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여름, 청춘의 끝(Love Sick)
제 8화,
Good night
그때, 내가 네 옆에 있었어야 했는데 권순영.
아니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대체 권순영은 왜.
그때의 나를 보고 굳은 표정을 보였던 것일까.
남 주기는 아깝고 갖기엔 싫고, 뭐 이런건가?
내가 언제부터 권순영한테 이런 존재가 된 건지.
" 야, 자는 애 누구냐. 깨워라- "
" 쌤, 김칠봉 아프다는데. "
내가 아픈지는 어떻게 알고 그러는지,
책상에 파묻고 있던 얼굴을 들려는 찰나
필기를 하고 있던 손을 멈추고 오른손으로 머리를 꾹 눌러,
다시 엎드리게 하는 권순영.
오오-
권순영- 진짜 둘이 뭐 있네.
이쯤 되면 사귀어야 되는거 아니냐?
나의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권순영에게로 시선이 꽂히며,
웅성웅성 거리며 얘기하는 친구들.
" 야, 너 근데 진짜 아팠냐? "
" 왜. 아프면 어쩌게? "
" 아니, 그냥. "
" 그냥은 무슨, 뭐 있네- 얼굴에 다 써있네 뭘. "
" 아, 그러냐. 많이 아프면 병원이라도 가보던가. "
" 어우, 네가 나 좀 데려가라. 가기 힘들다- "
" 내가 약이라도 사다줘? "
" 뭐야- 치, 데려가기 싫어서 말 돌리기는. "
수업이 끝나고 난 후,
부끄러움과 주변에서 물어오는 친구들이 부담스러웠던건지.
바로 나를 깨워, 물어보는 권순영.
·
·
·
" 김칠봉,아파? "
" ...우으.... "
" 하, 많이 아프면 학교를 오지 말던가요. "
" ..ㄱ..그래도 학교는 나와야지. "
" 학교가 중요해요? 건강이 우선인데. 진짜 걱정되게. "
" ...나 좀 엎드려 있을게. "
" 아니, 정말 답답하게. 가요 병원. "
어제부터 열이 높았던터라,
아침까지도 열이 내려가질 않았는데.
시험기간이라 공부는 해야 했기에,
어지럽고 곧 쓰러져 실려갈 직전까지의 몸을 이끌며
겨우 학교에 와, 가방을 내려놓을 틈도 없이 책상에 팔짱을 끼고
그 위에 머리를 올렸다.
그때의 권순영과는 달리,
아픈 나를 병원으로 바로 끌고 가는 이석민.
" 아프면, 제발 좀 병원 가요. 참지 말고 네? "
" 으응. "
" 이러니까 내가 걱정을 밑도 끝도 없이 하지. "
" 알겠어. 이제 아프면 꼭 병원 갈게- "
애써 웃으며 말을 해보지만,
똑같이 아팠던 그 날과의 상황이 겹치며 기억이 스쳐,
잠시 두 눈을 감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 .... "
" 괜찮아. 여기 좋아하는 사람 있잖아요. "
" 그러니까 너무 아파하지 말라고. "
두 눈을 감고 움직이도 않은 채 그 자리에 서 있자,
나를 지켜보고 있다 다가와 가만히 안아주는 이석민.
바보같은 내가 미련을 버리지 못해서,
아직도 권순영과의 기억이 스쳐간다.
대체 내 머릿속에 지우개는 없는 걸까.
-
항상 똑같은 일상, 똑같은 하루, 야자에 찌든 내 모습에.
너무 못나서 교복을 갈아입고 따뜻한 물에 오늘 힘들었던 일들을
다 씻어 보낸다.
지잉-
머리를 수건으로 세게 털며 나오는데,
식탁 위에 세 번의 진동을 울리며 나를 기다리는 핸드폰.
[권순영]
집 앞인데.
잠깐 나와봐,
할 말 있어.
잠금화면을 풀어보니,
권순영에게서 온 문자였다.
잠시 고민하다,
나도 할 말이 있어 대충 의자에 걸려 있던
후드 집업과 모자를 푹 눌러 쓰고 현관문을 나섰다.
" 김칠봉, 여기. "
" 오랜만이네, 무슨 할말인데. "
" 여기, 약. "
" 어.....어? "
손에 들고 있던 약 봉투를 건네주는 권순영.
전혀 생각치도 못한 전개였다.
" 너 아팠었다며. 그래서. "
" 아. 지금은 괜찮은데. "
이석민한테 들은건지,
아니면 소문을 들었던건지.
이제 와서 걱정하는 권순영이 미웠다.
" 아프지 말라고, 바보야. "
" 으응.. "
" 그래, 시간 늦었는데 이만 들어가봐. "
" 권순영, 나도 할 말 있는데. "
" 뭔데. "
가려는 권순영의 손목을 잡고는,
결국 말하고 싶었던. 아니 어쩌면 말을 해야 했던.
그런 문장을 입 밖으로 꺼냈다.
나를 바라보는 권순영의 눈을 보고.
" 권순영, 이제 나 찾지마. 인사도 하지 말자 우리. "
" ...... "
" 알잖아, 너도. 내가 이러는 이유 아니야? "
" ....... "
" 가, 늦었다. 잘 자라. "
굿나잇-.
속에서 부터 올라오는 서러움과 우울함에,
더 이상의 말을 하지 못하고, 권순영의 손목을 놓고
얼른 가라며 손짓했다.
화를 내면 정말로 끝일 것 같아서
애써 나는 웃지만 눈물이 나
어제처럼 굿나잇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 Lovelyz / 어제처럼 굿나잇
제 8화,
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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