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누군가에겐 서글픔이고 누군가에겐 설렘일 테지만
나는 그 길을 씩씩하게 걸으며 그대 생각에 웃고
머리칼을 헤집는 바람에 그대를 잠시 잊어도 보고
아무렇지 않은 척 다른 사람과 그대 이야기를 해보련다.
그렇게 천천히 기다림의 걸음을 하다가 보면
어느 덧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은 당신을 내 앞에 세워두고
처음 그 순간처럼 나에게 또 다시 만남을 주지 않을까.
.............내 손발 좀.........이해가 잘 안 될 것이라는 거 알아요....
결론은 그러니깐 출처는 내 돌머리 속.
더 브리즈 - 뭐라 할까
(소향 그대, 막냉이 그대, 반례하 그대, 책임져야할 그대, 날씨 그대, 애갸 그대, 특별한(핫핫)그대, 한낱 그대, 프롤로그 177번째 독자님,
규몰이의 정석 그대, 이선열 그대, 남위엔 그대, 한재호 그대, 호능감 그대, 비타민 그대, 단호박 그대, 애강 그대, 데귤 그대, 규줍 그대, 남비타 그대사랑합니다)
안티커플 제 21 화 그냥 지금 바로 김성규한테 뛰어가 화 풀라고 해? 그래도 될 것 같긴 한데 그러다가 괜히 잔소리만 얻어먹고 발로 차일 수도 있는데. 아이씨. 그럼 일단 화를 풀어 줘야한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어떻게 화를 풀어줘 또? 이제 김성규의 화를 풀어 주는 데에는 도사가 된 듯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막상 김성규가 화가 나면 일단 답답하고 머리가 턱 회전을 멈춘다. 도대체 어떻게 화를 풀어 줄까……. “헐, 대박.” 멍하니 거실 TV의 얇은 옆면을 쳐다보다가 문득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생각에 소름이 우수수 돋았다. 대박, 나 천재인가 봐. 어떻게 그런 생각을! 우현아, 나는 니가 정말 좋다! 넌 정말 천재였어! 생방송으로 고백하기. 그래 이거야! 김성규가 얼마나 감동을 먹을까. 그러고 보니 나는 흔한 프러포즈도 한 번 해본 적 없는데. 완전 대박이다. 아싸, 그럼 오늘 바로 해버려야지. 더 이상 이 이상한 냉전을 계속 할 수 없다. 오늘 언제쯤에 공개고백을 하지? 어……뮤직쇼가 있었던 것 같다. 어제 거남이 형이 말해줬는데 내가 그 뮤직쇼의 마지막이여서 끝에 한 10분 정도 간단한 토크를 한다고 했던 것도 기억났다. 그래, 거기서 빵 터트려야지. 그 쇼 프로그램은 로또 맞은거니 일단 소소한 축하를 마음속으로 하고 나는 얼른 밥을 흡입하듯 입으로 집어넣었다. 얼른 얼른 고백 준비를 해야지. 지금 이 시간이 아깝다. 황급히 밥그릇을 싱크대에 놓아두고, 반찬 뚜껑을 다 닫아 냉장고 안으로 쑤셔 넣었다. 아, 김성규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일단은 샤워하면서 생각하자. 나는 갈아입을 옷들을 챙기고 샤워실로 들어갔다. 김성규가 못 듣게 작게 노래를 부르며 샤워를 했다. * 머리감고 샤워하고 면도하고 나오니 이제 부엌엔 김성규가 밥을 먹고 있었다. 그 쪽으로 시선을 잠깐 던졌다가 다시 돌렸다. 그러자 엇갈리게 나의 볼에 닿는 김성규의 시선. 한숨소리가 들린다. 김성규의 것이다. 나는 애써 무시하고 얼른 내 방으로 들어가 황급히 옷을 갈아입었다. 아직 마르지 않은 머리카락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물방울이 내 어깨를 적셔놓지만 지금 문제는 그게 아니다. 어떻게 김성규에게 고백을 하느냐가 문제이다. 옷이 젖으면 갈아입으면 되지만 오늘 내가 할 고백은 이 세상에서 다신 없을 아주 근사하고 멋진 고백이란 말이다! 