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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온거같은 기분이네요. 

2~3일 정도를 밤마다 이 브금만 들으며 적었는데 

아휴 ..... 글이 독자님들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어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하루 되세요. 

 

 

 

 

 

 

 

 

 

 

 

 

야자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오늘따라 달이 어두워 보이는건 왜일까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한발 한발 걷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 주위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에 나를 부르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냥 무시하고 갈까 생각도 해봤지만 왜 부르는 건지 궁금해져서 뒤를 돌아봤다. 

 

한 남자가 작은 나무 막대기들이 가득 들어있는 통을 들고서 내게 손짓 하고있었다. 이 밤에 혼자 서 있는 그가 이상하기도 했지만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통을 앞으로 내밀더니 나의 운을 시험 할수 있는 게임을 해보는게 어떠냐고 물었다.  

운? 게임? 단순한 뽑기와 당첨 상품이라고 주는 것은 피로회복제 한병.  

뭔가 싶어 웃음이 나왔다. 

 

돈은 내지 않아도 되고, 나무 막대기를 하나 뽑아 밑부분에 흰색이 나오면 당첨이라며 웃어보였다. 지금까지 당첨이 안됐던 사람은 1명뿐이였다고 당첨될 확률은 높다고 말해주었다. 그 말에 

잃을것도 없으니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막대기를 뽑았다. 

내가 뽑은 것은 흰색이 아닌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검정색이란걸 확인하더니 굉장히....묘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는 빠르게 막대기를 가져갔고 대신 레몬 사탕을 하나 내 손에 쥐어주었다. 

그는 아쉽다며 다음에 다시 한번 도전해보라고 말을 하곤 통을 옆에 있던 가방에 넣고서 자리를 떠났다. 

나는 사탕을 주머니에 넣고 그대로 돌아서 걸어갔다.  

사탕은 버려야겠다... 

레몬맛은 질색이다. 

 

 

집에 들어가자 밖과 다를 바 없는 어둠이 날 반긴다. 조용하기만한 거실을 지나 내 방으로 들어왔다. 

가방을 내려놓고 간단하게 씻고나와 옷을 갈아입었다. 

피곤해서 그런지 자꾸 감기는 눈을 억지로 뜨며 책장에서 문제집을 꺼냈다. 

우리 같은 사람이 성공하려면 공부뿐이다.. 

엄마가 늘 내게 하는 말이다. 들을때마다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어떤 사람인데... 꼭 성공을 해야하나? 성공의 기준은 뭐지?  

 

모든것이 귀찮고 질릴뿐이다. 정말. 

 

1시간 정도 문제집을 풀었을까. 

오늘은 여기까지, 이제는 쉬고싶다. 

책상을 대충 정리해놓고 불을 끄고 이불에 누웠다. 창 밖으로 보이는 달이 아직까지 어두운것 같다.  

보고있으니 괜히 여러생각이 머리를 어지럽힌다. 짜증이나서 이불을 걷어내고 일어나 커텐을 치고 작은 스탠드를 켰다. 

오늘밤도 잠을 편히 못잘것 같은 기분이다. 

 

 

1시간 가량을 뒤척이다 겨우 잠이 오기 시작 하는데 누군가 방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이 시간에 내 방에 들어올 사람은 없다. 엄마는 자고 있을테니까. 

 

 

누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발, 내 방은 크지 않다. 

두발, 문과 책상까지의 거리보다.. 

세발, 내가 누워있는 곳까지의 거리가 더 가깝다. 

그리고 귓가에 들려오는 목소리. 

 

"착한아이는 일찍자야 하는데, 왜 안자?"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나는 이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고있다. 

그가 어떻게 우리집을 알고 왜 나를 찾아왔는지 이해가 안될뿐이다. 

 

그는 내가 반응이 없자 혼자서 웃으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온통 알수 없는 말뿐이었다. 

나는 살짝 고개를 들어 그의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인형, 사랑스러운 나의...인형. 

미친듯이 인형을 중얼거리던 그와 눈이 마주쳤다. 

뭐라고 설명해야할까? 이 더러운 기분을. 

 

기분 나쁘게 웃어보인 그는 옷장에 걸려있던 나의 교복 주머니를 뒤지며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치마에서 그 무언가를 찾았는지 그것을 들고 내게로 다가왔다.  

