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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저택 주인 너 VS 저택 관리자들 03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면-
익숙하지 않은 잠자리라 밤새 뒤척이다 겨우 잠에 들었는데, 그것마저도 선잠이라 작은 인기척에도 깰 수밖에 없었다. 내 선잠을 깨운 인기척은 누군가 내 방에 들어오는 소리였다. 비서님이었으면 좋으련만 비서님은 절대 내 방에 허락 없이 들어오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럼 그 다음으로 괜찮을 원우였으면 좋으련만 원우라기엔 목소리가 익숙하지 않았다.
"어.. 뭐지..? 내 방인데.."
잔뜩 당황한 것 같은 그 목소리에 나도 당황했다. 누군데 여기가 지 방이래. 곧 그는 더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헐, 아가씨 방이었..!"
말도 끝마치지 못하며 서둘러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뭐하는 애야..? 그나마 들었던 선잠도 깨니, 더는 잠이 오지 않았다. 멀뚱히 누워 천장만 보고 있는 것보다는 생산적인 일을 하기 위해 벌떡 일어나 앉아 협탁에 있던 책상 등을 켰다. 켜는 도중 침대에 눕기 전에 거슬려서 협탁에 올려놨던 원우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담긴 노란 봉투가 보였다. 잠도 깬 김에 그거나 읽어볼까 싶어 손을 뻗어 가져와 꺼냈다. 아니, 꺼내려 했다. 뭐야, 이거 왜 비었어? 노란봉투를 뒤집어서 탈탈 털어보았지만 나오는 게 없었다. 전원우.. 어쩐지.. 순순히 준다고 했지. 빈 봉투로 날 그렇게 농락한 거였어? 개인면담이나 해야지. 아주 죽여 버릴 거야.
*
밤을 샜다. 뭘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해는 떴다. 나의 멍한 정신을 깨우는 문소리가 들렸다. 노크 없이 예의 없게 들어온 사람은 원우였다. 침대에 앉아 있는 나를 보더니 존나 화들짝 놀라다 이내 평정심을 되찾는 거였다. 매사 상당히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줄로만 알았는데 이런 걸로 놀라다니 의외였다. 난 그 의외를 놀릴 생각이었다. 생각만 해도 이렇게 즐겁다니. 역시 원우는 놀려야 돼.
"어머, 원우님은 숙녀 방에 함부로 들어오시나 보네요?"
"여기에 숙녀가 어디 있는지? 제 눈앞엔 아가씨뿐이네요."
"...내가 숙녀잖아요."
"아, 숙녀셨구나."
"...문 좀 닫아 봐요."
영문을 모르겠는지 의아해하며 문을 닫는 원우였다. 이것도 이거지만 난 새벽에 더 빡치는 일이 있었지. 협탁 위로 던져놓았던 노란봉투를 펄럭이며 말했다.
"비었던데?"
"네."
"네? 네에???"
"네. 비었습니다. 다 태워버렸어요."
"하.. 욕 나오네."
"해도 됩니다. 그게 원래 아가씨의 불같은 성격 아닙니까?"
와, 어쩜 저렇게 사사건건 내 속을 뒤집을 수가 있지? 생긴 건 멀쩡해가지고 왜 저러는 거람? 아냐. 잘 생각하자. 노을그룹 사람이라고 지가 지 입으로 말했던 사람이잖아. 그런 사람이라면 노을그룹이었다는 자부심이 있을지도 몰라. 어쩌면 아직도 노을그룹 소속으로 우리그룹에 스파이 짓 하러 온 거일지도 모른다고. 그러니까 우리 그룹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온 거지. 그렇게 따지면 후계자 중 가장 복병인 내가, 가장 알려진 게 없는 내가 욕하기를 원해서 저렇게 내 속을 뒤집는 거야! 그래. 이게 맞아. 나의 생각에 확신이 생기니 절로 원우를 노려보게 되었다. 눈썹을 들어 올리며 능글맞은 표정을 보이는 원우를 떠보기 위해 물었다.
"원우님. 솔직히 말해 봐요. 어디 녹음기 있죠? 내 속 다 긁어서 욕 들은 거 녹음해 가지고 노을그룹에 가져다 줄 생각이죠?"
