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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널 좋아하게 될줄은 그리고 네가 날 좋아했을 줄은 아직도 내가 이럴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다.
이젠 좋은추억으로만 기억하려고 고마워
여기서 만큼은 내가 이어가고 싶은 추억으로 그렇게
01. 새학기
1.
"야 김탄소"
"건들면 최소 사망"
"이새끼가"
"야 야 목목!!!!"
나는 남자아이들과 스스럼 없이 지내는 편이였다.
성격이 성격인지라, 여자아이들보다는 남자아이들과 노는 편이
훨씬 편하고, 내게 어울렸으며 친한 친구들은 대부분 남자아이들이 차지했다.
여자인 친구가 없었다는 건 물론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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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같은학교로 배정이난 김남준에게 몇반이냐 물었더니
"몇반이냐"
"10반 넌 몇반인데"
"헐 미친 우리 같은 반이ㅑ아ㅏㅏㅏ"
"...진짜 개싫다 진짜 너무 싫다"
같은반이더라
10반이 되었을 때 첫 느낌이라면, 그냥 김남준과 같은반이 되었다는 더러움정도?
그래서 새로운 학교 새로운 반에서 본 그 아이가 이리도 한구석에 오래도록
자리할 줄은 꿈에도 몰랐지. 정말 꿈에도.
"자리는 일단 번호순대로 앉을 테니까 번호 순 대로 앉아라"
선생님께서는 번호순대로 앉으라고 그렇게 말씀하셨다.
번호순이라면 분명히
"여 김탄소"
"아 개싫어"
김남준과 짝이 되었겠지, 아니 되었지
서로 선넘어오면 죽여버리겠다고 장난을 치면서 선생님의 조례를 듣다가
슬슬 집중력이 떨어지고, 졸음이 몰려올 때 쯤 그 때 딱 우리의 수다가 시작 됬다.
"야 우리반에 내친구들 진짜 많아."
"나도 친구 많아"
"우리학교 여자애들 별로 안온걸로 앎"
"야...나진심 친구 1도 없어. 우리반에 우리학교였던 여자애 한..두명..?"
"ㅋㅋㅋㅋㅋ불쌍하다 정말"
"하...."
"야 오늘 피방각"
"아, 안됨"
"넌 가서 스타해 나는 오늘 피파 이벤트 받아야됨"
"공부할거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초등학교 때 부터 친구였던 김남준이 짝지가 되서 편한감이 없지않아 있었지만
올해는 열심히 공부하려는 내의지가 무너질까 약간의 걱정이 되었다.
입학했을 그당시에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려고 마음을 먹었지다.
이건 정말 거짓말이 아니다.
그 의지가 무너져버린건 새학기가 시작되고 김남준과 짝이 된이후
그 즉시 무너질것이란건 이미 정의되어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얘가 전정국이고, 얘는 김태형 얘는 박지민 얘가 김탄소"
"와 쟤 진짜 개같이 생겼다."
"....그래...?"
"어 진짜 강아지 닮음"
"맞아 김태형이 개같이 생기긴 했지"
쉬는 시간에는 지친구들을 다 끌어오더니 결국엔 공부를 하겠다는 내의지를 무너뜨렸다.
그래 솔직히 공부하기 싫으니까 다 제껴두고 놀았겠지 의지는 충만했다.
"뒤진다 진짜"
"왜, 맞는 말이잖아"
"인정해 김태형ㅋㅋㅋㅋㅋㅋ"
어렸을 적 부터 친했던 아이가 같은반이 되니 편했다는건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무시할 수 없는것 같더라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는 게 아마 제일 편했던 것 같지
"야야ㅑㅑ 오늘 다 피시방 가자 진짜"
"공부할거라고"
"아ㅏ아아아ㅏ 이벤트 진짜 쩔어, 승률 100% 무조건 아아아ㅏ아"
"싫다고"
"가자자아ㅏ아아아아"
"아오 쫌 새끼야"
자꾸 찡찡 대는 김남준 머리를 한대치니 그제서야 조용해졌다.
그...김남준 친구들 까지도
"아, 아 진짜 내 이미지 어쩔거야"
"초등학교 때부터 그 손버릇 때문에"
"....."
"생긴 별명이 몇갠데, 조폭마누라 ㅇㅇ"
"아몰라 공부 안해"
내 공부하겠다는 의지는 3시간만에 활활 불타올라 사라져버렸다.
