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환] 첩(妾) 02
“ 그대의 … ”
“ … … ”
” … 첩이되소 싶소 ”
“ 으윽 ‥ ”
아픔에 서린 신음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일어나보니 어느 한 가옥이라고 하기엔 허름한 처소 비슷한 곳에 누워있었다.
하지만 곧 , 청나라 가옥이란걸을 알아차리자 입에서는 실소가 튀어나왔다.
일어나려고 힘을 주자 아릿한 통증이 온몸에 퍼져나와 나를 감쌌다.
그리곤 어둠에 익숙해진 내눈엔 온몸 곳곳에 칭칭 둘러매져있는 붕대를 보자 깨달았다.
쑨양이로구나
나는 아무말없이 멍하니 누워서 천장을 응시했다.
혼자여서 외로운듯 하였으나 곧 창문사이사이에 비집고 들어오는 달빛이 나를 감싸안아 외로움은 슬그머니 빠져나갔다.
하지만 그 외로움을 채워오는 공복은 말할수없이 컸다. 몇일을 기절한듯 누워있던건지 그 일어서지도 못할 상처는 아릿한 통증을 주긴했지만
천천히 움직일만 하였고 붕대는 살짝 피만 보일뿐이었다.
“ 어 … ”
방구석에 있는 불었지만 그렇게 불지는 않은 국밥이 탁상위에 숟가락과 함께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국밥을 보자 괜시리 쑨양이 생각나 우울해졌지만
우선 공복부터 채우자는 심보로 순식간에 국밥을 비워냈다. 주막집 국밥보다 뭔가 향료가 많이 들어간 느낌은 받았지만 역하지는 않아 조선인입맛에 배려한느낌이
물씬풍겨들었다.
나는 마루쯤에 앉아 영롱한 빛을 뿜내는 만삭이된 달을 구경하였다. 아무리 자려고 누워도 달빛이 유혹하듯 비집고 들어와 나를 일깨웠단 생각이들었다.
또 그참에 나는 청나라 가옥이나 구경할겸에 둘러보았다. 나는 멀지만 가로막는 물체 하나없이 보이는 가옥을 보고 실소를 터트릴수밖에없었다.
“ 쑨양 … 너는 날 희롱하는것이냐 ”
왜냐하면 남녀간에 엉키고 엉켜있는 그림자가 마치 짜놓기라도 한듯 적나라하게 비추고있기때문이였다. 그림자만 봐도 쑨양이라는 직감이 내 머릿속에 꽂혔다.
하지만 나는 전혀 동요되지 않고 그저 가소롭다는 듯이 비웃음을 흘리었다.
“ 본부인 … 지금이라도 즐겨 놓으시지요 … 훗날 남색이라는 늪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그대의 모습이 눈에 훤하니까요 … ”
나의 작은울림을 들은건지 바람은 차갑게나를 스치고 지나갔다.
-
“ 서방님 아무리 생각해도 저 말고 남색을 ‥ ”
“ 어허 ,서태후 ! ”
“ 그래도 … ”
“ 내가 사랑하는건 태후 그대뿐이니 잡념을 하지마시오 ”
내귓가에 청나라 말이 이리저리 주거니 받거니 하는게 들렸다. 안그래도 군사권을 장악한 사내로서 주변 국가들이 하는 언어는 알아들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말을배웠는데, 말을 배워서 근심을 산다하더니 그게 틀린말이아닌가 싶었다. 눈을 감고 계속 듣고있자니 노기가 솟구쳐
눈을 거칠게 떠버렸다. 하지만 곧 이어들어오는 밝은빛에 눈을 찡그린뒤 그 빛이 익숙해지자 눈을 가볍게 떠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 쑨양 … ”
“ 감히 남첩주제에 어디서 … ! ”
내가 쑨양의 이름을 부르자 뺨을 한대 후리칠 기세로 일어서는 태후라는 계집을 쑨양은 괜찮다괜찮다 그러면서 그녀를 다독였다. 하지만 그녀의 독기어린
눈동자는 나를 떠날줄을 몰랐고 나는 그 눈빛을 가볍게 무시하고는 쑨양만을 응시하였다. 쑨양은 나를 보기는 커녕 태후라는여자를 사랑스러운눈빛으로
계속 쳐다볼뿐이였다. 그여자가 얼마나 아리따우길래 용모를살펴보니 얼굴엔 분을 얼마나 쳐발랐는지 가늠할수없을정도로 하얗게 둥둥떠다니고
입술은 연지를 쳐바른건지 빠알간색이였다. 그리고 세요설부(細腰雪膚)라는 이치를 깨부순건지 옷이 터져나갈듯한 허리를 가지고있었다.
