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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열은 차를 몰고 가면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경수는 그런 찬열을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한참을 찬열을 바라보던 경수는 입을 열었다.



"찬열아"

"응..?"

"내가 뭐 잘못했어?"

"어?"

"아니, 왜 무표정이야..?"



찬열이 아무말도 없이 차를 운전 했던것이 맘에 걸렸던 경수는 혹시나 제 탓이 아닐까 생각하고는 고개를 숙이고서는 애꿏은 손만 꼼지락 꼼지락 거렸다. 그때 신호가 걸린 듯 차를 멈춘 찬열은 경수의 동글동글한 머리를 큰 손으로 쓰다듬어 주었다.



"그냥 컨디션이 않좋아서 그래, 괜한 걱정 하지마"



경수는 찬열의 쓰다듬어주는 손길이 좋아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 그러나 경수는 찬열과 백현의 눈길이 거슬렸다. 이상하게도 둘은 서로를 쳐다 보았고, 백현의 눈은 슬퍼보였으며 찬열은 백현을 바라보고는 놀랐던것 같았다. 그때 신호가 풀린 듯 찬열은 다시 엑셀을 밣아 차를 운전했다. 쓰다듬어 주던 찬열의 손은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경수는 불안한 맘에 손톱을 톡톡 물어 뜯었다. 찬열은 경수에게 손톱 미워져, 그만 먹어 라고 한다. 그제서야 손톱을 물어 뜯는 것을 멈춘 경수는 찬열에게 혹시 변백현 이라고 알아..? 라고 물었다. 찬열은 경수를 바라보며 왜 라고 대답했다. 경수는 고개를 휘저으며 아니라고는 자신에게 그리고 찬열에게 말하였다. 그리고 집앞에 도착한 찬열과 경수는 치에서 내려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서는 엘레베이터를 탔다. 경수는 12가 쓰여져있는 버튼을 꾹 누르고는 찬열의 옆에 나란히 섰다.



"경수야"

"어..?"

"걱정하지마"



땡- 하는 소리가 들리고 12층에 도착해 엘레베이터의 문이 열리고는 찬열은 경수의 손을 잡고는 엘레베이터 안을 나섰다.






*






"죽을래? 어디서 까불어"

"아아 잘못했어 아!"



깐족대던 종인을 가벼운 헤드락으로 괴롭히던 백현은 누군가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을 느끼고서는 앞을 바라보았다. 환하게 웃던 백현의 표정은 점점 굳어져 갔고 종인은 백현의 시선을 따라 경수와 경수가 항상 입에 붙어 달고사는 남자로 보이는 사람이 서있었다. 백현은 저 멀리 서있는 찬열과 눈이 마주쳤으며 자신의 시선에 피하지 않는 찬열을 백현도 피하지 않고 바라보았다. 종인은 멍하니 저 멀리 쳐다보는 백현을 툭 찔러보고는 뭐하냐, 얼른가자 라고 했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백현은 앞장서는 종인을 따라갔다. 백현은 다시한번 고개를 돌려 찬열을 쳐다보았다. 찬열은 아직까지 자신을 쳐다보았고, 찬열의 옆에 있는 남자 또한 자신을 쳐다보았다. 백현은 생각했다. 저 남자가 설마 도경수가 아닐까 라고.


택시타고 집으로 가던 종인과 백현은 아무런 대화가 오고가지 않았다. 평소같았으면 서로 시끄럽다 못해 더한 상황이 오고갔을테지만 종인은 백현이 손톱을 톡톡 물어뜯는 소리를 듣고는 종인은 가만히 있었다. 백현이 손톱을 물어뜯는 다는 것은 무언가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였다. 백현은 손톱을 물어 뜯다 톡 하고 유난히 큰 소리가 들렸고, 입 안에서는 피맛이 맴돌았다. 종인 역시 백현의 손톱에 피가 나는 것을 바라보았다.



"등신,작작 좀 물어뜯지"



그리고는 종인은 택시기사 아저씨께 휴지없으시냐며 물어보았고 택시기사 아저씨는 종인에게 휴지를 내주셨다. 이어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를 한 종인은 백현의 피가 나는 손톱에 돌돌 휴지로 말더니 꾹꾹 손가락을 눌러주었다.



