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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E & SEEK

 

12.

 

 

 

 

 

 

 

 

 

 

조금 전부터 자꾸만 따라붙는 시선이 있다. 인문대 입구를 막 지나면서부터 시작되어 강의실에 들어와 자리에 앉을 때까지도 계속. 못 본 척 정면만 바라보고 있다가, 등 뒤로 꽂히는 두 눈이 내뿜는 그 애절함에 하는 수 없이 뒤를 돌아보면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오세훈이 딱 버티고 서있다.

 

 

.”

 

 

할 말 있어? 묻는 말에 대답은 않고, 우물쭈물 거리면서 입술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윗입술을 물었다가 아랫입술을 물었다가. 난리도 아니네, 진짜.

 

분명 미안해서 저러는 거다. 어제의 일이, 한 순간에 개똥이 된 내 이미지가 다 저 때문인 것만 같은 그런 쓸데없는 죄책감에 휩싸여서 나를 저런 눈빛으로 보고 있는 거고.

 

내 잘못도, 김종인의 잘못도 아니었듯이 세훈이의 잘못은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했다. 단지 타이밍이 조금 어긋났을 뿐이라고.

 

 

, 밥 사달라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굴었다. 미안해하지 말라는 뜻이었는데, 녀석은 그게 더 마음에 걸렸는지 울상을 짓는다.

 

 

“..괜찮아요?”

.”

아 진짜. 괜찮을 리가 있어요?”

“...”

 

 

다시 정면으로 고개를 돌리며 책상 위에 널브러진 프린트를 모아 정리를 하면, 오세훈은 빈 옆자리에 앉아 내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괜찮은 게 더 이상한 건데. 안 괜찮아야 맞는 거라고요, 이건.

 

 

안 괜찮으면 네가 어쩔 건데.”

그러니까요. .. 그냥 나 혼자 갔다 올걸.”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며 자책을 하는 걸 보다가 픽 웃었다. 그래도 넌 내 결백을 믿는 구나.

 

 

됐어. 네가 그래봤자 없었던 일이 되는 것도 아니고.”

석고대죄라도 해요? 그럼 선배 마음이 좀 풀리나?”

“..전혀.”

그럼 어떡하지. 장 선밴지 뭔지 그 미친 여자 머리칼이라도 뜯어 와요?”

 

 

진지하게 눈을 빛낸다. 보아하니 진심도 섞여있는 것 같다. 그런 녀석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가 그랬다. 머리카락가지도 되겠어? 목이라도 잘라 와야지 분이 풀릴 것 같은데?

 

난 농담이었는데 듣는 사람은 그게 아닌 모양이다. 내 말에 녀석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져간다.

 

 

아 그러게 그 여자는 왜 하필 거길 지나 가냐고요. 우리가 거기 있을 때.”

 

 

하필 회화시간이다. 탈선을 한 김에 오늘 교양 수업도 가뿐하게 째버렸다. 겉으론 괜찮은 척하고 있지만 기분이 엉망이라 어제 오늘 연달아 수업을 두 번이나 빠졌다.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또 살살 열이 오른다. , 좀 짜증나네?

 

내가 입을 열지 않으니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변백현은 왜 수업 빠지냐며 문자로 닦달을 해댔지만 일일이 설명하기도 귀찮아서 그냥이란 말로 대신했다. 그 말에 담기엔 너무 함축적인 것도 같지만, .

 

 

김 선배가 심부름만 안 시켰어도.”

 

 

조금 전 타깃은 장미였는데 지금은 김종인으로 바뀌었다. 아직도 분한 듯 중얼거리는 세훈이를 돌아보았다. 이쯤 했으면 됐다.

 

 

“..죄송해요, 선배.”

 

 

내게 미안해서 몸 둘 바를 모르는 녀석을 보는 것도 그리 마음이 편하진 않다. 그 자리에 같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실히 알 거고, 어제 강의실에서 확실히 내 편에 서지 못한 게 미안할거고, 그래서 이렇게 사과 하고. 그럼 됐다고.

 

 

네 잘못 없어.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마. 미안해하지도 말고.”

그래도 제가 어제 확실히 선배 편들었어야 했는데.”

