꽃다발을 김종인에게 넘겨주자 이 미친년이 왜 여기있지? 라는 듯한 표정으로 받아들던 김종인이 매니저 삼촌을 쳐다봤다.
“ 야, 깜종. 설마. ”
“ 김OO에요. ”
으악!! 순간 단발마의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간 사람이 누군가 곰곰히 생각해봤다. 야, 어디가 변백현!! 변백현이구나. 변백현을 뒤따라 쫓아나간 매니저 삼촌이 뒷덜미를 잡고 대기실로 들어왔다. 쾅하고 닫힌 대기실문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이 남자들 때문에 괜히 왔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조온나 어색해. 김종인에게 구조의 눈길을 청하자 말 없이 입만 떡하니 벌리고 있던 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 그래. 내 동생이야. 이건 또 뭔 개지랄이야. 여기 누구 내가 네 동생인거 모르는 사람도 있었냐?
“ 어, 아, 안녕. ”
“ 예, 안녕하세요. ”
“ 우, 우와. OO 모델이라더니 몸매 쩐. ”
아. 그 심정 내가 백퍼센트 안다. 어색한 사람과 함께 있을때 뭐라고 말은 해야되는데 할말이 없어서 지껄이는 개소리. 말을 끝맺지도 못하고 멤버들에게 쿠션 폭탄으로 안면강타를 당하고 있는 한 멤버를 보자 가슴이 먹먹해져왔다. 아, 감사합니다. 대충 허허 웃으며 답을 해주자 또 다시 말이 없어졌다. 아, 나 진짜 괜히 왔나봉가. 이마를 긁적이며 바지주머니에 있는 휴대폰만 만지작거렸다.
“ 근데 너 왜왔냐? ”
“ 네 새. 아, 이연언니가 리허설 구경 가자고해서. ”
하마터면 니새끼 응원하러왔다, 이 시풋놈아. 라고 말할 뻔 했다. 김종인이랑 대화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나의 또 다른 인격이 튀어나올 것 같아 무섭다. 근데 이연누나는? 스튜디오에 뭐 놔두고 왔다고 갔다가 오신대. 또 정적. 아나, 오빠면 좀 대화를 이끌어가던가 집에서는 잘도 주끼는게 왜 밖에서 내외하고 지랄이야. 답답함에 손가락만 꾸물럭대고 있는데 바지를 타고 흐르는 진동에 휴대폰을 꺼냈다.
“ 여보세요? ”
ㅡ “ 어, 도착했어? ”
“ 네, 언니 언제와요? ”
ㅡ “ 나 갑자기 촬영잡혀서 못 갈 것 같아. ”
예? 언니 뭐라고요? 내 멱을 따간다고 다시 한 번 말해봐요. 뭐요? 오랜만에 종인이 보니까 반갑지? 재밌게 놀다가 집에 가! 내일 보자. 아니, 잠깐만요. 언니. 아무리 언니를 외쳐봐도 내 귀에 들리는 목소리는 깜깜무소식이였다. 시발. 그냥 열심히하세여~ 저는 이만 가볼게여~ 하고 사라질까. 왜? 누나가 뭐래? 언니 촬영 잡혔다고 재밌게 놀다 가래. 소파에 앉아있던 김종인이 잔뜩 울상을 짓고 있는 내게 다가왔다. 존나 울고싶은 심정이다.
“ 아, 참. OO가 케이크 사왔어. ”
“ 와, 진짜? ”
“ 고마워! 오빠 데뷔한다고 이렇게 챙겨주기도 하고, 역시 여동생이 좋긴 좋구나. ”
그, 그래. 입에 들어가면서 친해지는거지 뭐. 우글우글 몰린 인간들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서로 케이크에 가까운 자리에 앉겠다며 티격태격하는 바람에 그저 멀리서 바라볼뿐..☆★
“ 야, 저리 좀 가. OO야. 여기 오빠 옆에 앉아. ”
“ 아, 네. ”
“ 거기보다 여기가 더 넓어, 이리 와. ”
나보고 어쩌란거야, 시발.
“ 뭔 지랄이야. 친오빠인 종인이 옆에 앉아야지. 여기로 와. ”
“ 내가 먼저 오라했어. ”
“ 네가 먼저 오라한게 뭐 대수야? 이쪽이 앉기 편해. ”
“ 얘네 말 듣지말고 여기와서 앉아. ”
진짜 집에 갈까.
