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공/뽀뽀/꼴뚜기/별별별/쪼코/아망떼/고집/둘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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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쯍아/홍시/라엘/개뼉다구/됴레미/찬종짱좋음
여러분, 우리 결혼했어요. 와 번외편은 그냥 모든분들께서
받으실 수 있도록 올릴 예정입니다. 오늘 열한시부터 내일 자정까지
파일을 올려놓을테니 많이들 받아가세요.
대신 내일 자정까지 받지 못하신 암호닉 분들은 제가 따로 메일링 해드릴테니
걱정하지마세요!
"영화 예매했어."
"...근데..."
"왜."
저가 보고 싶다던 영화 얘기에 제 씨에프 스케쥴까지 미루고 예매까지 일사천리로 끝내고 녹음실까지 찾아온 백현에게 경수는 확답을 줄 수가 없었다.
"다른 영화 보고싶어졌어?"
"아니!!"
"그럼 뭐. 빨리 말해. 어떻게 해줘."
"..그게..녹음...을...아직 못끝냈는데..."
"어차피 요즘 녹음실에서 살잖아."
"그렇긴한데 오늘은 종대 예민하고 그래서 일찍 끝내달라 그러면 화낼 것 같아서.."
"김종대 예민한거랑 우리 데이트랑 무슨 상관이야. 내가 말할게 김종대한테."
"..좋게 말해야 돼. 알겠지?"
평소같았으면 말하지마! 하고 소리라도 쳤을텐데 그 영화가 어지간히 보고싶었는지 슬쩍 한발짝 물러서는 모습이 귀여웠다.
"그새끼가 좋게 나와야 내가 좋게 말을 하지."
"...백현아..."
"..알겠으니까 눈 좀 붙여. 너 어제도 늦게 잤잖아."
"안돼. 종대 이제 들어와."
"너 김종대랑 친구 아니냐? 왜이렇게 쫄고 난리야. 내가 있는데."
"아니..그래도..."
"지금 얼굴에 다 써있다. 졸려 죽겠다고. 삼십분만 자. 깨워줄테니까."
어차피 종대가 들어오면 당연히 저를 깨우겠거니 판단한 경수는 제 무릎을 탁탁 두드리는 백현의 손길에 고개를 맡기며 스르르 눈을 감았다. 제 허벅지에 얼굴을 대자마자 마하의 속도로 잠에 빠지는 경수를 보던 백현은 습관적으로 경수의 머리칼을 정리했다.
입을 벌리고 자도 예쁜 내 도경수.
그동안 이런저런 일로 녹음이 미뤄진 탓에 상당히 빡빡한 스케쥴로 앨범 작업을 하고 있는 경수가 걱정이었다.
그렇게 5분쯤 지났을까. 약한 담배내새를 풍기며 종대가 녹음실로 들어섰다. 백현의 무릎에 누워 잠든 경수를 발견한 종대는 이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제 의자에 다시 앉았다.
"그새 자고있네."
"얘 어제도 얼마 못잤어. 살살하지."
"내가 앨범내냐. 이거 도경수 앨범이다."
"얘 미련한거 알면서 그러냐. 시키면 시키는대로 다하니까 니가 적당한데서 좀 끊던가."
"뭘 끊어. 지금 피치 올릴 땐데."
그런 종대에게 뭐라 더 말을 이으려던 백현은 곧 울리는 제 전화벨 소리에 입을 닫았다. 종대가 앉아있는 의자에 벗어놓은 백현의 자켓 주머니에서 나는 소리였다.
"야, 김종대. 전화 좀 끊던가 받던가 해봐."
"뭐, 니꺼?"
"어. 빨리 소리 좀 안나게 해봐. 도경수 깨겠다."
대충 백현의 자켓 주머니를 뒤지던 종대는 곧 집히는 백현의 휴대폰 액정에 뜨는 이름을 읽었다.
"크실장 이라고 써있는데."
"아, 니가 좀 받아봐."
"내가 니 전화를 왜 받아 미친아."
"아 그럼 끊던가. 소리 좀 안나게 해보라고. 나는 지금 도경수때문에 못움직이니까."
짜증스럽게 백현을 흘긴 종대가 끊겼다 이내 다시 울리기 시작하는 휴대폰에 어쩔 수 없이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
-변백현. 너 기어이 나갔어? 장난해? 아주 실장 말을 개소리로 생각하는거야 뭐야. 내가 언제까지 이렇게 너 망나니 짓 하는거 눈감아줘야 하는건데. 일이 장난이야? 대답해봐.세상사람 아무나 잡고 물어봐. 지금 누가 문젠지. 피치못할 사정으로 스케쥴 조정이 어려운 나겠어, 아니면 애인이랑 하는 데이트때문에 스케쥴 파토내는 너겠어. 제발 좀 이성적으로 생각해!! 너 이러는것도 지쳐 이제. 알아?
