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운, 정택운 "
그래도 같이 살게 된 이상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며 학연이 입에 익도록 택운의 이름을 몇번 읊조렸다.
그리고 학연을 따라하듯 택운이 학연, 차학연 하며 학연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한참을 그러고 있었을까.
슬슬 배가 고팠는지 학연의 뱃고동 소리가 들렸다.
꼬르륵 하는 소리가 경쾌하게 학연의 귀를 파고들었다.
아 밥 먹어야지... 어제 진탕 마셨겠다 라면이나 먹을까?
물을 보글보글 끓이고 라면 봉지를 뜯는 학연을 졸졸 따라온 택운이 근처를 어슬렁 거리며 학연이 하는 행동을 빤히 바라본다.
" 혼자 먹는거야? "
" ... 로..로봇도 음식을 먹어.... 요? "
" 나도 배고픈데. "
치켜 뜬 눈으로 저를 바라보는 택운이 학연은 무서웠다.
황급히 라면봉지 하나를 꺼내들며 어색하게 웃는 학연을 비웃듯이.
택운은 한 쪽 입꼬리만을 슬쩍 올렸다.
" 난 그게 아니라. 네 손길을 먹어야 겠는데. "
[택운/학연] 너는 펫. 03
w. 유리엘
" 헐 "
바싹 굳은 학연의 몸에 택운이 바짝 붙어왔다.
슬금슬금 몸을 뒤로 빼던것도 이제 한계. 밀리다 밀리다 냉장고에 등이 닿이면서 더이상 피할 수 가 없었다.
갑자기 이 로봇이 왜 미쳐버린걸까 라는 의문이 들 새도 없이 택운의 손이 학연의 뺨을 감쌌다.
쪽, 쪽.
옅게 두번 입술을 맞추더니 진득하게 학연의 아랫 입술을 물어오는 택운에 의해 손에 들고있던 라면봉지는 이미 땅바닥에 떨어진 후 였다.
뜨끈한 숨이 학연의 입술새로 파고들고 로봇인지 사람인지 분간이 안될정도로 말랑한 택운의 혀가 느긋하게 학연의 윗 입술과 아랫입술을 훑어내었다.
치이이익 -
물이 끓다 못해 넘치는 소리가 들고 나서야 학연은 정신이 확 들었다.
내가 지금 이 로봇이랑 무슨짓을 하고 있었던 거야?
학연은 경악하며 택운의 가슴팍을 양 팔로 홱 밀어냈다.
뜨끈해진 입술을 손등으로 문지르며 황급히 라면불을 끄면서도 도무지 이 상황이 이해가 안되는 학연이었다.
" ㅁ...무슨짓이야!! "
" 밥 먹은건데. "
" 무...무슨... "
무심한 눈빛으로 택운이 주섬주섬 사용설명서를 다시 꺼내들었다.
" 마이돌 ver.3.0 스킨쉽충전형 "
기존 인간적이지 못했던 전기 충전, 베터리 충전 버전과 달리 새로운 혁신이 시작됩니다.
스킨쉽 충전형! 마이 돌과의 스킨쉽으로 생기는 당신의 엔돌핀과 접촉으로 인한 정전기가 마이 돌을 충전 시킵니다!
* 가벼운 키스와 포옹 등의 행위는 마이돌을 충분히 충전시키지 못할 수 있습니다.
손가락으로 한줄 한줄 표시해가며 방금의 행위에 대해 설명하는 택운을 바라보던 학연이 다시금 절망에 빠졌다.
그냥 같이 지내는 룸메이트 하나 구했다고 생각하려고 했는데
충전방식이 무려... 무려....ㅅ....세...섹....
오 마이 갓.
학연은 제 얼굴을 양손에 파묻고는 끄아아앙 다시한번 비명을 질러댔다.
그리고 그런 학연을 향해 입맛을 다시던 택운이 다시한번 웃었다.
" 맛있는 내 주인님. "
호갱님 충전은 충분히 시켜주세요. ^^
너는 펫. 03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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