“ 아, 좀! ”
“ 깜종 화내잖아. 너네 나대지마라. OO야, 이리 와. ”
우쭈쭈하는 듯한 목소리에 고개를 틀어보면 목소리가 표지훈만큼이나 낮은 남자가 내게 손짓하고 있다. 표지훈? 표지훈…. 시발 내 썸남. 잔뜩 굳은 표정의 김종인이 아무데나 빨리 앉으라며 성질을 냈다. 존나 나한테 지랄이야. 결국 아무말없이 케이크의 데코레이션을 꾸미고 있던 매니저 삼촌 옆에 앉자 아…. 하고 탄식 섞인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뒷목을 긁적이며 매니저 삼촌의 데☆코☆레☆이☆션을 도와줬다. 대형초를 꽂고 불까지 붙이니 완벽한 생일파티는 무슨. 존나 시끄럽기만 하다.
“ 와, 근데 진짜 종인이랑 비슷하다. ”
“ 종인이랑 닮은 건 아닌데 오묘하게 비슷하네. ”
“ 남매잖아 병신들아. ”
“ 야, 깜종. 너네 연년생이냐? ”
“ 엉. ”
“ 진짜 예쁘게 생겼어. ”
조용하라는 매니저 삼촌의 말에 궁시렁대던 멤버들이 불을 끄자 드디어 입을 다물었다. 근데 노래는 누가 부름? 아무말도 안하고 눈치 게임 하는 것 마냥 서로를 탐색하고 있는데 얼떨결에 내가 박수를 치자 따라서 박수를 친다. 짝. 짝. 짝. 짝. 왜 박수밖에 안치냐고. 너네가 틴탑이냐고. 노, 노래 안 불러요? 어, 어 그래! 노래 부르자, 노래! 하나 둘, 셋. 데뷔 축하합니다, 데뷔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EXO의 데뷔 축하합니다.
“ 축하드려요. ”
“ 고마워. 이렇게 예쁜 케이크도 주고, 얼굴만큼 마음씨도 곱네. ”
“ 너네만 데뷔하는게 아니라. OO도 오늘 데뷔한 날이야. ”
“ 에? 진짜요? ”
“ 아, 처음 화보 촬영한 보그집이 오늘 나왔거든요. 그래서 데. ”
데뷔 축하합니다!!!!!!! 데뷔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OO의!!!!!!!!!!!! 데뷔 축하합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벌떡 일어나 다같이 소리지르는 모습이 웃기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연예인 맞아? 그냥 동네 모자란 오빠들 같은데. 노래 중간중간에 조온나 사랑하는!!!!!!!! 이라는 말도 들린 것 같다.
“ 와, 신기하다. 동생이랑 오빠랑 동시 데뷔라니. ”
“ 그러게. 축하해! ”
“ 근데 잡지는 어딨어? 보고싶다. ”
아, 여기. 가방 옆에 놔둔 잡지를 넘겨주자 무슨 하이에나처럼 달겨들던 멤버들이 잡지가 찢겨져라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그거 찢으면 안. 부욱ㅡ. 된다고 시발.
“ …아. ”
“ 괘, 괜찮아요. 에이전시에 많이 있어요. ”
는 무슨 시발. 이연언니도 초본이라 구하기 어려웠다는데. 하, 진짜. 내인생. 근데 이거 몇 페이지야? 어디선가 들리는 귀여운 짐승의 소리에 케이크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던 시선을 틀자 울상을 지은채로 몇 페이지를 펴야 네가 나오는지 모르겠어. 하고 찡찡댔다. 와, 시발 존나 귀엽다. 다 찢어도 돼요. 얼굴 한 번 안나오면 어때. 푸하하. 27페이지에 있어요. 청순청순한 말투로 말을 하자 아, 그래? 라며 눈을 빛내던 한 멤버가 다시 고개를 숙였다. 야, 27페이지 펴. 아니, 병신아. 그 페이지말고 27페이지.
