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The blue bird) 04
암호닉
꽃승아님
암호닉을 따로 모집하진 않지만 신청하시면 받아요!
항상 즐겁게 봐주시는 독자분들 감사드립니다.
그 뒤로 나는 바로 수용소로 옮겨졌다.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에는 역겨움이 가득했다.
나를 벌레 보듯 바라보는 그들로 인해 숨이 턱- 하고 막히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항상 이랬다. 변하는 순간 그걸로 끝이다.
나도. 그리고 나의.. 아버지라는 사람도.
내가 알던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은 피를 내뿜으며 쓰러진 모습이였다.
필름처럼 나의 지난 날들이 스쳐지나갔다.
아빠. 라고 불렀던 시절이었나.
같이 눈사람을 만들며 웃기도 했고, 요리도 못하면서
기어이 내 생일에는 미역국을 끓여준다며 막무가내로 만들다 화상을 입기도 했었던.
그때 참 슬퍼서 몇일 동안 간호하느라 안달이였는데.
그렇게 하나 둘씩 아버지.의 추억을 꺼내보니, 나도 모르게 내 얼굴에
느껴지는 뜨거운 이 액체가. 눈물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의 어머니도, 경서도 그렇게 만든 사람이지만. 두려움에 떨게 만든 사람이지만.
한번 아버지는 그래도 영원한 아버지라는 게.
내 손으로 직접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를 죄책감과 미안함이 마구 들었다.
사람은 참 이기적이다.
막상 저지르기전에는 보이지도 않던 것들이.
저지르고 나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후회한다. 지난 날의 어렸었던 나를.
잠시의 고통을 못 이겨 평생 잊지 못할 죄만 진 나를.
어쩌면 경서는 더 버거운 삶을 살아갈지도 모른다.
자신으로 인해 오빠가 아버지를 죽였다는.
오빠가 살인자라는. 끔찍한 이름표를 달고 살아가야한다.
이제야 모든 것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새 내 얼굴은 축축한 물줄기로 가득했고,
뒤늦게 둘러본 내 주위엔, 내 곁엔,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