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 누워 두 눈을 감고 생각을 한다.
‘내일까지 4시간밖에 안 남았어’
매일 보는 그 얼굴이 지금 이 시간에도 보고싶다.
매일 잡는 그 손을 지금 내 손으로 잡고 싶다.
*대학로에 위치한 작은 카페
‘딸랑’ 문에 달린 작은 종이 울리는 소리는 언제나 들어도 좋다.
문을 열자마자 창가 제일 구석자리에 앉아 있는 여주가 보인다.
귀에 이어폰을 꼽고 뚫어져라 노트북 모니터를 보고있다.
으휴-내가 시력 안 좋아진다고 좀 떨어져서 하랬는데
어쩜 물건도 자신과 똑 닮은 걸 쓰는지. 하얀 노트북 위에 가느다란 여주의 손가락이 바삐 움직인다.
‘드르륵’하고 일부러 더 소리내어 의자를 끌어 앉는다. 자신 앞으로 어둡게 그림자가 지자 그제서야 고개를 든다
“어-오빠,왔어?”
“여주야-내가 모니터 너무 가까이서 보지 말랬잖아. 그리고 우리 데이트하려고 만났는데, 과제만 할거야?”
“아,오빠아-미안미안. 나 내일까지 과제제출이라...일단 좀만 기다려줘”
항상 잔소리하면 애교섞인 목소리로 ‘오빠아-’하고 길게 늘어뜨리며 눈웃음치는 널 알면서도 볼 때마다 화낼 마음이 눈녹듯 사라진다.
테이블 위엔 다 식어버린 아메리카노 한 잔이 놓여 있다. 아메리카노 먹지도 못하면서- 또 그냥 아무거나 주문 했구만.
‘여기 주문하신 허니브레드, 카페모카 한 잔, 그리고 녹차라떼 한 잔 나왔습니다’
“여주야,아-해봐”
“...아-”
“오구, 잘 먹는다. 우리 여주-”
“아,뭐야아- 내가 애도 아니고”
“왜에-귀여워서 그러지.”
입술을 오물거리는 모습이 귀엽다. 데이트할 시간은 줄어들지만 여주가 과제하는 모습을 기다리는 일의 가장 큰 장점은 여주 얼굴을 마음껏 볼 수 있다는 것.
“와...옆에서 보니까, 진짜 이쁘다”
“무,뭐야! 조,조용히 해!”
장난이 아니고 진심인 걸. 부끄러운 듯 얼굴이 새빨개진 채 날 쳐다보는 그 얼굴도 너무 귀여운데-
“우리 여주,진짜 너무 이쁘다-”
“...사람들 다 쳐다보잖아! 그만해-”
그럼 안돼지. 우리 예쁜 여주는 나만 봐야지.
w. 내 남자친구가 최한솔이라면
“자기야-나 오늘 뭐 달라진 거 없어?”
“...”
등줄기에 땀이 흐르는 것 같다. 코트 안에 니트는 벗고 셔츠만 입을걸. 최한솔, 정신차려.
“음...여주 앞머리가 좀 짧아진 거 같은데?”
“무슨 소리야-앞머리는 저번주에 잘랐잖아!”
“아, 아이라인을 다르게 그렸구나?”
“아이 진짜-! 나 원래 아이라인 안 그리거든”
“....아!...벨 울렸다. 음료 가져올게”
아씨....저번에 승철이형이 가르쳐줬었던 거 같은데...
여자친구가 저런 질문 할 땐 어떻게 말하라고 알려줬었는데-
아...기억이 날듯 말듯,미치겠네
“한솔아아-나 뭐 달라진 거 없냐니까?”
“...어제보다 더 예뻐진 거 같은데”
승철이형. 여주가 귀가 빨개지고 갑자기 말이 없어진 걸 보니...
성공이에요! 고마워요,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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