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강동원 김남길 성찬 엑소 온앤오프
실론 전체글ll조회 399l 1
눈을 맞췄고 나는 너에게로 걸어갔다. 한 발자국을 남겨놓고 나는 멈춰서 팔짱을 꼈다. 너는 차렷자세로 그대로 있었다.나에게 한발자국도 다가오지 않았다. 이건 좀 덜 빡치는데 네 표정이 진지한 표정이 아니라, 그게 날 더 빡치게 만들었다.

"머리 길이며, 염색까지.. 살 맛 좀 나나봐?"
"두 말 하면 입 아프지. 요즘 내가 밥이 그렇게 잘 넘어간다. 군대는 아직도 개밥 주나?"
"밥 잘 먹고 다니라는 소리 그렇게 하지마"
"좆같은 군화에 군장 챙겨메고 산길 죽어라 달리던게 이제는 생각도 안 나요"
"군화신고 뛰지 말라는거 돌려서 말하지마"
"김원식이랑 같이 뛰던 연병장 모래바람 어후, 생각만해도 좆같네. 아, 당신 껌딱지는 아직 잘 붙어있지?"
"..나 보고싶었다는 말 그러게 하지마 씨발"
"하하... 무슨 개소리세요. 오해가 지나치시네"

한쪽 입꼬리만 올려 나를 조롱하듯 비웃는 네 앞에서 주먹을 꾹 쥐어보였다. 지금, 지금 이거 나만 비참한 상황이야? 너는 아무런 감정이 안 들어? 벌써 정리가 다 됐던거야 씨발? 열이 오른 얼굴은 이미 새빨개졌을게 뻔했다. 그런 상황에서조차 나는 아무런 감정이 없어 보이는 네 모습에 기가 찼다.

"왜 전역했어, 왜 나한테 말도 없이 그냥 나가, 왜!"
"말했잖아 좆같은 개밥에 군화에 훈련에, 그런거 다 지긋지긋하다ㄱ"
"그거 말고"
"그게 아니면 이유가 없어. 당신이 무슨 이유를 찾는건지 모르겠는데"
"나 때문에 나갔잖아. 너.. 너 나 때문에 그만뒀잖아 도대체 왜 그런건데 왜!"
"내가 변덕이 워낙 심한 사람이라. 그것 뿐이야. 군대가 싫어졌고, 당신이 싫어졌어. 그래서 행동으로 옮긴 것 뿐이고. 단지 그 뿐이야"

너는 어깨를 으쓱였다. 나는 너의 그런 행동에 입술을 꾹 깨물었다. 우리 사이가 그렇게 가벼웠나. 단지 네 변덕에 이렇게 뒤집듯이 우리 사이가 바뀔만큼.. 우리가 그렇게 가벼웠었냐, 이 상황에서도 예전에 네가 입술 다 상한다며 물지 말라고 했던 네 말이 이렇게 나는 귓가에 스치는데.. 진짜. 진짜 좆같아 짜증나.

꾹 깨문 입술은 어느새 비릿한 향을 풍겼고 너는 그제서야 인상을 썼다. 하지만 그 정적을 깨지는 않았고 끝까지 우리는 고요했다. 다 터져버린 입술로 짓이기듯 한숨을 내뱉곤 너를 응시했다.

"그래, 그래서.. 진짜 그게 다야? 나 안보고싶었냐 개새끼야"
"네"
"나 두번 말하는거 존나 싫어하는거 알지"
"네"
"한 번만 더 물어. 진짜 내가 안 보고싶었던거야 이 씨발새끼야?"
"네"

풀리려던 다리에 간신히 힘을 줬다. 끝까지 너는 내 모든 자존심을 쥐어짜내서 그걸 손쉽게 흩날려버리는구나. 그렇게 온 힘을 다해 지키고 버텨낸 너와내 사이의 관계는 결국 나만 죽을듯이 잡고 있었던 끈이었고, 내가 잡고있던 끈조차 너라는 타인에 의해 놓치게 되었다. 이제껏 벼텼던 내가 서럽고 안쓰러워 너를 노려봤다. 미묘한 감정의 변화조차 없어보이는 네 모습에 나는 손에 쥔 베레모를 더 꾹 쥘 수 밖에 없었다. 그 상황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너지지 않게 버틸 수 있는 무언가에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끝났구나. 우리.. 진짜 완전히 쫑났구나. 자존심에 결국 흘리지 않으려던 눈물 한 방울이 뚝 떨궈졌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빅스 [빅스/택엔] 눈바램 05 새달 11.28 02:07
빅스 [빅스/택엔] 눈바램 04 새달 11.28 01:50
빅스 [빅스/택엔] 눈바램 03 새달 11.26 22:56
빅스 [빅스/택엔] 눈바램 022 새달 11.25 21:59
빅스 [빅스/택엔] 눈바램 012 새달 11.20 13:42
빅스 [빅스/켄엔] 나의 무지개 택운이 03.06 19:52
빅스 [빅스/VIXX] 국가대표 ~2~1 평빅 03.01 03:17
빅스 [빅스/VIXX] 국가대표 ~1~ 평빅 03.01 02:30
빅스 [빅스/VIXX] 국가대표 ~프롤로그~1 평빅 03.01 02:29
빅스 [켄엔켄] Untitled 02.06 22:39
빅스 [VIXX/형제물] 도원경(桃源境)의 황자들 011 잡쇼 08.29 00:05
빅스 [VIXX/형제물/공지] 여섯황자 이야기->도원경(桃源境)의 황자들3 잡쇼 08.28 21:36
빅스 [VIXX/빅스] 구미호일기(九尾狐日記) #03 호조 06.06 02:09
빅스 [VIXX/이재환] 냉정과 열정사이 043 보은[報恩] 04.29 00:59
빅스 [VIXX/이재환] 냉정과 열정사이 034 보은[報恩] 04.26 21:40
빅스 [VIXX/이재환] 냉정과 열정사이 02 보은[報恩] 04.24 02:12
빅스 [VIXX/이재환] 냉정과 열정사이 016 보은[報恩] 04.23 21:24
빅스 [VIXX/이재환] 냉정과 열정사이 Prologue2 보은[報恩] 04.19 20:21
빅스 [재환/택운] Vous rencontrer 001 01.23 01:42
빅스 [VIXX/김원식/이홍빈] 레몬, 데이드림 11 바람개비 01.23 00:32
빅스 [켄엔] 길고양이와의 일주일 - 첫째 날(시작) 고양이 키우고.. 12.21 03:01
빅스 [VIXX/켄랍켄] obéissance 복종 prolog1 비와바람 09.30 03:05
빅스 [VIXX/김원식] 파란 비단의 품 속으로 ep 10. 세상에 쉬운 일은 없었다 完5 셤실 08.31 21:42
빅스 [VIXX/김원식] 파란 비단의 품 속으로 ep 9. 밤새 방황한 꽃들이 많이 피었어3 셤실 08.31 21:36
빅스 [VIXX/한상혁/김원식] 파란 비단의 품 속으로 ep 8. 고민의 그 갈래 끝1 셤실 08.31 21:28
빅스 [VIXX/한상혁] 파란 비단의 품 속으로 ep 7. 탈출, 반복되는 속박의 굴레5 셤실 08.31 21:24
빅스 [VIXX/한상혁] 파란 비단의 품 속으로 ep 6. 정신을 놓는 순간 영혼은 도망친다5 셤실 08.31 21:17
전체 인기글 l 안내
5/14 0:08 ~ 5/14 0:10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