 

 

할 만큼 했다. 장미의 말 몇 마디가 나를 범인으로 몰고 가기에 충분했고, 이미 그네들은 내 결백 따위 관심도 없을 테니까 세훈이가 나서봤자 씨알도 안 먹혔을 거라는 걸 안다.

 

 

네가 무슨 수로 종교를 이겨. 예의상으로라도 내 편들어줬으니까 됐어.”

 

 

어제 일을 떠올리면 문득, 전에 백현이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이단은 어떻게 되는지 알지?

그 땐 그런 것 따위 관심 없다고, 나랑 상관없는 일이라고 넘겼는데 내가 이단이 됐네. 참 우습다. 김종인의 영향력이란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어서, 확실한 증거도 없는 이 상황에서 녀석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내가 차를 긁은 범인으로 기정사실화 되어 있고.

 

 

예의상으로 편 든 거 아니에요.”

 

 

다른 생각에 빠지려는 와중에 단호한 세훈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녀석에게 집중하면 여태껏 보지 못한 진지한 얼굴을 한 녀석이 나를 보고 있다.

 

 

“...그럼 뭔데.”

믿는 거죠.”

…….”

도 선밴 그런 짓 할 사람 아니니까.”

 

 

어제 제가 그 자리에 같이 없었어도, 똑같이 했을 거예요. 도 선배는 그럴 사람 아니니까.

 

 

…….”

 

 

난데없는 후배의 말에 조금 멍해졌다. 그래서 대답도 못하고 그저 눈을 깜빡이기만 했다.

 

 

 

 

 

 

 

 

 

 

 

 

 

 

 

 

 

 

 

 

 

 

 

 

 

 

 

 

 

 

 

 

 

“Is the final report due by Thursday or Friday?”

“It can be turned in next week.”

 

 

우려와는 달리 회화 시간은 순탄하게 흘러간다. 수업 시작 5분전에 도착한 김종인이 자리를 향해 걸어왔고, 간단한 인사를 나눴다. 그 때까지 세훈이의 말 때문에 멍한 기분이 지속되어서 뭐라고 대답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김종인은 여전한 얼굴로 웃었다는 것만 기억이 난다.

 

사담도 나누지 않고 딱딱한 대화문을 번갈아가며 읽는 수업. 김종인과 내가 파트너가 되어 수업에 열중하자 분위기가 조금 이상해졌다. 정작 당사자들은 아무렇지 않은데 묘한 시선들이 자꾸만 이쪽을 향해 날아들었다. 간간히 들려오는 대화 속에 녀석과 나를 가리키는 말도 섞여있고.

 

그래, 신기하겠지. 사실이 어찌됐든 일단 그네들의 시선에선 피해자와 가해자가 마주보고 대화를 하는 꼴이라니. 얼마나 우습겠어.

 

우리에 갇힌 사자가 된 기분이다. 내가 이렇게까지 타인의 시선에 민감했던가. 나를 향한 시선, 속닥거리는 말들이 자꾸만 들린다. 꽤 무심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닌 모양이다.

 

 

“Haven’t you h.”

 

 

내가 어쩌다가 이 꼴이 됐는지 모르겠다. 대화를 나누다 말고 짧은 한숨을 내쉬자 지문을 읽던 김종인이 말을 멈추고 나를 본다. 뚫어져라 바라보는 그 시선에 잠깐 눈을 맞추고 아래로 내리 깔았다. 왜냐면 난 괜찮아 보여야 하니까. 아무렇지 않아 보여야 하니까.

 

 

“You look very tired.”

…….”

“Are you okay?”

 

 

그런데 김종인이 지문에도 없는 말을 또 꺼낸다. 피곤해 보인다고? 괜찮냐고?

 

난 아무렇지도 않아. 대답은 않고 눈을 깜빡이는 걸로 대신했다. 뒤통수가 조금 따갑고, 귀가 자주 간지럽지만 조만간 다시 무덤해질 거다.

 

이 소란스러움도 곧 잦아들 테니까.

 

 

 

 

 

 

 

 

 

 

 

 

 

 

 

 

 

 

 

 

 

 

“..미친년.”