"흐음, 노을그룹 비리를 녹음해 온 거는 있어도, 아가씨 녹음할 생각은 없는데요."
"...노을그룹 비리요?"
"말했잖습니까. 내가 꽃이라고."
"...원우님. 배 안고프세요? 뭐 간단하게 에피타이저라도? 여기 요리사가 요리를 그렇게나 잘한답니다!"
나의 아부 아닌 아부를 들으며 얼굴 가득 환하게 웃던 원우가 급 정색을 하며 말했다.
"세수나 좀 하고 오세요."
하.. 개 때리고 싶다.
*
역시 화가 날 때는 맛있는 음식이지.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내려가니 고르곤졸라로 보이는 피자를 손에 든 채 나와 눈이 마주친 민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싸, 이름 외웠다.
"민규님!"
"...아가씨.."
저 감동에 가득 찬 표정. 참, 쉽고 바보 같은 사람이다. 재빠르게 식탁에 피자를 올려놓더니 내 앞으로 다가와 아침인사를 건넸다. 되게, 대형견 같았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아가씨?"
"네. 민규님은 안녕히 주무셨어요?"
"사실, 악몽을 꿔서 요리하는 내내 생각났는데 아가씨가 민규님이라 말하는 그 순간에 딱! 하고 잊었지 뭐예요~"
"아이참.. 뭘 그런 거 가지고.."
나도 모르게 몸이 배배 꼬아졌다. 민규는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아주 서슴없이 귀엽다고 말하며 지도 몸을 배배 꽜다. 이게 뭐하는 거야..? 존나 의아했지만 기분 나쁘지는 않아서 그러고 있으려니 어느새 온 비서님이 말했다.
"음식이나 마저 가져오는 게 어때, 민규야?"
"아, 내 정신 좀 봐. 아가씨, 조금만 기다리세요~"
"네!"
민규가 가는 모습을 확인하고 비서님을 보았다. 비서님은 주변을 살피다 원우와 눈이 마주치니 고개만 까딱하며 인사했다. 어제 이후로 원우를 아주 싫어하는 눈치였다. 곧 비서님은 나를 보며 물었다.
"잠 설치셨다고 들었습니다."
"은근 원우님과 잘 내통하네."
"어쩔 수 없습니다. 지금도 바로 나가봐야 돼서.."
"괜찮아, 비서님. 진짜로."
"...그럼 저 바로 나가보겠습니다. 쟤 짜증나면 순영이 불러서 노십시오."
"응. 조심히 다녀와."
"네, 아가씨."
원우를 한 번 째려본 비서님이 나에게 상체를 숙이며 인사를 하곤 급하게 나가버렸다. 나가는 순간까지 시계를 확인하는 그 모습에 진짜 바쁘구나, 했다. 하긴, 비서님은 내 비서이기 이전에 아버지 비서였으니까. 한국으로 돌아오면 아버지 비서를 하는 게 맞지. 괜히 좀 섭섭했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터덜터덜 걸어가 식탁에 앉으니 원우가 나에게만 들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승철씨에게 하는 반만이라도 나에게 하면 참 좋겠습니다, 나비양."
"꽃님이 잘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내가 잘하면. 넘어 옵니까?"
진짜, 전원우는 목소리가 문제다. 저렇게 낮은 목소리가 달팽이관을 후빌 정도로 깊게 들어오면 나도 모르게 심장이 뛰어댔다. 그러나 티내면 안 된다. 괜히 칼자루 뺏길라. 티 하나 내지 않으며 답했다.
"죄송하지만, 비서님이 훨 배 멋있습니다."
"아쉽네요."
민규가 들어오는 모습에 뭐라 받아치지 못했다. 내가 받아친 후 대화를 끝내고 싶은데.. 내가 더 아쉽네, 아주. 입을 꾹 다물며 주방장갑을 낀 채 철판을 들고 나오는 민규를 보았다. 염화력 아니었나..? 염화력은 온도에 영향 안 받는다고 배웠는데..
"염화력.. 아닌가요..?"
