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 겨 울 0 2
小星 ; 소성
* 여 주인공은 당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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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항상 행복이 찾아오면 두려움에 떨곤했다. 이 행복후에 찾아올 불행을 알기에.
()
"야… 너 괜찮아?"
티비를 보다 말고 잠깐 잠이 들었나보다.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선잠에서 깨니 그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그가 잡아주려던 손을 뿌리치고 이마의 땀을 훔쳐냈다. 축축한 느낌이 딱 질색이였다.
"괜찮아요."
목이 타 쇼파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갔다. 어지러움이 느껴져 잠깐 식탁옆에 서있다가 다시 부엌으로 들어가 물컵을 꺼내 물을 따라 마셧다. 아쉽게도 여긴 산속이라 정수기 같은것이 없었다. 주전자의 물을 따라 꿀꺽 꿀꺽 마셨다. 물컵을 탕 놓고 뒤를 돌아보니 그가 여전히 걱정스런 표정으로 보고있었다.
"악몽이라도 꿨어?"
"…."
나는 그저 아무말없이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어색한 침묵이 잠깐 동안 흐르고 내가 마른 입술을 혀로 축이며 말했다.
"신고는 당하지 않을꺼에요."
"…?"
"엄마아빠는… 거의 저한테 신경 안써요."
그 말이 나에게 상처가 됨을 알면서도 최대한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 어쩌면 내 감정이 담담한게 아니라 그런 척 하는 거라고…. 그의 표정이 어딘가 모르게 일그러졌다. 그의 그런 모습을 외면한채로 내가 처음에 누워있었던 방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혼자있고 싶었다. 아무렇게나 나뒀던 갈색코트의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차갑게 식어버린 휴대폰이 만져졌다. 꺼내어 휴대폰을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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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그 휴대폰 불빛에 눈이 아파왔다. 어두컴컴한 방 때문일까. 아마 아닐것이다. 휴대폰의 배터리를 분리하고 처음에 들어있던 주머니 안에 넣어두었다. 문득 외로움이 파도처럼 사무쳐 어딘가의 넓은 바다로 쓸려 나갈것만 같았다. 내 몸이 가볍게 떨려왔다. 현실을 내 눈앞에서 보고있음에도 도피하고 싶었다. 찬 내 두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차가운 손 때문에 얼굴도 차가워졌다. 어깨가 참을수 없이 부들부들 떨리며 눈에선 눈물이 흘러나와 내 두손을 축축하게 만들었다. 입술을 꽉 깨물고는 울음소리가 방문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꾹 참았다.
"흐으……으…."
내 울음소리가 결국 터져나왔다. 안되는데… 부끄럽잖아. 이런 약하고 쪽팔린 내 모습을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항상 혼자뿐인 집안에서는 마음껏 울었다. 누가 듣든 누가 보든…. 항상 혼자였으니깐. 어쩌면 딱히 친구라고 할 만한 사람도 없었다. 그냥, 나 혼자 살았다. 혼자. 혼자서.
―끼익
그 거친 소리와 함께 누군가의 인기척이났다. 아마 기성용이겠지…. 몸을 웅크렸다. 저번에 봤던 나의 모습처럼. 그가 내려보는 시선이 차갑게 내리꽂았다. 공기가 되어 사라지고 싶었다. 어디로든 가고싶었다.
"…울지마."
얼굴을 조심스래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 엄청 추할텐데도 난 그를 멍하니 응시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연인처럼, 무언가에 져버린 승부사처럼. 그가 한발짝 나에게 더 가까이 다가와 나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내 차가운 손과는 다르게 그의 손은 많이 따뜻했다. 그의 얼굴은 나와 다르게 담담했다. 이미 많이 상처를 받아본 사람처럼. 그래서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울지마."
그가 한번 더 말했다. 그 말에 마법처럼 울러이던 파도가 잠잠해졌다. 그의 반짝이는 눈망울을 볼수가 없어 눈을 내리깔았다. 그걸 보기엔 난 너무도 한심하고, 약한. 쓰레기니까.
"고마…워요."
내가 힘겹게 입을 떼었다. 그는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듯 따뜻한 눈빛으로 어루만져주었다. 그가 조심스럽게 안았다. 그 포옹에는 무언가 따뜻한 응어리짐이 있었다. 그가 조심히 내 등을 토닥였다. 아기를 재우려는 엄마처럼 그 손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그가 중얼거렸다.
"아프지마…아프지마…응…아프지마."
알겠어요. 내가 말했다. 내 말에 그는 아무대답이 없었다. 그저 등만 토닥였다. 그의 품이 너무도 따뜻해서 당장이라도 잠이 들것만 같았다.
"아저씨이……."
"응…?"
내가 끝을 길게 빼서 말하자 그도 약간 길게 빼며 말했다. "삶은 항상 외로운가요?" 내가 물었다. 그는 두드리던 손을 멈췄다. 그리곤 날 더 껴안았다. 그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내 볼을 간지럽혔다. "응, 항상 외롭지." 그의 말에 나도 입을 꾹 닫았다. 그가 나에게서부터 몸을 떼었다. 그리곤 머릴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서 사랑을 하는거야."
()
그렇게 그가 방문을 조심히 닫고 나간후, 방안엔 적막이 가득했다. 잠이 솔솔 찾아왔다. 그가 안아주면 더 잠이 잘들텐데, 하는 말도 안되는 상상을 잠깐 한후에, 내가 처음에 누워있었던 이불을 주름이 지지 않도록 펼치곤 그 위에 누워 눈을 감았다. 살짝 한기가 느껴져 갈색 코트를 잡아 끌어 이불처럼 몸에 덮었다. 벽에 붙어있는 오래된 시계에서 째깍, 째깍, 하고 하염없이 움직였다. 내가 잠들어도 모든건 움직이는구나. 그와 함께 어딘가의 깊은 세계로 들어갔다. 그 꿈에선 아무꿈도 꾸지 않았다.
[]
점심먹고 와서 숙제하구 또 써야징... X^) 글쓰는건 너무 재밌어요 2편에 덧글이 너무 많이 달려서 놀랐어요... 조회수에 두번놀람...
이런 저에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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