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지나감과 동시에 풍겨오는 오메가 특유의 향내에 복도에 서있던 모든 알파들이 고개를 돌렸다.
대부분이 수려한 외모를 지닌 알파들의 욕망 뒤섞인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것 따위는 신경쓰지 않은채로
결좋아 보이는 남자라고 하기엔 약간 길게 목 근처를 맴도는 갈색 머리카락이 슬쩍슬쩍 흐트러지는
그 작은 머리통을 치켜들고 작은 소년, 성규가 복도 중앙을 걸어나갔다.
자신을 쳐다보는 주변의 알파들에 비해 너무나도 왜소한 체격이었지만 성규의 외모는 오메가 답지 않게 수려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주로 알파들의 눈동자가 욕망과 우월의식으로 똘똘 뭉친 반들거리는 새카만 색이라면
오메가인 성규의 눈동자는 색소결핍이라도 있는듯 연하디 연한 여린 갈색이라는 점이었다.
또 하나 다른 점은 알파들의 외모가 화려한 보석과 같다면 성규의 외모는 그저 뽀얗고 맑은 진주였다.
그렇게 우월의식과 욕망만 간직한 알파들과 그저 평범하디 평범한 베타들이 모여있는 학교에서 유일무이한 오메가인 성규의 존재는 특별했다.
아무도 그 소년을 먼저 건드릴 수는 없었다. 알파들 사이에서 홀로 피어있는 오메가는 소중한 대접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다른 오메가들과 달리 성규는 집이 부유한 탓에 가질 수 있었던 억제제 덕에 히트 사이클 기간에도 딱히 눈에 띌만한 성적 욕구를 드러내지 않았기에 알파들 사이에서도 당당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그가 알파들에게 여왕 대접을 받는 이유는 알파만이 감지할 수 있고 알파만이 홀리게 되는 오메가 특유의 페로몬 향 때문이었다.
히트 사이클 기간과 관계없이 성규는 항상 온 몸에서 페로몬 향내를 풍겼다. 조금만 움직여도 온 사방에 풍기는 성규의 강한 페로몬 향은 알파들을 더욱 미치게 만들었다.
그렇게 페로몬 향내에 홀린 알파들은 성규에게 다가가기 마련이었다.
항상 알파들이 특유의 거만하고 오만한 표정으로 다가가 눈가가 찌푸려질만큼의 성적인 모욕을 퍼부어도 성규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저 의자에 얌전히 앉아 고개를 살짝 치켜들고 알파들과 눈을 마주하고 그들의 모욕을 새겨듣고 있었다.
그렇게 몇분동안 얌전히 알파들의 모욕을 들어낸 성규는 그 특유의 눈을 치켜뜨곤 했다.
기다란 속눈썹 탓에 살짝만 눈을 내려깔아도 눈가에 생기는 까만 그림자가 그를 더 뇌새적으로 만들어 알파의 침을 삼키게 했다.
그렇게 또 잠시간 알파들을 쳐다보고는 그 도톰하니 붉은 입술을 천천히 슬쩍 열었다.
얇기도 하고 어찌 들으면 묵직하기도 한 그 독특한 목소리로 눈을 피하지 않고 항상 들으라는 투로 성규는 말해왔다.
"발정난 개새끼..." 러고는 다시 얌전히 고개를 돌리고 의자를 당겨 앉아 책상에 올려진 책에 시선을 고정시킨다.
항상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어왔음에도 성규는 알파 무리에 끌려가 사고를 당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항상 책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피식 웃음을 흘리는 성규를 향해 손이든 발이든 무언가 위협을 가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때
언제나 성규의 옆에 앉아 있던 우현이 그들을 제지하고는 했기 때문이다.
알파들 사이에서 있는 서열 중에서도 우현은 최상위 클래스에 속했기 때문에 학교의 모든 알파들은 우현의 손짓에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알파들을 돌려보낸 우현은 언제나 장난기 가득 머금은 미소를 씨익 지어보이고 책장을 넘겨대는 성규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곤 한다.
귀찮다는듯 무심한 눈빛으로 우현을 바라본 성규가 한숨을 한번 폭 쉬고는 빠르게 우현의 볼에 입술을 갖다댔다가 떨어뜨리는 일도
그런 성규가 귀여워 죽겠다는듯 턱을 괴고 앉아 옆에서 성규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우현도 학교에서 항상 일어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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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락간 연예인들 보면... 반응도 좀 무서울 때 있음.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