그러니까 흔히 눈에 뵈는게 없는 자세로 나는 돌변하고 말았다. 아주 근사하고 멋진 말로 김성규에게 고백하고 싶은데, 줄기차게 봐왔던 드라마의 고백 대사들도 이 순간이 되자 생각이 나지 않는다. 검색창에 고백하는 법이라도 쳐볼까 했지만 너무 옹졸하고 초라해서 관뒀다. 김성규가 알면 큰일 난다. 은근히 컴퓨터를 많이 하는 김성규니까 알지도 몰라. 내 진심이 묻어나고 내 마음이 성규에게 전달 될 수 있는 고백. 아, 너무 어려운 것 같다. 고백이라는 이름의 단어부터가 어렵다. * “누나, 누나는 어떤 고백 받고 싶어?” 아, 머리야. 고백이 뭐길래 나를 이렇게 머리 아프게 하는지. 모인 네 개의 머리도 다 쓸모없다. 고작 모인 나, 은하 누나, 거남이 형, 이성열. 모두에게 그 동안 나이를 생각하면 고백 해보고 받아도 모자랄 판이여서 기억을 더듬어 보라고 했는데 다들 기억 안 난다고 한다. 그럼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고백을 생각해보라고 하니까 찌질하게 따라 쓰냐고 구박한다. 아오, 그럼 어쩌라고! 있어도 쓸모없는 인간들! 자칭타칭 옴므파탈인 이성열을 믿었지만 그 외모가 아깝게 이성열은 연애 숙맥이었다. 어휴, 절망적이다. 으아아악!! 나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가 다시 앉았다. 메모장에 갈겨졌다가 다시 두 줄 그어진 오글거리는 대사는 도저히 쳐다도 못 볼 정도고 점점 준비해야 될 시간은 다가오는데 이걸 어째. 뇌를 가지고 도대체 뭐하냔 말이야, 이 사람들아. 이런 좋은 일에 도움도 주지 못하고 멍 때리기나 하다니! 으아악! 어릴 때 엄마가 나에게 자주했던 머리가 장식이냐는 말은 이 분들에게 해줘야할 것 같다. 머리를 쥐어뜯으며 발을 동동 구르는 나를 보다 못한 거남이 형이 거들었다. “그냥 니가 성규에게 하고 싶은 말을 차분히 써 봐.” 일단은 성규야. 아니 이거 공개적으로 발표하면 안 되는데. 그럼 뭐라고 하지? 이것부터 문제였구나. 아니 모든게 다 문제구나. 으아아. 나는 결국 책상에 머리를 박았다. 남우현 머리 박고 기절. 띠로리. 시작도 못하고 있는 고백을 생각하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러나, 포기하고 싶지만 포기할 수 가 없다. 그래, K. 좋다. 그럼 이제 나는 너에게 뭐라 할까.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해 봤다. 고맙다, 미안하다, 흔하고 어려운 그 말. 내가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 형태는 같아도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과는 많이 다를 사랑해. 우리가, 앞으로, 함께. 차근차근 정리하기 시작했다. * “우현씨 이제 거의 슬슬 끝마칠 시간이 됐는데요. 뭐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마지막으로 해주세요.” MC의 말에 나는 살며시 웃으며 두 주먹에 가득 찬 땀을 무릎께에 쓱쓱 비벼 닦았다. 드디어 고백의 시간이 왔다. 가슴이 달음박질을 치듯 미친 듯이 뛰었다. 김성규, 내가 너에게 내 마음을 전할 시간이 왔다. 우리가 만났던 시간들은 다 소중했지만 그래도 지금이 어쩌면 가장 중요할 수도 있어. 나에게는 그래.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침착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내 얼굴이 비치는 카메라의 앵글을 주의 깊게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고백, 하려고요. 