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신작 같기도 하고... 그냥 조각이자 썰 같기도 하고...
오늘, 뭔가 오랜만에 뿌듯하게 글 쓴 느낌이네요. 하하하.
BGM : Prodigy - Omen
새 팀에 소속이 되기 전 마지막 사건이라며 석진이 팀으로 한 사건이 전달됨. 석진이는 사건에 대한 간단한 자료들을 슥슥 읽어대다가 윤기에게 그걸 넘김. 윤기도 건네받은 종이들을 휙휙 넘기다가 석진이를 봄.
"누구로 해요?"
"내가 이기면 지금 저 문을 열고 처음으로 들어오는 사람."
"아. 제가 이기면 두 번째로 들어오는 사람."
"가위, 바위."
"보."
석진이 주먹, 윤기 가위. 석진이가 이김. 그리고 둘은 한가롭게 문을 빤히 쳐다봄. 내내 쳐다봄. 그렇게 한 5분 정도 지나니까 쿵쾅거리면서 문이 벌컥 열림. 씩씩거리는 태형이와 태형이가 또 어디론가 뛰쳐갈까 거의 허리를 껴안다시피해서 질질 끌어온 지민이가 보임. 문이 열리니까 태형이가 지민이 손을 뿌리치고 사무실 안으로 쿵쾅거리면서 들어옴. 석진이는 정해졌다면서 박수를 치다가 이내 끅끅대며 웃기 시작함. 윤기는 태형이를 끌고오느라 녹초가 된 지민이에게 음료수를 건네고 있음. 음료수를 건네받은 지민이가 이럴바엔 그냥 우리 팀으로 들어오라는 은근슬쩍 건네지는 윤기의 제안에 그냥 하하 웃으면서 넘겨버림.
"24시간 내내 쟤 얼굴 보고 살았다가는 제가 요절할 것 같은데요."
윤기는 차마 그 말에 뭐라 반박을 못 하고 지민이 어깨만 토닥여줌. 그 와중에 석진이는 웃음 겨우 진정시키고는 씩씩대는 태형이가 조금 진정한 듯 보이니까 아까 윤기에게 내밀었던 사건 서류를 보여줌. 태형이는 낚아채서 이게 뭐냐고 의자에 몸을 푹 기대고, 거의 흘러내려가기 직전의 모습을 한 채로 종이를 팔락거림. 그러다가 대충 훑어보고 나서 석진이에게 어쩌라는 듯 눈빛을 보내다가 싱글싱글 웃는 얼굴에 설마 싶어서 벌떡 일어남. 도망갈 준비 하려는데 이미 하나 밖에 없는 문은 윤기가 떡하니 영문을 몰라하는 지민이와 같이 막고 있음.
"씨발. 내가 생각하는 거 아니라고 해요."
"실행 시간은 오늘밤 9시."
"제발. 반장님. 이건 아니잖아요."
"괜찮아. 네가 성격이 고삐 풀린 망아지 새끼라서 그렇지 입만 싸물고 있으면 얼굴 봐줄만 해."
석진이가 하하 웃으면서 안 할거라고 날뛰는 태형이의 등짝을 연속으로 후려침. 그 사이 지민이가 슬쩍 태형이가 내팽겨친 사건 서류를 읽어댐. 보니까 특정 상류층들만 들락날락하는 클럽 안에서 수상한 무언가가 밀거래 되고 있으니 잠입수사를 해서 무엇이 거래되고 있는지 알아오라는 내용임. 흔한 잠입수사이고 태형이 능력이면 가서 다른 이들보다 짧은 시간만 있어도 금방 정보를 가져올 수 있음. 태형이 입장에서는 크게 어려운 것도 아님. 지민이는 의아해하다가 클럽에 대해 써져있는 곳을 보다가 헐, 하고 윤기를 바라봄. 윤기는 무념무상으로 태형이를 주시하는 중임.
"얼굴로 따지면 반장님도 있잖아요."
"그렇지. 고맙다."
