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 또래 여자아이의 목을 물었던 감정도 아닌,
엄마의 목을 물었던 감정도 아닌,
새로운 감정이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제 02화
새로운 계기
오늘도 새벽 여섯시 반이 되자마자 바로 잠에서 깼다. 사실 며칠 전부터 눈에 아른거리던 그 조그만 체구의 남자아이의 호기심이 잠에서 깬 이유의 절반일 것이다.
깨자마자 그 남자아이의 얼굴을 차근차근 떠올려본다.
머리서부터 발끝까지-
머리는 길지 않은 짧은 컷에 단정함이 묻어나 있었고, 음.. 또 눈은 일반 사람들에 비해 확실히 동그랗고 크며 그 눈을 보고 있노라면 빠져들 것 같은. 그런 눈.
사실 난 인간을 볼 때 눈을 가장 주시한다. 내가 아무리 벰파이어라지만 인간의 눈을 보면 대충 그 사람의 감정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남자이의 눈에서는 아직까지 명확한 감정을 읽지 못했다. 무엇인가 슬픔에 서려있는 눈 같기도 하면서 애써 감추려고 하는 눈.
그렇다. 난 그 남자아이의 정확한 감정을 읽기 위해서 며칠간 매일 일곱시다가 그 아이를 보기 위해서 뛰쳐나간 것이다.
[헉....헉....]
그 남자이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일곱시가 약간 넘었다. 방에 걸려있던 블랙외투를 집어들고 무작정 계단으로 내려왔다.
[헉..........헉...]
그 남자아이는 평소보다 좀 앞질러서 가고 있었다.
역시나 내가 늦게 나온 탓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거라고 나지막히 자책하며, 평소보다 빠른 걸음으로 그 남자아이와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한발짝 - 두발짝- 세발짝네발짝-
[아얏 !..................]
[................]
[저기... 괜찮으세요?]
바보같이 그 아이와 머리를 부딪히고 말았다. 평소에 앞을 안보고 걷던 습관 탓에 발걸음만 재촉하다가 그 아이와의 거리를 계산하지 못하고 부딪히고 만 것이다.
부딪히자마자 그 아이의 눈이 내 동공 속에 확 맞닿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가까이서 그 아이의 눈을 들여다 본 적이 있었을까.
그 틈을 타서 나는 남자아이의 눈에 서려있는 신비스런 감정을 들추어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무조건 알아내야해- 무조건-
[저기, 괜찮으시냐구요.]
[아.....어..]
그 아이의 눈을 들여다보는 것에 집착하는 바람에 또 바보같은 행동을 하고 말았다.
그 아이가 괜찮냐고 재차 묻는 바람에 나의 집중력은 흐트러졌고, 결국 감정을 읽어내지 못했다. 아 짜증나- 속으로 몇번을 그 말을 되뇌였다.
[어, 비온다! 저기요 혹시 우산 있으세요?]
[우...우산?]
[혹시 그 쪽 집 가까우세요? 제가 나중에 꼭 갖다드릴게요. 제 집이 좀 멀어서..
사실 며칠전부터 그 쪽이 바로 이 집 앞에서 나오는 걸 매번 봤거든요! 부탁해요]
그 아이도 나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깨달음에 무언가 벅차오르는 기쁨과도 비슷한 감정이 내 가슴을 메웠다.
나는 아무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발걸음을 다시 반대쪽으로 돌려 우리 집 쪽으로 향했다.
아파트 입구에 다다르자 나는 다시 한번 숨을 고르고 잠시 생각을 했다.
13년만에 인간과 이렇게 많은 말을 주고받은 적도, 더군다나 나의 존재를 알아봐준 것도, 우리 집을 공개하는 것도 모두 다 처음이다.
원래 내 성격대로라면 인간과 말 섞는 것을 무조건 거부할 것이고 상대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오늘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본능이 앞서는 것이었다. 그 이유가 대체 뭘까-
[저... 여기서 기다릴까요. 아님 제가 그쪽 집앞까지 갈까요?]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그 아이의 조그마한 손목을 잡고 아무 말 없이 계단을 올라가며 5층 우리집 현관까지 올라갔다.
이상하게 5층을 오르는 순간까지 숨이 차지 않았다. 단한번도.
오히려 여느때보다 더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 아이의 손목을 잡은 채 우리 집 문까지 다다른 것이다.
[헉...헉...저기요..그렇게 말도 없이 무작정 끌고 가질 않나, 5층을 그러게 단번에 올라가질 않나,
그 쪽은 힘들지도 않나봐요!]
아직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어두움을 감지하지 못한 전등이 불을 켜지 못했다.
그러나 그 어두움에서 유난히 대조되는 그 남자아이의 새하얀 피부는 단 한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남자아이의 조그마한 입꼬리가 씰룩씰룩거리며 미세하게 얇은 미소를 띄는 모습도-
안녕하세요! 팬픽을 정말 처음 써보는 쌩신인이에요^-^
저번 1편에서 댓글도 달아주시고 신알신도 해주신 너무나도 감사한 독자님드류ㅠㅠㅠ
사실 제 글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1편만 쓰고 그만 쓰려고 했으나,
응원을 해주시는 독자님들 때문에 이렇게 다시 힘을 내어 2회를 쓰게 되었습니다!
이번 편도 역시나 초딩글보다 못한 글이지만 열심히 써보려고 노력했어요.
분량도 짧지만 서서히 늘려나가보도록 노력할게요! 감사합니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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