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남준이 김태형한테 당하고 사는 게 보고싶어졌다.
2.
태형이는 석진이한테는 그저 사랑스러운 막내지만 남준이한테는 폴짝폴짝 기어오르는 동생.
아무래도 6살 차이인 석진이보다 3살 차이인 준이가 훨씬 기어오르기 편하겠지...☆
그래서 태태가 준이한테는 그냥 평소에 우리 준이~ 우리 남준이~ 이렇게 불렀으면 좋겠다.
석진이나 아빠가 자기를 애기 취급하듯이 남준이한테 도리어 애기 취급함.
그래서 남준이는 태태 애기 취급 안하겠짘ㅋㅋㅋ 자기가 이미 당하고 있는 취급 하기 싫어섴ㅋㅋㅋ
남준이 밤새 야작하고 와서 좀비처럼 기어 들어오면,
김태태가 사과머리하고 티비보면서 과자 아작아작 씹어먹다가 득달같이 달려가서 궁디팡팡 해라.
다녀왔씀다. / 어오오옹~ 우리 주니 와쪄여! 우리 주니! 학교는 재미쪄쪄웅~? / 아, 아오 뭐래 진짜. 야 저리 꺼져. / 주니 그고 나뿐 말! 우리 준이 그런 말 하면 엉아가 때찌때찌 해뿐다?! /
...
그럼 남준이가 태태를 한심하게 보면서 한숨쉬고 고개 저으면
태태가 우우우우웅~ 우리 쮸니 쮸니이! 하면서 남준이 방까지 따라 들어가다가
아 꺼져! 하는 목소리와 함께
남준이 발에 채여서 데굴데굴 굴러 나왔으면.
3.
(너무_장성한_것_처럼_보이는_건_기분탓.jpg)
어릴 적 일화 하나를 풀자면,
남준이가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무늬없는 흰 우산에 아크릴 물감으로
이런 저런 그림을 막 그리면서 수행평가를 하는데 그게 엄청 잘 그려졌을거야.
혼자 막 눈을 빛내면서 뿌듯해하는데 지나가던 담임 선생님이 준이 걸 보면서
우와~ 준이 그림을 엄청 잘 그리네?! 대단해! 하는 칭찬을 했음.
어렸을 적 엄청 소극적인 터라 제대로 수업시간에 담임 선생님께 칭찬을 들어 본 적 없던 초딩 준이는
선생님의 칭찬에 신나서 아빠랑 형아한테도 칭찬받고 싶어서 쭐레 쭐레 집으로 갑니다.
일단 가자마자 집안에 있는 아빠의 작업실로 마구 달려간 준이.
아빠는 거기서 악상이 떠올라서 작업중.
아빠! 아빠! / 웅. 웅, 어 우리 준이 왔어. 학교 재밌었구? / 응! 아빠. 나 이거... / 어, 준아. 아빠 지금 작업중. 돌아왔으면 손 씻는 거 알죠오. / 아빠아. 나, 나 이거... (우산 펼침) / 씁. 준아, 실내에서 우산 펼치는 거 아니랬지. 나가있어요.
그러면 준이는 시무룩한 라이언처럼 털레털레 밖으로 나가서
의자에 걸터앉아 우산을 보고서 다리를 덜렁덜렁 하고 있겠지.
오구 우리 준이...☆
그러다가 이제 등장한 게 큰 형아.
남준이는 눈을 빛내면서 형아에게 달려갑니다.
혀아. 형아, 찌니 형아. / 어, 준아. 나 학원 늦었어 비켜봐. / 형아. 형아 나아... / 다녀왔습니다, 아부지! / 형아. 형아아. / 아 왜애. 나 늦었다니까. 나 지금 밖에 학원 차 와있어. / ...으응. / 나 간다! 아부지 다녀올게요!
에구 우리 애기 준이는 또 우산 한 번 제대로 못 펼쳐보고
아랫입술이 톡 튀어나오게 하고서 그 자리에 쪼그려 앉겠지.
오구오구.
4.
그렇게 준이는 계속 '아무두 내 우사늘 안 조아해.' 라며 시무룩해서는
괜히 자기 혼자 우산을 펼쳐보고 있었을 것 같다.
나 우산 디게 잘 그렸는데에...' 하면서.
그런 준이 속도 모르고 아부지는 열혈 작업중.
오늘따라 아버지가 feel이 오신 모양인 것...☆
그리고 급기야 아버지는 태태 유치원 차가 오는 시간도 깜빡 잊고 말 거야.
작곡에 한창중이던 아버지가 그제서야 시간을 깨닫고 다급히 준이를 부르겠지.
준아! 지금 태태 왔거든?!
준이, 가서 태태 좀 데려오세요!
라고 다급하게 소리 치면
준이는 삐졌지만 고개를 두어번 말없이 꾸닥꾸닥 하구서
자기 분신과도 같은 우산을 한 손에 꾹 쥐구
털레털레 태태 유치원 차가 오는 곳으로 향하겠지.
그 와중에 비가 조금씩 올 거야.
