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신부
11
남자
해가 점점 뜨기 시작하는 새벽 갑작스럽게 들리는 인기척에 나도 모르게 눈을 떴다.
눈을 뜨고 보이는 것은 망토를 둘러쓴 사람의 실루엣이었다.
그가 찾아온 건가
더욱 자세히 보기 위해 눈을 찡그리자 실루엣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
뒷모습이지만 알 수 있었다.
저기 있는 사람은 그가 아니다.
그보다는 조금 더 키가 크고 덩치가 컸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저 사람은
숲에서 마주친, 내가 아무렇지 않게 넘긴
그 남자.
사람인가?
남자가 천천히 뒤를 돌아
침대에 누워있는 나를 쳐다봤다.
그리고 깨어있는 나또한 발견했다.
망토를 뒤집어 써서 그런지 얼굴이 자세히 보이진 않았다.
"당신 누구야"
"...."
"여긴 어떻게 들어왔어"
내가 경계어린 말투로 남자에게 묻자 남자는 빠르게 자리를 벗어났다.
뒤늦게 자리에서 일어나 남자를 쫒았지만 남자의 빠른 뜀박질을 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남자를 따라 궁전 밖으로 나갔지만 남자는 이미 숲 속으로 사라져버린 뒤였다.
"하아... 아니 궁전 안에 있는 여우들은 뭐하는 거야... 외부인 봐도 모른 척만 하고..."
거친 숨을 고르고 다시 궁전으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물컹한 것이 밟혔다.
"....응?"
"으아아악!!!!"
시체를 보고 놀라 뒤로 자빠질 뻔한 나의 허리를 누군가 단단히 받쳐주었다.
"....리에?"
"보지마세요"
리에는 소매자락으로 내 눈을 살짝 가려주었다.
리에가 호주머니에 있는 호루라기를 세게 부르자 멀리서 여우들이 달려왔다.
"일 제대로 안해? 당장 치워"
"앞으로 이런 일 한 번만 더 있으면 그분께 말씀드릴 테니깐 그렇게 알아"
여우들은 리에가 '그분'을 말하자마자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을 짓더니 허겁지겁 시체를 치우기 시작했다.
리에 이렇게 화난 얼굴 처음이네...
항상 온화한 표정만을 지었던 평소와는 달리 굳은 표정을 보니 왠지 모르게 내가 위축되었다.
리에가 내 시야를 가렸던 소매를 걷어내자 시체는 멀끔하게 치워져 있었다.
"많이 놀랬어요?"
"ㅇ,아니 괜찮아..."
"죄송해요"
"아냐 리에 잘못도 아닌데 뭐... 그리고 예전엔 더한 것도 봐서"
머릿속으로 그가 내 사촌오빠를 잔인하게 죽이던 장면이 스쳐지나갔다.
"....오늘도 산책하실래요?"
"아니, 잠을 못자서 그런가 피곤하다. 내 방으로 가자"
"네"
리에와 방에 도착한 뒤 피곤에 쩔은 나는 바로 침대에 풀썩 주저앉았다.
고개를 꾸벅 숙이고 나가려는 리에를 붙잡고 침대 옆에 억지로 앉혔다.
"리에, 가지마"
"...."
"나 머리 빗어주면 안돼? 나 어릴 때 우리 엄마가 맨날 빗어줬는데"
"빗어드릴게요"
"엄마 보고싶다"
"....저도 가족이 그립네요"
리에도 한 때 사람이었다.
인간이 어미를 그리는 것은 당연한 일.
리에와 나 사이의 정적이 흘렀다.
리에는 내 뒤로 앉아 조심스럽게 빗질을 시작했다.
슥슥 버리가 빗어지는 소리에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영원히 사는 거 힘들지 않아? 죽고 싶을 때도 있잖아"
"전 영원히 사는 존재가 아니에요"
"아..."
"보시다시피 그분께서 하루하루를 연장시켜주는 것일 뿐. 전 이미 200년 전에 죽은 몸이에요"
"...."
"많이 피곤해보이세요. 주무실래요?"
"응"
리에가 이불을 집어 내 목까지 덮어주었다.
리에가 나가려고 자리에 일어서자 나는 리에의 팔목을 꽉 잡았다.
"리에, 같이 자면 안돼?"
"...안돼요. 그분께서 아시면"
"...."
"...하, 그럼 신부님이 잠들 때까지만 옆에 있을게요"
나는 내 옆에 누운 리에의 손을 꽉 잡았다.
나도 모르게 이곳에서 리에에게 많이 기대게 된 것 같다.
리에는 말 없이 맞잡은 손에 자신의 손을 포개주었다.
"리에 있잖아"
"네"
"사실 엄청 무서워"
"이해해요"
"우리 엄마도 보고싶고..."
