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세(來世)
죽은 뒤에 다시 태어나 산다는 미래의 세상
눈을 떠보니 해가 저물고 있었다.
한 자세로 오래 누워있어 느껴지는 뻐근함에 기지개를 한 번 피고 밖으로 나가보니, 오늘따라 손님이 많은 것인지 이모는 정신없이 손님들에게 국밥을 건네주고 있었다.
정말 바빠 보이는 풍경에 나도 도와야 하나 팔을 겉어부치고 있으니, 등 뒤로 이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00아, 니 지금 안 바쁘지? 이리 와봐라.”
“마침 같이 나르려고 했는데. 그거 제가 들게요.”
“아니아니 그게 아니고, 옆 마을에 의원님께 갖다 좀 와라”
“의원님이요? 갑자기 의원님은 왜 찾으시는 겁니까?”
“아 그게 저번에 맡겨둔 한약 찾아와야 돼서, 오늘 갔다온다는게 깜박하고 말았네.”
-
한약을 받으러 이모님이 알려준 길을 따라 산 길을 올랐다.
찬 겨울바람에 나뭇잎들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쏴아- 소리를 냈다.
며칠 전에 시장에서 궐에서 온 연쇄 살인마를 조심하라는 공고를 봤기 때문에 오늘따라 더 싸늘한 느낌이 들었다.
붉은 해가 저물어가니 점점 어둑해지는 하늘에 마음이 급해져 발걸음을 빨리해 걸었다.
...그러고 보니 이 마을도 5년 만에 가는 건가.
나는 불안감에 혹시나 누군가 저를 알아볼까 머리 위에 덮어 얼굴을 가리던 두루마기를 더욱 여맸다.
한참을 걸으니 저 멀리 보이는 마을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곧 마을임을 알리는 푯대가 곧 나왔고,
마을 입구 쪽으로 갔을 때 뒤에서 꽤 빠른 보폭으로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터벅- 터벅-
터벅, 터벅, 터벅, 터벅
긴장감에 침을 삼키고 아무렇지 않은 척 걸음을 빨리하기 시작했다.
타다닥-!
내가 보폭을 넓혀 뛰다시피 걸으니 뒤에서도 따라 뛰기 시작했다.
두려움에 차오른 눈물이 한 방울 턱을 타고 흘러내렸고, 나는 이를 악물고 뛰기 시작했다.
앗! 너무 급하게 뛰어서 치맛자락을 밟고 나는 그만 넘어져버렸다.
젠장, 젠장!!
뒤에서는 발걸음 소리가 멈추지 않고 들렸고, 나는 눈을 질끈 감으며 귀를 양손으로 막았다. 제발.. 제발..
“저기- 괜찮으..”
“으아악!!! 흐엉 엄마아-”
“아! 아!! 저기요!!”
그 순간 누군가 나의 어깨를 덥썩 잡았다.
나는 너무 놀라 눈을 뜨지도 않고 허공에 주먹질을 했고, 바로 앞에 있던 사람이 맞았던 것인지 소리를 질렀다.
그에 나는 주먹질을 하던 손을 내리고 슬며시 눈을 뜨자
“에..?”
“아야... 많이 놀라셨습니까? 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
“미, 미안해요.. 그냥 길 좀 물으려고 했던 건데.”
아...?
앞에 있는 남자는 자기도 내가 울지는 몰랐는지 당황해서 내 앞에 쭈그려앉아 고개를 숙여 내 얼굴을 살펴보았다.
"괜찮습니까? "
눈이 마주친 그제야 나 혼자 착각하고 북 치고 장구 쳤다는 것을 알고 얼굴이 빨개져오기 시작했다.
고개를 급히 숙이고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시선을 피하자, 앞에 남자가 푸흐흐- 웃더니 손을 뻗어 눈물 맺힌 눈가를 닦아주었다.
“다 큰 아녀가 밤에 어인 일입니까?”
“...킁, 잠깐.. 의원님께 심부름으로..”
“아이고, 이렇게 여려서 뭔 자신감으로 나왔어요- 응?”
자신의 이름을 김태형- 이라고 밝힌 그 남자는 장사꾼겸 놀음꾼이라고 했다.
김태형은 데려다주겠다고 하고 앞장서 걷기 시작했다.
낯을 가리지 않는 성격인지 이것저것 나의 호구를 물어보는 김태형은 한밤중에 사람을 만난 게 그저 좋은지 들떠 보였다.
“이름이 뭐예요?”
“000이라 하옵니다.”
“어디서 오신 겁니까?”