 

"사탕 왜 안먹었어? 내가 준건데. 

니가 먹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왜?" 

 

말을 마친 그는 망설임없이 한손으로 나의 턱을 잡아 입을 벌리기 시작했다. 

싫어 하지마 저리가 

그를 손으로 밀어내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고 나는 점점 힘이 빠졌다. 

 

결국 그는 사탕을 내 입에 넣었고 나는 그가 입을 막고있는 손을 치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사탕이 빨리 녹아없어지길 빌었다. 

 

조금씩 사탕 크기가 줄어들수록 내눈은 점점 흐릿해졌다. 앞에 있는 남자의 얼굴이 보이지 않을정도로 흐릿해졌고 남자는 그제서야 손을 치웠다. 그리고 난 정신을 잃었다. 

 

 

 

 

이곳이 어딘지 모르겠다. 

옆에서 날 보고있는 이 남자도 누군지 모르겠다. 

하지만 시간은 얼마 흐르지 않은걸까 

그의 뒤로 보이는 창밖 하늘은 여전히 어두웠다. 

 

"너 우리집 앞에서 자고있었어" 

 

남자가 어깨를 툭툭치더니 꺼낸 한마디였다. 

내가? 이상한 놈때문에 사탕을 먹고 정신을 잃었는데... 그놈이 날 옮긴건가 

도대체 왜? 

아니라고, 뭔가 잘못됐다고 말을 하려했다. 

하지만 말은 나오지 않았다. 

벙긋 벙긋 입만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말 못해?" 

 

"…" 

 

그 남자는 말없이 한참동안 나를 보다가 밤이 늦었다며 내일 얘기하자고 불을 끄고 나가버렸다. 

이게 무슨 일이야. 

도대체 나한테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다음날 그는 아침 일찍부터 날 깨웠다. 

두꺼운 메모지와 펜을 하나 쥐어주고는 방에서 나와 부억 식탁에 앉혔다.  

그는 자기를 오세훈이라고 말했다.  

나무를 조각해 장식품을 파는 일을 한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여기저기에 나무조각들이 널려있다. 

 

그는 말을 마치고 내가 소개하기를 기다리나보다. 펜을 들어 메모지에 적었다. 

(#은 메모지로 하는 얘기입니다.) 

# ○○○  

 

오세훈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어제 일을 물어왔다. 

…이상한놈이 준 사탕을 먹고 눈떠보니 여기였다고하면 믿을까? 

뭐..안믿으면 미친년소리 듣는거고 믿으면 다행이고. 

메모지에 어제 있었던일을 빠짐없이 적고, 그는 무표정으로 읽었다. 

한참을 말없이 메모지만 들고있었다.  

말이 안되지? 그런일이 나한테 일어났다는게 더 말이 안된다. 

 

"너.. 김준면을 본거야?" 

 

김준면? 그 사람이 누군데 나는 몰라 

#그게 누구야 

 

"너한테 사탕먹인 그 새끼가 김준면이야.." 

 

더러운 새끼.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어... 

 

오세훈은 굳은 얼굴로 말을 했다. 

자기도 그놈한테 당해서 이곳에 와있는거라고.  

이곳이 어디인지는 오세훈도 모른다고 한다. 다만, 우리가 살던 세상과는 다른 곳이라고 한다.  

원래 살던곳으로 갈수있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딱 한번의 기회. 하지만 자신은 그 기회를 놓쳤고 죽을때까지 이곳에서 나갈수 없다고 한다. 

그 방법이란, 김준면이 이곳으로 날 찾아올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가 사탕 두개를 준다고 한다. 그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는데 그때 내가 처음 받았던 색깔과 다른 색 사탕을 먹으면 된다고 한다. 

아마도 오세훈은 같은색 사탕을 먹었나 보다. 

 

"그 새끼가 언제 나타날지는 몰라... 그 동안 우리집에서 지내." 

 

난 이곳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 그러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오세훈은 그런 날 보다가 옷부터 사야할거 같다며 아침을 먹고 장에 나가자고 했다. 

아나...잠옷입고 있었지....망할 김준면.... 

 

아침 식탁에 멘붕이 왔다. 

누가 이런걸 만든거지..... 