"염화력이긴 한데, 등급이 좀 낮아서 온도가 높으면 화상도 입고 그래요.."
"아.. 죄송해요.."
"아니에요. 아가씨가 죄송할 게 뭐 있어요~ 그나저나 제 능력도 아시네요..?!"
민규는 감동이 참 많은 사람 같았다. 딱히 할 대답이 없어서 맑게 웃어준 뒤 포크와 숟가락을 들었다. 우와 맛있겠다. 이렇게 식사시간이 기대되는 것은 또 처음이었다. 가까이에 있던 요리부터 저 먼 곳에 있어 민규가 뜯어주는 닭요리까지. 역시나 뭐 하나 맛없는 요리가 없었다. 감동은 민규지. 오늘 식사도 아주 평화로웠,
"형형형!!!!!!!!! 빅뉴스!!!!! 큰!!!! 뉴... 스... 으어...?"
"...?"
"...으악!!! 아가씨, 죄송합니다..!!!!!"
...? 누군지 확인하기도 전에 식당을 나가버리는 관리자였다. 뭐야. 원우를 힐끔 보니 '잡아올까요?'라고 물었다. 대충 고개만 끄덕이니 원우가 뛰어 나갔다. 민규는 원우가 나간 문을 보다가 쯧쯧 혀를 차며 말했다.
"쯧쯧, 하여간 부승관."
"부승관..?"
"아, 승관이는 모르세요?"
"...얼굴 봐야 알 것 같아요."
자기 이름은 기억하면서 승관이란 이름을 기억 못하니 기분이 좋은지 슬쩍 웃는 민규에 나도 웃음이 나왔다. 사람이 참, 순수하네.
잠시 후 원우에게 뒷덜미 잡혀서 잔뜩 쫀 채로 등장한 그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다 보니 기억이 났다. 부승관.. 능력이 하이아이였나? 상대방의 움직임을 간파하는 능력. 원우가 잡는데 애 좀 먹었겠네.
"안녕하세요, 승관님?"
"아.. 아.. 아가씨.. 그.. 어젯밤에는 제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그..."
"어젯밤이요? 아..!"
어젯밤에 나의 잠을 깨운 장본인이시겠다? 내가 네 얼굴은 잘 기억하겠어. 모든 이목구비가 동글동글한 게 외우기 쉽겠어, 아주.
"그것 때문에 부른 게 아니었나요?! 아오, 입방정..!"
자기가 자기 입을 몇 차례 때리더니 대뜸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거였다.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아가씨!"
"아, 아니, 뭐 하시는..! 일어나세요!"
"제발 최한솔과의 면담은 시키지 말아주세요! 제발!!"
"...? 한솔님이 누구신데요..?"
"...아? 여섯째 아가씨가 아니네요..?"
여섯째.. 나도 모르게 표정이 굳었지만 금방 다시 풀었다. 여섯째는 독종이라 내가 유독 싫어하지. 막무가내에 지 맘대로 안 되면 때만 쓰고 사치의 끝인 애잖아. 심지어 직접적인 피해도 끝이 없는 애지. 내가 얘 때문에 유배 같은 유학을 간 건데. 뭐, 덕분에 배운 거 많고 좋아. 사실 그 년은 겁쟁이라서 유학 같은 거 못 가고 오로지 지 엄마 품속에 있잖아. 한 마디로 내 상대가 안 되는 애지. 후보자 자리에 애초에 올리지도 않은 년이고.
"괜찮아요, 승관님."
"...천사시군요..?!"
"네..?"
"순영이형이 착하시다고 했는데, 진짜였어..! 아가씨, 맨날맨날 저희 저택에 있어주세요. 특히 여섯째 아가씨는 못 오게 해주세요.."
"아, 네, 뭐.. 예..."
"야. 당황하셨잖아. 적당히 해."
"아. 죄송합니다, 아가씨. 아무튼 밤중에 무례했던 점, 사죄드립니다."
