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여주 방에서 뭐하냐 지민아?"
"모르겠어요. 인피니트 선배님 얘기하나? 아까 계속 인피니트인피니트 거리던데요?"
일요일 저녁 여주의 방, 이불을 깔아놓은 바닥에 수학 개념서를 펼쳐놓은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일반항 얘네를 무한대로 보내라니까? 극한으로?"
"그게 뭐야."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있는 여주와 달리 정국은 늘어진 채로 엎드려 고개만 빼꼼 들어보였다.
손꾸락으로 개념서를 꾺꾺 찍으며 열변을 토하는 여주의 목소리는 왼쪽으로 들어와 고스란히 오른쪽으로 나갔다.
"인피니트 몰라요 인피니트? 무한대?"
"아, 알지. 인피니트 선배님."
"그 뜻이 무한대잖아, 얘네를 한없이 멀리 보내라니까요?"
"싫어. 안보낼래. 못보내줘."
미치겠네!!!!!!!!!!!!!!!!!!!!!!
"아니, 내가 더 안바래요. 그냥 내 얘기 들어만 줘. 네에??"
여주가 정국의 어깨를 잡고 짤짤짤 흔들었다.
정국은 그런 여주를 흘끔 보더니 이내 몸을 벌러덩 뒤집었다.
"그러지 말고 내 허리나 주물러주면 안돼? 나 생리통..."
시밯핳읗어ㅓㅇ라어유ㅠㅠㅠㅠㅠㅠㅠㅠ이건 내 몸이라 때릴수도 없고 흐어억어유ㅠㅠㅠㅠㅠㅠㅠ
"아 오케이. 그러면 미적분은 때려 치우고, 우리가 몸이 다시 바뀌는 방법을 알아볼까요?"
"오 좋아. 어떻게?"
바닥에 누워 꿈쩍도 하지 않으려는 낌새를 보이는 정국에, 지쳐버린 여주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여주의 말에 솔깃한 정국은 상체를 일으켰다.
"우리가 교통사고가 나서 몸이 바꼈잖아요?"
"그렇지 그렇지?"
"그러면 다시한번 그 충격을 받으면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을까요?"
"...응?"
"죽어ㅓ어어ㅓㅓㅓ!!!!!!!!!! 죽어 이 새끼야아야가아아가!!!!!!!!!!!!!!!!!!!!!!!!"
여주가 정국에게 손톱을 세우며 달려들었다.
문 밖으로 들려오는 정국의 목소리에 놀란 윤기와 지민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벌떡 일어나 황급히 여주의 방문을 열었다.
"전정국!"
"여주야!"
방문을 열자 보인것은 베개를 높이 쳐들고 여주에게 내리치려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있는 정국의 모습이었다.
"전정국."
윤기가 낮게 깐 목소리로 여주를 불렀다.
베개를 높이 쳐든 상태로 굳어버린 여주가 고개를 돌려 윤기의 눈치를 보았다.
뭐, 뭐야, 화난거야?
윤기의 무서운 표정에 뒤에있던 지민도 눈을 동그랗게 뜨며 긴장했다.
"아무리 여주가 돌대가리라도 때리면 안되는거야."
윤기는 아까부터 분통을 토하던 여주의 말을 다 듣고 있었던 것이었다.
뜻하지않게 윤기에게 돌대가리 소리를 들은 정국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
월요일 낮, 오늘도 정국은 학교에 갔고 여주는 연습실에 박혀있었다.
다들 어딜 갔는지 연습실엔 여주만 있었다.
"전정국이 공부를 안하니 나라도 해야지... 정말 몸이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르니까..."
주섬주섬 챙겨왔던 개념서를 손에 든 여주가 천천히 페이지를 넘겼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않아 여주는 지쳐버렸다.
시♡ 뭐라고하는지 못알아듣겠어...
결국 개념서를 내팽개친 여주는 연습실 바닥에 벌러덩 엎드렸다.
우울하다 우울해.
슬프다 슬퍼.
슬플땐 힙합을 춰야되는데.
힙합을 추려면
일단 자유가 필요해!
그렇게 생각한 여주는 엎드렸던 몸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사실 그냥 이 연습실을 나가고 싶었던 것이었다.
정글 숲을 지나서가자, 엉금엉금 기어서가자
여주는 팔과 다리를 비비적대며 열심히 기어갔다.
연습실 문에 다다르자 여주는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머리로 문을 밀어 열었다.
악 시♡!!!!
눈앞에 보이는 신발 두짝에 여주는 머리칼이 주뼛 서는것을 경험했다.
뭐야, 누구지? 김남준? 민윤기? 아니면 혹시 전정구우우욱???
여주는 바싹 말라가는 입술을 혀로 축이고는 조심스레 고개를 들었다.
아 뭐야, 괜히 쫄았네. 흐흫
여주는 누가 이런데다가 장화를 갔다놨지? 하고 중얼거리고는 벌떡 일어나 밖으로 뛰쳐나갔다.
자유다!!
연습실 탈출에 성공한 여주는 잠시라도 불타오르네를 추지 않을 수 있음에 뛸듯이 기뻐했다.
그리고 잠시 후,
"어머~ 쟈가 누구라고?"
"즈언정국이! 전정국이라 카대! 그 뭐고, 방탄조끼?"
"어머 정국오빠!"
"꺄아 전정국이다!"
여주는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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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가 왜 위기에 처했을까요
하하 미리 알려드리자면 여주는 집으로 가는 길을 잊어버렸답니다
이제 좀 스토리 전개를 해야될것같은뎈ㅋㅋㅋㅋㅋ
계속 에피소드형식으로 진행되네요 곧 스토리 나옵니다!! 진짜로..
의식의 흐름대로 글 쓰는데 재밌다고해주시는 독자분들에게 너무 감사할따름ㅠㅠ
여러분 시험기간이네요 7월 7일까지 업뎃 조금 늦습니다ㅠㅠ
암호닉 신청은 신청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