“바로 옆마을에서 왔습니다. 태형님은요?”
“장사꾼 뭐 있습니까-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렇구나..
태형과 처음 만난 사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느껴지지 않는 어색함에 도란도란 얘기하다 보니 어느새 도착한 의원에 나는 몸을 돌려 꾸벅 인사했다.
나와 같이 꾸벅 인사한 태형이 몸을 돌려 가려고 발을 떼자, 그새 정들었는지 헤어지기 아쉬워서 어디로 가냐고 물었다.
그러자 다시 나에게로 다가온 그가 내 머리를 쓰다듬더니 말했다.
“저는 이제 하룻밤을 묵을 여관에 갈려고요.”
“아..”
“푸흐, 아쉽습니까? 표정이 아쉬운 표정인데? 다음에 또 만나면 인사 먼저 해줘요-”
이내 태형이 다시 몸을 돌려 걷기 시작했다. 좋은 사람인 것 같은데 다음에 또 만났으면 좋겠다.
*
정국은 나설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왕이 신분을 감추고 나라를 돌아다니는 일은 백성들의 삶을 보기 위해 자주 있던 일이기 때문에 아무도 정국과 그의 호위무사인 호석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마지막으로 두루마기를 걸치고 문을 여니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인지 호석이 앞에 서있었다.
호석과 함께 나와 말에 올라탄 정국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본 목적은 000을 찾는 것이었지만 궐 밖으로 나가는 것은 오랜만이었기 때문에 들떠있었다.
“그나저나, 000이 살았다는 그 마을에 가서 무엇을 할 생각입니까?”
“우선 집을 살펴봐야겠지요.”
“그다음은요.”
“음...”
“...”
“...”
나 참, 아무것도 생각도 안하고 일만 벌려 놓으신 겁니까.
고개를 돌려 호석의 얼굴을 째려보니, 눈만 잔뜩 휘어진 채 굳은 입꼬리로 어색하게 하하- 웃고 있다.
“입꼬리 떨리는 거 다 보입니다.”
“죄.. 죄송합니다, 사실 어제 얘기하고 그 다음날에 바로 출발하실 줄은 몰라서..”
“변명은 됐습니다.”
“...”
“일단 000의 현재 나이는 22살이고, 그 당시에는 17살.. 관청에서는 사망신고가 안 들어왔다고 했었죠?”
“예.”
“그대가 본 그대로 그 아이는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고 몰래 도망치듯 떠났다면... 돈도 없고 부모도 없는 그 아이가 갈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원래 살던 마을에서는 떠났을 테고- 친척이나 그 주변 마을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게 좋을 것 같네요.”
-
..몰라유. 지금 바빠서 길 좀 비켜주쇼.
모릅니다..
딴 곳에서 알아보슈!
처,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뎁쇼...
아니 여기 000이 살았다는 마을이 맞아?
호석과 함께 마을에 도착하고 나서 보이는 사람들마다 000의 행방을 물어봤지만 하나같이 모른다는 대답만 남긴 채 급히 자리를 옮겼다.
이상했다.
무언가 이상했다.
아이가 떠난 지 5년밖에 안됐는데, 마을 전체가 모른다는 것은 말도 안 됐다.
게다가 000은 미래를 보는 아이로 조선 전국에 유명했다.
그런데 그 아이를 모른다고?
한가지 알 수 있는 사실은 마을 사람들이 어떠한 비밀을 숨기고 있고, 그것이 000과 그녀의 모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일단 그 아이의 집으로 가보자.”
“...예.”
하는 수 없이 발길을 돌려 호적에 등기되어 있는 집으로 향했다.
계십니까- 천천히 문을 열자 사람이 한동안 들어오지 않았던 탓일까 끼이익- 하고 기분 나쁜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렸다.
작고 허름한 방 안으로 들어가 보니, 이부자리와 책들이 방 이곳저곳 어질러져 있었다.
그 위로는 사람이 없었다는 걸 증명하듯이 먼지가 빼곡했다.
“급하게... 급하게 떠난 것이로군.”
“그런 것 같습니다.”
“...후, 오늘은 이만하고 궐도 돌아가자.”
집을 나오니 이미 하늘은 어둑해져 있었다.
궐로 돌아가는 내내 정국과 호석은 말 한마디도 없이 침묵을 유지했다.
뭘까, 도대체 이 기분나쁜 느낌은 무엇일까..
-
안녕하세요! 규정입니다.
오늘은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네요ㅎㅅㅎ
[♡암호닉분들♡]
쀼뀨쀼뀨 연꽃 ♥옥수수수염차♥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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