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열] 내 기억속에 너는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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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닥콩닥-
심장이 뛴다. 내가 기억하는 년도는 2008년 그러니까 내가 기억하는 바깥세상은 2008년에서 멈춰있다는 사실
그래서 밖에 나가는 것이 조금 설렌다. 아니 조금이 아니라 많이 설렌다.
"여주야, 가자."
"..네!"
내 많은 짐을 한손으로 다 드는 찬열오빠이다. 그리고 한손으로는 내 팔목을 잡고 가는 것이다.
아, 설명 안해줬나? 지금은 내가 깨어난지 일주일째 되는 날이다. 회복력이 워낙 빠른탓에 금방 퇴원 할 수 있지만
잦은 외출은 삼가해달라고 했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하였다. 그래도 그게 어디냐 밖에 나갈 수 있는데!
아, 그리고 찬열오빠와는 조금 친해졌다. 말이 이상한가? 원래는 부부였는데 친해졌다니.. 찬열오빠가 조금 애를 먹긴했다.
아무것도 찬열오빠에 대해 모르니.. 조금은 답답했겠다. 찬열오빠는 뭔가 엄청 좋아보이는 차 조수석 문을 열어 나를 태우고 안전벨트까지 매주었다.
그리고 내 짐을 가지고 뒷자석에 놓고 얼른 운전석에 탔다. 나에게 '춥지?' 라며 금방 따뜻해질테니까 기다리라고 하였고, 나는 그저 창 밖을 바라볼 뿐이였다.
"왜? 창밖에 뭐가 있어?"
"...이렇게 나오니까 뭔가 기분이 색달라서요."
"......그래.."
찬열오빠가 대답을 하고 나는 다시 창 밖을 내다보았다. 그리고는 곧 차가 부드럽게 출발하였고, 나는 계속 밖을 바라볼뿐이였다.
그리고 지하주차장에서 빠져나오니 엄청 밝았다.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이 곳과 너무나도 다른 세상으로 변해버렸다.
거리에는 바삐 걸어가는 사람들과 핸드폰을 계속 만지작 거리는 사람들 그리고 친구들과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 마지막으로 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도 저랬겠지? 옆에 있는 찬열오빠와 거리를 팔짱끼거나 손잡으며 걸어다녔겠지? 얼른 기억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여주야."
"네?"
"뭐 먹고싶은거 없어? 집에 먹을만한게 없을텐데.. 사갖고 집에가서 먹자."
"...오랜만에 치킨먹고 싶어요."
"...큽"
갑자기 웃음을 참는듯한 소리가 들려 옆을 쳐다보니 운전을 하며 웃음을 참고있는 찬열오빠가 보였다. 그리고 신호가 걸렸는지
잠시 운전대를 놓는 오빠가 나한테 말을 건내왔다.
"스무살의 김여주나 스물세살의 김여주는 다른게 없구나 먹는 것도 똑같고.."
"...같은사람인데.."
"그래그래~"
그리고는 다시 차가 부드럽게 출발하고 얼마안가서 금방 멈췄다.
"왜요?"
"치킨은 배달시켜 먹고, 우리 마트가서 장보자."
"..그래요."
"좋았어, 그럼 간다~"
차는 또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마트를 가는 것이겠지?
계속 가는길을 구경하다가 어색한 이 공간이 갑자기 답답했다. 찬열오빠는 어색함이 없는지 싱글벙글 웃고만 있고
나는 찬열오빠의 반대쪽인 창문을 향해 눈을 돌렸고, 옆을 보니 눈에 낯익은 건물이 보였다. 그래서인가 순간 '어?!' 라는 소리를 내뱉었고
찬열오빠는 놀란 것인지 왜냐고 물어봤다.
"방금 저 건물 되게 낯이 익어요."
현재 교통체증이 심한편이라 차가 느리게 가고 있어서 보였다. 찬열오빠가 그 건물을 보고 작게 웃었다.
"바보야, 저기 너네 회사잖아."
"....."
"너네 회사정도는 기억해야지. 물론 백화점에서 일하기는 했어도.. 본사정도는"
오빠의 말을 듣고 건물 거의 꼭대기에 있는 회사이름을 봤다. '한진그룹' 이렇게 써있었다.
아, 내가 지금 얼마나 기억이 없으면 우리 회사도 잊어버릴까..
"사실 내가 지금 하는 말 사고나기 전 너한테도 안알려준건데 너랑 서로 만나기 전부터 너 따라다녔어."
".....?"
"첫눈에 반했다랄까? 너가 백화점으로 들어가는거 보고 직원이구나~ 했는데 사장이였던거야."
"....."
"너랑 사귈때는 너가 사장인거 몰랐어. 우리 형한테 정략결혼 제의가 들어왔을 때 살짝 누구인지만 봤는데 너였던거야."
"..운명이네요."
"그래서 형한테 내가 사랑하는 여자라고 내가 너랑 결혼하겠다고 했지."
"그리고 너랑 결국 이어졌어. 낭만적이지?"
"드라마에서나 나올듯한 사랑이야기네요."
"그래서 내가 너랑 너무 뜻깊은 사이라는거야."
"......"
"내가 만약 깨어나지도 않는 너를 무시하고 이혼했더라면 난 정말로 나쁜놈에 미친놈이지."
혼자 추억에 빠져 얘기하는 오빠를 보면 또 내가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고만 안났어도
그리고 기억만 안 잃었어도 지금쯤 밖에 돌아다니는 연인들처럼 달달하게 지냈을텐데..
"마트 도착했다. 어디다가 주차하지.."
큰 대형마트를 왔다. 어디다가 주차를 할지 고민을 하고 있는 찬열오빠를 쳐다보고 있으면
앞을 쳐다보며 나한테 말했다.
"그렇게 좋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면 오빠 설레서 운전 못한다."
"..뭐,뭐래! 그런거 아니거든요!"
"그랬어요?"
나를 뭔가 어린아이 다루듯 해서 조금은 약올랐지만 그래도 그냥 가만히 있었다.
주차를 깔끔하게 하고 차에서 내리면 찬열오빠가 내 어깨를 자신의 팔로 감싸더니 나를 마트입구로 이끌었다.
"아니, 오빠! 저 지갑 안가지고 나왔는데.."
"뭐 어때 내가 챙겼는데."
"그래도.."
"내 돈이 너 돈이고 너 돈이 내 돈이야."
"아.."
나 결혼했지? 아무 기억도 없어서 모르겠다. 아니 헷갈린다고 해야할까?
찬열오빠는 곧 내 어깨를 감싸던 손을 빼내고는 카트를 빼고 카트를 끌었다.
"그럼 가볼까?"
그리고 마트 안으로 들어섰다.
병원 다음으로 처음으로 가본 곳이 마트라니.. 뭔가 색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