아직까지 꿇고 있는 무릎이 아플 만도 한데 끝까지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해왔다. 여섯째 이년은 뭘 했기에 애가 이지경이야? 그렇다면 나는 또 착한 척을 해볼까 싶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가까이 다가가니 어어.. 라며 당황하다가 금방 팔로 얼굴을 감쌌다. 때리기도 했나? 하긴, 그년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겠네. 손을 건넸다. 승관은 팔 사이로 내 손을 확인하더니 슬금슬금 팔을 내리며 내 눈치를 보았다.
"...무엇을.. 원하시는..?"
"잡고 일어나세요. 무릎 상하겠어요."
"대천사다..."
울먹이며 내 손을 잡고 일어난 승관은 자신을 개처럼 부려달라며 웃었다.
"하긴, 승관이 별명이 도른개에요."
어? 순영이다. 반가운 얼굴에 환히 웃으며 손 인사를 하니 고개를 꾸벅 숙이는 인사로 답을 해왔다. 그러자 승관이 살짝 웃으며 순영을 따라했다. 이건 또 뭐야..?
"다섯째 아가씨 인사는 그냥 고개 숙이는 건가 봐요!"
"아.. 다들 인사가 있었나 봐요..?"
"말도 마세요. 아가씨, 도련님별로 다 달라서 애 먹었다니까요?"
"어머.. 그렇구나.. 전 그냥 관리자님들 마음대로 인사하셔도 돼요."
"역시, 대천사님.."
"야 부승관!!!!!!! 마당 쓸어!!!!!!!!!!"
처음 듣는 목소리에 승관이 화들짝 놀라며 문 쪽으로 발을 돌리다 다시 뒤돌아 나에게 양 쪽 손으로 작은 하트를 만들며 말했다.
"가보겠습니다, 아가씨! 정한이 형이 아침에 쓸라고 했는데 까먹어서.."
"네, 가보세요."
"네!!"
이번엔 머리위로 큰 하트를 만들더니 나가버렸다. 남겨진 나와 민규, 원우, 순영은 현타가 왔다고 한다.
부승관(19세/마당쓸기/도른개/*하이아이)
*상대방의 움직임을 간파하는 능력
"원래 개들이 충성심 하나는 기가 막힌 거 아니겠습니까, 아가씨~?"
*
대저택은 심심했다. 내 맘대로 노래를 부르며 돌아다닐 수도 없었고 언제나 조신하고 조심해야했으니까. 그나마 편한 곳이 내 방이라 방에서 거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 같았다. 그것도 원우랑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 내 유일한 놀이였다.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를 떠보는 눈치싸움이 더 가까운 것 같다.
"노을그룹은 뭐가 좋아?"
"복잡하지 않은 이사진들이요."
"...하긴."
"근데 갑자기 말 놓으면 심장 떨립니다, 아가씨."
"응.. 그러니..?"
갑작스럽게 들어온 원우의 말에 나도 모르게 눈을 피해버렸다. 그런 나를 확인한 원우가 숨을 짧게 내쉬더니 말했다.
"하, 아가씨는 표정관리를 못 하십니다. 아까도 여섯째 이야기 나왔을 때 급격하게 굳던걸요."
"그 년 이야기가 나오는데 내가 표정을 안 굳히면 그건 너무 보살 아니냐?"
"이해합니다."
"아니 근데, 내 성격은 어떻게 아는 거야, 진짜?"
"스파이 짓 좀 했거든요."
"....노을 그룹에 나 팔았어?"
"아뇨. 스파이 짓 하다가 아가씨 성격에 반해서 지금 여기 있네요."
...아씨. 자존심 상하게 심장 떨리네, 또. 저렇게 담담하게 이야기할 건 뭐람. 됐다며 손을 내저으며 일어섰다. 계속 여기 단 둘이 있다간 내 속을 들킬 수도 있을 것 같아 무턱대고 나오려 문을 여는데 어딘가에 부딪힌 것 같았다. 놀라서 안으로 들어서니 원우가 내 대신 나가 밖을 살펴보는 거였다. 나도 모르게 다리가 풀려 주저앉았다. 전에 외국에 살 때 여러 번 당했던 습격은 이따금 날 두렵게 했다. 그 두려움은 생각보다 커서 공황장애가 왔을 정도였다. 빠르게 뛰는 심장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았다. 호흡이 가빠져 오려는 찰나 원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아. 괜찮으니까, 나 봐봐."