지금.” 내 옆에 앉아있던 MC가 벌떡 튀어 올랐다. 방송 관계자들은 서로 황급히 손으로 신호를 주고받고 몇몇 스태프들은 무대 앞으로 모여들었다. 그래, 김성규를 찾아 나섰던 그 날부터 구설수가 많았던 내가 결국 이렇게 고백한다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니 궁금하고도 남겠지. 드디어 오늘에서야 내가 그 궁금증을 해결해주네. 그 동안 추측하기 바빴던 사람들에게 드디어 휴식을 줄 수 있겠다. 실없는 생각에 나는 살며시 웃었다. 긴장을 푸려고 아주 용을 쓰네, 남우현. 내 얼굴에 꽂히는 수많은 진득한 시선들에 휘둘리지 않고 나는 주위가 조용해질 때까지 기다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카메라가 나에게 더 다가왔다. “어, K. 두서없이 내가 말하고 싶은대로 말하자면……사랑해. 사랑하고 있어. 그것도 아주 많이. 좀 오글거리게 표현하자면 내가 너를 만나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할 정도로 말이야. 너가 있어서 나는 정말 행복해.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설레서 미칠 것 같아. 일단은 고맙고 사랑한다고. 그래, 내가 너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들이야. 사랑해, K. 사랑하다고, 많이. “내가 너의 마지막이 되도록 노력할 테니까, K 너도 내 마지막이 되어줘.” 끝났다. 나의 서투른 고백은 끝이 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은 시원해 지지 않았다. 아직 내 사랑을, 내가 얼마나 성규를 사랑하는지 다 말하지 못했다는게 그 이유 같지만 나머지는 나의 눈빛과, 행동, 손끝의 몫이다. 조용히 아무 말 없는 사람들에게 나는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왠지 모를 미소를 지은 카메라 감독님은 수고하셨다는 말을 했고 나는 창피해져서 재빨리 발을 놀려 무대에서 내려왔다. 여자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수군댔고 MC는 잠시 나를 붙잡으려 했지만 나는 무시하고 얼른 대기실로 향했다. 아, 얼굴 화끈 거려 미치겠다. 하고 나는 웃으며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이게 정말로 생방송이라 지금 인터넷하고 형들, 누나들의 휴대폰은 난리 났다. 누군가는 이 뮤직 토크쇼를 보고 공포라고 불렀고 나는 이 방송을 잘 노렸던 것 같다. 역시 천재 남우현. 자랑스러워. 하고 나는 휴대폰 액정에 뜬 사장님의 연락을 신나게 거절해주었다. 그리고 바로 봤을 성규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가 그렇게 고백까지 했는데 설마 화를 안 풀겠어? 그건 사랑하는 사이를 뛰어넘어 인류가 할 수 없는 짓이다.김성규가 과연 어떤 말을 할까. 귀엽게 오글거린다고 투덜거릴까 아님 감동 먹었으면서 괜히 틱틱 댈까. 실실 흘러나오는 웃음을 막을 수 없다. 근데 왜 전화를 안 받냐. 고백까지 했잖아, 내가! 근데 왜 전화를 안 받냐고! 설마 방송 안 본거 아니야? 미치겠다. 내가 얼마나 쪽팔림을 무릅쓰고 내 미래를 잊고 너에게 고백했는데! 가서 확인해 봐야겠다. 나는 재빨리 대기실을 나서 벤을 향해 달렸다. 당연히 누나와 형의 고함소리는 개껌마냥 씹어주고. 전화를 안 받는 김성규가 좀 밉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한데 그래도 기쁘다. 