분명히 김남준 때문이라지. 내 의지가 약한 탓이 아니라
분명 언급했다. 내의지는 충만했다고
2.
"태형이 손!"
"...."
"손!"
나도 내가 왜 그런 소리를 내뱉었는지 모르겠다. 정말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그냥 동생 같아 보여서, 그리고 강아지를 닮아서 내가 강아지를 좋아했던게 한몫하긴 했지
그래서 훈련시키든 손바닥을 내밀고는 '태형아 손!!' 이런 말을 내뱉었던 것 같다.
"...뭐하는 거냐"
"얘 진짜 개닮았다. 월월어ㅜ러"
"ㅋㅋㅋㅋㅋㅋ 아 미친새끼"
계속해서 그 미친소리를 내뱉으니 결국엔 김태형은 내게 손바닥을 올려놓았다.
어정쩡하게 손바닥을 내손바닥에 얹었다는 표현이 맞으려나 싶기도 하네
"ㅋㅋㅋㅋ개다 개 ㅋㅋㅋㅋㅋ"
"앜ㅋㅋㅋ"
"야, 진짜 니친구 특이하다"
지금 생각해봐도 내가 왜그랬는지는 도통 알 수가 없다.
왜 그런 미친 소리를 내뱉어서, 우리 사이가 그렇게 진전이 없게 만들었는지 지금에 와서는 후회를 한다.
아주 많이 우리 관계전선을 아주 늦추게 만든 이유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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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야, 점심같이 먹자"
"헐, 고마워"
우리 학교는 급식실에서 남자와 여자가 같이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김남준 전정국 김태형 박지민과는 같이 밥을 먹을 수가 없었고,
내게 먼저 손을 건네 밥을 같이 먹자고 해주던 그아이들이 그렇게 천사같아 보일 수가 없었다.
"너네 어디 중학교였어?"
"나, 아미중학교!!"
"나는 방탄중학교"
"헐 너는 나랑 같은학교 나왔네?"
"아 진짜? 헐 대박"
점심을 먹으면서 꽤 여자아이들과 친해졌다.
중학교 이야기도, 그리고 좋아하는 연예인 이야기도 그렇게
점심시간, 그 70분만에 거의 김남준 급으로 친해졌다.
그 애들이름이. 김아미 홍길동 오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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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피씨방 안갈 거냐?"
"ㅇㅇㅇ..공부한다니까"
"진짜 머리가 돈거 아니야?"
"시끄러워"
종례를 하기전 까지 저렇게 피씨방을 가자며 쫑알대는 턱에
내게 한대를 더맞고 가방을 매고는 날 놓아준다.
멍청한 놈. 내가 늘 누구랑 함께 가는지 잊은건가.
"오늘 민윤기랑 집 같이가"
"아, 커플 냄새 진짜"
"홀애비 냄새 나는 너보단 훨씨 나은듯"
"쟤 남자친구 있어?"
"ㅇㅇ 중학교 때부터 사귀는 애 있어"
"맞아 남자애가 존나 아깝지"
"야 맞는다 진짜"
자꾸 놀리는 김남준을 한껏 째리고 문 밖으로 나가보니 날 기다리고 있는 민윤기다.
핸드폰을 보느냐고 날 보지 못했는지 다가가 팔짱을 끼고 집에가자고 눈을 맞추니
그제서야 자기 앞에있는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는 이제 집에 가자고 웃는다.
"친구는"
"김남준 친구들이랑 뭐 점심때 여자애들이 나한테 말걸어줬어"
"ㅋㅋㅋ너한테?"
"왜 나한테 애들이 다가오는게 웃겨?"
"어 ㅋㅋㅋㅋㅋㅋ 니성격 버틸 수 있는 여자애들이ㅋㅋㅋㅋㅋ"
"아, 뭐래"
"이번에는 남자애들이랑 놀지말고 여자애들이랑 놀아"
"내성격이 그러지를 못해서 미안"
"ㅋㅋㅋㅋㅋ"
집으로 가는 내내 툴툴대니 민윤기는 웃겨 죽으려고 한다.
도대체 뭐가 웃긴건지. 나원참
"내일 학교에서봐"
"네네"
"잘들어가고"
"네에네에"
이맘때의 난, 민윤기와 꽤 오래 사귀고 있었고 변하지 않을 줄 알았다.
잔잔했으니까, 그리고 모든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으니까
새학교, 새학년 새학기는 그리 크게 다가오지 못했다.
그니까, 내가 아무것도 인지하지 못했다는거 그걸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