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가 좀 그러한게 나오는데 불맠 달아야하나여? 좀 알려주세요
현관을 지나 문을 열고 들어오는 백현의 발걸음이 급했다. 한쪽 어깨에 대충 둘러 맨 백팩이 달랑달랑 흔들거리며 백현의 등을 내려침에도 전혀
개의치않고 아무렇게나 스니커즈를 벗어 내팽겨친 백현은 곧 안방에서 나오는 자신의 어머니와 마주치자 어울리지 않게 흠칫 놀랐다.
"이제 오니?"
"응. 엄마 어디 가?"
"아, 응. 오늘 동창모임. 아버지도 오늘 회식 있으셔서 늦게 들어오신다니까 백희랑 둘이 저녁 알아서 챙겨먹고"
앗싸- 나이스
속으로 예스를 외친 백현이 아무렇지않은 척 고개를 주억거리곤 2층에 있는 본인의 방으로 향하는 계단을 터벅터벅 밟고 올라섰다.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책상 한켠에 백팩을 휙 던져놓곤 컴퓨터부터 부팅시킨 그가 의자에 앉아서 컴퓨터가 켜지기만을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굴렀다.
"아씨... 빨리 빨리-"
재촉한다고 컴퓨터가 빨리 켜지는 것도 아닌데 부산스럽게 중얼거리던 백현은 마침내 동그란 눈과 귀여운 하트입술을 가지고 있는 얼굴의
바탕화면이 나타나자마자 한 번 씨익- 사랑스럽다는 듯 웃어주곤 인터넷을 열어 서둘러 메일함부터 접속했다.
어디보자, 제목이... 받은메일함 제일 위에 아직 읽지않음으로 표시된 메일을 클릭한 백현이 제목부터 의심스러운 '아무도_없는_집_안에서_
그녀와_단_둘이.avi'라는 파일을 보고 흡족하게 웃었다.
"박도비 새끼..."
죽이는게 나왔다며 스리슬쩍 백현에게 귓속말로 속삭이는 찬열에 '공유ㄱㄱ'라고 대답한 백현은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른 속도로 영상공유를
해준 20년지기 부랄친구에게 오늘만큼은 무한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영상이 꽤 긴 모양인지 용량이 좀 커서 다운받는 속도가 더디긴 했지만
그것마저 석가모니와같은 인내심으로 참아내며 책상을 달그닥 달그닥 손톱으로 두들겨 지루함을 견디는 그였다. 어머니가 계시다면 어차피 2층엔
잘 올라오지 않으시니까 걱정 없지만 혹시 몰라서 문이라도 잠궜겠지만 동창모임으로 인해 어머니가 나감과 동시에 이 집안엔 오직 백현 혼자만이
남게 되는 것이었기에 굳이 문을 잠굴 필요까지는 없었다. 또 어머니가 언급했던 여동생 백희는 오늘 모의고사를 끝내고 친구인 경아와 놀다가
저녁까지 먹고 들어온다고 했으니 상황은 백현에게 전적으로 유리한 쪽으로 돌아갔다. 고로 백현은 아무런 걱정할 필요 없이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느긋하게 동영상을 감상하고 덤으로 자기위로도 좀 해준 뒤에 찬열과 영상에 대한 감상평을 나누며 음담패설을 나누면 끝인 것이다.
백현의 눈이 곧이어 모니터 안에서 펼쳐지게 될 온갖 판타지와 기대감으로 인해 반짝이며 빛났다. 마침내 고대하고 고대하던 영상의 다운이
완료되고 두 손을 마주대고 비빈 그가 마우스의 커서를 옮겨 재생시키려는 찰나 카톡- 하는 알림음이 울리며 핸드폰이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이렇게 바쁘고 중요한 순간에 대체 누구야...
[오빠- 학교 끝났어요? - 우리 백설이♡]
평소에는 답장 한 번 받기 힘든 비싸디 비싼 경아의 카톡이었다. 다른 날 같았으면 우리 경아가 웬일이냐며 잔뜩 부풀어선 온갖 팔불출짓은
다 해가며 격하게 환호했겠지만 오늘은 상황이 좀 달랐다.
[응 우리 경아도 학교 끝났어요? 오빠 지금 집인데 과제하느라 바빠요. 좀 이따가 연락할게요 공주님♡]
빠른 손놀림으로 타자를 쳐 답장을 보낸 백현이 핸드폰을 모니터 옆으로 치워놓고 드디어 영상을 재생시켰다.
경아야, 미안해. 오빠가 오늘은 좀 급하다. 마음 속으로 경아에게 백 번 사죄하고 쌓인 욕구를 풀기 위해 모니터를 뚫어져라 주시하기 시작했다.