"근데 왜 내가 가요?"
"내가 가기 싫으니까. 너한테 어려운 것도 아니잖아. 가서 바텐더 쪽들로 접근해서 악수나 몇 번 하고 와."
구구절절 태형이가 가야 하는 이유를 나열하는 석진이의 말에 반박할 말빨이 태형이한테는 없음. 태형이가 화내면서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려는데 윤기한테 막힘. 도망치는 거 아니라면서 화풀이나 하고 오겠다면서 윤기 밀치고 문을 나섬. 그러면서도 석진이한테 그렇게 먹어대다가 돼지나 되라고 소리 빽 치고 나감. 석진이는 여전히 허허 웃고 지민이는 그제야 서류 어느 곳을 가리키면서 말함.
"태형이 게이인척 해야 해요?"
알고보니 잠입할 곳이 게이클럽임.
-
결국 태형이는 세미정장을 차려입고 윤기가 구해다가 준 초대권을 든 채로 어두운 밤, 지나치기 쉬운, 네온 사인하나 빛나지 않는 클럽 앞에 서서 주위를 살피다가 그 안으로 들어감. 역시 들어가니까 온통 남자들이 우글우글함. 그러지. 게이 클럽이니까. 가끔 여자들도 보이긴 하지만 분명한 건 저 사람들도 이성애자 같지는 않음.
태형이는 바에 앉아서 칵테일 하나 시킴. 그리고 하기 싫은 티를 팍팍 내다가 이왕 하는거 깔끔하게 얼른 처리하고 가려고 함. 잔을 건네주는 바텐더의 손목을 슬쩍 잡아챔. 바텐더는 살짝 놀란 얼굴을 해보이다가 이내 익숙한 듯 싱긋 웃음. 그러면서 슬쩍 손목을 빼냄. 너한테 작업거는 거 아니거든? 울컥한 태형이지만 애써 표정을 감추고 물음.
"사실 이게 아니라 블루 하와이를 마시고 싶은데."
"..."
"아, 물론 난 붉은 해변을 좋아하지만 말이야. 레드 하와이는 없어?"
태형이의 말에 의외라는 듯 바텐더의 표정이 살짝 바뀜. 그러다가 태형이가 클럽의 '안쪽'손님인 줄 알고 레드 하와이는 안쪽에 있고 아직 한 개도 없다고 작게 속삭임. 덧붙여서 만드는데 오래 걸리니 10분정도 기다리셔야 되는데 괜찮냐고 말함. 태형이는 싱긋 웃으면서 고맙다는 듯 제일 먼저 주문한 칵테일을 들어올림. 그리고 살짝 마시는 척을 했다가 술이 영 안 땡기다는 말로 자리에서 일어남.
10분 뒤에, 10번 룸. 한 개도 없다 = 한 개도 사간 사람이 없다. = 아직 거래를 시작하지 않았다. 와, 암호 드럽게 못 만드네. 그리고 칵테일에 레드 하와이가 어디있냐. 속으로 투덜거리는 거 절대 안 잊음.
코너를 도는데 누군가와 툭 부딪침. 상대도 태형이도 작게 죄송하다고 속삭이고 스쳐감. 그리고 깊숙히 클럽 안 쪽으로 들어가는데 들어갈 수록 복도가 어째 미로같음. 그리고 나열되어 있는 룸에서는 옅게 별로 듣고 싶지 않은 소리가 흘러나옴. 나는 왜 여기 있는가. 이 소리는 무엇인가. 태형이 정신이 점점 아늑해짐. 장갑 안 챙겨온 거 계속 후회함. 문고리 하나라도 잡으면 알고싶지 않은 것까지 다 알 것 같아서 썩 내키지 않음. 그렇게 널찍하면서도 단순한 구조의 복도를 걸어가는데 뒤에서 누가 넌 누구냐고 부름. 태형이는 고개를 돌리는데 생판 모르는 사람임. 근데 그 사람도 이상하다는 듯 태형이를 바라보다가 다가와서 태형이 턱을 그러쥠. 그리고 이리저리 돌리면서 얼굴 품평을 함.
