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9시. 모두가 다 퇴근하고 아무도 없는 불 꺼진 방에 오직 작은 스탠드만이 넓은 사무실을 비춰주고있었다. 아닌가. 저기 굳게 닫힌 문틈 사이로 밝은 빛이 옅게 새어나왔다. 팀장실. 팀장실 안에는 젊은 남녀의 숨 섞이는 소리만 야릇하게 들려왔다.
"하...미치겠네."
"...밖에서 누가 들으면 어떡할려고 그래요.."
"아무도 없어. 그러니까,"
"..."
"와서 안아줘, 뽀뽀해줘,키스해줘."
Kiss and Kiss 上
그대의 숨으로 가득찬 지금, 빠져나오기 싫어.
"여주씨! 좋은아침!"
"네! 지연씨도 좋은아침!"
나는 흔하디 흔한 회사원이다. 아니, 흔하다고 할 수는 없겠다. 나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스카이 대학교 중 하나를 졸업해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그런 대기업에 취직을 했다. 모두가 바라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그런 길을 밟고 있는 나였다. 나도 내가 취직만 하면 모든 게 다림질 한 것 처럼 펴질 줄 알았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것과는 엇나갔다.완벽하게.
"여주씨, 잠깐 내 방으로 와요."
"..네, 팀장님."
김태형팀장. 바로 이 사람 때문이다. 이 사람과 나의 관계는 뭐라 어떻게 정의내릴 수 없는 그런 애매모호한 관계이다. 사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예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나는 가방을 책상위에 올려놓고 사람들의 눈길을 받으면서 팀장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자 자신의 책상위에 걸터앉은 태형이 눈에 들어왔고, 태형은 내가 들어오자 리모컨을 눌러 블라인드를 쳤다.
"오늘 왜 이렇게 단추 많은 걸 입고왔어, 시간 오래걸리게."
"..."
"일로와봐. 얼른."
태형의 말에 나는 한 발자국씩 느리게 느리게 태형의 앞으로 갔다. 아..씨. 태형은 내가 느리게 자신의 앞으로 가는 걸 보고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에 나는 살짝 움찔했고, 태형은 내 손목을 잡아 당겼다. 갑자기 큰 힘으로 잡아당겨서 나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그대로 태형의 품에 폭 파묻혀버렸다. 하. 귓가에서 태형의 낮은 음이 들렸다.
"이거 나 꼬시는건가?"
"...뭔..뭔소리에요. 팀장님이 저 잡아당긴거잖아요."
"중심 못잡은 건 너야, 나한테 기댄건 너고."
태형은 자신의 얼굴 바로 아래에 있는 내 이마에 쪽, 하고 입술을 갖다대었다. 낯설지만 익숙한 그 촉감에 몸이 부르르 떨렸다. 태형의 입술은 그대로 코를 타고 내려와 내 입술에 다다랐고, 깊게 한번 빨아당겼다. 자신의 혀로 내 입술을 한번 축이고 부드럽게 내 입술을 탐했다. 그리고 내 귓바퀴를 한번, 쭉 내려와서 내 목에 자신의 얼굴을 파뭍고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향기나. 매일 맡고싶어."
"..팀장님. 그만해요."
"싫어. 너도 좋아하잖아, 싫으면 분명히 너 밀어냈을꺼야."
뭐라 반박할 수가 없었다. 어느순간부터 태형의 손길을 아무런 반항없이 그대로 받아들였다. 태형의 손길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가, 없으면 태형이 날 만져줬으면 좋겠다, 그런생각을 많이 했었다. 태형에게는 비밀이었지만.
"팀장님, 저 이제 가봐야될 것 같아요."
"조금만. 조금만 안아줘. 5초만, 아니 10초만 안아줘."
태형은 책상에서 일어나서 내 어깨를 잡고 나를 책상 위에 앉혔다. 태형은 나와 숨이 닿을 거리까지 다가왔고, 그대로 내 허리를 감싸안았다. 나도 팔을 들어 태형의 목에 둘렀고 태형을 내쪽으로 오게 당겼다. 그렇게 있기를 한참, 밖에서 들려오는 노크소리에 나는 바로 태형의 목에 두른 팔을 내렸다. 근데 태형은 손을 떼기는 커녕 더 세게 안았다.
"밖에 노크..."
"괜찮아. 내가 안열어주면 못들어와."
"그래도..."
"괜찮다고. 괜찮아. 이대로 있어."
하하하하하
이 글은 그냥 기분전환용으로 싸지른 글입니다.
상중하로 나뉘어진 아주 단편이구요.
이런분위기글 진짜 쓰고싶었는데... 진짜 마음에 드는 짤이 보였고, 또
진짜 여기에 쓰면 딱 맞겠다 하는 대사가 생각나서... 급싸질렀습니다.
하하하ㅏ하..
난 모르겠어요~~~흐라랄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