“ 아, 개새끼야! 속옷 페이지는 왜 피냐고. ”
“ 우리 이거 개인소장하면 안돼? ”
“ 닥치고 27페이지 펴. ”
아, 알았어. 궁시렁대는 목소리가 또 들린다. 다들 잡지에만 집중하고 있어 완벽한 아웃사이더가 된 내가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괜히 케이크 포장박스만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오! 찾았어!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와, 시발. 존나 예쁘다. 근데 옆에 누구임? 그 사람아니야? 그, 그…. 안재현. 그래 안재현! 아니, 그 화보에 나온 사람을 여기다 두고 왜 그것만 계속 보고 있는건데. 머쓱한 마음에 볼을 긁적이자 재빨리 책을 덮던 멤버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 잘봤어. 와, 역시 모델은 모델이구나. ”
“ 진짜 예쁘다. ”
“ 아, 오늘 우리 휴대폰 받는데 저녁에 전화해도 돼? ”
“ 그 늦은 시간에 전화를 왜 해, 변태새끼야. OO는 안자냐? ”
“ 아, 맞다. 우리 OO는 미인이라서 잠꾸러기지? 하하. ”
존나 재미없다. 우리 폰 받으면 문자 할게. 아, 네. 대강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진짜 무대에 올라가야된다는 음악방송 스태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매니저 삼촌이 자, 얘들이 올라갈 준비하자. 하고는 자리를 정리했다. 정리 하는 걸 같이 도와주고 나서 슬슬 나갈 준비를 하는데 혼란스러운 틈을 타 내 옆에 선 김종인이 소근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뒤질래? 올때 말을 하고 오던가. 시발, 폰도 없는데 어떻게 온다고 말을 해. 넌 몰라도 멤버들 당황한 거 못 봤냐? 못생긴 얼굴을 어디다 들이밀어. 니새끼는 오랜만에 만나서 오랜만에 줘터지고 싶냐.
“ 하여튼 말하는 거 보면 내가 여동생을 데리고 살았는지, 남동생을 데리고 살았는지. ”
“ 데뷔 축하한다. 이렇게 예쁜 남동생 봤냐? ”
“ 너 혹시 짱돌에 맞아봤냐? ”
조용히 꺼질게. 김종인에게 손을 흔들고 가려는데 내 팔뚝을 툭툭 치던 김종인이 온김에 무대 보고 가. 하고는 내 어깨를 잡았다. 준비를 하고 나오던 다른 멤버들이 어? 우리 무대 보고 갈거야? 하고는 히죽히죽 웃어댔다. 아, 네.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다같이 만나는 건 역시 개어색의 끝을 달린다. 발걸음을 옮겨 스탠바이 준비를 하는 멤버들을 멀찍이 떨어져서 바라봤다. 이렇게 보니까 아까 본 사람들이 맞긴 한건지. 전혀 다른 느낌이였다.
“ 신기하지? ”
“ 네? ”
“ 종인이 말이야. 저렇게 데뷔하는거. ”
“ 네, 꼭 다른 사람 같아요. ”
“ 나도 그래. 연습생때부터 쟤네랑 같이 지내왔는데 말썽만 부리던 놈들이 데뷔한다니 보는 내가 다 긴장되서 죽을 것 같아. ”
내 옆에 서서 가슴께에 손을 올려놓던 매니저 삼촌이 감개무량한 얼굴로 무대에 올라가는 멤버들을 쳐다봤다. 그런 매니저 삼촌을 쳐다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신인인데 저렇게 함성소리가 크다니 대중들한테 일단 비주얼로 어퍼컷 한 대 먹이고 가네. 케얼리스 케얼리스. 비주얼이 좋은건 좋은거지만 저 노래는 들을때마다 진짜 어휴. 울렁거리는 마음에 이리저리 시선을 틀다가 팬석에 앉아있는 어떤 여자애와 눈이 마주쳤다. 얼레? 왜 저렇게 쳐다봐? 그러다가 카메라를 들이미는데 뭐야, 저거? 하는 사이에 찰칵하고 찍힌 듯 싶었다. 생방송 무대가 끝나자 멤버들이 가뿐 숨을 고르며 밑으로 내려왔다. 저 여자애 아직도 나 쳐다보네. 눈싸움이라도 한판 하자는 건가. 덤벼라, 엉?
“ 야, 가자. ”
“ 어, 어. ”
절대 쫄아서 그런거 아니다. 김종인이 팔을 잡고 어거지로 끌고 가는 바람에 눈싸움이 일단락됐다. 뭐야, 기분 이상하게. 수고하셨습니다. 지나가는 스태프들을 만날때마다 우렁차게 외쳐대는 바람에 아무 잘못없는 나까지 고개를 숙이게 됐다. 역시 떼거지 다니면 다닐수록 쳐다보는 시선이 많구나. 다시 대기실로 들어가 소파에 널부러진 멤버들을 쳐다보다 조용히 발걸음을 뗐다. 저, 무대 잘 봤어요. 이제 가봐야 할 것 같아서 저 먼저 가볼게요.
