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민윤기/김태형/박지민] 남초 직장에서 살아남기
w.티태
02 : 고나리에서 살아남기
지민오빠에게 소개받은 정호석이라는 사람은 정말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았다. 번호를 받고 연락한 지 이틀. 내가 매일 아홉시에 퇴근하다보니 평일에는 만날 수가 없어서, 주말에 만나기로 했다.
[밥은 먹었어요?]
- 아니요ㅠㅠ 저희 점심 세시 되어야 먹어요
[그렇게 늦게?]
- 어쩔 수 없죠 레스토랑이니깐!
다정함의 최고봉이다. 역시 지민오빠 친구라 그런가. 외모도 훈훈하고, 성격도 좋아서 나쁘지 않았다. 쉬는 시간에는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달고 폰만 두드리고 있으니, 오늘 나와 함께 카페 일을 하는 태형오빠가 나를 툭 친다.
"야. 뭐하는데 그렇게 좋아?"
"아. 지민오빠가 소개시켜준 오빠랑 연락해요."
"그래? 사진 좀 봐봐."
궁금해하며 얼굴을 들이밀길래 프로필 사진을 톡톡 눌러 보여줬다. 근데 이상하게 아무런 반응도 없다. 뭐야, 보여줬으면 무슨 말을 해야지. 내가 오빠. 하며 툭 치자 그제서야 날 바라보더니 무표정으로 별로네, 란다. 잘생겼으니까 괜히 심통은.
"참나. 뭐가 별로에요, 완전 괜찮은데."
"괜찮다고? 너 얘랑 뭐 사귀기라도 하게?"
"안 돼요? 그러려고 소개받는거지 뭐."
"아니 너,"
"어서오세요-"
태형오빠가 막 뭐라고 하려는 찰나, 손님이 힘차게 문을 열고 들어온다. 냉큼 카운터 앞으로 가 주문을 받고 커피를 내리는데, 옆에서 오빠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진다. 아니, 아까부터 무슨 불만이길래 계속 시비를 거는지.
"왜요.뭔데. 제가 뭐 잘못했어요?"
"..걔 너무 여자 많게 생겼어"
"오빠."
"응?"
"오빠가 더 여자 많게 생겼어요."
단도직입적인 내 말에 벙찐 태형오빠를 피해 손님께 커피를 드리고 계단으로 올라가니, 지민오빠가 마침 잘 왔다며 밥을 먹자고 한다. 아싸, 나이스 타이밍. 거의 지정석이나 다름없는 윤기 오빠의 앞자리에 앉아 숟가락을 들었다. 어느새 올라온 태형오빠가 역시나 매일 앉는 내 왼쪽 자리에 앉아 나를 못마땅하게 쳐다본다. 그런 시선을 알아챈 윤기오빠가 태형오빠에게 막내가 뭐 잘못했냐고 묻는다.
"형. 얘가 아주 금사빠에요 금사빠."
"얘가? 왜."
"아니, 박지민이 남자를 소개시켜줬는데, 며칠이나 됐다고 좋아 죽더라니까요?"
"그래?"
참나. 사람이 연락하고 알아가다 보면 호감이 생길수도 있는거지. 옆에서 태형오빠가 뭐라고 하던지 오늘도 맛나는 밥만 열심히 오물댔다. 지민오빠는 이와중에 옆에서 호석이 어때? 잘해줘? 묻고있다. 대충 대답을 했더니 성에 차지 않는지 자꾸 이것저것 묻는다.
"너한테 나쁜 말은 안해?"
"네. 완전 착하던데요?"
"다행이다..아니 애가 남자애들이랑 있을 땐 입이 거칠어서.."
"뭐야 ㅋㅋㅋㅋㅋ 오빠들도 그럴 거 아니에요!"
"야. 난 아니다?"
원래 친한 사람들이랑 모여있으면 거칠어지는 사람들 많지 않나. 내가 나이가 몇인데 설마 그것도 모를까봐. 나한테만 욕 안하면 되지. 지민오빠의 걱정인지 뒷담인지를 웃어넘기는데, 태형오빠가 옆에서 정색을 하며 부인한다.
"예 알겠습니다 얼른 드세요-"
다들 왜이리 내 연애사에 관심이 많은지. 아, 윤기오빠는 빼고. 역시나 무심하다. 내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양쪽에 앉은 오빠들도 조용해졌다. 그렇게 이야기의 내용이 다르게 흘러가나 싶었는데, 이제는 윤기오빠가 묻는다.
"그래서. 만나보긴 했고?"
"에? 아 호석오빠요?"
"뭐 오빠? 언제부터 오빠야 걔가!"
"뭐요! 나보다 나이 많은데 오빠지!"
"야 김태형 조용히 좀 해봐."
또또 시비다. 지치지도 않나. 오늘따라 밥이 맛있어서 참는다. 그래도 다행히 윤기오빠가 끊어내줬다.
"이번주 주말에 만나기로 했어요."
"어디서 만나냐? 혼자 만나 설마??"
"아 오빠 좀!"
"지민이 친구랬나."
"네, 형. 괜찮은 애긴 한데."
"그래도 막내. 조심해서 나쁠 거 없다."
그렇긴 하지. 아무리 지민오빠 친구라도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태형오빠가 자꾸 시비걸어서 문제지. 더이상 말했다간 몰래 미행해서 따라올 기세여서 말을 줄였다. 내가 그렇게 불안해 보이나. 나도 성인이고 좋고 나쁜 거 구분할 줄 아는 나인데.