에이, 설마 안 봤겠어. 보고도 남았겠지. 으이구, 내가 그렇게 밀당하지 말라고 하니깐 또 하네. 아, 한결 가벼워진 가슴에 뛰고 있는 지금, 하늘을 날아갈 것 같다. 아니다. 김성규에게 날아가야지, 피슝. * 현관문을 열고 집 안에 들어오자마자 샤워가운을 입은 채 머리를 털고 있는 김성규가 보였다. 갑작스럽게 집에 들이닥친 나 때문에 많이 놀란 것 같았다. 벙찐 하얀 얼굴을 보고 있자니 아까의 억울함도 잊고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르겠다. 샤워가운을 입고 나를 맞이하는 김성규라니. 주체할 수 없는 사랑, 혹은 급급해진 마음 때문에 김성규를 일단 소파 위에 눕혔다. 아이고, 이쁜 내 성규. 지금보니깐 얼마나 보고 싶었는 지 알겠다. 김성규의 예쁜 입술이 움직일 때마다 나는 그 분홍빛 입술에 내 입술을 맞댔다 떼었다. 진짜, 김성규가 창피해 죽으려 한다. 귀엽게스리. 나는 큭큭 거리며 김성규의 말대로 그만 쪽쪽대고 김성규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아, 김성규는 내 밑에 있을때가 가장 예쁜 것 같다. 이 말하면 또 쳐맞겠지. 근데 그 건 진리의 법칙인 것 같다. 언젠가 몰래 무음 카메라로 찍어놔야지. “야!! 아, 그만 하라고 진짜!!” 그리고 이 시점에서, 왠지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티격태격 알콩달콩거리며 행복하게 잘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김성규가 내 키스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거든. 하하. 앞으로 예쁜 사랑 영원히 나랑 같이 하자, 김성규. 맞닿은 입술에서 행복과 설렘, 사랑이 가득 느껴졌다.
21 ㅡ Written by.세모론
닫혀진 하얀 방문으로 시선을 던졌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벌써 며칠 째 냉전에 며칠 째 혼자 아침밥을 차려먹고 있는지 모르겠다. 서럽다, 서러워. 이게 뭐야. 결혼하면 제일 좋은게 아침에 일어나서 아내가 차려준 따뜻한 밥을 먹는 거라던데 나는 내가 혼자 아침밥 차려먹고 스케줄 뛰러 나가고. 아침부터 짜증이 머리끝까지 솟았다가 다시 푸스스 가라앉는다. 도대체 우리는 언제쯤 안 싸우고 알콩달콩 할까. 생각해보면 싸우게 된 원인은 아주 사소한 거다. 지금 이러고 있는게 어이가 없을 정도로 말이다. 근데 우린 왜 이렇게 난리법석이지냐고! 짜증나, 진짜.
깻잎김치로 싼 밥을 입으로 거칠게 쑤셔 넣었다. 그리고 마침 그 때 하얀 방문이 열리고 이제 막 일어난 듯한 부스스한 머리와 부은 얼굴의 김성규가 힘없이 터덜터덜 걸어 나왔다. 굿모닝, 이라고 해주고 싶은데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간지러운 입술을 오물거리며 밥알과 깻잎을 잘근잘근 씹었다. 김성규는 나에게 시선도 던지지 않은 채 식탁에 올려져 있는 물병을 들어 컵에 물을 따라 마셨다. 물을 마시다가 나를 힐끗 본다. 나는 얼른 고개를 밥그릇 쪽으로 쳐박았다. 김성규를 신경 쓰며 빨리 씹고 반찬들을 입 속에 마구잡이로 쑤셔 넣다가 결국 햄을 씹다말고 목이 막혀 켁켁 거리고 말았다. 억지로 터지는 기침을 막으며 일어서는데 김성규가 슬쩍 물컵을 내 쪽으로 내밀고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갔다. 거기에 나는 어정쩡하게 일어난 자세로 우습게도 감동을 받고 말았다. 아, 씨 진짜.
“4시에 하는 뮤직쇼 꼭 봐라.”
