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약속 지켰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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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소년단 03-1
: 석진과 아이의 범상치않은 (진짜)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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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떠난 거실, 남은 멤버들(정국 제외)은 현관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각자 나름대로 생각이 많아 머리가 복잡했다.
호석은 문득 석진이 아이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그들은 보통 숙소 안에만 있었고, 나가더라도 새벽에 출입하는 일이 잦았기에 동네 사람들과는 왕래가 없었다. 아무리 밑 집이라도.
호석은 슬쩍 고개를 돌려 석진을 보았다. 석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호석은 석진의 넓은 어깨를 톡톡 치며 물었다.
“근데 저 애기랑 어떻게 아는 사이에요?”
내심 궁금했었는지, 호석의 말이 끝나자마자 남준과 윤기도 고개를 돌려 석진을 바라보았다.
석진을 향한 여섯 개의 눈, 석진은 당황하며 말했다. 아니, 뭐, 그렇게 잘 아는 애는 아닌데... 잠시 우물쭈물하던 석진은, 그들의 뜨거운 시선에 할 수 없이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어, 그게, 어떻게 아는 사이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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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근처 중소형 할인마트.
석진은 장을 보고 있었다. 떡볶이를 해달라는 정국의 애교에 못 이겨 집을 나섰다. 10분 전 숙소의 상황을 떠올린 석진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실룩거렸다.
아침에 깨울 때부터 (feat.찌찌) ‘..떡보끼...’라고 잠꼬대를 하던 정국은, 급기야 점심때가 되자 직접 작곡한 떡볶이송을 부르며 숙소를 활보하기 시작했다. 가사는 대략 이랬다. 떡볶이가 겁↘내↗ 먹고 싶다하↗-.(눈치) 어깨가 겁↘내↗ 넓은 어떤 형이(힐끗) 떡볶이를 잘한다던데. 랄라?
귀찮아서 안 간다는 석진의 앞에, 마스크에 선글라스에 정체모를 목도리까지 대령하고서는 이제 막 무릎까지 꿇고 양말을 신겨주려는 정국의 얼굴을 내려다보던 석진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먹고 싶냐? 정국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네, 형!
“그럼 물 올려놓고 기다려.”
멀리서 초롱초롱한 눈으로 그 장면을 지켜보던 태형과 지민이 잽싸게 부엌으로 향했다.
“형, 제가 할게요!”
“이 미친, 김태형 비켜라. 물 내가 올릴 거다.”
“마, 비켜라. 내가, 내가 할거다.”
“니가 물 올렸다는 핑계로 더 많이 처먹으려는 거잖아.”
“을믄 브크르.” (알면 비키라.)
“느그 슨슨흐 브크즐 긋 긑느.” (내가 순순히 비키줄 것 같나.)
그 장면을 지켜보던 석진은 정국에게 말했다.
“정국아, 다시마랑 멸치 넣고. 알지?”
정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속으로 저것들이 형이라니, 라는 생각을 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석진은 주머니에서 곱게 접힌 분홍색 패브릭 장바구니를 꺼냈다. 계산한 물건을 모두 넣고 나니 꽤 묵직해져 있었다. 들고 나서려는데 문득 소세지가 눈에 들어왔다. 먹으면 힘이 장사가 된다는 그 주황색 소세지. ‘맛있는 거’ 라는 생각이 들었고, 곧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암, 맛있는 건 먹어야지.
홀린 듯 소세지를 계산한 석진이 막 마트를 나서려는 참이었다.
“애기야, 계산해야지.”
“저 개산 해써요.”
방금 계산을 도와주었던 직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단호하게 대답하는 아이의 목소리도.
“아직 돈 안 줬잖아?”
“저 형아가 돈 내짜나요.”
뒤를 돌아본 석진은 자신이 있는 쪽을 바라보고 있는 당혹스러운 표정의 직원과 눈이 마주쳤다. 그 옆에는 왼손에 검은 봉지와 소세지 하나를 든, 인형같이 조그만 아이가 있었다. 펼쳐진 오른손 검지손가락은 석진을 가리키고 있었다. 정말 당황스럽게도 처음 보는 아이였다.
설마 저 형아가 날 말하는 건 아니겠지? 석진이 생각하기 무섭게 아이가 외쳤다.
“형아!”
얼씨구?
“형아가 쏘세지 한 개 사찌?”
석진을 바라보는 조그맣고 까만 아이의 두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진짜 조그맣다. 몇 살 쯤 됐을까? 왜 마트에 혼자 왔지? 저렇게 작은 애긴데도 잘 걷고 잘 말하는구나, 신기하다, 요새 애들의 발육이란... 늙은이 같은 생각을 하던 석진은 ‘으응?’ 하며 대답을 재촉해오는 아이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얼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는 고개를 휙 돌리더니 직원에게 당당하게 말했다.
