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지훈이가 고백을 하지 않고 졸업식을 하는 상황이 됐다면.ver
Goodbye Summer inst.
" 지훈아, 우리 일주일 뒤면 진짜 졸업이야. "
" ...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냐. "
" 시간 참 빠른 것 같지? 너 만난 게 엊그제 같은데 우리가 벌써 성인이야 ㅋㅋㅋㅋ"
" ... 그러게, 시간 참 빠르네. "
들뜬 봉이를 아무 말없이 바라봤다.
남의 속도 모르고 그저 성인이 된다는 사실에 들떠버린 봉이 야속했다.
그래도 이 모습마저 귀여우니 내가 진짜 미친 것 같았다.
칠봉을 좋아하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인지도 모를 정도로 까마득하다, 이 아이와 만난 것이.
그저 이웃사촌으로 만나 부모님들끼리 친해지시고 그러고 나서 우리는 친해졌다.
낯가리는 내 손을 덥석 잡고 미끄럼틀을 올라가는 이 아이가 좋았다, 내가 싫어하는 카레를 잘도 먹는 이 아이가 신기했다.
그래서 나는 점점 관심이란 것을 가지게 됐다.
시간이란 것은 참 야속했다.
느리게 가길 원했을 땐 빠르게 가버리고 또 빠르게 가길 원했을 땐 더욱 더디게 갔다.
느리게 가길 원했을 땐 빠르게 가버리고 또 빠르게 가길 원했을 땐 더욱 더디게 갔다.
마치 봉이처럼 잡으려 해도 잡을 수가 없었다.
" 야 이지훈, 또 왜 그렇게 진지해? "
" 아... 그냥. "
" 너도 졸업이라니까 괜히 막 슬퍼? 응? "
" 그런 거 아니야. "
" 그런 거 아니긴~ 와 천하의 이지훈도 슬퍼할 줄도 알고 다 컸네~? "
" 아, 왜 이래 진짜. "
멍해진 나를 실컷 놀리더니 이젠 머리에 손을 올리고 쓰다듬고 있는 봉이를 차마 떼어내지 못 했다.
이렇게나마 붙어있는 것이 좋았으니까, 떨어져 있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으니까.
문득 집에 와서 생각해봤다.
이대로 서로의 영원한 친구로 남는 게 맞는 것인지 아님 내 마음을 말해야 하는지.
우리가 함께 지내온 시간들이 담긴 수많은 사진들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나오는 웃음을 참았다.
그러다 한 사진에 눈길이 멈췄다.
중학교 졸업식에서 둘이 꽃다발을 들고 있는 사진.
이때는 정말 우리가 헤어지는 줄로만 알았다, 나는 예술 고등학교로 이 아이는 인문계 고등학교로 지망했으니.
봉이는 입학하는 첫날 늘 그랬듯이 우리 집 앞에서 날 기다렸다, 나와 똑같이 바뀐 교복으로.
얼떨떨했다, 인문계로 갈 아이가 왜 내가 갈 학교의 교복을 입고 있는지 또 왜 여기서 날 기다리고 있는지.
아무렇지 않게 나를 끌고 우리가 같이 다닐 학교로 향했다.
봉이는 늘 내게 노래를 들려주지 않았다.
처음엔 그냥 부끄러운가 싶어서 대수롭지 않게 느꼈다.
이대로 서로의 영원한 친구로 남는 게 맞는 것인지 아님 내 마음을 말해야 하는지.
우리가 함께 지내온 시간들이 담긴 수많은 사진들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나오는 웃음을 참았다.
그러다 한 사진에 눈길이 멈췄다.
중학교 졸업식에서 둘이 꽃다발을 들고 있는 사진.
이때는 정말 우리가 헤어지는 줄로만 알았다, 나는 예술 고등학교로 이 아이는 인문계 고등학교로 지망했으니.
봉이는 입학하는 첫날 늘 그랬듯이 우리 집 앞에서 날 기다렸다, 나와 똑같이 바뀐 교복으로.
얼떨떨했다, 인문계로 갈 아이가 왜 내가 갈 학교의 교복을 입고 있는지 또 왜 여기서 날 기다리고 있는지.
아무렇지 않게 나를 끌고 우리가 같이 다닐 학교로 향했다.
봉이는 늘 내게 노래를 들려주지 않았다.
처음엔 그냥 부끄러운가 싶어서 대수롭지 않게 느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봉이는 나를 깜짝 놀래켜 주고 싶었던 것 같다.
실용음악과에 같이 다니게 된 우리는 서로의 노래를 누구보다 많이 듣고 또 공유했다.
봉이가 가진 또 다른 아름다움이 좋았다.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절로 웃음 짓게 돼서 그래서 더 좋았다.
졸업식이 어느새 내일로 다가왔다.
나는 아직도 봉이에게 고백할 용기가 안 났다.
그 아이를 생각하면 내가 그 아이를 몰래 흘깃 쳐다봤던 일 뿐만 아니라 그 아이에 관한 모든 일이 스쳐 지나갔다.
