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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보고 오시면 감사합니다. |
'저기 죄송하지만 오늘 하루만 신세 좀 질 수 없을까요?'
'하루 만이요. 하루만 있으면 될 것 같아요.'
라고 했던 것 같은데.
근데 지금 다음날인데.
왜 너네 안 가고 버티는 건데.
장난해, 어?
만만해, 어?
날 갖고 놀아?
한겨울인데 얇은 옷만 걸치고 있는 두 인간들에게
(어제저녁에 스파게티 먹으면서 한 얘기에 감동을 받고 안쓰러움을 느껴 인간이라고 말하기로 함)
정성스럽게 옷장에서 이불 꺼내주고 배게 꺼내주고 보일러 온도도 높여주고 별 짓을 다했는데, 안가?
아, 내가 너무 잘해줘서 밖으로 가기 싫다 이 말인가, 어?
장난해, 어?
"탄소야~ 밖에 나가면 너무 추워서 나가기 시루~"
어쭈?
김태형은 이제 말을 놓기 시작했다.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에요.
하루만 잔다고 했잖아요.
나가"
이불로 몸을 둘둘 말아 무장을 한 김태형을 발로 건드렸다.
"헐...탄소 어제는 착하더니 지금은 완전 무뚝뚝해! 흥!"
흥!이라는 추임새와 함께 몸을 이불안으로 쏙 집어넣는 김태형.
음... 저 이불을 들어 올려서 창문 밖으로 던지고 싶네, 젠장.
벌컥-
"야 김태형 왜 이렇게 시끄러ㅇ..."
얼씨구나?
박지민은 벌써 머리까지 시원하게 감고 왔다.
얼마나 시~원하게 감고 나왔는지 박지민이 화장실에서 방까지 걸어온 바닥에 물이 흥건하다.
진짜... 씨...이...발!!!!!!!!!!!!!!!!!!!!!!!!!!!!!!!
"...바닥에...ㅁ...물...하...(현기증)"
"아...미안..."
그리고 이제 박지민도 김태형과 같이 나한테 말을 놓기 시작했다.
아마 두 인간을 우리 집에서 쫓아내라는 듯한 하늘의 계시인가 보다.
어휴 시발.
"지민아, 어서 바닥을 안 닦고 뭐 하는 거야. 탄소 화났잖아."
머리만 빼꼼 이불 밖으로 뺀 김태형이 박지민에게 말했다.
-
"악!!! 탄소야, 미안해!!! 아악!!!"
"아!!!내가 물 닦을게!!! 물!!!닦는다고!!!"
지금 우리 집구석을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북새통이다.
김태형이 들어가 있는 이불을 엄청난 힘으로 들어 올려 창문 밖으로 밀어내는 거친 나,
그런 나를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하는 김태형
그리고 그걸 지켜보며 바닥에 흥건한 물을 자기가 닦는다는 박지민까지.
내가 어제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면 아마 지금쯤 퍼질러 자고 있겠지.
이런 난리는 일어나지 않은 채로.
시발.
그리고 이 북적북적한 난리는 김태형의 외침으로 인해 끝이 났다.
"나갈게!!! 나가면 되잖아!!!"
아, 그래^^! 얼른 썩 꺼져^^!
-
"싫어, 김태형 혼자 나가."
이건 또 무슨 개소리람.
"ㅇ..야 박지민... 지미나아... "
당당하게 나간다는 김태형의 말을 흔쾌히 수락하고 김태형을 보낼 준비를 하는데, 박지민은 안 나간단다.
"김태형이 나간다고 했지, 내가 나간다고 한 적은 없어. 그치 탄소야?"
호호 그래.
지민아 넌 참 맞는 말만 골라서 하는구나.
처맞는 말.
"뭐래, 둘이 같이 들어왔으니까 같이 나가는 게 정상이지.
그리고, 너희가 먼저 오늘 하루만 신세 진다고 했어 안 했어.
그리고 너희까지 같이 살면 아무리 큰 집이라도 겁나 좁아질걸?
그리고 박지민 너는 우리 집을 아주 한강으로 만들어 놓을 작정인가 봐?
김태형 너는 우리 집을 아주 찜질방 불가마로 만들 작정이고?
나도 너희가 불쌍하고 같이 살고는 싶지.
근데 어쩔 수가 없잖아.
그렇지?"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는 김태형과 박지민에게 승리의 미소를 보냈다.
...
아무리 그래도 배고플 텐데 아침은 먹이려고 외출 준비를 했다.
"너희 진짜 내가 사주는 밥 먹고 나가는 거야.
