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망했다."
도서관에서 나와서 본 바깥의 상태는 더 심각했다.
잠깐 왔다 그칠 소나기일 줄 알았는데 점점 거세게 빗방울이 떨어졌다.
발만 동동 구르다 휴대폰을 꺼내들고 통화 기록을 올리다 'K'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곧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밖에 비 많이 온다."
-그래서 뭐.
"나 데리러 와주면 안돼?"
-어딘데?
"음… 여기 시립 도서관!"
-나 바빠.
뚝 하고 무성의 하게 전화가 끊겼다. 몇 주 전에만 해도 이렇게 쌀쌀맞은 얘는 아니였는데 어느순간 부터 날 피하기 시작하더니 이젠 전화 먼저 끊기 까지!
K의 태도에 화가 났지만 지금은 집에 어떻게 가느냐가 문제였다.
몇 분을 그렇게 멍하니 비 오는 하늘만 쳐다보다 안 되겠다 싶어 도서관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도서관 입구 멀리서 하늘색 우산의 누군가가 헐레벌떡 뛰어오고 있었다. 좋겠다, 누구 데리러 왔나 봐.
다시 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그 누군가의 목소리가 내 이름을 불렀다.
"ㅇㅇㅇ!"
"…어?"
K였다.
K는 바쁘다고 무성의 하게 전화를 끊어 놓곤 땀인지 빗물인지 모를 정도록 흠뻑 젖어 이토록 헐레벌떡 나에게 뛰어왔다.
나도 모르게 K를 보고 활짝 웃었다.
"뭘 바보같이 웃고 있어."
"그냥… 너 올 줄 몰랐는데, 헤헤."
"…가자."
"나 데리러 온 거 맞지?"
"그럼 누굴 데리러 왔겠냐."
후두둑 거세게 떨어지는 빗 속 아래 K의 우산 속으로 들어갔다.
K가 내 어깨를 잡아 자신 쪽으로 끌어 당기곤 우산을 살짝 기울여 줬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빗 속을 걸었다.
K가 내 짧은 보폭에 맞춰 주는건지 걸음 걸이가 어색했다.
"야, 너 걸음을 왜 그렇게 걸어. 바보같아!"
"맞춰줘도 난리네."
"오, 비 오는 날에 나 데리러 오고, 거기에 날 위한 배려까지? 누가보면 너가 나 좋아하는 줄 알겠다!"
손에 쥔 책으로 툭 K의 팔뚝을 치며 말했더니 K가 갑자기 우뚝 제 자리에 섰다.
응? 안 가? 하고 K를 올려다 보고 물으니 K가 표정 없는 얼굴로 날 내려다 봤다.
"뭐야… 괜히 이상하게 분위기 잡고 있어!"
"…맞아."
"어?"
"내가 너 좋아하는 거, 맞다고."
"…어?"
다시 K가 발걸음을 뗐지만 난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빗 속에 가만히 서 있는 날 보더니 K가 한숨을 쉬곤 내 팔목을 잡고 손에 우산을 쥐어 주었다.
"너 쓰고 가."
"…너는?"
"그냥 너 쓰고 가. 얼른 가, 비 맞으면 감기 들어."
"…너는…너도 감기 걸리잖아."
"나 아픈 것 보다 니가 아픈 게 더 싫어. 그러니까 쓰고 가."
K가 빗 속에서 무릎을 굽혀 날 바라봤다.
K와 내 시선이 마주 닿았고, K가 천천히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붙였다… 떼었다.
짧은 입맞춤에 내가 놀란 토끼눈을 하자 K가 슬핏 웃더니 등을 돌렸다.
"너 안 가면 나 먼저 간다. 일찍 집에 들어 가."
K가 빗 속 저 멀리로 뛰어갔지만 나는 그 자리에서 꼼짝 할 수가 없었다.
똥손의 똥 작품! 사실 망상 글 처음 써 봐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낄낄 역시 처음 쓴 티가 남ㅋㅋㅋㅋㅋ
미친 망상을 많ㅇㅣ 하니 저런 저퀄의 똥 작품도 나오네여 당황당황 따딷맘땀
헠헠 새벽엔 떡 망상^^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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