"너 누구 만나러 왔어?"
태형이는 제 볼을 잡고 있는 이 손이 소름끼치게 싫음. 당장에 차버리고 싶은데 이대로 차면 가서 또 석진이한테 등짝을 엄청 후려맞겠다 싶어서 애써 참음. 그리고 슬쩍 그 사람의 옷깃을 매만짐.
"K교수의 소개로..."
"아, 네가 그 애야? 뭐야. 듣던 것보다 훨씬 새끈하네. 그래서 너도 레드 하와이를 마시려고 왔어?"
태형이의 말을 들은 남자는 얼굴에 있던 의심을 싹 거두고는 싱긋 웃으면서 태형이 허리를 감쌈. 키도 크다면서 엉덩이를 톡톡 두드림. 태형이가 그 손이 조금씩 깊게 들어오는 거 느끼고 인내심에 한계를 느낌. 그러다 제 허벅지 안 쪽을 만지려는 걸 느끼고 한 대라도 면상에 꽂아야겠다는 결심과 함께 주먹을 꽉 쥐고 들어올리는데 누군가 그런 태형이의 손목을 잡아 누름. 그리고 자연스럽게 태형이를 빼냄.
"실례. 이 쪽은 내가 먼저 찜했습니다."
"뭐야, 파트너가 있으면 좀 같이 다니라고. 헷갈리잖아."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내 파트너가 길을 잃은 모양인데... 여긴 솔직히 왼쪽, 오른쪽 구분이 좀 어려우니까."
그 누군가는 태연하게 웃으면서 남자한테 태형이를 빼내고는 당연하다는 듯이 반대편으로 향함. 태형이는 손목이 내내 잡혀있다가 인적이 드물어지자 잡힌 손목을 빼냄. 그리고 아픈 손목을 매만지면서 넌 뭐냐는 듯 빤히 바라봄. 그 누군가는 한심하다는 얼굴로 태형이를 바라봄.
"대뜸 사람 얼굴을 팰 생각을 하다니, 제정신입니까? 보니까 여기 사람도 아닌 것 같은데."
"뭐야, 너. 어떻게 알았어?"
"보면 알죠. 그나저나 초면에 반말이라니 상당히 건방지네, 역시."
금방 정체를 들킨 태형이가 정색을 하고 바라봐도 상대는 태연하기 짝이없음. 그러다가 발걸음 소리가 우르르 들리자 태형이를 잡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비품실을 발견하고 그 쪽으로 다가감. 문을 열었는데 여기 방이 생각보다 더 좁아서 들어간 상대와 태형이의 가슴팍이 딱 달라붙음. 발걸음 소리가 지나가는데 태형이가 허리나 등어리에 물건 모서리가 찔려서 아프다고 버둥거리다가 문을 쿵 차버림. 상대가 욕을 하면서 태형이를 째려보다가 무슨 소리냐며 여러 목소리가 바로 등 뒤에서 울리면서 발걸음들이 비품실 문 앞에서 서성이자 재빨리 태형이의 옷깃을 풀어헤짐.
"무, 뭐. 야, 이, 씨발. 하지마. 야."
"닥치고 있어봐. 같이 망하기 싫으면."
자신의 옷깃도 풀어헤치고 빠른 손놀림으로 태형이의 허리띠까지 풀어 버클을 살짝 내린 뒤에 대뜸 태형이의 입술에 입을 맞춤. 딱 그때 비품실 문이 열리는데 남자 둘이 흐트러진 옷차림으로 찐하게 키스하고 있으니까 이런 좁은 곳에서 하지 말고 룸에서 하라며 키득이는 소리가 울림. 태형이의 얼굴은 저를 덮치고 있는 남자의 손으로 꽉 붙잡혀 있음. 문이 다시 닫히고 발걸음 소리가 잦아지자 그제야 두 입술이 떨어짐. 상대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제 옷깃을 정리하고 비품실 문을 열고 나감. 태형이가 화나서 그 남자를 잡아챘는데 상대는 여유롭게 웃으면서 태형이를 바라봄.