밥을 먹고 있는 김성규에게 일부러 딱딱하게 말하고 집을 나섰다. 친절하게 말하고 싶은데 지금 이 상황을 너무 잘 파악하고 있는 입은 좋게 말을 내보내지 않았다. 잘했어. 근데 좀 찝찝하기도 하다. 아, 정말 뭐 이런 사소한거 가지고 싸워야 하나, 우리는. 고백을 할 기회가 만들어져서 좋긴 하지만……. 나는 애꿎은 아스팔트 바닥을 한 번 차주고 차에 올랐다. 아직 출근할 시간이 아닐 테지만 이 역사적인 날을 위해 모두 집합해야겠다. 일단 거남이 형에게 전화를 걸며 차에 시동을 걸었다.
“어, 일단은 말이야 얼굴은 한 EXO 김종인 정도는 되는 남자가 - ”
“성규는 여자가 아니잖아.”
“아…….”
“아 솔직히 좋아하는 사람이 사랑해, 라고 만 해줘도 심장 어택 당하지.”
“그렇게 대충 넘어 갈 수 없어!”
“차라리 보석하나 사주는게 어때?”
“닥쳐 이성열.”
“나 편지 진짜 못 쓰는데.”
“말은 잘하냐?”
“아, 쓰면 될 거 아니야.”
“김성규라고 부르면 안 되는데 그럼 뭐라고 해.”
“규야, 어때.”
“토 나와.”
“떵규 어때.”
“너 그냥 집에 가. 꺼져.”
무리수를 던지는 이성열의 머리를 한 번 밀어주고 김성규를 뭐라 부를까 생각했다. 뭐라 할까, 뭐라 부를까. 애기야, 라고 하고 싶은데 그러면 내 팬들이 아주 난리를 치겠지. 다들 자기 이름을 애기로 바꾼다고 하면서. 나는 내 팬들을 너무 잘 알아서 탈이다. 과연 오늘 고백을 할 수 있을까. 정말로 걱정된다.
“K 어때.”
“K?"
“응, 나 이번에 책 봤는데 사랑하는 연인의 이니셜을 따서 S에게, 이런 식으로 편지를 쓰더라고. 뭔가 멋있더라.”
“오, 좋다. 있어보여.”
“그럼 S가 더 예쁘지 않아?”
“S가 더……아 이성열도 S들어가, 안돼. 망해.”
“형, 뒤져볼래?”
“좀 길게 말해도 돼요?”
“네, 길게 하셔도 돼요.”
“네? 고백?”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너가 지금 나와 함께 라서 많이 행복하기도 할 테고 한 편으로는 무척이나 불안할 것을 알고 있어. 그래서 이런 말 하면, 어쩌면 너가 더 힘들어지고 부담가지게 될까봐 아끼고 아껴왔는데 지금 꼭 말해야 될 것 같아서, 이 자리를 비롯해 사랑한다고 말할께. 좋아해, K. 이 세상 우주보다도 더 널 사랑해. 진짜 사랑해. 정말 사랑해. 완전 사랑해, K. 아, 심장 떨려 죽겠다. 지금까지 못했던 사랑해,를 지금부터 시작해서 귀에 딱지 생길 때까지 계속 말해줄께. 그 동안 참느라 너무 힘들었거든. 으하하! 아, 너무 질리면 안 되니깐 하루에 세 번만 할까? 아, 닭살 돋아. 아무튼 내가 정말 너를 사랑하고 있으니깐 적당히 튕겨주고. 자주 삐지지 말고. 애교도 많이 부려주고. 알겠지?앞으로 진짜 너한테 잘해줄게. 세상에서 가장. 그러니까 K - ”
이 쯤 되니 얼굴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오글거려 손발이 없어질 것 같았다. 사랑에 빠지면 왜 다들 그렇게 오글거리는 표현을 썼는지 이해가 된다. 진심으로. 그 오글거리는 말을 쓰지 않으면 내 마음이 표현되지 않는 거다. 진짜로. 아, 창피하고 오글거려서 성규가 TV 꺼버리면 어떡해. 사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횡성수설. 미치겠다. 나는 마른 침을 삼키고 마지막으로 성규에게 하고 싶은 말을 꺼냈다.