어떤왕은 가는 허리가 좋다고해서 그 궁궐한 굶어죽은 궁녀가 끊이질 않는다고 하였는데 그 굶어 죽은 궁녀를 다 쳐먹은건지 터질듯한 배가 눈에들어왔다
하지만 배가 눈에들어온것도 잠시 그녀의 허리춤에걸린 옥으로 꾸며진 노리개가 눈에 들어왔다.
저것은 … 조선에서 …
그렇다 . 내가 사려고 했던 노리개와 똑닮았다. 아니 똑같았다 .
날 위해가 아니고 그녀를 위해 산건가 싶어 배신감과 짜증이 솟구쳤다.
하지만 … 가슴한쪽이 아릿한걸 감출순없었다.
-
“ 몸은 괜찮으냐 ”
“ 죽지못해 살고있습니다 ”
온몸에 붕대를 칭칭 둘러 싸고 있는내가 안쓰럽다는듯이 말하였지만 태후라는 계집의 어깨에 손을 올린채 말하는 그가 아니꼬아 퉁명스럽게 말을뱉었다.
그러자 쑨양은 기가찬다는 듯이 입을 반쯤벌리고 숨을 거칠게 내뱉었다.
“ 잘해주려고 해도 언행이 맘에 들지 않는구나 ”
“ 저의 언행이 맘에 드신적이 있습니까 ? ”
“ 망각하였나본데 여긴 조선이아니라 대청이다. 내가 니놈의 목을 쳐낼수있어 ”
쑨양은 살기를 띈 눈빛으로 나를 응시하였다. 하지만 난 알고있다, 절대로 그가 나의 목숨을 쳐내지도 이 집안 밖으로도 쫒아내지 못할것을
괜히 겁주려는 그가 가소롭지만 더이상 대꾸를 하지않고 멍하니 응시하였다. 조선말로 말하니 서태후란 여자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고선
우리둘을 계속 응시하였다. 곧이어 내가 아무말도 꺼내지 않자 쑨양은 눈에 힘을 풀고 그녀를 꼭 껴안아 일어섰다.
그리곤 여닫이 문을 여는순간 나는 입을땠다.
“ 어젯밤의 성교는 잘 구경했습니다 ”
쑨양이 움찔하고선 고개를 틀어 나를 흘겨보았다.
“ 여자랑 할때도 그렇게 격하신줄 몰랐습니다 ”
“ 그런말로 나를 희롱하지말고 … ”
“ 희롱이라뇨 전 그냥 저의 감정을 드러냈을뿐입니다 ”
“ … 이내날아갈 너의 목이 보이는구나 ”
그는 차가운말을 뱉고 문을 다소 거칠게 여닫았다. 그의 손을 쫒던 시선이 그가 문을 닫아 없어지자마자 시선을 거두었다.
문을 열었을때 다소 따뜻한 공기가 들어와 찬 처소를 메꾸었지만 차가운 내 마음은 결코 메꾸지못하였다.
-
“ 장린 ! ”
오늘도 역시 은빛 달빛이 쑨양의 가옥을 밝게 물들이는 밤 . 쑨양의 목소리가 본가의 문틈을 뚫고 어두운 밤사이에 날카롭게 들려왔다.
그리곤 말하기가 무섭게 장린이라는 사람 처럼 보이는 사내가 고개를 조아리며 쑨양의 본가 앞에 섰다.
“ 예, 봉은보국공 쑨양 ”
쑨양은 붉은 입술을 달싹이며 망설이는듯 하였지만 이내 확신에찼지만 약간은 망설임이 섞인듯한 목소리로 장린이라는 사내에게 말하였다.
“ 태환을 … 내 처소 옆방에 불러들이거라 ”
-
“ 봉은보국공 쑨양께서 너를 처소로 부르신다 ”
오늘도 역시 은빛달빛을 마루위에서 구경하던 나는 쑨양의 몸종처럼보이는 사내의 말에 깜짝놀랐다. 낮에는 그렇게 죽일듯이 쳐다보더니 밤에 불러들이니
나는 다소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이내 입가에 미소를 번진채 나의 처소에 있던 다소 허름한 옷을 여미고 나와 그의 처소로 걸음을 옮겼다.