 

 

회화수업이 끝나자마자 먼저 나와 복도에서 나를 기다리던 백현이 잔뜩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 되묻자 씩씩거리며 장미 이 미친 기지배 어딨어, 시발. 수업시간 동안 세훈이에게 전해 들었는지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눈앞에 장미가 있었으면 한 대 칠 기세다. 그런 녀석의 팔을 잡아끌어 라운지까지 데려다 놨다. 소파에 녀석을 앉히고,

 

 

넌 그 기지배를 가만히 뒀어?”

뭐 마실래?”

 

 

자판기 앞에서 동전을 넣으며 묻자, 변백현이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쉰다. 넌 지금 목구멍으로 그게 넘어 가냐?

 

 

안 마실 거면 내 꺼만 뽑는다.”

 

 

백 원짜리 동전 여섯 개를 넣자 붉은 빛이 들어온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그냥 아무 버튼이나 눌렀다. 곧이어 덜컹이는 소리와 함께 캔 하나가 떨어지고 입구에 손을 넣어 그것을 꺼내들었다.

 

 

걔가 밉상부리는 거야 내 진즉에 알아봤는데, 왜 하필 그 또라이 짓에 네가 걸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캔이 입이 벌어진다. 녀석의 옆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오세훈한테 들었냐.

 

 

들었으면 뭐. 넌 그런 일이 있었으면 어제 바로 나한테 말해줬어야 될 거 아냐.”

뭐 좋은 일이라고.”

좋은 일이 아니니까 더더욱 말해줬어야지. 미친놈아. 그년도 미쳤고 너도 미쳤어, 시발. 잘 돌아간다.”

…….”

아 나 진짜 그 년 가만 안 둬. 내가 어제 그 자리에 있었어야했는데.”

 

 

분이 풀리지 않는 듯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리치자 쿵, 하는 소리가 몇 번이나 울린다. 그러더니 변백현이 내 손에 쥐여진 캔을 빼앗아가서 벌컥벌컥 마신다. 안 마신다며. 내 말은 들은 체도 않고 금세 캔 하나를 다 비운 녀석이 빈 캔을 찌그러트린다.

 

 

너 괜찮아?”

 

 

목을 축이고 나서야 진정이 됐는지 나를 돌아보며 묻는데. , 오늘따라 괜찮냐는 그 말이 왜 이렇게 싫은 건지.

 

 

괜찮냐고 물어보지  . 괜찮은데 안 괜찮아지려고 .”

솔직하게 말해.”

“..솔직해.”

지랄하네. 다들 널 벌레 보듯 보던데 괜찮을 리가 있어? 아무리 네가 무심하다고 해도 신경 쓰이는 게 당연하지. 하지도 않은 일로 욕이란 욕은 다 얻어 처먹고 있는데.”

 

 

정곡을 찌르는 말에 할 말이 없어서 입을 꾹 다물며 괜히 뒷목을 주물렀다. 그래, 맞아. 솔직히 말하면 안 괜찮고, 피곤하다. 짜증도 나고.

 

후폭풍이 이렇게 거셀 줄 알았다면 차라리 어제가 더 나았을 거라고. 강의실을 박차고 나올 수라도 있었지, 지금은 뭐. 어떻게 할까. 진짜 범인을 찾을 때까지 집에서 몸이라도 숨겨야 되나?

 

그런데 내가 한 짓이 아니라는 게 밝혀져도 지금과 크게 달라질 것 같진 않았다. 그 때가 되더라도 어차피 난 의심 받을 짓을 했으니 의심받은 거라며, 저들의 행동을 정당화 할 게 분명하니까. 그리곤 없었던 일처럼 조용히 묻어질 테고.

 

그러면 지금 이 사건에선 나한테 남는 건 무엇일까. 아침의 세훈이가 내게 심어준 믿음, 같은 좁은 인맥의 끈끈함? 아니면 줄곧 이어지는 스트레스?

 

다른 건 모르겠고 일단 귀찮은 일에 말린 건 확실하다. 쉽게 발을 뺄 수 없는 덫에 걸린 것도 확실하고.

 

 

종인이는.”

