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이름 : 변백현
나이 : 22세
죄수번호 : 1118번
죄명 : 살인
"포기해라. 포기하는 게 좋을 거다."
"아뇨. 전 제 희망을, 제 파랑새를 찾을 겁니다."
"걱정되서 하는 말이야. 이러다가 괜히 싸움나거나 하면 어쩔건가 자네."
"애초부터 겁났으면 이 곳에 들어오지도 않았어요. 알잖아요. 우리 집 꽤 봐줄만 한거"
"..."
"나는, 나는 말이에요."
"..."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아직 내 나이 22살 밖에 안됬고, 지금은 교도소에 있는 꼴이지만.
나는 내 희망을 찾을거에요. 내 집에서도, 그리고 내 주위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희망을.
아주 멀리에. 멀리에 있다고 해도요"
그때부터였다. 나는 이 교도소에서. 보잘 것 없는 먼지만 쌓인 이 공간에서.
나는 내 파랑새를 찾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파랑새를 찾았다.
"도경수라고 하셨죠"
"그런데요"
"딱히 무슨 일은 아닌데요. 저랑 같이 동행하실 생각, 없습니까?"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죠"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죠. 멀쩡한 성인 남자 두명의 동행이라니.
그래도 저 나름 믿음을 주는 인상 아닙니까?"
그래서였을까. 처음 보는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줬기 때문일까.
나는 처음 보는, 1118번이라는 죄수번호를 달고 있는 저 남자에게
왠지 모를 이끌림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