오랜만에 발을 디디니 다소 어색한감이있었지만 청나라식 가옥 사이를 걷고있는 느낌보다는 덜하였다.
몸종처럼 보이는 사내가 비단옷을 입으니 그가 총애하는 몸종인가 생각하는사이에 쑨양의 처소처럼 보이는 곳에 다달았다.
“ 여기다 ”
나는 슬쩍 그를 흘겨본뒤 그의 처소에 들어가려 발을딛고 쑨양과 서태후라는 계집이 비춰지는 문을 열려는 순간 사내가 몸서리를 치며 나를 저지했다.
“ 아니아니 ‥ ! 옆방으로 들어가 ! ! ”
사내는 나를 구겨넣듯 그 옆방으로 집어넣었다. 방은 첩을 대하는 방처럼 보였는데 안쓴지 꾀된지 먼지가 소복히 쌓여있는게 달빛에 비추어 보였다.
아무것도 없이 침상과 서랍 비슷한것이 놓여있어 별로 살펴볼껀없어보였다. 서늘한 아랫공기가 나를 감싸돌아 소름이 오소소돋았다.
밖을 보니 몸종인 사내는 머리를 조아리며 쑨양에게 내가 왔음을 알리고있었다. 그러자 ‘ 흠 그래 ? ’ 하는 그의 음성이 내 귀에 들어왔다.
바로 옆이고 일부러 벽을 얇게 만든건지 온갖 소음이 다들렸다. 서태후가 ‘ 아니 ,그자를왜 … ! ’ 라고 말을하자 그뒤의 말은 묻혀들리지않았다.
아마도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보니 입을 맞춘것이 틀림없었다.
‘ 하앙 … ! 서 ‥ 서방 ! 니임 … ! ’
‘ 하아 … 태후 … ’
벽 넘어로 진득한 공기와 함께 태후라는 계집년의 천한 신음과 함께 그녀를 부르는 쑨양의 목소리가 겹쳐들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늘해지는 나의 몸과는 대조적으로 옆에선 앙앙거리는 신음소리가 뜨겁게 들려왔다.
분노를 느껴야 마땅할텐데 내입가엔 미소가 여유롭게 흘러넘쳤다. 한가운데 놓여져있던 침상을 끌어 바로 옆에 벽에다 붙여 놓고 그자리에 편히 누웠다.
쑨양 그도 역시 신음을 일부러 잘 들리게 하려는지 벽 바로 옆에서 하는것이 느껴졌다. 가끔씩 흔들리는 벽도 한몫했다.
“ 하아 … “
얇은 벽을 뚫을만한 깊은 한숨을 내쉬자 움찔거리는 쑨양이 그대로 느껴졌다.
“ 나를 농락하다니 … ”
벽에 바짝입술을 붙여 말하니 떨리는 벽이 간지러웠다.
솔직히 이런 그에대해 실망하지는 않았다. 나를 농락하는 그가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태환이라는 남색의 늪에빠져 허우적 대는 그의 모습이 상상이 더 잘되어
오히려 증오라는 느낌이안들었다. 그들의 성교는 끊이질 않는지 앙앙 거리는 소리가 계속되었다.
“ 어우 … 질려 ”
살과살이 맞대는 질척한 소리와 계집의 비천한 신음소리도 질려 그방을 박차고나왔다. 그리곤 마루에 서서 불빛때문에 짙게 그림자지는 남녀의 그림자를보며
작게 속삭였다.
“ 부인 … 저도 이제 … 음모를꾸며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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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까입니다 !! 어째 이번편은 왜이렇게 지루한지 모르겠네요 ㅠㅠㅠㅠㅠㅠㅠ 하 .. 역시 .. 전 ㅇ.. 이거밖에 안되는 아일 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과연 태환이 꾸밀 음모는 무엇일까요 !! 왜 저도 궁금해지는지 .. 빨리 이음모를 생각해내야겠어요 .. 하 .. 정말 .. 그럼 많은 사랑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음화도 좀 늦을거예요 ㅠㅠㅠㅠ 이해해주실꺼죠 독자님들 ♥ |
|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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