"집가서 너 이것 부터 치료해야겠다"

"냅둬, 알아서 마르겠지"

"그래도"

"이게 한두번 있는 일이냐, 이삿짐 옮겨야지"

"올..그 정신하나는 좋네"



백현은 종인의 머리를 손으로 옆으로 밀었고, 아프지도 않은 것을 종인은 아! 라고 하며 아픈 시늉을 했다. 그런 종인을 바라보던 백현은 한숨쉬고는 눈을 감았다. 자꾸만 머릿속에서는 찬열과 나란히 서있는 경수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자신이 찬열과 경수의 관계를 알아차린지 3년 전 이였지만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서로 좋아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백현이였다. 백현은 자신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만져보다 찬열이 생각났다. 백현은 생각했다. 이거 잃어버리면 넌 죽음이다. 내가 처음으로 돈 벌어서 주는거 잖냐 라고 하며 목걸이를 걸어주던 찬열의 모습을. 그리고 백현은 여태까지 목걸이를 차고 다니던 자신을 생각했다. 3년동안 찬열을 잊었다 잊었다 생각했지만 마음 한켠속에는 찬열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있었다. 한참을 집안에서 은둔생활을 하던 백현에게 종인은 무슨일인지 모르지만, 기운내라고 몇날 몇일 백현의 집을 드나들며 백현을 기운차리게 도와주었고, 지금 유치원에서 피아노를 가르쳐주는것 그리고 3년동안 꽤 바쁜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종인의 덕이였다.



"3100이요"



다 도착한 듯, 택시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렸고 백현은 돈을 내고 있는 종인을 바라보가 내리자 라는 소리에 택시에서 내렸다. 종인은 축 쳐져있는 백현의 어깨를 툭 주먹으로 쳐보았다. 아프다는 듯 종인을 째려보는 백현이다.



"개놈아, 나 멍들면 어쩌라고"

"니몸이지 내몸이냐?"

"어우, 김종인 개놈"

"넌 욕도 개놈 밖에 모르지? 그래서 세상 어떻게 살아가냐"

"너보단 잘 살거든?"

"이 형아가 욕 좀 가르쳐줄까? 어어? 야 이렇게 쳐다보면서 욕하면 지리겠다"

"죽어, 김종인"



백현은 종인의 정강이를 찼고, 이에 종인은 아픈듯 다리를 부여잡고 끙끙 대다 변백현 미친놈아 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런 종인의 모습에 백현은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택시를 타고 안에서 부터 종인은 자신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는 것을 백현은 알고있었다. 지금도 종인은 백현을 웃게 해주려 큰 모션으로 아프다며 말했다. 종인은 늘 백현에게 고마운 사람이였다. 어렸을 때 부터 친구로 지내온 종인에게 항상 도움을 받았고 언젠가는 꼭 종인에게 보답하겠다고 늘 다짐했던 백현이다.






*






"야"

"뭐"

"심부름 좀"

"싫어"

"밥 없다"

"너 밥 못하잖아"

"만원?"

"이만원"

"만 오천원"

"이만원"



백현은 쇼파에 앉아 티비를 보고 있었고 종인은 어제 정리하다 남은 짐들을 마지막으로 정리하고 있었다. 윗층과 옆집에는 이사를 왔다며 떡을 돌리긴 했지만 아랫층에 떡을 돌리러 갔다 사람이 없어 다시 돌아온 종인이였다. 그래서 백현에게 아랫층에 떡 좀 돌리고 오라 시킬려던 종인은 가기 싫다는 백현의 반응에 기운이 빠졌지만 돈이 떨어졌는지 이만원을 달라는 말에 포기하고는 지갑을 찾아 이만원을 꺼내 백현에게 건네었다.



"아랫층에 떡 좀 주고와"

"아,귀찮은데"

"돈 뺏어?"

"줬다 뺏는게 어디있냐? 아랫층 맞지?"



그리고는 운동화를 꾸겨 신고서 백현은 집을 나섰다.


백현은 계단을 내려가서는 1102 의 앞에 섰다. 그리고는 초인종을 눌렀다. 이어 띵동 하고 소리가 났다. 안에서는 아무런 기척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다시한번 백현은 초인종을 눌렀지만 역시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백현은 다시한번 초인종을 누르려고 했을때 삐리릭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백현은 아니, 초인종을 눌렀으면 문을 열어줘야죠..! 아무튼 윗층에 이사왔으니깐 맛있게 드세요 라고 떡을 내밀었고 이어 고개를 들어 1102 호의 집주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변백현..?"



1102호, 종인과 백현의 아랫층의 집은 찬열과 경수가 같이 사는 집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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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사진
독자1
아, 진짜 뭐 저런 우연이.. 다음편 되게 궁금해요ㅠㅠ 우리 백현이 이제 어쩌누ㅠㅠ 잘 보고 가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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