“대박, 망함. 우리 망함.”
“야, 남우현!!!!!!!!”
내가 성규에게 고백했다는 소식을 그새 무대에 있었던 막내 스타일리스트가 대기실로 달려와 쪼르르 일러바쳤나 보다. 근데 뭐가 망했다는 거야? 내가 TV로 고백할 줄 몰랐던 거야? 모여서 그렇게 상의를 했는데도? 참나. 내가 들어오자마자 거남이 형은 씩씩 거리며 내 이름을 귀청 날아갈 정도로 불렀고 은하 누나는 소파에 앉아 머리를 쥐어뜯고 있었다. 나 잘했지, 헤헤 거리며 나는 웃었다. 사실 나는 지금 김성규에게 공개 프러포즈 해서 무척이나 뿌듯하다. 나 완전 남자다잉. 내가 여자였으면 진짜 눈물 펑펑 쏟고도 남았겠다. 분명 김성규는 지금쯤 감동받아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겠지? 형이 나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이럴 땐 뻔뻔한게 최고야.
“너 죽을래? 이게 뭐야?! 고백? 너 미쳤지?!!!!!”
“왜, 내가 고백한다고 했잖아.”
“나는 그거 니가 집 앞에서 프러포즈하는 줄 알았지!!”
“그럼 뭐 하러 K라고 부르겠어.”
“주의 사람이 들으면 안 되니까!!”
“21세기 상상은 자유, 착각도 자유”
“아, 미치겠다 진짜. 니가 살아있는 핵폭탄도 아니고, 아니 너 이미 핵폭탄 터트렸다. 망했어, 이제. 악!!”
“몰라, 몰라. 김성규랑 나는 평생 같이 살 거니까 언젠가는 터질 일이었어.”
“아, 사장님께서 연락 오시면 절대로 받지마. 형과 누나들도 깨지는건 마찬가지니까.”
“아씨, 또!!”
“야, 김성규!!”
“야, 야야, 남우현?”
“아, 진짜 예뻐 죽겠어, 김성규.”
“아, 쫌! 야, 그만.”
김성규의 얼굴 이곳저곳에 버드키스를 하며 행복에 겨운 웃음을 지었다. 아 정말 안 예쁜데가 없어, 진짜로. 이런 성규 평생 나만 보고 살아야지. 다른 놈이 김성규를 채갈 생각을 하니 아주 끔찍하다. 그래서 나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얼른 갖다버렸다. 김성규는 내 밑에 눌려 아등바등 거리고 있는데 무척이나 귀엽다. 하느님, 이렇게 귀여운 것을 제 앞에 나타나게 해줘서 감사합니다. 김성규, 나는 정말 너라서 좋다. 네가 어떤 모습이든 나는 네가 너라서 좋아. 너가 노숙자였어도 나는 너를 사랑했을 것 같아, 진짜로. 언젠가 그런 말을 김성규에게 한 적이 있던 거 같은데 김성규는 웃기고 있네, 하며 콧방귀를 꼈다. 음, 노숙자는 좀 그런가? 아무튼. 나는 너가 정말 좋다고 성규야. 보기만 해도 이렇게 좋다. 캬. 정말로 당황했는지 아니면 내가 버드키스를 해주니 창피한 건지 성규는 얼굴이 붉게 변한다.
“너 방송 봤어, 안 봤어.”
“어? 무슨 방송?”
“방금 한 뮤직쇼.”
“……아, 안 봤는데?”
“진짜로? 근데 왜 뜸들이고 말 더듬어?”
“안 봤어, 진짜로 안 봤어! 샤워한거 안 보여?”
