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e color ; (권순영 머리는 왜)
" 아, 난 어딜 가야 되지 "
" 특별히 가고 싶은 동아리 없어? "
" 그게 딱히 없어서 고민이란 말이야.. "
" 흠, 그렇구나 "
" 주현이 너는 어디 갈거야? "
" 민주가 가는 곳으로 가야지! "
딱히 하고 싶은게 없는 학생인지라 3월이 다 가기 전에 동아리를 정해야 한다는 담임 선생님의 말에 크게 절망했다. 아니 3월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걸 왜 이제야 알려주시는 거야? 어딜 가야 될까 고민하다가 주현이에게 넌 어딜 가고 싶냐 물으니, 당연하다는 듯이 너가 가는 곳!이라고 외치는 바람에 그나마 걸던 희망도 없애고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운동부가 많구나. 운동하는 건 좋아하지만 동아리 시간에까지 하고 싶진 않기 때문에 패스. 댄스 동아리도 있네.. 춤은 젬병이니까 이것도 당연히 패스하고, 방송부... 요리부? 밴드부? 아악 어딜 가냔 말이다. 그러고 보니 순영이는 어느 동아리에 갔을까.. 뭐든 어울리겠다 생각하며 웃고 있는데 교실 앞문이 열리고 김민규가 들어온다. 매점에 다녀온 건지 초코에몽을 쪽쪽 거리며 우리 쪽으로 오는 민규한테 넌 어느 동아리 갈 거냐며 물어보는데 말은 안 한다.
" 야 너 어느 동아리 갈거냐고 "
" 뭐야, 나? 질문이 너무 병신같아서 설마 나한테 묻는건 아닌줄 알았지 "
" 죽을래? "
" 동아리 아직도 안 정한건 너밖에 없을거임 "
" 뭐야 담임이 아까 조회 때 알려줬잖아 "
가뜩이나 얼마 안 남은 동아리 면접 날들에 짜증 나는데 얘는 왜 내 화를 돋우는걸까.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날 내려다보는 김민규에 뭐 어쩌라는 표정으로 맞받아치고 있는데 옆에서 주현이가 지지난주에 선생님이 말해주셨다고 한다. 어어? 아니 그럼 난 정말 김민규의 저 표정을 받을만한 아이라는 건가? 그걸 왜 이제야 말했냐며 주현이에게 찡찡대는데 주현이는 내가 고민을 너무 심각하게 하는줄 알고 못물어봤단다. 이 바보같이 착한 애를 어쩌면 좋지...
" 그래서 김민규 넌 어디 갔는데 "
" 나 농구부 신청하고 오는 길 "
" 맨날 농구만 해대더니 동아리도 농구냐 안 질림? "
" 응, 니 얼굴이 더 질림 "
" 응 "
" 응 "
하.. 내가 참아야지. 김민규 저 새끼가 짜증 나는 게 한두번이야? 참자 참아
-
주현이와 담임 선생님을 찾아 빌고 빌어서 반 아이들의 동아리 신청 내역을 받아왔다. 보고 바로 가져와야 한다! 외치는 선생님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반으로 와 종이를 뚫어져라 훑어보는데 면접을 보는 동아리 빼고는 전부 신청이 되어있다. 주현이가 날 콕콕 찌르는 거에 종이만 쳐다보며 대답하는데 뒤에서 왁 소리와 함께 누가 내 양 어깨를 잡아온다. 왁!! 아악!!!!
.... 이번엔 최한솔이냐. 마침 잘 왔다. 최한솔은 어느 동아리를 가려나.. 김민규 따라 농구부일리는 없고
" 야야 넌 어느 동아리 갈 거야? "
" 난 이미 정했는데 "
" 뭐? 아니, 너나 김민규나 어떻게 나한테는 한마디 말도 안 해주고.. "
배신 당한 기분이라며 부들거리고 있는데 최한솔이 뱉은 말은 가관이다. 지훈 선배가 너 데리고 학생회 들어오면 면접 없이 붙여준다길래 알겠다고 했지. 뭐? 학생회? 지훈 선배?
" 야! 너가 무슨 학생회야 아니 그것보다 난 왜? 넌 이지훈이랑 언제 친해진 거야! "
" 몰랐나 본데, 난 중학교에서도 학생회였단다 "
정작 궁금한 두 질문은 스킵하고 중학교 때부터 이어온 학생회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최한솔이 이렇게 친화력이 좋은 애였던가? 순영이랑도 그렇게 금방 친해지더니 지훈 선배랑은 언제 또... 멍하니 생각하다가 급하게 들고 있던 종이를 보니 내 이름 옆에는 어색하기 그지없는 학생회 세 글자가 찍혀있다. 허, 내 의사는 없이 신청까지 돼있는 거야? 선생님은 이걸 수락한 거고? 최한솔이 학생회에 들어갔다는 건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지만 날 끌고 같이 가려고 하는 거면 말이 달라지지. 자리에서 일어나 지훈 선배를 찾아가려 하는데 주현이가 팔을 잡아온다. 어디 가?