“그리구 이건 일 쁠러스 일 맞져?”
직원은 아이의 손가락을 따라 진열대를 바라보았다. 소세지 밑에 [오늘 하루, 1+1]이라는 문구가 대문짝만하게 쓰여 있었다.
직원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건 내꺼네요. 그쵸?”
아이는 벙쪄있는 직원을 내버려두고, 손에 당당히 소세지를 쥔 채 계산대를 빠져나왔다. 몹시 도도한 걸음걸이였다.
“아, 아니, 그럼 애기야, 그 봉지는?”
직원은 아이의 왼손에 들린 검은 봉지를 가리키며 애절하게 말했다. 아이는 뒤를 흘끗 돌아보며 말했다. 두부아자씨한테 돈 내써요!
석진의 주위에 있던 아줌마들이 난리가 났다. 석진의 어깨며 등을 마구 두드리며 야단이었다. 동생이 참 똘똘하네, 총각. 잘 키웠어.
아?
저는... 오늘 쟤를 처음 보는데요...?
석진의 동공에 지진이 났다. 아이는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등에 땀이 나는 게 느껴졌다. 아까 ‘형아!’ 하고 친근하게 부르기에 아는 척을 하려나 싶었는데, 정말 휑 소리가 나도록 냉정하게 스쳐지나갔다.
이게 무슨 일이지?
*
석진과 아이는 세 걸음 정도의 차이를 두고 걷고 있었다. 아이는 마트를 나서자마자 소세지를 까먹기 시작했으며,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왼손에는 두부로 추정되는 검은 봉지를 꼭 쥐고 있었다. 단호한 뒤통수는 유난히 반질하고 동그랬다.
석진은 한참 아이의 눈치를 보다가, 에라 모르겠다 싶어 소세지를 까서 같이 먹었다. 맛있었다. 마트에서의 일은 금세 잊어버린 석진은 신이 나기 시작했다. 머릿속은 이내 멤버들이 보기 전에 (방탄소년단은 석진이 마트에 갔을 경우 베란다에 올망졸망 앉아 석진이 오기만을 기다리곤 한다.) 얼른 다 먹고 쓰레기까지 해치워야지, 하는 생각만으로 가득 찼다.
언제부턴가 더 이상 아이의 단호한 뒤통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건, 석진이 소세지를 반쯤 베어 먹었을 무렵이었다. 석진은 걸음을 멈췄다. 당황해 두리번거리는 석진의 귀에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야, 여기.
목소리는 밑에서 나고 있었다.
자신의 무릎께를 내려다봤을 때, 석진은 아까의 그 까맣고 동그란 눈동자를 마주할 수 있었다. 아이가 석진을 올곧게 올려다보고 있었다. 투명한 눈동자에 자신의 얼굴이 가득했다. 순간 현실 같지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너무 작았다. 또 너무나도 순수한 얼굴이었다. 이런 얼굴을 언제 마지막으로 봤더라? 보기만 해도 힐링되는 기분, 이 드는 그런, 얼굴.
비록 아이는 그 얼굴에 인상을 잔뜩 쓰고 있었지만.
석진은 아이를 멍청히 내려다봤다. 아이는 석진의 멍한 표정을 보고는 조그만 미간을 더욱 좁혔다. 그러거나 말거나, 석진은 아이의 순수함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눈도, 코도, 입도, 너무 조그맣고 투명했다. 소세지를 꼭 쥔 작은 손을 보고는 눈물이 날 뻔 했다. 사람 맞아? 요정 아니야? 뭔가 당장이라도 석고대죄를 해야 할 것 같은 죄지은 마음을 들게 하는 저 순수한 얼굴은 뭐지?
얼마나 보고 있었을까. 아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여전히 인상을 쓴 채로 분홍색 입술을 달싹거렸다.
석진은 생각했다. 저 예쁜 입술에서 무슨 말이 나올까? 작고 예쁘니까 분명히,
“아자씨,”
부, 분명히...
“왜 나 따라와?”
예쁜 말만...
“할 일 업써?”
예쁜, 말만......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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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편이 너무 짧았기에 오늘 다시 돌아왔읍니다
하지만 첫만남 회상 아직 끝나지 않았음
우리는 언제쯤 아가랑 둥둥 할 수 있을까요?
글 쓰는 속도가 터무니없이 느린 감또개를 jok칩시다 ! ^♡^ ~ 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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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또개의 이삐들♡
(암호닉은 가장 최신 글에 신청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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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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