정신을 차리니 보이는 원우의 얼굴에 서서히 두려움이 가셨다. 되돌아오는 호흡에 무릎 사이에 고개를 묻었다. 이것도 들키긴 싫었는데..
"괜찮아지셨습니까?"
"...응."
"아가씨."
"...네."
나를 부르는 원우의 목소리에 고개를 드니 보이는 석민의 모습에 존댓말로 다시 대답을 했다. 아직 비서님이 석민을 소개시켜주지 않았는데.. 여러 가지로 들켰네. 분명 차타고 여기 올 때 비서님이 말했었다.
'제가 믿는다는 말이 없이 소개해주는 자는 곁에 두면 배울 게 많다는 뜻으로 알아들으시면 됩니다. 그 외의 자는 주의해주세요.'
그런 자에게 지금 반말하던 것도 들킨 거고, 공황장애도 들킨 건가..
"원우님. 나 괜찮으니까 잠깐 밖에 나가서 아무도 못 오게 해 주시겠어요?"
"위험합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경호원인 그대에게 드리는 첫 명령입니다."
입술을 깨문 원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이더니 밖으로 나갔다. 문이 닫히는 것을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로 가기 위해 다리를 움직였다. 비틀거리는 나의 모습에 석민이 부축해주려 했지만 피했다. 내 의도를 알았는지 내 주위에서 쓰러지면 받아주려 손만 뻗고 있을 뿐 내 몸에 손을 대지는 않았다. 자리에 무사히 앉으니 석민도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곧 나와 함께인 이 자리가 불편한지 안절부절하며 물었다.
"어.. 저도 나갈까요..?"
"아니요. 석민님에게 부탁드릴 것이 있어요.."
"저에게요? 우와! 영광이네요!"
"아까 보셨겠죠..?"
"...네, 비밀로 하겠습니다."
"네. 그것만 주의해주시면 돼요..!"
나의 말에 석민이 고개를 폭풍 끄덕였다. 이제 나가봐도 좋다는 말에 당장 웃으며 일어나더니 뭔가가 걸리는 듯 표정이 살짝 굳었다. 갑작스럽게 변한 그의 태도에 겁을 먹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 곧 그가 자리에 다시 앉더니 꽤나 차가운 인상을 풍기며 거만하게 말하는 거였다.
"...흠, 불쌍한 다섯째 아가씨를 위해 한 가지만 말씀드릴까 봐요."
"......"
"어차피 샤다그룹의 회장직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아가씨."
"아, 그래요..? 누구 말씀하시는 거죠..?"
"어쨌든 그것이 다섯째 아가씨는 아니라는 겁니다. 불쌍한 사슴은 늑대에게 잡아먹히는 것이 생태계 아니겠어요?"
"내가 불쌍한 사슴이고, 석민님이 현재 모시고 계신 분이 늑대라는 건가요..?"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그의 대답이었다. 빡치지만 더 이상의 약점을 줘서는 안됐다. 나도 고개를 끄덕이니 예의 그 바보같이 웃는 상의 모습으로 돌아가 자리에서 일어서는 그였다. 상체를 깊게 숙여 인사하다가 얼굴만 번쩍 들어 씩 웃어주고는 그대로 상체를 들어 나가버렸다. 늑대가 아무리 늑대여도 이빨이 빠지게 되면 더 이상의 위엄은 없게 된다. 이때 사슴이 보다 위협적이라면, 늑대는 꼬리가 빠질 정도로 도망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 또한 생태계였다. 그러니까 그대가 아무리 늑대일지라도, 사슴이 나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거야. 자, 이렇게 되면 늑대를 부릴 수 있는 보다 더 강한 포식자를 찾아야겠네. 그가 나가니 들어온 원우가 나를 보았다. 늑대를 포획해야겠다. 나에겐 더 강한 원우가 있으니까.
+마당 쓸고 있는 승관이+
마당을 쓸다 문득 든 다섯째의 천사면모에 승관이는 옆에서 나무를 끌어안고 있던 정한(22세/정원관리사/환경운동가/염릭력)을 불렀다.