"..그쪽은 얼마나 이성적이신데 처음 보는 사람한테 이러세요?"
-...뭐지?
"뭐긴요. 디렉터 김종댄데요."
-...아...변백현 전화를 왜 그쪽이 받지.
"변백현 전화를 왜 제가 받는지보다 모르는 사람한테 있는대로 퍼부은 그쪽이 저한테 먼저 사과하는게 맞는거 아닌가요?"
-난 애초부터 그쪽한테 퍼부을 의도같은거 없었고 변백현 전화를 대신 받은 그쪽의 책임도 있다고 보는데?
"아 그러세요. 근데 왜자꾸 아까부터 반말이세요?"
-변백현 친구같은데 나는 변백현보다 나이가 훨씬 많으니까.
"아-나이많으면 막 처음 보는 사람한테 막 말놓고 그래도 되는거구나- 몰랐어요."
-..됐고, 변백현 지금 어딨어.
"안말해줄건데?"
-뭐?
"안말해 줄거라고. 말해주기 싫은데?"
-..지금 뭐하자는거야.
"그쪽이랑 뭐 하고싶은 마음 없으니까 끊을게."
점점 더 빠르게 서로에게 말을 주고 받는 종대의 뒷모습을 보며 백현은 알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저것들은 뭔데 예민한것들끼리 싸우고 지랄이지...?
그것도 내 휴대폰으로..?
백현은 제 무릎에 곤히 잠들어 있는 경수때문에 함부로 움직이지도 못한채 크실장과의 통화에 점점 열을 올리는 종대의 뒷모습을 관망했다.
-장난하는거 아니니까 빨리 변백현 옆에 있으면 바꿔.
"싫다고 했잖아. 나도 장난 아닌데?"
-씨에프 위약금을 그쪽이 물어줄건가?
"이 아저씨 골때리는 아저씨네. 그걸 내가 왜물어줘."
-변백현이 지금 당장 안들어오면 수습금을 물어야 해.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좋게 말할 때 변백현을 바꾸던지 아님 사무실로 당장 보내던지 둘 중 하나를 해줬으면 좋겠는데.
"둘 다 하기 싫으니까 나쁜 말로 한번 해보던지."
사실 변백현은 지금 내 녹음실에서 연애질을 하고 있으니 지금 당장 데리고 가라고 한마디만 한다면 저도 편하고 크실장인지 뭔지 이 재수없는 남자도 편하겠지만 안그래도 요즘 기분도 안좋은데 전화를 받자마자 막무가내로 막말을 한 주제에 사과도 없이 저를 하대하는 이 재수떼기가 원하는대로는 죽어도 해주기가 싫었다. 종대는 지금 제가 뭘 하고 있는건지 깨닫기도 전에 휴대폰 너머로 들리는 말에 기함했다.
-너 거기 어디야.
"뭐요?"
-너 거기 어디냐고.
"안 말해준다고 아까 말한거 같은데."
-...김종대라고 했냐 아까.
"그런데요."
-그러면 경수쪽이겠네. 이 근처에 니가 있는 녹음실 하나 찾는건 일도 아닐테니까 너 딱 기다려.
"내가 녹음실인지 아닌지 니가 어떻게 알아요."
-오늘 경수 녹음있는 날이라고 변백현이 그러던데. 당연히 경수 있는대로 갔을테니까 넌 경수 디렉터겠지. 아니야?
크리스 역시 끓어오르는 화를 누르며 이제는 변백현보다 전화기 너머로 싸가지 없이 대답하는 이 김종댄지 김종손지 하는 놈에게 더 포커스를 맞췄다. 어디서 배워먹은 버리장머리로 누가 변백현 친구 아니랄까봐 아주 싹수가 노란것까지 똑같다. 이놈이나 저놈이나 왜이렇게 제 신경을 건드는지..가뜩이나 요즘 롤러코스터를 탄것마냥 기분이 오락가락해 저도 감당이 안되는데 어디서 튀어나온 새파랗게 어린게 저의 분노게이지를 상승시키고 있었다.
"아, 오던지 말던지 그쪽 꼴리는대로 하셈요."
뚝-
전화를 끊은 종대는 거칠게 제 머리를 헤집었다.
"아 뭐 이딴게 다있어 진짜. 존나 누가 변백현네 실장 아니랄까봐 진짜."
"야 이 미친새끼야. 크실장을 여기로 부르면 어떡해."
"내가 불렀냐? 지가 온다 그랬지?"
"아 진짜...하..."