 

분명 생선 같은데 맛은 오렌지라던지 

두툼한 고기를 한입 뜯어 씹는데 초콜릿처럼 달콤한 맛이 난다든지.... 

오세훈은 아무렇지 않게 먹고있다. 

익숙해진거겠지.. 맛이 나쁜건 아닌데.... 

이상하다.  

 

# 음식이 다이상해 고기 먹는데 초콜릿맛나.. 

 

오세훈은 내 말을 보더니 크게 웃고선 중앙에 있던 야채샐러드를 가리키더니 이게 고기맛이야 라고 말해줬다. 

…허..야채에서 고기맛이라니 내가 별걸 다 먹어본다. 

 

 

겨우 아침식사를 마치고 장에 나갈 준비를 하는데 오세훈이 방에 들어가 옷을 하나 갖고왔다. 잠옷인 채로 나갈수 없으니 자기옷이라도 입으라고 갖다준거 같은데... 

길어도 너무 길다.  

옷을 갈아입은 날 보며 배를 잡고웃다가 급정색을 하곤 다른옷으로 바꿔준다며 

방으로 들어가 아까보다는 작아보이는 옷을 찾아주었다.  

사람 귀찮게.. 진작 이런 옷을 줬어야지. 

 

겨우 집밖으로 나왔는데... 집들이 올블랙 아니면 올화이트로 바둑판위 바둑알처럼 번갈아 가며있었다.  

아니, 집도 집이지만 모든것이 블랙아니면 화이트였다. 나무도, 꽃도, 심지어 장에 도착해서 본 사람들도. 

아. 사람이아니다 점토? 인형?  

 

#저거 사람아니지? 

 

"응 신경쓰지마" 

 

보면 볼수록 참 이상한 곳이다. 

오세훈은 이런곳에서 혼자 어떻게 지낸거지... 

 

오세훈을 따라 돌아다니며 옷과 필요한것들을 사고 잠깐 쉬다가자는 말에 꼬치가게에 짐을 내려놓고 과일꼬치를 하나씩 물고 앉았다.  

과일꼬치라면서 맛은 다 제각각이다. 

그래도 뭐...먹을만하네.... 

말없이 하나를 다 먹고나서 오세훈을 봤다. 

언제부터 보고있던건지 나와 눈이 마주쳤다. 빤히 보고있는 내가 부담스럽지도 않은지 날 똑같이 마주하고 있다.  

 

#왜? 

 

".. 다 먹었으면 가자" 

 

짐을 든 오세훈을 따라 장터를 벗어나 흰색과 검은색인 거리를 지나 집에 도착했다. 

거실 바닥에 벌러덩 누웠다. 

이상한 곳을 돌아다녀서 그런지 피곤하다. 

오세훈은 짐을 내려놓고 바로 방으로 들어갔다. 무엇을 하는건지 아무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가만히 누워있으니 잠이오기 시작했다. 

바닥에서 냉기가 올라왔지만 방까지 가기엔 귀찮아서 그냥 눈을 감았다. 

 

 

 

내가 다시 눈을 떳을 땐 역시나 밤이었다. 

달빛조차 없는 어두운 밤. 

내겐 담요가 덮어져 있었다. 오세훈이 갖다준거겠지. 

담요를 한손에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뒤를 돌았는데... 뒤쪽엔 오세훈이 앉아있었다. 

 

"…" 

 

말없이 나를 보고 있는데 그 눈빛이 좀 이상하다. 

내 온몸에 벌레가 기어가는 듯 기분이 더럽다.  

오세훈에게 다가가 앞에 섰다. 

나를 보는 눈빛엔 변함이 없다. 

낮과 달라진 오세훈을 보며 순간 김준면이 떠올랐다.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담요를 오세훈에게 건네주고 돌아섰다. 

하지만 나를 잡는 오세훈 때문에 다시 뒤를 돌아야했다. 

 

"..사랑..스러운...나..의..인형" 

 

오세훈의 입에서 미친소리가 들려왔다. 

김준면이 중얼거렸던 말을 했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가 잘 이해가 되지 않아 생각하고 있는데 다시 말이 들려왔다. 