또 한 번 카톡- 하는 알림이 울렸지만 오로지 영상에만 집중하기 위해 핸드폰으로는 시선 한 번 주지 않은 백현이 영상이 끝나자마자 경아에게
전화를 걸리라 마음먹었다. 이십분 남짓 흘렀을까, 마침내 그토록 기대하고 기다리던 하이라이트인 남녀의 정사씬이 나오려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수위 높은 영상에 그동안 참아왔던 욕구가 저 깊숙한 곳에서부터 스물스물 기어올라왔다. 본래 방탕한 생활을 했다거나 이리저리
몸을 막 굴리고 다닌 백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남자, 그것도 신체 건강한 성인 남자인지라 간간이 여자들과의 잠자리는 가졌었는데 그건
솔로일 때의 이야기지, 지금은 눈에 넣어도 안아플 경아와 -나 혼자- 알콩달콩 연애중이신 몸이라 나날이 욕구는 쌓여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경아는 하나 뿐인 백현의 여동생인 백희와 친구이자, 아직 파릇파릇 성장기에 있을 고등학생이었기에 멀쩡한 여자친구를 옆에
두고도 이런 영상 나부랭이로 자기 위로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요즘 세상에 누가 그런 것 따지느냐 하겠지만 한 번 나쁜 맘을 먹었다가도
경아의 강아지같은 동그랗고 커다란 눈망울과 웃을 때면 귀엽게 올라가는 하트모양의 입술을 볼 때마다 백현은 그저 보살이 되곤 했다.
이렇게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럽고 깜찍한, 온갖 미사여구를 갖다붙여도 모자랄 순수하고 소중하게 지켜줘도 모자랄 경아를 데리고 이렇고 저런
짓을 한다는 것은 백현에게 크나 큰 죄책감과 더불어 왠지 철컹철컹- 은팔찌를 차야 할 것 같은 매우 아청아청한 기분을 낳게 만들었다.
내가 우리 경아를 얼마나 공을 들여서 꼬셨는데, 한 순간에 공든 탑을 무너뜨릴 순 없지. 하며 백현은 적어도 경아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플라토닉한 사랑을 추구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마음의 대화는 경아와, 몸의 욕구는 서양 누님들과 본인의 손으로 열심히 풀어줬건만 그것도
하루이틀이지, 백현은 점점 무뎌지는 자신을 느꼈다. 그래도 요 얼마동안 시험기간에 온갖 레포트와 과제가 겹쳐 눈코뜰새없이 바빴기에
아들내미를 달래줄 시간조차 여의치 않았고 오늘에서야 시간이 난 그가 일단 급한 불 부터 끄고 보자 하는 심정으로 찬열의 도움을 받게 된 것이었다.
아무리 경아가 예쁘고 사랑스러워도 남자는 본능적인 동물인지라 우선은 눈 앞에 놓인 상황부터 해결하는 것이 먼저다 라는 철칙으로 백현은
서서히 부풀어오르는 앞섶을 느끼곤 서둘러 바지버클을 풀어 아들내미를 해방시켜주려했다.
- 아응... 오빠...
영상 속의 여자가 교태로운 목소리로 신음을 흘렸다. 이에 백현이 여자와 몸을 맞대고 있는 남자로 빙의하며 천천히 손을 놀렸다.
- 오빠... 백현 오빠...
"그래, 오빠야 백현오.. 백현오빠..?"
눈을 감고 무아의 지경으로 빠져들려던 백현의 귓 속에 익숙한 자신의 이름이 꽂혀들어왔다.. 잘못들었나..? 분명 백현이라고....
다시 집중하려던 백현은 또 다시 들려오는 익숙한 자신의 이름과 목소리에 순간 등골이 오싹해짐을 느꼈다.
설마... 에이 설마 아닐거야... 그럴리가... 말도 안돼.. 그렇지? 백현아 정신차려- 이자식아. 딸치다가 골로가는거 아냐 임마, 남자가 가오죽게.
현실을 부정해보려 두 볼을 짝짝 소리가 나게 내려쳤지만 그럴수록 소리는 더욱 선명하게 들려왔다. 그것도 콩콩 계단을 밟고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발걸음은 옵션으로. 그제서야 자각한 것이다. 경아가 백현의 이름을 부르며 점점 백현의 방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망했다. 문도 안잠궜는데. 백현은 멘붕에 이르렀다. 갑작스런 상황에 영상부터 꺼야할지 아니면 서둘러 문부터 잠궈야할지 깊은 심연에 빠졌다.
영상을 끈다고 해도 속옷 바깥으로 드러난 내 물건을 어떻게 할 것이며, 문을 잠그러 가다가 경아가 먼저 들어오기라도 한다면 영상은 물론이고
흉물스런 자신의 물건은 그대로 경아와 인사하게 될 것이 뻔했다. 그리고 백현은 변태라는 타이틀을 뒤집어쓰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넘과 동시에 엄마의 등짝 스매싱과 더불어 백희의 얄미운 비웃음을 당하게 되겠지. 이게 백현의 머릿 속에서 나온 결론이었다.