백현은 짜증스럽게 한숨을 쉰 뒤 잠든 경수를 내려다 봤다. 크리스가 온다면 꼼짝없이 경수에게 변백현이 씨에프까지 미루고 막무가내로 여기 왔다. 니가 설득을 좀 시켜라. 하며 말할 것이고 마음 약한 도경수는 울며 겨자먹기로 저를 다시 회사로 보낼 것이 분명했다.
"야 나 간다."
잠 든 경수를 들어올리며 백현이 말하자 종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야 이 씨발아!!니네 실장 온다는데 니가 가면 어떡해!!!"
"니가 오게 했으니까 니가 해결보던가. 그리고 도경수 깨니까 조용히 말해."
"지랄 똥싼다 미친아. 애초에 니가 전화 받으라고만, 아니지, 니가 여기 오지만 않았어도 이런일 없었거든? 잔말 말고 다시 궁뎅이 붙이고 앉아라."
"근본적으로 니가 그렇게 싸가지없이 굴지만 않았어도 크실장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겠지."
지금 누가 누구에게 싸가지를 논하는건지. 종대는 어이가 없는 것을 넘어서 이새끼는 대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빠졌다.
"둘이 잘 쇼부봐라. 도경수는 내일 느즈막히 녹음실에 내가 데려다 줄거니까 그렇게 알고."
경수를 안아든 채로 힘들지도 않은지 종대의 손에서 제 휴대폰을 뺏어든 백현이 유유히 녹음실을 빠져나갈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뒤늦게 문 닫히는 소리에 정신이 든 종대가 곧 백현이 두고 간 자켓을 문가로 집어던지며 소리쳤다.
"니 껍데기나 가져가 씨발아!!!!!!!!!!!!"
백현은 경수를 조수석에 눕히고 의자를 뒤로 한껏 젖힌 다음 뒷자석에 항상 구비해두는 도경수 전용 하늘색 담요를 목까지 꼼꼼하게 덮은 후에야 운전석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그렇게나 움직였으면 깨어날 법도 한데 아주 깊이 잠들었는지 경수는 조금의 뒤척임도 없었다. 원래도 잠을 깊이 자는 편이기는 하다만 이렇게까지 피곤해 하는걸보니 몸보신이라도 시켜줘줘야 하나 걱정이 앞서는 백현이었다.
영화관에 도착해 주차까지 마쳤지만 백현은 미동도 없이 잠들어 있는 경수를 깨우지 않았다. 핸들을 끌어안듯 몸을 숙여 고개만 돌려 경수를 바라봤다.
제가 사랑해 마지 않는 동그란 눈이 감춰져 있는 눈꺼풀. 둥글게 여문 귀여운 코. 그리고 언제나 키스하고 싶게 만드는 입술. 갸름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귀여운 턱선까지.
매일 봐도 벅차고 새롭고 사랑스러운 경수의 모습에 백현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경수의 모습을 감상했다.
사랑한다는 말을 아낄 수 없게 만드는 내 도경수.
결국 예매한 영화 시간이 지나버렸다. 다시 표를 예매하려는데 당일 예매를 하려면 직접 올라가서 표을 끊어야 한다. 그럼 경수를 여기 혼자 두고 다녀와야 하는데...그럴 수는 없다.
고민하던 백현은 곧 예매권에 써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네, 감사합니다. 현대시네마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달을 품은 해. 이거 오늘 마지막 상영시간이 언젭니까."
-아, 달을 품은 해 말씀이십니까? 심야 시간까지 하시면 1시 30분까지 있습니다 고객님."
"그럼 지금부터 남아있는 그 영화 빈자리 다 예매할게요."
-....네?
"지금부터 있는 그 영화표 제가 싹 다 산다고요."
-..아...저 고객님. 당일 예매는 직접 올라오셔서 하셔야 되는데요.
"제가 지금 상황이 안되서 그럽니다. 카드번호라도 불러 드릴까요. 아님 저 이 백화점 VIP인데 어떻게 신분 확인이라도 시켜드려요?"
-..아니..저기...저...고객님? 제가 매니져님을..
"이름은 변백현. 아실지 모르겠는데 엑소 멤버고 저번주에도 이 백화점 VIP라운지에서 사인회했는데."
-.......
"VIP카드 번호는 BG3466인데 확인 부탁드립니다."
-...아...네...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잠깐의 정적에도 백현은 여전히 핸들에 팔을 얹어 고개를 묻고 경수를 바라봤다.
-..아!..변..백현 고객님.
"확인 된거죠. 계산은 그 번호로 달아두세요.
-.....
"제 애인이 지금 자고 있어서요. 깨면 그때 올라가서 계산하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백현이 경수의 손끝을 어루만지며 조용히 속삭였다.
"지 서방이 이렇게 능력있고 멋있는걸 도경수는 아나 몰라."
뭐, 몰라도 상관없지. 사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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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에피소드는 길면 두편정도 더 이어질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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