머리가 어느 정도 말라있는 걸 보니 샤워한 지 좀 된 것 같구만, 뭘. 분명 방송 봤다. 근데 귀엽게 안 봤다고 시치미 떼다니. 내가 모를 줄 아냐. 나는 벌이라고 하며 마지막으로 김성규의 입술에 짧게 입술을 맞대고 비비며 버드키스를 마무리했다. 맞물려진 입술에서 웅얼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아, 나 또 귀여워 죽으라고.
“야, 아우, 남사스럽게 진짜!”
“신혼은 원래 이런 맛이 있어야지.”
“아, 쫌, 그만 쪽쪽 대!”
“시른데? 아, 시끄럽다. 이 입을 막아버려야지. 흐흐.”
하고 나는 이미 수십 번 맞댔던 입술에 내 입술을 다시 한 번 맞추었다. 하지만 이번엔 전과는 다르게 김성규의 허리를 휘어잡고 김성규의 입술 사이에 내 혀를 밀어넣으며 당황함에 가만히 있는 김성규의 혀를 감아올려 꾹꾹 누르는 진득한 키스를 했다. 아, 나는 지금 행복한 시간 위에 김성규와 같이 키스를 하고 있다.
진득하게 물려있던 두 입술이 떨어졌고 누구가 먼저 한 지 모를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렇게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하는 우리다.
사담시간이 왔어요~.~ 그러나 이 번이 제 마지막 사담이기 때문에 진지하게 갑시다.
근데 그나저나 이번편 왤케 설레죠...제가....주제 넘게 제가 설레네요.....내 뽕따들 김성규를 사랑하는 남우현같은 남자를 만납시다. 오로지 우리만을 사랑해주는....크읍
저에게나 내 뽕따들에게나 얼른 왔으면 좋겠지만 또 빨리 않왔으면 했던 홀수의 마지막이 왔습니다. 드디어가 왔다고 해야할까요, 아님 마침내, 결국을 써야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마음이 복잡하네요.
최종적인 마지막이 아니기 때문에 뭔가 저는 글을 더 써야될 느낌이 드네요. 내 뽕따들은 제가 홀수편을 들고 또 나올 것 같죠?ㅎㅎ
오늘 남우현이 해던 말처럼, 저는 내 뽕따들에게 그 동안 같이 달려주어서 고맙다고, 그리고 더 좋은 글을 들고 오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보잘 것 없는 저에게 많은 사랑을 주셨던 분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사랑해요. 진짜요. 과연 이 검은 글짜가 그대들을 향한 내 사랑을 다 표출할 수는 없겠지만, 정말 많이 사랑해요. 댓글을 통해 그대들의 사랑을 받고 얼마나 행복하고 기뻤는 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다 소중하고 행복한 추억들이었어요. 글 쓰는 이유는 자급자족이었지만 그대들 덕에 더 좋은 글을 만들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아직 많이 모자라지만. 진짜 제 손은 지금 고맙고 사랑하고 미안하다는 말 밖에 치지 못 하네요. 지금까지 같이 달려오느라 수고하셨어요. 짝짝짝. 아, 정말 가슴 한 켠이 먹먹해지네요. 다시 만날게 분명한데 왜 저는 이렇게 울적하고 그런지 ㅜ.ㅜ 근데 그 동안 그대들 보고싶어서 어떡해요, 진짜. 벌써부터 보고 싶어요. 헤어질 거라고 생각하니 완전 슬프다. 울 것 같아, 잉잉. 소녀감성 세모론☆★ 이제부턴 댓글 알림창도 오지 않고 세모론&달간 이라는 필명을 쓰지 않으며 안티커플이라는 글자를 쓰지 않을 거라고요? 아, 정말 믿기지 않네요. 진짜로.