 

 

사람을 앞에 두고 자꾸만 다른 생각에 빠지게 된다. 세훈이 앞에서도 그랬는데, 지금도. 답답한 상황에 느는 건 한숨과 잡생각 뿐이라 어쩔 수가 없다.

 

 

사과하던데, 장미 대신해서.”

걔도 참. 보살 납셨네.”

 

 

중도 앞 벤치에서의 짧은 대화. 내가 차를 긁은 게 아닐 거라는, 녀석의 믿음. 세훈이도 그렇고, 백현이도. 그리고 김종인도.

 

 

진짜 누가 그랬는지는 아직 모르고?”

.”

찾을 수 있는 방법은?”

“..글쎄.”

아 됐고, 일단 밥부터 먹자.”

네 애인은.”

“..셋이서 먹어야지.”

됐다. 니들끼리 먹어라.”

지랄하지 말고 따라와.”

 

 

 

 

 

 

 

 

 

 

 

 

 

 

 

 

 

 

 

 

 

 

 

 

 

 

 

 

 

후문에서 기다린다는 박찬열을 향해 걸어가는 길에 현철 선배의 무리와 마주쳤다.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자, 어색한 대답과 함께 떨떠름한 눈빛이 닿았다가 멀어진다. 그 시선을 눈치 챈 건 나뿐만이 아니었던지 백현이가 발끈해서 따지려는 걸 잡아 말렸다. 내가 이단이 됐다고 해서, 너까지 그렇게 되면 안 되는 거잖냐. 씩씩거리는 녀석의 어깨를 잡고 돌아서서 걸어가려는데 뒤통수에다 대고 쏟아지는 이런 저런 말이 영, 귀에 거슬린다.

 

 

쟤야? 쟤가 도경수 맞지?”

, 백현이 옆에 있는 애. 종인이 차 긁었다는 애도 쟤야.”

아 그 양심 없는 새끼? 생긴 건 멀쩡한데 왜 저러고 살아, 미친놈.”

아까 회화 시간에 봤는데 김종인도 참 속 없더라. 지 차 긁은 놈이랑 마주 보고 아무렇지 않게 대화하는데. 나 같으면 반쯤 죽여 놓지.”

 

 

얼굴이 천천히 굳어가고, 백현이를 붙잡고 있던 손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시발..”

 

 

멀어져가면서도 끊임없이 입에 오르내리는 나를 향한 악담에 더는 못 참겠다는 듯, 녀석이 어깨의 내 손을 떨궈내며 낮은 목소리로 저기요. 부르고, 그 저급한 대화에 잔뜩 약이 올라 주먹을 꽉 쥐었다 폈다. 그래, 내가 저딴 한심한 인간들한테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구나. 내가 한 짓이 아니면, 내가 당당하면 아무렇지 않아야 하는 게 맞는 건데. 저딴 개소리가 뭐 그리 신경 쓰인다고.

 

 

, 백현아 왜.”

 

 

백현이의 부름에 가던 길을 멈추고 놈들이 뒤를 돌아본다. 성큼성큼 다가서려는 변백현을 밀치고 내가 먼저 발걸음을 뗀다. 내가 다가서자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조금 전 뒤에다 대고 했던 말을 대놓고 하진 못한다. 참 웃기지. 왜 면전에선 말을 못할까.

 

 

“..경수야.”

 

 

같이 어울려서 욕할 땐 언제고, 당황한 얼굴로 나를 보는 현철 선배를 보며 똑똑히 말했다.

 

 

할 말 있으면 지금 하세요.”

 

 

일일이 상대해주기 귀찮아서 가만히 입 닫고 있으니까 누굴 병신으로 보나.

 

 

못하겠으면 그냥 입 닫고 있던가.”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분위기가 왜 이래?”

 

 

침묵속의 식사 시간이었다. 밥맛이 있을 리가 없다. 나도 그렇고 백현이도. 젓가락으로 밥을 뒤적이고만 있자 큰 눈을 굴리며 눈치를 보던 박찬열이 은근슬쩍 물음을 던진다. 말이 끝나자마자 변백현이 쥐고 있던 젓가락을 탁 소리 나게 내려놓으며 욕설을 내뱉는다. 웬만한 일이 아니면 좋게좋게 웃어넘기는 녀석이 저런 반응을 보일 정도라면 많이 화가 났다는 뜻이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백현이 입에서 나오는 시발 소리에 박찬열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내가 지금 쌀을 씹는 건지, 돌을 씹는 건지.”

