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열] 천만번째 남자 |
[수열] 천만번째 남자
그대로 명수는 등을 돌려 녹음실을 벗어났고, 명수의 패닉상태를 모르는 성열은 성종과 더욱 과하게 말다툼을 시작했다.
"니가 레포트 얼만큼 잘썼나 살짝 본거라니까?"
"대충 둘러대봐..내가 찾아줄게, 분명히 침대속에 있을텐데.."
"누구랑 전화를 했길래 그렇게 얼굴까지 벌개졌데?"
"어? 왔네요.."
"반말하라고 했는데?"
"그냥 존댓말이 편한거같아요,..차차 놓을게요 흐"
성열이 땀이 조금 묻어난 손을 바지 뒷주머니에 쓱쓱 문지르고 옆에 있는 가사본을 집어들었다.
"여자친구한테 말하는건데? 무슨 생각하는거야?"
"아니요..딱히 무슨 생각은 아니고요..그냥 자꾸 사랑해 거리니까..남자둘이 부르기도..웃기잖아요.."
"노래를 부를때 나를 니여자친구라고 생각하면되지"
"아니..우현이..우현이형은 그게 되요? 남자를 보면서 여자친구라고 생각하라니!..진짜 독특하네"
어처구니 없게 웃어대는 성열을 보며 우현도 낄낄 웃었다. 애초부터 이럴건 아니였지만 성열에게 건네준건 가짜 가사본이였다. 말그대로 약속하기 30분전에 급조해서 만든가사랄까, 그래도 자신이 해야될일이라고 맘을 먹었는지 가사를 입으로 읊으며 사랑해, 사랑해, 거리는게 웃기기도 웃긴데 참 단순한 인간이였다. 이성열도,
"왜"
"사랑해"
"뭐야,"
"이렇게 하라며요, 난 아무리 혼자해도 안되겠으니까 여자친구라고 생각하고 진짜로.."
순간 우현은 웃음이 팡 터지고 말았다. 진지하게 제 얼굴에 대고 '사랑해'라며 나긋하게 불리우는 성열이 정말 귀여웠다. 자기도 모르게 성열의 머리맡으로 손을 옮겨 뒷통수를 쓰다듬으며 쇼파에 자지러지듯 웃었고, 왜웃냐며 승질을 내는데도 도무지 웃겨서 대답을 해줄수가 없었다. '넌 지금 나한테 낚인거야'라고 말하면 저 순진한 얼굴이 금세 벌개지면서 발끈할거같아서 말이지,
"뭐가 웃기다는거에요, 나도 지금 그말 꾸역꾸역 용기내서 한거구만..어디서 이런 이상한 가사를 가져와선..아으!"
"한번만 더해봐, 이제 진지하게 봐줄게"
"웃지마요? 나도 웃을거 같으니까"
"알았어, 안웃을게 지금 내 무표정보이지? 안웃는다 나"
"큼큼.."
"..."
"사랑해"
성열이 쑥쓰러운듯 살짝 잇몸을 내보이며 말한 '사랑해'라는 말에 우현은 순간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잠시 멍해져있었는지 성열이 어깨를 살짝 흔들었다.
"괜찮네. 잠깐 쉬자, 밥먹었어?"
"아니요! 안그래도 우현이형이 늦게와서 배가 많이 고프긴했는데.."
"그럼 밥먹자, 먹고해."
우현이 먼저 일어서고 성열이 뒤이어 일어났다. 우현이 먼저 나가려는데 아차 싶었다. 성열은 아직까지 환자였다. 목발을 집어 가져다주고 성열의 양 팔 사이에 껴주었다. 같이 나가려는데 우현의 전화가 울리며 급한 전화인지 먼저 나갈테니 조심히 나오라는 신호를 주고 우현은 나갔다. 목발을 조심히 짚고 나가는데 누군가 복도에 물을 흘렸는지 그만 목발이 미끄러지며 성열도 같이 바닥에 미끄러졌다. 명수는 대본을 보다가 밖에서 나는 '악!'소리에 문을열고 밖으로 나왔고, 넘어진 주인공이 성열인걸 보고 급하게 달려가 성열을 일으키려했다. 바지쪽이 물에 젖어있었다.
"야 조심했어야지"
"조심히 나온건데..엘아 너 여기 또 왜있어?"