" 지훈 선배한테 따지러 가야지! 난 안 갈 거라고 "
" 그럼 민주 너 어디 갈 건데? "
" 아... 그러게? "
" 그래 야, 날 믿고 들어가는 거야 그냥 "
" 그래도 아직 학생회에 들어가고 싶진 않거든 "
그렇게 말하곤 이번엔 주현이의 손을 잡고 반을 나왔다. 같이 나오니 군말 없이 쪼르르 따라오는 주현이에 안심했다. 아까는 혼자 가려고 해서 붙잡은 거구먼? 하여간 이 배추는 내가 하루라도 학교에 안 나오면 밥도 안 먹을 것 같다. 물론 그런게 괜히 내 모성애를 자극하지만. 우쭈쭈 우리 배추.
-
" 그렇게 고민 말고 학생회 들어오라니까 "
" 그냥 들어가면 이상하잖아! 면접 봐야지 그래도. 근데 난 면접 보기 싫단 말이야 "
" 아무렴 내가 널 탈락 시킬까 봐? "
"...좋아 일단 보류! 정 들어갈 곳이 마땅치 않으면 가줄게 "
이지훈은 저 순진한 얼굴로 학생회장이 된 게 아니었어... 화려한 언변술에 설득당해 결국 거의 넘어가버렸다. 옆에 있던 주현이를 보며 친구도 같이 들어오라며 웃는 지훈 선배에 주현이는 이미 넘어간 것 같다. 나도 같이 오래! 민주 너랑 같이! 꼭 가자 응? 그래그래 주현아 잠시만 나 이것 좀 마저 보고... 손을 꼬옥 잡고 날 쳐다보는 주현이의 눈빛을 애써 피하며 아까부터 들고 있던 종이를 다시 봤다. 이거 하나 끝까지 보기 참 힘드네. 순영이는 어느 동아리에 갔는지 보려고 가져온 종이란 말이야. 어디 보자 순영이는.. 댄스부? 우리 학교 남자 댄스 동아리 완전 별로랬는데... 순영이가 들어갔으니까 멋있겠지 올해는! 뭘 하든 멋있을 거야 앎 그렇고말고!
" 정민주 그럼 다른 곳은 어디 고민하고 있는데? "
" 아 그게... "
사실 순영이가 가는 곳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우리 학교는 댄스부가 여자 남자 나뉘어있잖아.. 게다가 난 춤도 못 추고 흐헝 난 학생회에 들어가야 되는 운명인가 봐.. 그래 학생회 좋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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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
" 뭐야 그 반응은 "
" 아니.. 방금 그 말 진짜야? "
" 당연히 진짜지 "
" 아... "
난 왜 학생회에 들어가 버린 것인가. 기를 써서라도 주현이를 끌고 댄스동아리에 들어갈걸... 복도를 지나다가 여자애들이 축제 얘기하는 걸 듣고 좋아라 반에 들어왔는데 최한솔이 하는 말은 날 절망에 이르게 하기 충분했다. 매년 축제를 하는 우리 학교는 쓸데없이 넓은 체육관에서 쓸데없이 남녀가 짝을 이뤄 이벤트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유일하게 남녀가 나뉘어 있는 댄스동아리는 짝을 맞춰 같이 한다는 말도. 아.. 그래 민주야 아직 축제는 몇 달이나 남았고 동아리는 신청한지 오래되지 않았으니까 바꿀 수 있을 거야.
" 주현아 나랑 댄스 동아리 들어갈까? "
" 어어? 춤? 내가 춤은 좀.. "
" 아... "
" 어차피 지금 못 바꿔. 정민주 몸치 주제에 춤은 무슨 "
제발 입 닥쳐 김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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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순영이가 한번도 안 나왔네요.. 어제 써놨다가 올리려고 했는데 너무 짧고 내용도 없는거 같아서 고민하다가
결국 축제 떡밥을 미리 투척해버렸어요 하핫. 댓글 써주시는 여러분들 전부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하 잠시만요 저 눈물 좀 닦고.. 감히 이런 글에 암호닉을 신청해주신 분이 있습니다ㅜㅜ
암호닉
[0103]
님을 비롯한 봐주시고 댓글 써주시고 추천 눌러주시는 모든 분들 전부 다 감사합니다♡
정말 싸랑해여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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