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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狂夜) : 미친 사랑의 전주곡
달조차 숨 죽인 칠흑의 밤 아래 우리는 미쳤다.
달빛이 침침하고 흐릿하게 비치는 밤이었다.
어둠이 잠식한 방안에서 두 명의 사내가 엉켜있었다. 계간(鷄奸)하는 모양새다.
건장한 사내 위로 늘씬한 사내가 그 위에 올라타 요분질을 하고 있었다.
헉헉대는 달뜬 숨소리와 쾌감어린 교성(僑聲)이 방안을 가득히 채웠고 율동적인 움직임에 따라 비오듯 흘러내리는 땀방울이 허공으로 비산했다.
한참동안 요리조리 놀리던 아랫도리가 멈칫하더니 늘씬한 사내가 건장한 사내의 목을 움켜 잡았다.
건장한 사내의 목을 잡은 늘씬한 사내의 눈동자는 정욕(情慾)으로 빛났고 붉은 혀가 입술을 날름 핥는 모습이 몹시 선정적이었다.
그의 두 손은 하얀 목을 잡아 힘을 주었고 이내 숨이 막혀 터져나오는 쌔한 숨소리가 순간의 정적(靜寂)을 깨뜨렸다.
또 다른 두 손은 늘씬한 사내의 부드러운 머리칼을 쓰다듬다가 둥근 뒤통수를 잡아 당겨 입을 맞추었다.
힘껏 짓누르는 악력에 눈쌀을 찌푸렸지만 결코 입맞춤을 끝내지 않았다.
혀와 혀가 얽히고 서로 맞닿은 육체는 흐른 땀방울이 식기 전에 다시 시작된 늘씬한 사내의 움직임에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몇번의 허리짓 끝에 부르르 몸이 떨렸고 이윽고 늘씬한 사내가 다른 사내 몸 위로 쓰러지듯 엎드렸다.
그와 함께 건장한 사내의 목에 묶여 있던 손도 떨어졌다. 숨통이 트이자 그는 콜록콜록 기침을 하며 부족한 산소를 흡입했다.
"아파?"
늘씬한 사내가 나른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건장한 사내가 거친 숨을 쉬며 조금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
"허억...아니요. 하아...괜찮아요. 태환."
그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미소짓는다. 그 웃는 모습이 무척 순수해서 오싹함마저 들었다.
그 모습에 매혹적으로 빠져든 상태라 늘씬한 사내의 말간눈동자가 미쳐있어도 기꺼이 감수했다.
그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늘씬한 사내도 마찬가지로 그를 무척 사랑한다.
삐뚤이지고 광적인 집착증세를 보이는 사랑 아닌 사랑(愛)이라고 할지라도.
그 사실을 알고 있어도 벗어날 수 없었다. 건장한 사내도 그에게 미쳐 있으니까.
서로에게 미쳐 있었고, 벗어나는 방법따위는 어디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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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없는 꽃
꽃은 향기로 유혹하고 달콤한 꿀도 제공하여 상대를 끌어당긴다.
그러면 향기없는 꽃은 어떻게?
한 도시에서 여러 명의 실종신고가 들어왔다. 보통 그러하듯 파출소에서는 무덤덤하게 접수를 받았다.
실종 당사자 가족들이야 다급했지만 그네들은 비일비재한 접수건이 실종신고여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래서 찾는 척하면서 시간을 떼웠다.
그러나 실종자들이 두자리 숫자가 되면서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갈수록 실종자들이 늘어났고 그제서야 당국(亶局)에서 이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사라진 실종자들은 각자 연관도 없는 자들이었고 비슷한 점도 없었다. 나이와 성별도 천차만별이었다.
단지 젊은 남녀였다는 것과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다는 것.
이 점만 똑같았다. 보통 한가지 이상 흔적이라도 남아야 하는데 목격자도 약간의 증거물도 전혀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이상했다.
우선 경찰측에서는 이 실종사건에 착수하되, 비공개 수사로 진행하였다.
혹시나 연쇄살인의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사라진 실종자 중에서 공개 수사로 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 위함이었다.
수사에 투입된 인원들 중에 프로파일러는 지금까지 모은 정보를 토대로 한가지 가설을 세웠다.
실종자들은 서로 아무런 연관이 없으나 젊고 외모가 출중했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목적은 모르나 완전 범죄에 가까울 만큼의 완벽성에 범인의 성향이 치밀하고 까다로우며 완벽주의자라 생각했다.
자신이 정해둔 틀을 벗어나는 것을 싫어하고 철저한 계획하에 움직인다고 판단했다.
목격자도 증거물도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고 결코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었다.
그러나 수사하기 시작한 경찰들을 비웃는 것인지 또 한명의 실종자가 생겼다.
하루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는 자식이 걱정된 부모가 신고해서 실종된 것을 알았고 조사해보니 그 실종자도 목격자, 증거물 그 어떤 것도 없었다.
갈수록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조금의 진척도 없어 담당 형사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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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남자
그 남자는 월요일마다 보였다. 시간대는 일정하지 않았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도중에 보기도 했고 아침 일찍 출근할 때 보았다.
다음날 출근의 두려움도 잠시 술에 취해 새벽까지 술자리를 가지고 술에 절은 몸을 이끌며 동트기 직전의 새벽에 집으로 가던 길에 본적도 있었다.
그러나 다른 요일에는 본적이 없었다. 항상 월요일이었다.
혹시 나에게만 보이는 유령인가? 아니면 요정? 그런 말도 안되는 상상까지 할정도였다.
사실 나의 상상이 맞지 않는 것이 나에게만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았고 동일한 사람들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 남자는 같은 남자인 내가 보아도 멋져보였다. 훤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 그리고 미소.
생긋 웃는 모습을 볼 때면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 느낌마저 들 만큼 예뻤다. 남자가 저렇게 예뻐도 되는거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 였다.
그와 내가 서로 마주친 적은 없었고 항상 내가 그를 발견하는 식이었다.
월요일마다 반복적으로 겪다보니 어느새 나의 눈은 그 남자의 모습을 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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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히륜입니다^^
두 개의 귀걸이를 쓰다가 잘 안 써져서 잠시 딴길로 샜습니다...ㅋㅋ
신알신으로 딱 들어오신 독자님들 실망하실지도...ㅠㅠ
다름 아니고 '7일동안' 연재가 끝나면 쓸 작품들인데...(벌써 쓰고 싶은 마음은 굴뚝ㅋㅋ)
그중에서 독자님들의 반응이 가장 좋은 것으로 연재하려구요..ㅎㅎ
총 세개의 작품인데요.
첫번째 반응글 광야(狂夜)는 말그대로 미친 사랑...집착돋는 그런 이야기^^
두번째 반응글 향기없는 꽃은 서스펜스...쓰면서 저도 소름이;;; 밤에 쓰면 무섭겠네요ㅋㅋ
세번째 반응글 월요일의 남자는 달달물...알콩달콩한 두 남자의 연애일기?ㅋㅋ
덧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