왜 그래?”

자전거를 부숴버리던가 해야지. 그놈의 자전거만 아니었어도..!”

 

 

과격한 언어가 지속되자 안절부절 못하며 나를 향해 묻는다. 뭔데, 무슨 일 있냐?

 

백현이의 말이 계속될수록 박찬열 이마의 주름이 하나씩 는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제 탓을 하는 걸 보니 뭔가 잘못한 것도 같고. 누가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둘 다 입을 열 생각은 않고. 눈치만 계속 보는 박찬열과 눈이 마주쳤다.

 

 

백현이 왜 이래?”

넌 다쳤다며. 괜찮냐?”

 

 

손바닥을 보여주면서 박찬열이 말한다. 많이 안 다쳤어. 가벼운 타박상 정도? 그나마 다행이네.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면, 흥분해서 날뛰는 백현이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키며 인상을 찌푸리고.

 

 

미친놈들 천국이야, 아주. 사실 확인도 안 해봤으면서 엄한 사람 잡고 지랄이지. 미친 새끼들.”

 

 

박찬열 눈동자 굴러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기분이 안 좋은 건 마찬가지였지만 그 기분을 오래 이어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못 참고 한 마디 한 게 하필 또 선배들이라 이젠 완전히 아웃. 고립. 몰라, 시발. 그딴 거 알게 뭐야. 하지도 않은 일로 그런 미친놈들 눈치나 보며 설설 기는 것보단 낫지.

 

 

뭔데.. 무슨 일인데, 그래. 둘 다 표정 겁나 안 좋아.”

있어, 아주 아주 안 좋은 일.”

심각해?”

조금. 근데 괜찮아. 도콩은 내가 지킬 거니까.”

“..지키다니?”

우리들만의 비밀이 있어. 굳이 알려고 하지 마. 생각하면 할수록 열 받네. 그러게 어제 자전거 왜 탔어! 너 때문에 도콩 못 지켰잖아.”

“..?”

, 별게 다 마음에 안 드네. 됐어, 도콩. 도 아싸 변 아싸 해, 그냥.”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말은 출발했다고, 벌써.

 

 

 

 

 

 

 

 

 

 

 

 

 

 

 

 

 

 

 

 

 

 

 

 

 

  @

대하드라마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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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ㅠㅠㅠ Hide & Seek 올라오는거 볼때마다 가슴 둑흔둑흔하면서 눌러요!!! 늘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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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잘보구가요 ㅎㅎ 빨리 범인좀 밝혀졌으면 ㅜㅠ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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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어휴~ 괜한 경수만 억울하게~~ 뉘신지 모르겠지만 범인 잡히면 장미랑 같이 세트로 죽여죽여~~ 하고싶네~~~ ㅜ ㅜ 보는 내가 속이 탄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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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그냥 드라마여도 대하드라마여도 전 HIDE & SEEK 정말 사랑합니다. 제가 원래 픽 제목 언급할 때 이렇게 제대로 안치는데 이 픽은 제대로 쳐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드네요 결론은 사랑한다고요 작가님도 HIDE & SEEK 도요 허허 (진지)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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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아아아 선배라는것들이 도콩 힘내요!!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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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주 명란젓 코난들 납셨네. 우리 경수 괴롭히지 말란말이야ㅠㅠㅠㅜ범인은 누굴런지....왠지 가까운 사람일것같은데!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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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리 경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자기 전에 왔는데 이렇게 딱! 떠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구 합니다.. T^T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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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아진짜대박;너무재밌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최고에요ㅜㅠㅠㅠㅠㅠ키마님 글은 다 봤는데진짜 필력 굿 ㅠㅠㅠㅠㅠ금픽이 따로없네여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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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아니 진짜ㅠㅠㅠㅠㅠㅠ너무 좋아 미칠것같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키마님 진짜 사랑합니다ㅜㅜㅜㅜ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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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잘보구가요 경수의오해가 풀렸으면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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