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X/엔택] Asphyxiophilia (질식 페티쉬) 0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c/0/0/c00ec998aba20b3090ea3c094d851a21.gif)
가여운 내 연인은 목을 조르는, 혹은 제 목이 졸리는 행위에 성욕을 느낀다. 그는 항상 내게 말하곤 했다. 학연아, 네가 나를 얼른 죽여줬으면 좋겠어. 내 목을 눌러 조르면서 날 다 가져줬으면, 그랬으면… 좋겠어. 어차피 곧 죽게 될 거라면 네 손에 죽었으면 좋겠어. 그는 그의 비정상적인 페티쉬를 충족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남자들에게 다리를 벌렸고, 자신의 목을 조여 달라며 온갖 폭력적인 행위를 지속했다. 그 결과 그가 얻어낸 것은 목에 남은 누르스름한 멍자국과 성병이었고, 나는 그의 담당 주치의였다. 우리는 그렇게 만났다. 우리 정신 병동에 미친 페티쉬의 성병 환자가 들어온다는 소문을 현실로 마주한 날, 그는 내 앞에서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제 목을 끊임없이 매만지며. 안녕하세요, 질식 페티쉬도 정신병이에요? 고쳐주실 거예요, 아님 당신도 제 목을 조여주실 거예요? 네? 선생님. 이왕이면 후자를 선택하시길 바라요. 저 어차피 오래 못 살거든요. 그는 말을 마치며 싱긋 웃고는 고개를 숙였다. 마른 어깨가 바들바들 떨렸다. 그의 어깨를 잡아 안았다. 키도, 뼈대도 나보다 큰 그가 한 품에 딸려왔다. 틀밖에 남지 않은 그의 몸은 그 자신이 가진 페티쉬에 대한 혐오를 오롯이 표현하고 있었다. 그와의 '치료' 행위에 있어 상식적인 약품과 의료 기술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의 목을 졸랐으며, 졸리는 자신의 목에서 오르가즘을 느끼는 그의 것을,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행위가 끝난 뒤 질식한 그의 얼굴에서 힘이 풀리며 눈이 감길 때에야 나는 잔뜩 욕망을 품은 나의 것을 돌볼 수 있었다. 눈을 감은, 평온하고 조용한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나의 욕망을 헹궈냈다. 꽤나 크고 건장한 편이라 불리우는 나보다도 키가 크고 뼈대가 굵은 그였지만 잔뜩 말라비틀어진, 비뚤어진 페티쉬에 잠식당한 그의 몸뚱이는 한 장 종이마냥 가볍기만 했다. '치료' 행위를 마친 뒤, 나는 그를 병실로 옮겼고 그의 흔적이 남은 시트를 걷어냈다. 손을 씻고, 그에 비해 보다 '정상적인' 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환자를 마주했다. 현실감 없이 가벼운 생활이었다. 그와의 관계에 있어서 나는 한순간도 이성적인 사람일 수 없었다. 정신이 불안정한 사람을 돌봐야 하는, 그 사람들보다 훨씬 안정적이어야 할 정신과 의사로서의 일에 있어 그는 독이 되는 존재였으나 그를 끊어낼 순 없었다. 처음엔 '처음' 접하는, 성적 페티쉬를 정신병이라 간주해야 하는가 등의 학술적인 문제에서 흥미로운 존재였던 그는 어느새 연민이니 사랑이니 하는 나의 감정들을 모조리 쥐락펴락하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여느 날과 같이 나로 인해 목이 조여지러 온 그에게 입을 열었다. 그는 비뚤어진 페티쉬를 가진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의 눈동자는 색에 물들지 않은 투명하고 깨끗한 종류였고, 피부 역시 희고 맑았다. 그러한 그에게 '질식 페티쉬' 라는 증세가 있다는 사실은 흑백을 반전해놓은 것 같은 그의 이면이었고, 그 흑과 백의 모호한 경계에서 결국 벗어나지 못한 나는 그의 이름을 불러버렸다. 택운아, 너… 여기에서 죽고 싶다고 했었지. 약속할게. 내 손으로 네 목을 조여서 죽여줄게. 그러니까 당장은 내 옆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그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어딘가 한 구석이 결여된, 혹은 너무 충만해서 균형이 맞지 않는 우리의 관계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의 몸을 가지고 싶지 않았던 것이 아니다. 그가 자신의 선에서 그의 몸을 가지는 것을 막아냈다. 학연아, 너는 나랑 같이 가면 안 돼. 죽어야 할 것은 나 하나 뿐이야. 넌 그저 내 목을 조르기만 하면 돼. 그것만 해 주면 다 상관 없어. 굳이 너랑 나를 연인이라는 이름 아래 묶어둘 필요도… 없어. 내가 여지껏 알아왔고 파악해 낸 그의 모습에 비추었을 때, 그는 자신의 감정을 속일 때 항상 미소를 짓곤 했다. 그리곤 고개를 숙였다, 항상. 아무것도 모르는 체 그의 어깨를 끌어당겨 안으며 말했다. 네가, 왜 죽어야 할 사람이야. 운아. 그는 자신의 목소리에 대한 콤플렉스가 심했다고 했다. 얇고 고운 그 목소리는 사내 녀석들 사이에서 놀림거리로 전락했고, 게이 니 변기통이니 온갖 성적인 욕지거리로 점철된 학창 시절을 보냈다고 했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을 가장 심하게 이지메시키던 녀석에게 강간을 당했다. 계집애같은 목소리가 싫다며 목을 조르는 녀석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낌과 동시에, 그는 '목을 조르는' 행위 없이는 관계를 맺을 수 없는 질식 페티쉬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저는 대체 언제까지 썰을 만들어 내기만 할까요. 퀴즈입니다. 맞추시는 분께 제 사랑 드림... 완결 언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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