 

"기다려..... 사랑..스러..운..나의....인형" 

 

오세훈은 같은 말을 몇번이나 반복하더니 갑자기 괴로운듯 소리를 지르며 울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웠다. 

순간 멍해져 아무것도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오세훈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한참동안을 그렇게 울기만 하던 오세훈은 결국 쓰러졌다. 

내 힘으론 방까지 데려갈수가 없어서 내가 누웠던자리에 눕히고선 담요를 덮어주었다. 

그 옆에 앉았다. 머리가 아파온다. 

어째서 오세훈이 김준면이 했던 말을 알고 있고 내게 한걸까 

왜 그렇게 괴로운듯이 아파하며 울었을까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았다. 

 

김준면...차라리 그가 빨리 나타났으면 좋겠다. 

 

 

 

저절로 눈이 떠졌다. 어제 오세훈 옆에서 잠들었는데.. 나에게 다시 담요가 덮여져 있고 오세훈은 자리에 없다. 

아침을 지나서 점심시간쯤인것 같다. 

배가 고파서 담요를 정리해놓고 부억으로 갔다. 

식탁엔 오세훈이 차려놓은건지 빵과 샐러드, 과일 몇가지가 놓여있었다. 

음식들과 함께 쪽지도 있었다. 

별 내용은 없었다.  

오늘은 일을 가야하는 날이라 나간다는 것. 

일어나면 음식을 먹으라는 것. 

마지막으로 미안하다고 적혀있었다. 

쪽지를 접어서 주머니에 넣고 식탁앞에 앉았다. 

배부터 채우고 오늘 뭘해야할지 생각좀 해봐야겠다. 

빵을 하나 집어들고 입에 물었다. 

토마토 맛이 난다.  

방울 토마토를 집어 먹었다. 

옥수수 스프맛이 난다. 

…먹을거 가지고 장난하면 안된다고 했는데... 그래도 맛은 괜찮으니까. 

 

식사를 마치고 거실로 나왔다. 

집에만 있기엔 심심한데. 

창문으로 밖을 바라보다 나가고 싶어졌다. 

손으로 머리를 한번 빗고 현관문을 열고 나왔다. 

길도 모르면서 멀리 나갔다가 집에 못돌아올거 같아서 바로 앞길을 왔다갔다 거렸다.  

주변을 둘러보지만 사람이라곤 한명도 없다. 하다못해 점토같은 그것들도 하나도 없이 너무나 조용하다. 

이럴바엔 오세훈이 올때까지 집에 들어가서 자는게 더 좋지않을까 싶다. 

집앞에 있는 검정 나무를 한번 발로 차고 집으로 들어왔다. 

맘대로 돌아다닐수도 없고. 

부억에서 방울토마토 몇개를 챙겨서 오세훈의 방으로 들어갔다. 

남자치고는 깔끔하다. 

침대하나 책상과 의자 그리고 책장과 그 책장을 가득 채운 노트들. 

책상위에 노트한권이 나와 있었지만 궁금하다고 남의 물건 건들였다가 혼나긴 싫으니까 방을 한번 훑어보고 나왔다. 

재미도 없고. 방울토마토를 한입에 넣고 씹었다. 아까와는 다르게 야채 스프맛이났다.  

다시 내가 잤던 방으로 들어왔다. 

여긴 침대와 의자 하나가 전부였다. 

처음 입고왔던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웠다. 폭신폭신한게 훤한 대낮인데도 잠이 잘올거 같아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눈을 감았다. 

 

 

 

나를 깨운건 오세훈이었다. 

일을 끝내자마자 내게온것같았다. 

밥은 먹었냐 심심하지 않았냐 자꾸 말을 걸었다. 뭐가 불안한건지 주위를 계속 둘러보면서 말이다. 왜 그러냐고 물었지만 아무것도 아니라며 나를 일으켰다. 

 

#왜? 

 

"저녁..같이먹자" 

 

밖이 어둡다. 이곳은 환한 낮과 어두운 밤 이 두가지로 하루가 지나가는것같다. 

오세훈을 따라 부억으로 가니 뭔가 엄청나게 많았다. 4명이 배부르게 먹을수 있을것같다. 나를 앉히고 바로 앞에 마주 앉은 오세훈은 뭐가 맛있고 저건 무슨맛이고 많이 먹으라며 내 그릇에 담아주기 바빴다. 많다고 음식을 담고있는 그의 손을 톡톡치자 그제서야 미안하다며 나에게 그릇을 줬다. 