“ 어? 벌써가? ”
“ 아쉽다. 대신 문자할게! ”
“ 네, 네. ”
“ 데려다줘? ”
됐음, 너님이 언제부터 날 신경썼다고. 아쉬워하는 멤버들을 뒤로 한 채 쿨하게 손을 흔들며 대기실을 빠져나갔다. 역시 무대에서 보니까 확실히 다르구만. 뿌듯한 마음을 갖고 걷는 밤의 공기가 너무나도 상쾌하도다. 아직도 우글거리는 사람들을 흘낏 쳐다보다 빛의 속도로 달렸다. 이러다가 나중에 나 알아보기라도 하면 큰일인데. 막 연애설 뜨는 거 아니야? 흐흫. 이왕 뜨는거면 아까 그 존나 귀여웠던 멤버 누구였지? 이름이 뭐더라. 되게 원더걸스 소희 닮고 귀여웠는데. 나중에 찾아봐야지, 룰루. 신나는 발걸음으로 버스를 탔다. 어, 정수정 문자왔네.
뭐 또 봤길래. 난데없이 초록창에 들어가보라는 수정의 말에 뻐근한 어깨를 돌리던 OO가 인터넷을 켰다. 도대체 뭐길래 또 이 난리여.
시발? 이게 뭐야?
정수정의 말에 뭔소린가 싶어서 내 이름을 검색해 밑에 처음으로 뜨는 사이트에 들어갔다.
[EXO] 131004// 천사날 천사강림~ (+사담)
오늘 오빠들 데뷔 무대 보셨써여ㅕㅠㅠㅠ? 와, 저 미춰버릴거가타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티저나올때부터 알아봤ㄸㅏ거 이놈드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엄청나게 기대하면서 봤는데 아직까지 가슴이 벌렁벌렁 카이카이하다능..♡♥
사실 나 오전에 엄마가 보그집 왔다고 해서 구독하다가 봤는데 줫나 이쁜 언니가 있는거에요
에스팀 신인모델? 아, 이름 뭐더라. 잠만여 다시 보고옴ㄱㄷ
이름이 김OO 이 언닌데 안재현 오빠랑 화보 찍은거 존예;; 미친;; 나 모델한테 입덕하는 거 처음인데;
근데 아까 내친구가 엑소오빠들 데뷔무대 보고 왔는데 그 뭐ㅓ지 매니저 오빠들있고 스태프 관계자들
있는 자리에 어떤 여자가 있었는데 개이뻣ㅅ다는거에요 그래서 사진 보내 달라고 했는데
이거 올려도 되나? 하여튼 걍 올릴게요 존나 이쁘니까
(사진)
근데 이언니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않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줫나 이쁘다고 한 위에 언니 같음ㅁ
뭐죠? 엑소랑 왜????????????????????????????????????????????
엑소에ㅔ 아는 오빠라도 있나? 근데 이언니 자꾸 보다보니까 카이 오빠랑 비슷한것 같지않아여?
모르겠ㅆ다면 ㅈㅅ... 근데 진짜 둘이 붙여놓으면 남매라고 해도 손색없을듯ㅋㅋㅋㅋㅋㅋ
댓글 (7)
카이핧핧 : 어? 그러고 보니까 닮은 것 같네요ㅎㅎㅎ 우와 진짜 남매면 대박일듯요ㅋ;
백현아우쭈쭈 : 저도 저분봤어요! 진짜 ㅇ예뻣음ㅠㅠㅠㅠㅠㅠ
밀쳐보니세훈 : 뭐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남매면괜찮은데사귀는사이면;;;
누나가만두먹지말라고했어안했어 : 근데 진짜 예쁘네요.
집나간종대찾기 : 제 친구가 저분 가까이서 봤다는데 분위기가 그냥 카이 여동생 같았다던데?
날아라황쯔타오 : 글안보고사진부터봤는데처음에딱보고모델인가싶었는데진짜모델이넼ㅋㅋㅋㅋㅋㅋ
타오르는똥꼬도힐링가능하니? : 관계자치고는 너무 연예인스럽고, 일반인이라기에는 엑소랑 너무 친해보임.
뭐지 이거? 아까전에 방청객석에서 나랑 눈싸움한 여자애가 찍었나? 사진속에는 멍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는 내가 있었다. 시발 존못. 이럴 줄 알았으면 귀척이라도 좀 할걸. 내일 에이전시에서 무슨 말을 들을지 가히 상상이 간다. 어이구, 두야.
6편이 너무 일찍와서 시들시들 한가옇ㅎㅎㅎㅎㅎㅎㅎ?
내가 재밌ㅅ슬꺼라했져? 재미없으면 나가요. (정색)
항상 사랑해요.... 말을 못잇겠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꺼 재미없어도 분량 하나는 책임 질 수 있음ㅎㅋ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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