그냥 백화점 갔다가 헤어지자, 알겠지?"
시무룩하게 있는 김태형과 박지민을 억지로 끌고 백화점으로 향했다.
정 없어 보이긴 한데 이럴 수밖에 없어.
겉으로 보기에는 남자 2명에 여자 1명일 텐데 같이 산다는 말을 주변 사람들이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지 알기는 너희가 더 잘 알잖아.
백화점에 처음 온 것 같이 행동하는 김태형을 보고 박지민이 어깨를 툭 쳤다.
"야 누가 보면 백화점 처음 온 줄 알겠네."
"응 나 처음 왔는데?"
김태형이 당연하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박지민이 웃었다.
"뭐래, 우리 어렸을 때 겁나 많이 왔잖아."
"아 그래? 기억이 잘 안 나서..."
생각에 빠진 것인지 입을 꾹 닫고 있는 김태형이 약간은 안쓰러워 보였다.
그래도 사람인데, 그 남자는 도대체 얘네한테 무슨 짓을 해놓은 걸까.
"탄소야, 나 화장실 좀 갔다 올게! 화장실이 어디 있지?"
김태형이 화장실을 찾으려고 두리번두리번했다.
"아, 저기 있어. 너 혼자 갈 수는 있어?"
"당연하지^ㅁ^"
같이 가주겠다는 박지민의 말에 걱정하지 말라며 혼자 가겠다는 김태형이었다.
"탄소야"
"응"
"태형이 보기보다 상처 잘 받고, 여린 애야."
"...?"
뜬금없는 박지민의 말에 얘기의 주제를 찾느라 헤맸다.
"아까 니가 한 말 듣고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을걸.
쟤 아마도 화장실 가서 울고 올 수도 있어."
...뭐라고?
울고 온다고?
아니... 내가 무슨 말을 했는...
'나도 너희가 불쌍하고 같이 살고는 싶지.
근데 어쩔 수가 없잖아.
그렇지?'
...아.
"지금쯤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다시 애견 카페로 돌아가야 하나 걱정하고 있을 거야.
그래서 내가 같이 가주겠다고 했는데.
말 안 듣네, 김태형."
땅바닥을 쳐다보고 괜히 운동화 코를 툭툭 치는 박지민을 슬쩍 쳐다봤다.
박지민도 안 그런척했지만 속으로는 꽤나 고민했겠지.
마음이 약해졌다.
아, 난 너무 착해서 탈이야.
화장실 앞 휴게실에서 5분을 기다렸나, 곧 화장실에서 김태형이 나왔다.
근데...
"...김남준?"
"김탄소? 니가 여기 왜 있어?"
왜 김태형이 김남준이랑 같이 나와?
아니... 것보다 김태형 눈을 보니 약간 발개진 게... 태형이 울었구나.
-
"언제부터 아는 사이였어?"
"뭐가?"
"김태형이랑 너"
"아-"
박지민에게 김태형하고 먼저 식당에 가 있으라고 전하고, 다짜고짜 김남준을 데리고 분수대 옆으로 왔다.
아니, 김남준이 김태형하고 무슨 사이길래 같이 나와?
"아까 처음 본 사이야."
엥???
뭐라고???
"뭐라고? 그럼 왜 같이 나왔어?"
김남준이 특유의 너털웃음을 짓더니 나에게 말했다.
"아니, 화장실 들어오자마자 울더라고."
"..."
"손만 씻고 나가려고 했는데, 내가 또 마음이 약해서 우는 사람은 보고 못 지나치잖아.
그래서 물어봤지.
왜 우냐고."
"...그래서...왜 울었대?"
김남준이 나를 한번 보더니 픽 웃었다.
그러고는.
"비밀"
...이게 미쳤나.
"야 미쳤어? 그게 왜 비밀이야! 왜 울었는데!"
"아! 비밀이라고! 너한텐 안 말해준다고!"
두 손 가득 힘을 실어 김남준을 사정없이 때리니 김남준이 긴 다리로 나에게서 도망쳤다.
"...저게 진짜."
"궁금해?"
"그러면 안 궁금해?"
"알고 싶으면 밥 사던가."
...ㅋ 저 새끼...
-
"와-그럼 탄소랑 남준이랑 대학 동기야? 겁나 신기해"
김태형이 눈을 반짝거리며 물었다.
"그렇지.
근데 김탄소 소문 진짜 안 좋아.
성격 더럽다고."
"...하긴"
"박지민, 김남준. 밥 먹기 싫어?"
금세 조용해지는 둘이다.
그래.