이상하다. 오세훈이 이상해. 괜히 나까지 불안해 지는것 같다. 

 

저녁을 먹고 방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오세훈이 날 못들어가게 막았다. 

왜 그러냐고 물었지만 날 거실로 데려갔다. 

 

#왜그래? 

 

"…" 

 

#오세훈 왜그러냐니까? 

 

"오늘... 올거야.." 

 

#뭐가? 

 

"조금 있으면...여기로 올거야" 

 

# ? 뭐가 오는데? 

 

김준면.  

드디어 그가 오는구나. 

난 이제 집에 가게 되는건가? 

잠깐, 오세훈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의문이 들었다.  

어제도 그렇고 김준면하고 무슨 관계인거야. 

 

#니가 어떻게알아? 

 

"…" 

 

#… 

 

"ㄴ." 

 

오세훈이 말을 꺼내려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벨이 울렸다. 사람이라곤 오세훈과 나밖에 없을 이곳에 다른 누군가가 벨을 누르고 문을 열어주길 기다리고 있다. 

오세훈은 벨 소리에 모든것이 굳어버린듯 그저 현관만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김준면 그가 온듯 하다. 

오세훈 반응을 보고 문을 열어줘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내 고민따위 웃기다는듯이 김준면은 어느새 우리 앞으로 훌쩍 와있었다. 저 미친놈. 갑자기 얼굴을 보니 화가 난다. 김준면이 나를 보며 웃는다. 

오세훈이 말한대로라면 저놈은 나에게 두개의 사탕을 보여주겠지. 

김준면의 눈을 보고 말했다. 

 

'사탕내놔' 

 

그러자 그는 큰소리로 웃더니 오세훈을 한번 보고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내게 보여줬다. 

사탕이 아니라 끝이 흰색과 검정색으로 각각칠해진 나무막대기였다. 

속으로 당황하고 있는데 김준면이 말을 했다. 처음과 똑같다고, 두개중 흰색을 뽑으면 당첨이라며 손을 뒤로 돌려 막대기를 각각 한손에 하나씩쥐고 내 앞에 내밀었다. 

오세훈을 보았지만 그는 김준면을 보고있었다. 어제처럼 괴로운 표정으로. 

김준면을 한번 보고 오세훈을 한번 보고 마지막으로 나무막대기를 보고. 

눈을 감고 오른쪽 손에 있는 막대기를 골랐다. 

막대기가 그의 손에서 나온게 느껴졌지만 눈을 뜰수 없었다. 

제발 흰색이 나오길 빌었다. 빌고 또 빌었다. 

한쪽눈을 살짝떠서 김준면의 표정부터 확인했다. 그는 의외로 무표정으로 날 보고있었다.  

 

손에 들린 막대기를 보았을땐 순간 소리칠뻔했다.  

흰색이다 당첨이야.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당첨인데 상품은?  

집에 보내는거 맞아? 

 

'당첨이야. 상품은?' 

 

김준면은 다시 웃더니 또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이번엔 사탕이었다. 

노란 사탕과 무슨 맛인지 모를 검정 사탕이었다. 

오세훈은 그걸 보더니 내 옆으로 바짝 붙었다. 

분명 처음 먹었던 사탕과 다른 색을 고르라고 했지?  

망설임없이 검정사탕을 골랐다. 

오세훈이 내 어깨를 잡았다. 

김준면이 노란 사탕을 바닥에 떨어트리고 신발로 밟아서 가루를 내버렸다. 

오세훈이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가루로 변해버린 노란 사탕을 보다가 검정사탕을 입에 넣었다. 

맛이 느껴지진 않았다. 하지만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이건 아니다 싶어 사탕을 뱉으려 했는데 오세훈이 자신의 손으로 입을 막고 놓아주지 않았다. 

김준면을 보니 어제밤 봤던 오세훈과 같은 눈빛을 하고서 날 보고있었다. 

더러워 미칠거 같다. 도대체 나한테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건지 알수가 없다. 

사탕은 금새 녹아사라졌다. 

점점 힘이 빠져온다. 눈앞이 조금씩 흐릿해져온다. 

