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종인이 참지 못하고 이성을 잃은 순간, 경수의 뒷목을 잡고 그 남자아이의 입술과 맞닿은 순간이었다.
더 이상 그 남자아이의 입술에서 나는 피냄새는 나지 않았다.
그대신 그 남자아이의 달콤한 피가 종인의 미각을 충족시킴으로써 피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른 것이다.
더 위험하고도, 위험한. 그 아이의 달콤한 피를 맛본 것.
제 05화
뿌리칠 수 없는 손길
종인은 순간 자제력을 잃었다. 피를 맛본 이상 솟구치는 그의 본능적인 욕구는 멈출 수가 없었다. 한번- 두번- 경수의 입술을 핥고 난 후 종인의 몸에서는 뜨거운 기운이 온 몸을 휘감고 다녔다. 종인은 경수의 피를 더 맛보고 싶었다. 아니, 겉입술만 핥을 게 아니라 더 깊숙히, 안으로 자신의 혀를 경수의 입으로 넣고 싶었다. 이와 달리 경수는 놀란 눈을 감추지 못하며 동그란 눈으로 종인의 행동 하나하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눈치였다. 당연히 그럴 법도 했다. 자신의 뒷목을 꽉 잡은 종인의 손에 들어간 힘은 더 이상 저항할 방법이 없었다. 너무 꽉 잡고 있던 터라 그의 손자국이 남을 정도로 잡는 것 같았으니까. 점점 파고드는 그의 입술을 외면하려고 고개를 돌리려 애썼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도 모르겠고, 이 순간이 너무 무서웠다. 경수는 순간 눈물이 터져 나왔다.
"흡...흑...."
들썩거리는 자그마한 경수 어깨 너머로 들리는 경수의 울음소리는 목을 타고 입술로 전해졌다. 그 입술의 떨림이 전해진걸까- 종인은 순간 자신이 이성을 잃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 감은 눈을 부릅 뜨고 서로 맞닿은 입술을 떼어내려고 종인은 안간힘을 썼다. 이미 들어갈대로 들어간 종인의 입은 주체를 못하고 있었던 터였다.
"하....하..."
종인은 경수의 뒷목을 잡고 있는 손을 얼른 뿌리쳐 경수의 어깨를 밀치며 자신의 입술을 강제적으로 떼어냈다.
'다행히도 송곳니가 반응하지 않았어...'
숨겨진 송곳니마저 반응했다면, 이미 경수의 입안은 남아나질 않았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온통 피투성이에, 살점이 다 허는 것은 물론 그의 송곳니로 물린 다음에는 어떻게 될지 예측불허하다는 점이 가장 위험한 점이였다.
탁-
경수는 다리에 힘이 저절로 풀려 땅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이 상황이 지금 어떻게 된건지 파악이 되지 않았고, 왜 이 낯선 남자에게 이런 일을 당해야하는지, 지금 이런 상황에서 도망쳐야하는지 이유를 물어야하는지도. 도통 뭐부터 해야할지를 몰랐다. 울음만 더 쏟아져 나올 뿐이었다.
"흑...흑....흡...흑..........."
종인은 두줄기로 하염없이 흐르는 경수의 눈물을 보고 어쩔 줄 몰라했다. 자신이 벌여놓은 일 때문에 만감이 교차하는 경수일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위로를 하기엔 상대방에게 더 납득이 안가겠고, 그렇다고 왜 이런 갑작스런 돌방행동을 벌였는지 설명을 하면 더 납득이 안갈 것이 분명했다. 종인은 바닥에 주저앉은 경수의 눈높이를 맞추려고 무릎을 굽혔다.
"하지마..아니..제발 하지 말아주세요..."
종인이 무릎을 굽히자마자 경수가 종인에게 건넨 한마디였다. 하지말라고, 아니 제발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어투였다. 단단히 경수는 무서움에 떨고 있었고, 그의 조그마한 체구에 작은 떨림을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도망가...다음부터 내 눈에 띄지마..이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의 전부야."