"...."
"내 친구들도 보고싶어..."
"...."
"그리고 난 그가 언제 나를 죽일 지 몰라서 무서워"
"그분은 당신을 죽이지 않아요"
"지금 이렇게 날 사랑한다고 하지만"
"...."
"언제 버려질지 내가 어떻게 알아"
리에는 나를 꼭 안아주었다.
나는 그렇게 엄마 품에 안긴 어린 아이처럼 리에의 품에 안겨 서럽게 울다 잠이 들었다.
*
지민은 어딘가 모르게 신이 난 듯 했다.
싱글벙글 웃어대는 지민 탓에 여우들만 괜히 눈치를 볼 뿐이었다.
지민은 차오르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신부의 방으로 향했다.
지민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한 손에는 신부에게 전해줄 자그마한 선물상자를 든 채 신부의 방 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하지만 방문을 들어선 순간 지민의 얼굴이 차갑게 굳어졌다.
"....뭐해?"
곤히 잠이 든 신부를 끌어안고 있던 리에는 허겁지겁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용히 나와 신부 깨니깐"
"죄송합니다"
"내 방에서 얘기해"
"...."
리에와 지민이 방에 도착하자마자 리에는 지민에게 허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신부님이 같이 있어달라고 하셔서..."
"내가 유일하게 믿는 인간이 너인 거 알지"
"...."
"요즘 신부랑 있는 시간이 많네?"
"...."
"나보다 더 많이"
"...."
"짜증나게"
지민이 갑자기 한 손으로 리에의 가녀린 목을 졸랐다.
"내가 못해본 걸 네가 먼저 하고 있으니깐 짜증나. 심지어 신부가 나보다 널 찾아서 더 화나. 근데 너라서 참았어"
"....컥.."
"근데 네가 뭔데 신부를 품에 안아"
"컥..ㅈ,죄송...합"
"신부는 내 꺼야"
"....커헉"
"내 꺼에 손대지도"
"...."
"탐내지도 마"
지민이 목을 조르던 손을 풀자 리에는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컥컥거렸다.
"
"하..."
"너에 대한 내 믿음을 저버리지 않도록"
"행실 똑바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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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ㄷㄷ
여우신부 많이 기다리셨죠?
원래 더 늦게 오려고 했는데
틈나는 대로 짬짬히 써서 얼른 갖고 왔어요!!!
그나저나 리에의 비중이 꽤나 있는데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낼지...ㅎㅎ
여러분들 넘너 보고팠뜸...
모두 복가 보셨나여!!!
갸악!!! 넘나 좋아여!!!
펜싱남 누군진 몰라도
굉장히 핫바디에다가
꿀성대에다가
양꼬치를 좋아할 것같고
지민이를 잘 던질 것(?)같고
위로 형이 한 명 있을 것간ㅌㄴㅔ여
넘 행복!
아 글구... 조심스럽긴 하지만
그냥 솔직하게 털어놓으려구요ㅠㅠㅠ
오마꾹 댓글에 오마꾹에 관한 댓글이 아니라
뜬금없이 자까님 왜 여우신부 안들고 와여? 여우신부는 왜 연재 안해여?
이렇게 여우신부만! 궁금해하시는 댓글들을 보니깐
오마꾹을 쓰는 게 초큼 맥이 빠지더라구여...
징챠 열심히 쓰는데... 글이 많이 부족한가ㅠㅠㅠ
단편 그만두고 이 것만 연재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ㅠㅠㅠ
여러분들이 여우신부를 엄청 좋아하시고 기다리는 마음에 그러신 거 충분히 압니다ㅠㅠ
제가 얼마나 여러분들을 애정하는데 그런 마음하나 몰라보겠습니까!!!
다 우리 독자님들이 여우신부를 사랑하는 마음이겠죠!! 그 마음 넘넘 소중하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소중한 독자님들 위해 여우신부도 단편글도 둘 다 열심히 쓰고 있으니
속도는 앞으로 느리겠지만 단편글은 단편글대로! 여우신부는 여우신부대로 사랑해주셨으면 합니다!!
단편글에는 여우신부를 찾는 글이 아닌 단편글에 대한 얘기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유ㅠㅠㅠㅠ
항상 말했지만 과분한 사랑 너무 고맙고 또 애정하고 또 워더하고...
우리 사랑하는 독자님들에게 하는 자까의 징징거림이었답미다..!
+) 독자님들께 찡찡거리는 자까
둘다 죠아해죠라!!! 죠!! (찡찡)
+) 자까의 찡찡거림을 보는 독자님들
.....
어쩌라고
어쩌긴 뭘 어째여. 우리 독짜님들 내가 많이 사랑한다고
힝♥
죄송해여 제가 주책이심하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