"다음앨범 녹음있다니까? 내 어깨 잡고 일어나봐,"
"잠깐만 실례"
성열이 명수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명수가 들어올려주는 방식으로 성열이 일어났고, 명수는 툭 떨어져나간 목발을 다시 집어들어 성열의 양팔에 껴주었다. 윗옷도 물에 살짝 젖어 명수는 성열의 옷을 탈탈 손으로 털어주었다. 성열은 살짝 숙여 자신의 옷을 털어주는 엘의 모습을 보고 입술을 꾹 깨물었다.
"우현이형은 어디갔는데 니혼자 나와?"
"급한통화때문에 먼저 나간다고 해서."
"그래도 환자인데 기다리라고 하지, 꼭 먼저나가고 난리야. 나가자, 특별히 내가 잘내려가게 봐주지"
"그럴 필요없는데..너 녹음있다며?"
"특별히 내가 시간 내주는거니까 사양할건없고, 내려가 얼른"
"엘아, 넌 밥먹었어? 우리 밥먹으러가는데 같이갈래?"
"엘아"
"응?"
"사랑해"
"뭐?.."
명수가 적잖게 당황하며 한발짝 뒤로 물러섰다. 순간 얼굴이 또 불타올랐다. 후. 후 진정해야되 김명수, 헤픈남자와는 넌 거리가 멀잖아,
"너 진짜..이제 진짜 게이 컨셉으로 가려ㄴ...!!"
"이말들으면 어때? 나한테서"
"뭐가 어..어때 어떻긴..더럽지! 남자한테 그런 소리.."
"니가 여자라면 말이야!, 내가 너한테 이소리 하고 싶어서 한줄알아? 이번에 노래가 이렇다잖아"
"사랑해 거린다고?"
"그렇다더라, 쨌든 어떤데, 말좀해줘"
"나쁘진 않아, 들어줄만은 해"
"어쩌지? 오늘 우현이형 녹음못한다네..밥도 같이 못먹는다고 하고.."
"왜?"
"갑자기 스케줄이 생겼데, 엘아 같이 밥먹을래? 나 배고파..헝"
"너 진짜..자꾸 귀여운척..하지마라?"
"진짜 배고픈데.."
"시간 조금 있는거같네, 니가 하도 배고파하니까 같이 먹어주기는 할게"
시간이 아주 많이 남아도니까 먹어주는것쯤이야 식은죽 먹기지, 풋. 명수는 속으로 웃었다. 명수와 성열은 근처 맛있게 라면을 잘 끓인다는 가게로 들어섰고, 자리를 잡아 벽 이곳저곳에 왔다간 흔적을 남겨논 글들을 보았다. 여기는 커플들이 많이 온 모양이였다. 벽에는온통 하트가 그려져 오래가자는 식의 쓸데없는 말들이 난무했다. 우와 거리며 벽을 보는 성열을 보며 명수는 한참을 고민했다, 너 여자랑 동거하냐고, 입을 떼기가 조금 무서웠다. '응'이라는 답이 나올까봐,
"야,"
"응?"
"나 뭐 하나만 물어봐도되?"
"뭔데?"
"..."
"엘아, 뭔데"
"돼..됐어, 말해봤자 부질없는거니까.."
"표정이 왜이렇게 꽁기꽁기해? 무슨일있어?"
"아니 전혀, 나중에 물어볼게"
"뭐야 싱겁게,"
"내가 짠남자는 아니거든"
"뭐래, 엘아 이거봐, 나랑 이름이 똑같은 사람이다"
"뭐?"
"성열 하트 은주라고 되어있다, 나랑 똑같은 사람이 다녀갔나봐"
"은주..?"
"안 뺏어먹으니까 천천히 먹어"
"엘아 요기 완죤 맛있다!!크허허"
"내가 데리고오는데 중에서는 맛없는데 없거든? 넌 그래도 입맛이 고급인가보다? 내 입맛은 고급이거든"
"알았으니까 엘아 먹어,"
이제 성열도 명수를 어떻게 대하고 받아쳐야되는지 숙달이 되서 대강대강 넘어갔다. 엘이 잘난척을 하면 받아주는척하면서 그냥 말을 넘기면 된다는걸 터득한 후로부터 성열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명수를 길들이고 있었다. 명수 역시 음-하며 맛있게 면을 후루룩 들이켰다. 그와중에도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성열 하트 은주'라는 포스트잇에 눈길이 갔다. 그렇게 중요한 대화없이 둘은 라면을 다 먹어치웠고, 성열이 배부르다며 배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넌 운동안하냐? 너도 아이돌아니야?"
"난 운동안해도 좋아해주는 팬들이 있어"
"고작 몇명가지고서는..넌 남자애들 팬이 더 많더라?"
"응, 근데 난 좋은데?"