종인은 고개를 떨군 채 경수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경수를 위로해주고 싶었다. 보듬어주고 싶었다. 온전히 다 내가 인간이 아니라서, 너와는 다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해명이 먹힐 리 없었다. 이미 경수의 하지마- 라는 한마디로 인해 종인의 상실감은 더욱더 컸다. 반면에 경수는 도망가-라는 한마디를 듣고는 더 궁금증이 커져만 갔다. 하염없이 흐르던 눈물이 차차 멈춰지는 순간이였다. 정적이 흘렀다. 경수는 눈물을 소매로 북북 닦고 종인을 향해 소리질렀다.
"싫어요!!!!!!!!!!!!!!!!!!"
"..................."
"내가 왜 도망가야해요?"
그렇다. 다짜고짜 도망가라는 한마디만 내던졌으니 안 궁금할리가 있나- 종인은 이런 경수의 질문에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랐다. 이유를 설명하기엔 너무나 어리고, 순진하고, 또 자신과는 다른 인간이기 때문에. 일부로라도 경수를 강제적으로 밀어내야만 한다. 그래야 다시 겁을 먹고 이런 질문을 안하니까. 경수의 어깨를 덥썩 일으켜 세웠다. 이미 풀릴대로 풀린 경수의 가녀린 다리는 계속 휘청휘청거리기만 했다. 종인은 벽으로 경수를 밀어붙였다.
"계속 이유를 물어봤자 좋을 거 없어. 너한테 득될거 없으니까"
더 냉정하게 차갑게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게 다 이 조그만 남자아이를 더 이상 위험한 상황에 빠뜨리지 않기 위한 최선의 배려였다. 경수를 더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그의 새하얀 피부와 새빨간 입술, 조그마한 체구를 볼 때마다 무언가 솟아오르는, 형용할 수 없는 욕구가 멈추질 않기 때문이다.
"빨리가라. 너가 이 곳을 빨리 안떠나면 내가 내쫓을거니까"
차갑게 한마디를 내뱉고는 벽으로 밀어붙였던 경수의 어깨를 놓아주었다. 그리고는 뒤돌아서서 일부로 경수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야겠다 싶어 화장실쪽으로 걸어들어갔다. 이렇게 돌아서면 알아서 자기발로 내 집을 나가겠지- 아직 완전히 밝아지지 않은 아침에 불도 켜지지 않은 화장실 쪽으로 걸어들어가는 기분은 그렇게 우울할 수가 없었다.
터벅터벅-
팍-
작지만 따뜻한 기운이 종인의 몸을 감싸는 순간이었다. 얼마안되는 경수의 팔둘레로 종인의 몸을 감싸는 것은 무리가 있었지만, 분명히 경수의 진심은 느껴지는 그런 백허그였다.
"그 쪽이 나쁜 사람 아니란거 알아요!!!!!!!!!!! 그러니까..그러니까..모질게 대하는 척 하지 말아요.."
종인의 등에 파묻은 경수의 표정에서 작은 떨림의 진동이 느껴졌다. 그렇게 몇초간의 정적끝에 경수는 종인을 껴안았던 팔을 내려놓고 힘없이 현관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 동상처럼 고정되있는 모습으로 가만히 뒤돌아서있는 종인의 등에다 대고 다시 한번 소리쳤다.
"내일 봐요!!!!!!!!!!!!!항상 이 시간..아침 7시.."
독자님들!!!!!!!!!!!!!!!!!! 거의 일주일만에 다시 연재를 하게 됬네요. 많이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팬픽이 아닌 익잡에서 엑소를 핥다가ㅠㅠㅠㅠㅠㅠ요즘 마마 투표에 온 정신을 쏟고 있느라 팬픽을 연재할 새가 없었네요 (변명변명..) 이제 빠른 시일 내에 작품을 써내려 갈거에요! 이번 편..흠...제가 재밌게 잘 썼는지 모르겠지만 독자분들이 재미지게 읽어주셨으면 하는 제 바람이에요ㅠㅠ 종인이와 경수의 라브라브..헿 어떻게 진행되어갈지 많이 지켜봐주시고 항상 댓글 달아주는 우리 독자분들+비회원님(암호닉^^^^^) 감사드려요! 다시 한번 늦게 연재해서 죄송해요ㅠㅠㅠ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담편을 어떻게 써내려갈지 공부 좀 해야겠어요!ㅋㅋ 그럼 안녕히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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