무엇을 하든 다 귀여워 보이고 예뻐 보여서 그래서 나는 두려웠다, 빠져나갈 수 없을까 봐.
나는 내 마음을 알고 난 후부터 봉이와 스킨십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 아이는 아무 의미 없이 그냥 친구에게 하는 행동인데 나만 괜히 의미 부여를 하고 있을 테니까.
그래서 그게 너무 미안해서 싫었다, 그래서 피했다.
꼭 한 번 안아주고 싶다, 봉이를.
졸업식 당일 아이들은 모두 들떠있었다.
하나하나 놓치기 싫어 모든 것을 사진에 담는 아이들을 보자니 괜히 기분이 이상했다.
봉이는 뭐가 그렇게 슬픈지 벌써부터 친구들을 한 명식 껴안아주며 울먹거렸다.
그런 봉이를 또 물끄러미 쳐다보다 애꿎은 손톱만 괴롭혔다.
봉이는 학교생활에 늘 충실했다,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친구들에게도 사랑받는 아이였다.
당차게 단상으로 향하는 봉이를 몰래 카메라로 찍었다.
밝게 웃는 아이의 미소가 너무 예뻤다, 아이가 웃으니 나도 따라 웃었다.
하나하나 놓치기 싫어 모든 것을 사진에 담는 아이들을 보자니 괜히 기분이 이상했다.
봉이는 뭐가 그렇게 슬픈지 벌써부터 친구들을 한 명식 껴안아주며 울먹거렸다.
그런 봉이를 또 물끄러미 쳐다보다 애꿎은 손톱만 괴롭혔다.
봉이는 학교생활에 늘 충실했다,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친구들에게도 사랑받는 아이였다.
당차게 단상으로 향하는 봉이를 몰래 카메라로 찍었다.
밝게 웃는 아이의 미소가 너무 예뻤다, 아이가 웃으니 나도 따라 웃었다.
아니 그냥 웃음이 났다.
모든 차례가 끝이 났다.
꽃다발을 받고 엉엉 우는 아이도 있고 신이 나 사진을 맘껏 찍는 아이도 있었다.
봉이는 내 옆에 앉아 연신 훌쩍거리며 친구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런 봉이를 기다렸다.
봉이는 인사를 다 나눴는지 내 옆으로 왔다.
그리고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내가 스킨십을 싫어하는 줄 알고 악수를 하자는 의미인 것 같다.
작고 귀여운 손을 바라보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곤 그 아이를 끌어안았다.
놀란 듯하던 아이는 곧 나처럼 나를 안았다.
아이는 기쁜 듯 내 귓가에 대고 계속 속삭였다.
그런 봉이를 다시 한 번 더 꼭 껴안았다.
그리고 똑같이 봉이의 귓가에 속삭였다.
" 여름아 안녕, 봄이 돼서 기다릴게. 천천히... 그렇다고 너무 느리게 말고 나한테 와줘. 삿포로에 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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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오랜만이죠? 드디어 내가 ~를 좋아하는 이유 시리즈가 끝이 났습니다!
봄이 되어 기다릴 지훈이를 마지막으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던 우리의 이야기가 끝이 났네요.
졸업식 시즌이라 써봤는데 괜찮나요? 헤헤
독방에서 그저 가볍게 연재했던 아이를 이렇게 글잡에서까지 연재하는 동안 사랑해주신 우리 봉봉들께 감사드립니다.
독방에서 종종 제 글이 언급되는 것을 보는 것도 너무 뿌듯했고 또 감사했습니다.
보잘 것 없던 글을 예뻐해주신 우리 봉봉들이 아니었으면 그저 묻힐 아이가 됐을 좋아하는 이유 시리즈가 무사히 끝이 난 것은
다 우리 봉봉들 덕이에요!!
하하 그렇다고 이제 영영 절 못 보시는 것도 아니니까 섭섭해 마세요!
설 연휴 동안 봉봉들이 주신 질문에 대한 답을 가볍게 들고 올까 해요, 그리고 신작도 슬슬 연재에 불을 붙여야겠죠?
삿포로에 갈까요. = 나는 당신을 좋아합니다.
그동안 내가 ~를 좋아하는 이유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사랑합니다.
암호닉 신청, 신알신 모두 다 감사히 받고 있습니다!
♥ 봉봉이들 명단♥
♥[뿌존뿌존/순제로/비둘기/원우야/유현/흰둥이/슈오/세하/고양이의 보은/무기/명호엔젤/수녕하트/들국화
뒷구름봉/코코팜/지유/뿌씅꽌/규애/이과민규/천상소/뿌라스/세봉아 사랑해/ 토마토/한라봉/봄나무/별/윤/경상도/지하/원우야밥먹자/아이닌/너구리
쎄봉/0526/봄지훈/가방님/바나나에몽/붐바스틱/또렝/챠밍/돌하르방/나붕/로운/담요/♡세봉부인♡/☆☆☆투기☆☆☆]♥
혹시라도 빠진 봉봉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