"뭐?야 그게 뭐가좋아!!"
"여튼 날 좋아해주는 사람들이잖아, 나 좋다고 해주는데 내가 싫다는게 더 이상한거아닌가?"
"저번에 보니까 남자팬들한테 어? 하트날리고 손잡아주고 난리더만?"
"그럼 나보겠다고 와줬는데 그정도는 당연한거지! 누구랑은 다르게 난 비싼척은 안하거든"
"그 누구가 나냐?"
"도둑이 제발 저린가보지?"
"야 내가 무슨 비싼척이냐! 비싼거지"
"그만가자 엘아,"
"표정이 왜그러냐? 떫은거 먹은사람 같다?"
"너같으면 이표정이 안나올거같아? 엘 너는 진짜 왕자병부터 고쳐야겠어, 병원갈까 엘아?"
"나 정상인이거든!"
"남들이 보기엔 아니여서 그래.."
"시끄러, 나가자"
"계산은 엘아 니가?"
"특별히 내줄게,"
명수는 성열을 먼저 내보내고 계산서를 집어들었다. 밥 한번 먹여주는것도 나쁘진 않지, 계산서를 들고 나가려는데 뒷통수가 따가워 뒤를 돌아보았다. 정 가운데에 붙여있는 아까부터 심기를 건드린 '성열 하트 은주'라는 포스트잇을 지긋이 보았다.
"어..나가!"
"진짜 맛있다 다음에 또오자"
"어우 니랑 여길 또오자고? 참내, 너 내가 그렇게 시간이 많은.."
"오기싫음 말던가."
"알았어, 같이 가줄게, 진짜 너도 사람볼줄은 아는구나"
"됐어, 다음에 쫑이랑 와야지."
"쫑이?"
"있어, 너같은 애랑 완전 차원이다른애!!"
"엘아, 아까부터 표정이 참 이상하다 너? 뭐가 그렇게 묻고싶은거야"
"내가 뭘"
"똥마려운데 똥참는 애같잖아, 말하고 싶은게 뭔데"
이걸 말해야되 말아야되, 결국 입을 떼기로 결정했다.
"너..이성열 사실대로 말해라"
"응? 뭐?"
"너 여자랑 동거하냐?...그러니까 나는 그냥 묻는거야 니가 동거하고 뭐고..난 별로 상관이 없지만은.그래..그런거야"
"여자랑 동거하냐니? 풉..."
"어제 집에 들어왔다면서 집에 여자애 소리나고.."
"그거때문에 오늘 하루종일 표정이 그런거였어? 푸핫"
"사실대로 얘기해, 난 그냥..그냥 궁금해서 묻는거야, 나도 없는 여자친구를 너가 만들고 다니니까 웃..웃기잖아"
"엘아 너 왜이렇게 귀엽냐? 푸핫...아진짜 웃겨 죽겠다 엘아 풉..!!"
뜬금없이 아이스크림을 먹다 터진듯 웃는 성열에 명수는 '애 왜이래' 표정을 지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성열은 계속 웃다가 명수의 한쪽볼을 손으로 잡아 흔들며 웃었다. 아프다며 지금 누구 얼굴에 손을 대냐며 버럭하는 명수의 말은 안중에도 없듯 성열은 새하얀 이가 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아구구 거렸다.
"그만하고 말하랬다, 나 누구한테 볼꼬집힌건 니가 처음이다. 참아줄테니까 얼른 말하라고"
"싫~은~데? 푸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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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안녕하세요 헹...헐 저 방금 감동열매 머글뻔 ㅠㅠㅠ천만번쨰 남자가...세번째 페이지 초록글에 오르다니요
ㅠㅠ엉엉 누가 알려주셔서 봤는데..아 진짜 그대들 너무너무 감사드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픽쓰다가 이게 무슨 자다 봉천 두들기는 소리랍니까!!!!!!핫 기분 너무 져아여..독자님들 댓글이 포풍으로 쏟아져 나올때마다
지짜 기분 좋고 좋네요..뭐ㅜ라 말해야대나요..마치 수상소감 말하는거와 같네요..!!!!!!!!!!!!!...엉엉...
그대들 글 잘써주신다고 칭찬해주시는데 그대들이 잇기떄문에 글을 잘 쓸수잇는거에요ㅠㅠ
원래는 내일 올리려고 했으나...오늘이 불금이잔아요? 비록 수위는 없지만 우리 수열이들과 불금 행쇼 하자구요!!!!!!s2s2....
정말 감사드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흐어어엉헝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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