시무룩한 준이 머리 위로 빗방울들이 조금씩 톡톡. 토독토독. 토도독 토독.
빗방울의 박자 소리에 놀란 준이는 들고 있던 자기가 그린 우산을 펼쳐들겠지.
우울죽죽한 하늘 중간, 준이 머리 위로 팡 하는 소리와 함께
준이가 우산 위에 그린 조그만 하늘이 펼쳐지겠지.
아직 다 마르지 못한 아크릴 물감 조각들이
빗방울의 탭댄스에 밀려 떨어져도
기다리고 있을 태태 생각에 준이는 마구 달려 갈 거야.
5.
그럼 태태는 선생님이 내려준 조그맣지만 이파리가 많은 나무 아래에 쪼그려 앉아있어라.
그리고, 빗물에 씻겨 내려가는 흙바닥 위에 그림을 그리면서 기다리겠지.
태태는 씩씩하니까 혼자서두 잘 기다릴 수 있으니까, 하면서
그러다가두 금새 무서워지는 아가 태태.
"아빠 언제 오눙고냐, 때태 무소운데에."
그렇게 울먹울먹하고 있던 태태 위에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예쁜 하늘이 드리워지겠지.
태태, 오래 기다렸어?! / ...짠 혀아다! 짠 형아! / 웅, 미안. 아빠가 오늘도 노래 만드느라 까먹었나바. / 아빠 또 어어, 어... 노래, 노래 만드러? / 응. 기타 딩가딩 하느라.
/ 아빠 바부야! 때태 까머거써! / ...응, 맞아. 아빠는 바부야. / 큰 혀아가 이고, 어, 바부, 바부, 는, 어, 나쁜 말이랜느은데. / 우리 진 형아한테는 말하지 말자. / 응, 그래!
그렇게 둘이 손 꼭 잡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찰박찰박 고인 물 웅덩이를 차듯이 걸어오는 길에,
태태는 남준이가 우산 안 쪽에 그려놓은 하늘을 쳐다보겠지.
그리고 남준이를 쳐다보면서,
이고, 형. 이고, 옙뻐. / 응? 이거? / 이거, 하늘 예뻐. 이거뚜 짠 혀아가 그려써? / 어? 어...어떻게 알아써, 내가 그린지? / 주니 형아 그림 잘 그리자나. / (찌잉) 태태...
/ 주니 형아, 왜 우러? 태태 잘 모 태써? / 아, 아니이...8ㅅ8 아니이, 태태 고마워서 우러... / 왜애? / ...아빠랑 진 형아는 나 칭찬 안 해죠꺼든...8ㅅ8 /
움... 형아, 그러면, 어어, 태, 태태가 압빠랑 큰 혀아처럼 칭차니 해주까? / 응?
그럼 멀뚱히 서있는 준이 티셔츠를 잡아당겨서 머리를 갖다대게 해놓고 태태가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아이 착하다, 우리 쥬니. 그림 잘 그려써여. / ...뭐야, 태태! 난 형안데! / 아빠 이로케 칭차하는데! 형아 아빠한테 칭차니 바꾸 십따 그랬는데!
/ ...치. ...그래, 태태 고마워. 기분이 좋아져써. / 진짜루?! / 응. 태태가 아빠대신 형아 칭찬해줘서 좋아졌어. / 그러며느은, 그러며는 아프로두 내가 해주께!
/ 참나, 그래. 알겠어, 알겠어.
그때부터 태태는 준이를 제대로 부르지 않았다는 얘기.
칭찬하라고 그런건데,
정작 칭찬은 안하고 우쭈쭈 한다는 얘기지, 뭐.
(+) 번외
...헐. 우산 안 가져왔는데. 망핸네.
소환! 김남주니! 잇츠 타임 투 주니 타임! .... 여보세요?! 주니니?!
응, 안 가.
주니 앙탈 그만 부리구 오빠 델러 오쟈아.
(뚝)
우럭. 주니 너무해. 하나뿐인 태태한테 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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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너 어디가냐.
비오더라고. 김태 데리러.
걔는 이상하게 비오는 날이면 나만 찾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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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콩다콩입니다.
몇 억년 만이죠...
기다리셨다면 미안하고...
아 맞다 이런 게 있었지 했었어도 미안해요...
제가 참... 그동안 많은 일이 방탄에 있었는데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키보드 워리어 노릇을 했더니
쓰차를 왕왕 먹어가지구 (긁적)(머쓱)
그래서 오늘은 좀 길게 와봤어요 헤헤
앞으로 자주 올게요 8ㅅ8 힝....
동화같은 분위기로 와봤는데 오늘 하루 휴일인데
이거 읽고 즐거우셨으면 좋겠네요!
조금 이따 아주 짧은 특별편 하나 더 놓고 사라질게요 총총,,,
♥암호닉♥
뾰로롱♥ / 정호발 / 꾸깃꾸깃 / 숲늘 / 뷔밀병기 / 999 / 스티치 / 덮빱 / 뿡뿡 / 겁남이 / 침치미 / 꿀돼★ / 열렬히 / 윤기윤기 / 슙행 /
먀먀 / 영고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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