오세훈은 울고있다. 눈물방울이 자꾸 내게 떨어진다. 

머리가 아프다. 온몸이 이상하다. 

마지막으로 오세훈의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눈을 감았다. 

 

 

 

 

준면은 만족한듯 웃었고, 세훈은 ○○을 끌어안고서 미안하다며 울고있다.  

 

"세훈아 수고했어. 친구가 생기는건데 기뻐해야지 왜 울어?" 

 

"제발....그만해...나 하." 

 

"그만 거기까지. 주인님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혼자 외로울까 친구도 만들어주는 이런 착한 주인님인데" 

 

"미친새끼...." 

 

준면은 세훈이 맘에 안든다는듯  

인상을 구기더니 손을 한번 휘둘렀다. 

 

준면은 여러개의 작은 관들이 놓여있는 방에 홀로 서있었다. 

준면은 이곳이 익숙한듯 여러개의 관중 유난히 검은 빛이 나고있는 관 하나를 열어  

그속에 있던 여자인형을 꺼내 들었다. 

 

"사랑스러운 나의 인형" 

 

준면은 인형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인형을 들고 방을 나갔다. 

기나긴 복도와 여러 방들을 지나 흰색인 방문을 열었다. 

방안에는 검정색과 흰색으로만 이루어진 커다란 마을 모형과 세훈과 닮은 남자인형이 놓여있었다. 

준면은 가지고 왔던 인형을 남자인형옆에 놓아 두고 다시 한번 입을 맞췄다. 

즐거운듯이 인형을 보던 그는 방문을 닫고 나와 까만 가방을 챙겨들고 다시 한번 손을 휘둘렀다. 

 

 

어두운 밤. 한남자가 골목길에 홀로 서있다. 

한손엔 나무막대기 통을 들고서.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조용하기만하다. 

저 멀리서 누군가 이곳으로 걸어오고 있다. 

남학생이다. 야자를 끝내고 집에가는 학생일 것이다. 

 

"학생" 

 

"..네? 저요?" 

 

" 게임 하나 안할래요?" 

 

"아..됐어요" 

 

"운을 시험 할수있는 게임이에요 

참가비도 없으니 한번 하세요" 

 

소년은 머뭇거리며 다가오고 남자는 게임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지금까지 당첨이 안됐던 사람은 단 2명뿐. 

소년은 설명을 다 듣고서 해보겠다며 눈을 감고 통에서 막대기하나를 뽑았다. 

소년이 눈을 뜨고 막대기를 보자 밑부분이 검정색이다.  

남자는 검정색임을 확인하고 아쉽다며 소년의 손에 레몬 사탕을 쥐어주고선 자리를 떠날 준비를 한다. 

소년은 사탕을 입에 넣고선 다시 길을 걸어간다. 

사탕을 먹은 소년을 보던 남자는 기쁜듯이 환하게 웃으며 가방을 들고 골목길 안쪽으로 걸어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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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4 12:2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뜨거운 여름에는 시원한 수박을 먹자2
07.21 15:4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은 찰나의 순간에 보이는 것들이야1
07.14 22: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이 필요하면 사랑을2
06.30 14:1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새끼손가락 한 번 걸어주고 마음 편히 푹 쉬다와3
06.27 17:28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일상의 대화 = ♥️
06.25 09: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우리 해 질 녘에 산책 나가자2
06.19 20:5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오늘만은 네 마음을 따라가도 괜찮아1
06.15 15: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상에 너에게 맞는 틈이 있을 거야2
06.13 11:5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바나나 푸딩 한 접시에 네가 웃었으면 좋겠어6
06.11 14:3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잎클로버 속으로 풍덩 빠져버리자2
06.10 14:2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네가 이 계절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해1
06.09 13:15 l 작가재민
[어차피퇴사]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있지 말 걸1
06.03 15:25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회사에 오래 버티는 사람의 특징1
05.31 16:3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퇴사할 걸 알면서도 다닐 수 있는 회사2
05.30 16:21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어차피 퇴사할 건데, 입사했습니다
05.29 17:54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혼자 다 해보겠다는 착각2
05.28 12:1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충분해요
05.27 11:0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출근하면서 울고 싶었어 2
05.25 23:32 l 한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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