처음부터 이래야지.
치즈돈까스 2개와 철판 볶음밥 1개 그리고 오므라이스 1개를 주문하고는 자리에 앉았는데, 대화 내용이 왜 이딴 식이야.
다 취소해버리고 치즈돈가스 2개만 시켜버릴라.
"탄소 착한데? 겁나 예쁘고"
"..."
"..."
"...허"
김태형이 갑자기 왜 저런대.
궁금해죽겠네.
왜 그랬대.
아.
아분가.
지이잉-
"아, 나 가지고 올게."
"나도."
김남준과 박지민이 의자에서 튕겨나가듯 일어서서 음식을 가지러 갔다.
"김태형"
"응?"
"...너 울었어?"
"..."
"...?"
"...아니^ㅁ^"
헤- 하며 웃는 김태형이다.
울었잖아, 바보 자식아.
-
"와~ 김탄소한테 밥도 얻어먹고, 김남준 계탔네."
"넌 밥 다 먹고 나한테 말해줘야 돼.
안 말하면 죽인다."
"네네~"
"치킨"
"박지민ㅋㅋㅋㅋㅋㅋㅋ 미쳤냐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김남준 니가 더."
어쭈?
김남준이랑 박지만 나보다 서로 더 친해진 것 같다?
이런저런 도란도란 쿵짝쿵짝 얘기를 하고 식사를 마쳤다.
누가 보면 4명 다 소꿉친구들인 줄.
뭐, 김태형이랑 박지민은 맞겠지만.
"김탄소, 잘 먹었다."
"응, 김남준 넌 잠깐 나한테 와. 박지민!"
"어?"
"김태형이랑 아이스크림 사 먹어, 저기 배스킨 라빈스 보이지?"
"오~김탄소."
김남준이 내 어깨를 툭 치며 감탄사를 보냈다.
"김탄소"
"왜"
"돈 줘."
...ㅇㅇ.
지갑을 뒤적거려 박지민에게 초록 잎 두 장을 손에 쥐여주고 김남준과 아까 있었던 분수대 앞으로 갔다.
다 밥 먹으러 간 것인지 한산한 분수대 앞에 있던 의자에 김남준이 먼저 걸터앉았다.
"야 김남준."
"어 그래 김탄소."
"빨리 지껄여."
"탄소야"
"왜"
"오빠 목이 좀 마른데"
"뭐라고? 목 졸리고 싶다고?"
"저기 앞에 버블티가 있네."
"너 시발 거지 새끼지?"
"씁-오빠한테 못하는 말이 없어."
참 뻔뻔하고 거지 같은 김남준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초록 잎 한 장을 지갑에서 또 꺼냈다.
"시원하네."
"미적지근한 버블티 마시고 싶으면 계속 버블티만 처마셔"
"김태형이랑 박지민."
"..."
"같이 살아."
"...김태형이 그거까지 말했어?"
"뭐가? 걔네 집 파산됐다고?"
...파산은 무슨 말이야.
"걔네 미국에서 있다가 한국으로 넘어왔다면서. 아니야?"
"...맞아"
김태형 짧은 시간에 머리 잘 굴렸네.
"그래서 부모님은 와보니 없고, 둘은 서로 의지해서 한국에 왔는데 아는 사람도 없고, 그래서 돌아다니다가 니가 보여서 하룻밤만 재워달라고.
근데 아침까지 안 가고 버티길래 니가 밥 주고 보낸다고 했다며."
"김태형 많이도 말했네."
"웬만하면 같이 살지?"
"내가 걔네 먹여살릴 돈이 어딨어."
"걔네가 집에서 쉬기만 하는 건 아닐 텐데."
"무슨 말이야."
"얼굴 되잖아, 뭐 피팅모델이라도 시키지? 그리고, 여자 혼자는 위험하잖아."
"너 김태형한테 세뇌당했어?"
"글쎄, 당한 것 같기도."
김남준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 이제 집에 갈게."
"니가 김태형한테 들은 말이 그게 다야?"
"응, 아 그리고."
"..."
"...피팅모델 할 때 귀나 꼬리는 좀 신경 쓰라고 해."
... 하. 김남준 이런 미친...
"...김남준 너 진ㅉ..."
"오늘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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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방탄 반수단입니다.
김탄소를 엿 먹이려고 작정을 했네요.
조크.
여러분 호호
댓글 달아주신 분들,
신알신 하고 가신다는 분들.
우리 모두 골든디스크 봅시다. |
암호닉 |
반수단여친 민트빛 르래 선풍기 미니미니 둥둥이
다들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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