"키스 많이 못해봤나봐요."
"뭐?"
"서투르던데. 다."
여유롭게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이면서 태형이의 손을 마주 잡아 악수를 두어번 하고는 제 갈 길로 가버림. 태형이는 멍하니 있다가 문득 제 손을 바라봄. 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사라진 남자쪽을 멍하니 봄.
저 새끼. 뭐야.
왜, 아무것도 안 보여?
-
태형이가 누군가와 스킨십을 싫어하는 이유, 여름에도 긴 소매의 옷과 바지를 고수하는 이유. 그건 태형이가 사이코메트리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임. 지식 백과 보면 정의가 이러함. 역시 나보다 설명을 잘하므로 첨부함.
시계나 사진 등 특정인의 소유물에 손을 대어, 소유자에 관한 정보를 읽어내는 심령적(心靈的)인 행위.
물론 살갗이 닿는 스킨십으로도 능력은 발휘댐. 태형이는 어릴 적부터 이 능력을 가지고 있었음. 단, 조건이 하나 있는데 오로지 손을 통해서만 능력이 발휘댐. 상대가 태형이 볼을 만지든, 손목을 잡든, 혹은 태형이가 머리를 들이밀든, 발로 만지든 능력은 발휘대지 않음. 태형이가 직접 잡든, 누군가가 물건을 쥐여주든, 혹은 누군가가 태형이의 손을 잡든 등등 자의적이거나 타의적이거나 손을 이용해야만 능력이 발휘대는 것임.
그리고 정보가 읽어질 때는 머릿속에 스크린이 있고 영화나 주마등처럼 순식간에 장면들이 스쳐지나가기 때문에 그 순간에는 저절로 엄청나게 집중력이 소모됨. 게다가 이게 태형이가 쓰고 싶을 때만 쓰는 게 아님. 맨손으로 만지면 무조건 읽혀짐. 이 소리는 누군가의 살결, 옷깃 등을 손으로 만졌는데 안 읽혀진 적은 반대로 단 한 번도 없다는 소리임.
그래서 태형이는 원하던 정보는 어찌어찌 빼왔지만 그래도 영 그 상대가 너무 시원찮음. 제 사이코 메트리라는 능력이 통하지 않는 인간은 진짜 근 30년 가까이 살아가면서 처음 봄. 그 뒤로 툭 하면 그 상대가 누군지, 제 능력에 한계라는 게 있던건지, 어떻게 된건지 생각하느라 멍하니 지냄. 그렇다고 또 그 클럽에 찾아갈 용기는 안 남. 아직도 제 엉덩이를 조물딱거리던 손길, 안쪽으로 들어가면서도 몸에 달라붙던 시선 등이 잊혀지질 않음. 그리고 무엇보다 그 비좁은 비품실 안에서의 일이 잊혀질래야 잊혀지지 않음.
씨발, 그 새끼는 도대체 뭐하는 새끼였을까. 하, 씨발...
이름도 모르는 변태새끼한테 뺏기다니...
내... 내...
첫키스...
태형이가 몸 부르르 떨면서 혼자만의 슬픔에 빠져있는데 석진이가 이번에 새로 같이 일하게 된 팀원이 있다면서 누군가를 데리고 들어옴. 남은 사람은 다음 주에 올거고, 지금 온 팀원도 나중에 합류할 건데 지금 미리 잠깐 얼굴 비추러 들린거라고 함. 그러든 말든 팀워크는 개나주라는 마인드인 태형이는 엎드려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데 역시나 등짝에 매서운 손길이 내려쳐짐. 태형이가 등을 매만지면서 고개를 드는데, 워, 씨발?
"안녕하세요. 다음 주부터 같이 팀으로 활동하게 된 신참 프로파일러, 전정국이라고 합니다."
클럽의 그 변태새끼가 요기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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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