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나랑은 그런 사이니까 00
띠띠띠띠..
왜 아침부터 난리야 .. 시끄럽게 우는 알람을 지워버리고는 곧잘 자던 백현은 오분뒤 문을 쾅쾅 두드리는 엄마의 목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재빠르게 고개를 돌리니 달력에 빨갛게 동그라미 쳐져 있는 개학날. 아 드디어 오고 만것이다 개학이! 똥이라도 씹은것마냥 얼굴을 구기고 있던 백현은 재빠르게 시계를 확인했다. 지금부터 준비하면 늦을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백현은 느지막하게 씻고서 밥을 먹는둥 마는둥 밥상에서 졸다 엄마의 화를 사고서야 정신을 차리고 대충 교복을 입었다. 벌써 개학이라니.. 한숨을 빙자한 하품을 하니 아직 쌀쌀한 봄에 입김이 나왔다. 대충 시간을보니 아무래도 지각이다. 어차피 뛰어서 간당간당할거라면 그냥 지각하고말지 생각한 백현은 느릿느릿 학교로 걸어갔다. 왜이리 방학은 짧고 개학은 금방오는건지 정신만 차리면 월요일이듯이 방학동안 늘어져 자기만하고 소환자의 협곡에서 정신없이 빠져있던 백현은 방학동안 친구인 찬열이 불러 두번 나간것을 제외하고는 바깥에 나오는것이 여간 오랜만인지라 낯익은 거리임에도 어색했다. 아니, 낮이 어색한걸지도 그동안 밤마다 게임하느라 낮에는 계속 쳐잤으니 어두운 방에 있던 게임폐인은 밝은 대낮이 어색하기만 했다. 그래서였을까?또다시 새어나오는 하품을 하던 백현은 뒤에서 헤드락을 걸듯이 어깨동무를 하는 찬열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 야! 좆현! "
" 아 미친새끼...이 팔 치워라? "
백현은 불알친구인 찬열때문에 매번 당하는 키차이는 아마 찬열이 자신을 매번 누르고 다녀서일거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는다는것은 자각하지 못한채.
" 그새 작아진것같다? "
자신은 1cm 더 컸다고 히히 거리는 찬열이 얄미워 백현은 찬열의 정강이를 까주고는 어느새 도착한 교문을 넘어섰다. 개학일이라서 그런지 교문에는 아무도 서있지 않았다. 뒤에서 연신 악악 거리는 찬열에게 작은고추가 더 매운법이라며 찬열의 아랫도리에 언뜻 시선을 주고는 비웃은 백현이 그대로 뛰듯이 건물을 들어갔다. 엄살을 부리던 찬열이 바닥이 부서져라 뒤쫓아간것은 말할것도 없었다. 킬킬거리며 어느새 눈앞에 다가온 자신의 반을 발견한 백현은 속도를 조절하지 못하고 뒷문을 부서져라 열고 들어갔다.
아니, 들어가려 했다 자신의 가슴팍에 코를 박은 이 여자애만 아니였다면. 색소가 옅어 자주 염색에 걸리는 백현에 비해 검디 검은 작은 머리가 고개를 숙이고서 끙끙거렸다. 아마 자신과 부딪혀서 일것이란 생각에 당황한 백현이 차마 손을 대지 못하고 허둥지둥거렸을까 뒤에서 찬열이 도착했다.
" 야! 이..! "
" 아 닥쳐봐 저기 괜찮아? ...미안 "
연신 고개를 들지 못하고서 코를 누르던 여학생은 그제서야 사과를 한 백현을 매섭게 쏘아보았다.
" 알면 나와줄래? "
새초롬히 나온 목소리에 연신 그녀가 아플까 더 낑낑거리던 백현이 일순간 동작을 멈추었다. 마치 숨을 멈춘것마냥.
긴 검은 머리카락을 타고 진한 샴푸향이 백현의 예민한 콧털을 자극하며 소름이 돋은 피부위로 물감이 번지듯, 백현의 얼굴이 빠르게 붉어졌다.5km 마라톤을 나갈때도 이렇게 얼굴이 붉어진것 같지는 않았는데 잠시간의 기현상을 보이던 백현은 손으로 입을 감싸며 홧홧하게 달아로는 귓가를 매만졌다.뒤에서 어리둥절하게 서있던 찬열은 뭐하냐며 툭툭툭 건들였지만 백현은 말하는것도 잊은듯 간신히 한마디를 내뱉었다. 무슨 개미한테 속삭이는것도 아니고, 인상을 쓰며 대체 얘가 왜이러나 하던 찬열은 뭐라고? 하며 다시 물었다.
" .... 존나 예뻐. "
두근두근. 아까의 샴푸향이 백현을 맴돌았다.
+
음. 재밌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