"잘 먹었습니다-"
많이 순화해보자면 다들 친오빠가 하는, 아주 착한 친오빠가 하는 걱정 같아서 기분좋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벌써 내일이면 호석오빠와 만나는 날인데, 이왕이면 기분 좋게 만나고 싶다. 일부러 힘차게 잘 먹었습니다,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론 가위바위보를 이겨서 더 재빠르게.
*
월요일.
"야 막내. 너 주말에 몇시에 들어갔어."
"아 묻지 마요- 기분 더러우니까."
"이름아 왜? 정호석이 뭐라고 했어?"
"네. 완전. 지민오빠 진짜 왜 소개시켜 준거에요? 완전 대실망."
구리고 구린 내 표정을 본 태형오빠와 지민오빠가 머리 위에 물음표를 하나씩 달고 다가온다. 내가 테이블을 닦던 걸레를 내팽겨치자 지민오빠가 움찔 놀란다. 다시 떠올리자니 훅 올라오는 빡침에 후- 하고 숨을 내쉬었다.
"그놈이 나 보자마자 한 말이 뭔 줄 알아요?"
"어? 뭔데..?"
"오- 생각보다 별론데-"
"...정호석 미친새끼"
"야 그놈 뭐냐? 처음 보는 애한테 뭐? 별로? 그지새끼 아냐 그거!"
처음 듣는 오빠들의 욕설에 오히려 내가 흠칫했다. 저렇게 순딩하게 망개망개하게 생긴 지민오빠의 입에서 미친새끼라니. 그리고 김태형씨. 욕 안하신다면서요. 순간 조금 당황했지만 말을 이어나갔다. 정호석인지 정화상인지 그 놈의 행실을 알리기 위해서.
"제가 그대로 무시하고 가고 싶었는데.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그냥 있었어요. 시간 조금이라도 쓰다가 가려고. 근데 걔가 뭐랬는지 알아요?"
"..."
"나 그쪽 별론데. 그쪽은 나 맘에 들었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시간이 아까울 것 같네요. 이만 일어나죠."
"..야 그새끼 번호 뭐야."
"ㅇ..어? 정호석? 아..여기.."
"아 스탑스탑!!"
당장이라도 정호석에게 전화해 쌍욕을 날릴 모양새인 태형오빠에, 정호석의 번호를 띄우고 있는 지민오빠의 폰을 뺏어들었다. 다급하게 스탑스탑!을 외치며. 왜냐하면 나도 제대로 되갚아줬기 때문. 내 행동에 오빠들이 나를 어리둥절하게 쳐다본다.
"나도 그대로 돌려줬어요."
"어? 뭘?"
"제가 그쪽 마음에 들든 아니든 저는 하나도 상관 없는데요, 이거 하나만 알고계세요. 나보다 나은 여자, 절대 못 만나요 아저씨^^"
"..."
"..라고."
"..."
"보너스로 물싸다구도."
그때 그 표정 그대로, 아주 실감나게 재현하니 오빠들이 멍해진다. 그러더니 둘의 동공에 지진이 일어난다. 뭐야, 저 상처받은 듯 한 표정들은. 초점이 돌아온 태형오빠가 심장 부근을 움켜쥔다.
"윽, 아저씨래 나랑 동갑한테.. 나한테 하는 말 같아.."
"맞아..뭔가 공격당한 기분이야.."
"아 뭐에요! 오빠들은 오빠지! 절대 어디가서도 아저씨소리 들을 만한 나이 아니에요! 절대!"
나의 달래는 말에도 적지않게 충격이였는지 아직도 둘이 윽윽 거린다. 평소엔 오빠가 오빠가 잘도 그러더니. 내가 너무 실감나게 연기했나. 슬금슬금 둘의 눈치를 보며 아까 던진 걸레를 들고 윤기오빠가 있는 이층으로 올라갔다. 역시나 오픈준비 중인 윤기오빠가 보인다.
"올 오빠. 검은셔츠 역시 굳."
"까분다. 왜 올라왔어?"
"저 오빠들한테 제가 본의아니게 상처준 것 같아요.. 주말에 만난 남자 얘기하다가."
"아. 너 만났댔지. 잘 됐어?"
"아뇨. 완전 별로. 길가다 만나면 퉤퉤, 침뱉을 거에요."
"그정도야?"
살짝 미소를 띄고 물어오는 윤기오빠에게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며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쏟아내자, 가만히 들어주는 윤기오빠다. 윤기오빠가 확실히 나이가 많아서 그런가. 훨씬 편안하다. 진짜 조금은 아빠같은 느낌? 그렇게 그놈 이야기 말고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는데, 계단에서 평화로운 분위기를 깨는 우당탕 소리가 들린다.
"야 그니까 성이름!! 오빠가 허락한 남자 아니면 안돼!"
"얘기가 왜 그렇게 흘러요-"
"아냐 이름아. 태형이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
"아니 오빠는 또 왜그래요.."
"야야. 막내 일은 막내가 알아서 할거니까 내려가서 오픈 준비나 해."
"야 성이름! 너 이제 안된다!어?"
"아 알겠다니까!"
어째 오빠들의 고나리는, 나에게 남자가 없어도 계속될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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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부럽다 여주..ㅎ..쓰면서도 ㅎㅎㅎㅎ
아 저 호석이 안시러함미다 살앙합니다 ♥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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