그리고 유난히 안티커플을 통해 글잡픽을 처음 접했다는 분들이 많았어요. 글잡은 성지라는 알아야 했는데, 이런 글 읽고는....많은 그대들 책임져야했는데 이렇게 벌써 끝나네요ㅠㅠ
그리고 저에게 한 번도 답글 못 받으신 그대들 정말 죄송합니다. 이제 조금 후련한 마음으로 공부하려고 하니 과연 답글을 달아줄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로 그대들 댓글을 통해 행복하고 힘도 얻고 기쁨을 느끼는 거 아시죠? 정말로 주말에 시간이 된다면 짬짬이 답글을 달아 줄 까 생각중입니다.
사실 안티커플은 제가 혼자 생각하고 있다가 달달은 정말 못 쓰고 버리긴 아깝고 그래서 일단 보류해두었던 소재인데, 달간 언니와 언젠가는 릴픽 써야겠다, 제 첫작품이자 흑역사 인기 없자 좀 꽁기꽁기 해져 있던 저에게 간이 언니가 자기가 나 띄운다고 하다가, 뭐 그렇게 되서 제가 소재주고 같이 릴픽을 쓰게 됬습니다. 사실 이 건 제가 혼자 했다면 이런 인기를 못 누렸을 것 같아요. 하하. 이 점에서 달간 언니에게 대가리 박고 굴복해야져, 뭐.
글쎄요, 뭐 글 쓰는데 에피소드가 있었을까요. 아, 사실 안티커플 현성은 저희의 셈달과 싱크로율 쩔어요...제가 남우현하고 비슷하고 간이 언니가 성규랑 비슷하답니다 하하^^;; 그리고 처음으로 일일연재를 해보고 비축이라는 것을 써보고....(나바 연재할때는 아주 개판;;) 참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 저는 한동안은 글잡에 안 나타나고 다른 곳에서 제 멋대로 글을 쓰다가 어느 정도 썼다하면 글을 들고 올려구요, 여기선 성실연재가 중요하자나요. 아무런 제약 없는 곳에서 시간 날 때마다 써제끼다가 네, 뭐 언젠가는 들고 올 겁니다. 아, 뭐를 쓸꺼냐면은 수열현 하나하고 야동 달달 학원물 하나 들고 올 생각인데요 아무래도 야동 달달물이 먼저 써질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간신히 쌓아왔던 달달의 감을 이렇게 무너트릴 순 없습니다. 저는 달달 고자 ;ㅁ; 사실 제가 멋대로 쓸 공간에서는 동시연재될 것 같지만. 어,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닉네임 세모론 찾아서 신알신 해주시면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에요. 별로 오래 잠수할 생각 없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볼 수 있어요. 10월 중후반쯤? 네, 뭐 그정도요. 그대들을 잃고 싶지 않은 나의 마음 알죠? 꼭 세모론 찾아서 신알신 해주시고, 그대들을 위해서라도 현성을 틈틈히 써 올께요;; 꺄학, 나는 드디어 개인픽을 쓰고나! 하.....정말 티홈상태명이 이러다가 릴픽 전문 작가 될 기세였다니깐요.
결국 쓸 떼 없는 잡담을 여기까지 길게 길게 했군요;; 아무튼 그대들 비루한 저에게 많은 사랑과 저를 닮은 비루한 홀수편에 많은 관심과 사랑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더 좋은 글을 들고 와 그대들의 기대와 사랑에 부응하는 세모론이 되도록 항상 노력할께요.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행복했습니다. 조금 미안하기도 합니다. 다시 보는 그날까지 안녕하시기를. 감기 조심하세요.♥
2012.09.27 그대들에게 한 없이 고마운 세모론이.
+) 저 위의 정체불명의 글은, 그냥 평온한 일상생활 속에서 간이를 기다리다고 싶은 소망이에요. 잊지 못해서 가슴아파하고 혼자 앓이하고 있으면 둘 다 마음 아플 것 같으니깐. 그냥 조용히 나는 간이가 올 때까지 기다리렵니다. 차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