"형형!! 정하니 형!!!"
"바빠! 말 시키지 마! 니가 가을이 올 때 내는 나무들의 울음을 알아?!"
승관이는 그런 그의 히스테리에 굴하지 않았다.
"다섯째 아가씨 만나봤어? 진짜 천사셔!"
"알아."
"알아? 형 만나봤구나? 장난 아니지? 맨날 여기 살았으면 좋겠다.."
"권순영이 돌아다니며 모두에게 말해주던데 뭐. 아무튼 시끄러워. 난 우리 단풍이 다독여줘야 돼."
역시, 정한은 보통의 나무덕후가 아니었다..
***
세 번째 대결 구도는 늑대와 사슴인 석민과 다섯째입니다!
우리 석민이 섹시한 늑대입니다!!! 박수갈채!!!! 기립박수!!!!!!
누군가의 하인인 석민이는 그 분을 전적으로 믿고 있는 것 같죠?! 이렇게 막 다섯째에게 말해주는 거 보니까~
또한 체크메이트이면서 다섯째의 불같은 성격을 모르는 것으로 보여집니다^0^/
원우가 꽃인 이유가 나왔네요!
원우는 노을그룹에서 경호원 일을 하면서 비리란 비리들은 다 모았습니다~
그런 원우는 다섯째에게 꽃임이 분명하죠!
(그 와중에 나비양이라는 호칭에 발려버린 나란 작가)
오늘은 승관이만 나왔네요~
승관이는 보다시피 시끄럽지만 충성심이 강한 개(?)가 될 캐릭터입니다!
아! 능력이 하이아이인 승관이를 원우가 쉽게 잡아온 부분에서 우리 원우의 능력이 더더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늑대를 잡기에 아주 충분한 포식자라고 할 수 있죠!
앞으로 맨 밑부분에 아주 작은 쿠키가 나올 예정입니다^0^/
어쩌면 내용에 영향을 줄 수도 있으니 그냥 넘기지 않기! 약속입니다!
물론 병맛일 예정임..
+
크으 오늘도 왔습니다 왔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서쿠 섹시한 것 좀 보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분위가 딱이잖아요ㅠㅠㅠㅠㅠㅠ
정하니 진지한 것 좀 보세요ㅠㅠㅠㅠㅠㅠ나무 사랑할 때의 진지함이잖아요ㅠㅠㅠㅠㅠㅠㅠ
이번에도 너무 감사합니다 치피스니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예쁘게 잘 쓸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암호닉 입니다★
★꼭 확인해 주세요!★
<1차>
유유, 606호, 호시탐탐, 17뿡뿡, 노랑, 하양, 투녕, 이월십일일, 쿠조, 홀릭,
예에에, 0619, 밍키, 우지소리, 기복, 벨리움, 유한성, 쀼우, 말미잘, 꼬솜,
13소년표류기, 전주댁, 볼살, 숨숨, 순영지원, 셉요정, 돌하르방, 붐바스틱, 워더, 마그마,
자몽몽몽, 프리지아, 순수녕, 치피스, 갈비, 한화이겨라, 11023, 마릴린, 순멍, 헕,
제주도민, 뿌랑둥이, 분필, 급식체, 어화동동, 신아, 워후, 수녕텅이, 네솔, 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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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용, 코튼, 바람개비, 꽃두부, 킨다, 꼬맹이, 0218, 아리아리, 연잎, 전늘보,
늘부, 찜빵맘두, 만두짱, 비봉, 순두부, 솔방울, 블유, 일게수니, 밍꾸
<2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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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바다, 뚜잉, 퍼플, 승관이랑, 환청, 꺄륵, 마르살라, 말미잘, 열일곱, 두비두밥,
서융, 체리립밤, thㅜ녕이, 늘보별, 사랑둥이, 에인젤, 복숭아, 1978, 6월, 메뚝,
슈크림, 규애
<3차>
채꾸, 뽀랑, 으헤헿, 여우별, 임세명, 치자꽃길, 두루마리, 쟌쟌, 들국화, 호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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