역시 남자는 한 번에 두가지 이상의 일을 하는 것이 여자보다 훨씬 힘들다더니, 백현 역시 정상적인 남자의 표본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망설이기에만 급급했다. 그냥 항상 그러하듯 엄마한테 게임하는거 들킬까봐 문이 열림과 동시에 게임창을
아래로 내리던 손가락 스킬만 있다면 1초도 지나지 않아 불 하나 끄고 앞섶 정리라도 할터인데, 오로지 영상과 방문, 두가지에만 촛점을 맞춘
백현은 이 시대의 진정한 멍충이였다.
달칵-
"오빠...?"
"... ..."
한 번의 노크없이 단호하게 문을 열어재낀 경아가 백현을 부르며 들어오는 동안 백현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오로지 침대 위 베개 옆에 경아가
선물해줬던 곰돌이인형쿠션을 손에 잡히는대로 가져와 바지춤을 가리는 일 뿐이었다. 그리고 경아와 눈을 맞춘 백현은 눈에 띄게 굳어있었다.
경아의 눈이 아직 재생되고 있는 영상 한 번, 식은 땀을 뻘뻘 흘리는 백현의 얼굴 한 번 돌아가면서 쳐다봐주다가 영상 속에서 나오는 여자의
신음에 다시 모니터로 촛점을 맞추었다.
"경아야, 그게..."
"... 밖에서 기다릴까요?"
"미안..."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하는 백현에 경아는 다시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방 밖으로 나가 조심스레 백현의 방문을 닫아주었다. 그러자 혼비백산하여
얼른 영상을 끄고 그새 푹 사그라든 아들내미를 다시 속옷 안으로 쑤셔넣고 바지춤을 정리한 백현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경아를 불렀다.
발걸음에서 도도거리며 소리가 날 것같이 총총거리며 걸어온 경아가 백현의 침대 위에 살포시 앉아 치마를 정리했다.
"어떻게 왔어...?"
"시험 끝나고 백희랑 시내나가서 놀려고 했는데 갑자기 찬열오빠가 불러서 백희는 그대로 가버리고 나는 오빠보러 왔죠"
박찬열. 일생에 도움이 안되는 새끼.
백현이 부득부득 이를 갈았다. 눈은 이미 찬열을 반쯤 죽여놓고도 남을만큼 살기에 가득 차 있었다.
"아래층에 어머니 계시는데..."
맙소사. 나가신 줄 알았던 어머니마저 아직 집에 계셨다니. 희대의 폐륜아가 될 뻔 했다.
"근데 저 들어오면서 부엌에서 저녁 찬거리 꺼내놓고 나가셨어요"
"아, 그래... 그렇구나... 어머니가 뭐라셔?"
"집에 둘만 있으니까 조심하라시던데. 남자는 다 늑대라고"
백현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당황한 것은 오직 백현 뿐인 듯 경아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찔리는 것은 백현 쪽인지라 결국 손가락만 꼼지락거리며 백현이 경아의 눈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저기..."
"뭐 어때요"
"엉?"
"오빠만 보는 것도 아니고 대한민국 남자들, 아니 전세계 사람들 다 보는걸. 오빠가 불구도 아니고"
"그래도... 기분 안...나빠..?"
"뭐가요? 아 뭐 타이밍이 좀 안좋긴 했는데 저는 괜찮으니까 신경쓰지마요 오빠"
"내가 너 카톡 씹고 저런거 봤는데도 괜찮아...?"
"왜요? 오빠 고자예요?"
경아의 돌직구에 백현의 입이 떡벌어졌다. 우리 순진하고 순수한 경아가... 고자라니.. 그 귀여운 입에서 아름다운 단어만 쏟아질 것 같은
입술에서 고자라니... 그것도 내가 고자라니... 지금 누굴 지켜주려고 내가 이런 개쪽을 당하는데...(부들부들)
"경아야 아무리 그래도..!! 고..!! 자...라니... 하하... 말이 좀 심하다"
"아니, 내가 남자라면 당연히 본능적으로 저기에 먼저 시선이 갈텐데 뭘. 충분히 이해한다니까"
"그래 경아야 미안해 오빠가... 잘못했어, 응? 화났지?"
"오빠 진짜 고자 아니예요?"
"야, 넌 무슨 자꾸 그런 민망한 말을 어울리지도 않고 입에 담고 그러냐... 공주님은 그런 말 쓰는거 아니야"
"아니 고자도 아닌데 어떻게 눈 앞에 나를 두고 저런걸 봐?"
"으...응...?"
"백현오빠-"
"...어...?"
"한 번 확인해볼래요? 오빠가 고자인지 아닌지"
경아의 입꼬리가 요사스럽게 올라갔다.
그냥.. 이런 내용 한 번 써보고팠어요......
카디로 입덕했는데 인티글잡에 백도가 많아서 백도도 보다보니 짱조음..!!!
늘 떡설쓰기 직전에 애매하게 끊어서 욕먹는 저란 사람... 흐흑....
+) 저번편에 암호닉 신청해주신 조무래기님과 이름모를 익인분 스릉흡느드...♡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편집도, 재촬영도 불가” 조진웅 사태에 '두 번째 시그널' 제작진 멘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