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여름, 청춘의 끝(Love Sick)
제 4화,
아픈 사랑
너와 가까워도,
절대 가까워질수 없는.
멀리 있는 사이가 되버리는 걸까?
" 김칠봉, 팔찌 좀 제발 응? 빌려줘라. 일주일만- "
" 싫다니까, 너 지금 말만 몇 번째 인줄 알아? "
날 바라보며 권순영 특유의 귀여운 표정으로,
손목에 차고 있는 팔찌를 빌려달라며 옆에서 계속 앙탈을 부리며 애원했다.
이때는 진짜 귀여워서, 웃으면서 계속 튕겼는데. 결국은.
" 으이구, 일주일만이다? "
하며 빌려줬더니, 헤벌레 웃으며 마냥 어린 아이 같이
팔찌를 차고는 이리저리 손목을 둘러보며 좋아했던 권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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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무슨 일 있어요 누나? 표정이... "
" 아, 그게... "
책상에 멍하니 앉아 권순영에게 빌려준 팔찌가
제 주인인 나에게 돌아오지 않아, 조금씩 화가 날 때 즈음.
우연히 내 반을 지나가던 이석민이 가던 발걸음을 돌려,
반으로 들어와 내 앞에 쪼그려 앉아 눈높이를 맞추며 물어왔다.
" 아무것도 아냐, 신경쓰지마- 누나가 미안. "
신경쓰지 말라며 얘기를 해보지만,
그래도 내 얼굴에 티가 났던지 계속해서
바라보며 물어오는 이석민.
" 하, 뭐가 미안한데요. 누나가.
항상 물어보면 왜 대답을 안해요? "
" ....미안해. "
석민이의 깊은 한숨이 들리고,
나는 고개를 떨구며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의자에서 일어나 터덜터덜 교실을 나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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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칠봉. 밥은? "
" 먹었다, 이 자식아. "
밥은 먹었냐고 물어오는 권순영에,
먹지도 않은 밥을 먹었다며 자존심만은 세우려,
말은 날카롭게 나왔다.
그런데, 팔찌가 없다.
3개월이 지나도 돌려주지 않던 권순영의 손목에 차 있던 팔찌가.
순영아! 왜 거기 있어.
왜 없나며 물어 보려던 찰나,
저기 멀리서 너의 여자친구로 추정되는 아이가
애타게 권순영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오고 있었다 .
" 가라, 좋은 시간 보내고. "
애써 덤덤한 척, 둘의 사이를 방해할 수는 없기에.
자리를 비켜주는데. 권순영이 그녀의 손을 잡은 순간,
그 애의 손목엔 내가 빌려준 팔찌가 고스란히 차 있었다.
' 이런, 나쁜. '
권순영, 정말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 놓고 싶다. 정말로.
근데 계속 안 되는데 어떻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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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김칠봉 왜? "
" 몰라서 묻냐, 팔찌 어디 있어. "
끝내 분을 참지 못 하고,
다음 날 교실에서 물었다.
다 알면서, 바보같이 그랬다.
" 아, 맞다. 팔찌. 그거 집에다 두고 왔는ㄷ, "
" 참, 그래. 거짓말 잘 좀 하지. "
헛웃음을 치며 어이가 없어,
얘기를 했더니. 얼굴이 굳어지며
할 말이 없어지는 권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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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영이 형, 좋아하죠. "
" ㅇ,어? 그게... "
하교시간.
어찌된 일인지 권순영은 먼저 가고,
어쩌다 석민이랑 같은 하교길을 향하고 있었다.
아무 소리 없이 어색함만 걷다,
이내 물어오는 이석민.
내가 우물쭈물 대며, 망설이고 있을때.
" 다 알아요, 난. 안 숨겨도 되는데- "
내 얼굴을 향해 고개를 돌려,
얘기하는 이석민. 그때의 권순영을 좋아했던 나는,
몰랐다. 그렇게 이석민이 나에게 끊임없이 구애와,
신호를 보냈다는 것을.
" 석민아, 항상 미안해...그리고, 맞아. 권순ㅇ, "
" 거기까지만, 됐어요. "
권순영의 이름 석자가 불리기 전,
거기까지만이라며 딱 끊는 이석민 이었다.
미안했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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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김칠봉! 왜 거기 서 있냐. 익겠다. "
" 네가 익겠다. 너나 그늘 가시던가요- "
체육 시간,
권순영의 축구하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잠시 작전 타임인지 나를 보더니 익겠다며,
멀리서 걱정하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 으, 덥다. 마셔라 이거- "
" 고마워- "
작년 여름,
너를 좋아했던 그 계절에.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 아래서 축구를 끝내고,
운동장 스탠딩. 내 옆에 앉아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반 정도 남은 물병을 내 손에 쥐어 줬다.
여름, 권순영.
그때 참 좋았는데.
" ...하.. 왔어. "
" 뛰어왔냐? 빨리 오란 말에 잘도 오네. "
그때 내가 분노했던, 그 날을 끝내기 위해
빨리 오라며 재촉했더니,
엄청 뛰어온 권순영이다.
" 아니잖아, 집에 있는거. "
" 하, 그래. 집에 없어. "
" 그럼 여친? "
계속 몰아붙이는 말에,
한숨을 쉬며 대답하는 권순영.
하지만, 이 질문을 끝으로 더 이상 나는
할 말이 없었고. 더할 나위 없이 권순영이 미웠다.
" 걔한테 없는데, 그냥 내가 돈주고 사면 안되는 거냐? "
" 미쳤지 너. 세상에서 가장 나쁜놈이다 권순영. "
적반하장으로 쏘아붙이는 권순영.
왜 대체 이러는건데, 이 나쁜 놈아.
작년 여름, 권순영.
참 좋았는데. 왜 변한거야.
진짜 놓아줄때가 된건가.
지워질 수 없는 아픈 기억들
그리워 하면서도 미워하면서도 그댈
난 사랑할수 없었나봐요 이젠,
그저 바라볼수 밖엔 없겠죠.
- 인연 / 도겸
제 4화,
아픈 사랑
폭풍 업뎃! |
내일 연재가 가능할지 미정이라 오늘도 폭풍 업뎃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