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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 윤기가 후회하는 이야기 | 인스티즈

윤기가 후회하는 이야기












→당분간 못 만나. 바빠.




이렇게 될 줄 예상은 하고 있었다. 윤기의 메시지를 보자마자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을 수 없...  전화기를 든 팔을 힘없이 내려놓았다. 한숨이 폭 나왔다. 숨이 막혀왔다. 몇 번이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번번이 들려오는 건 기계음 뿐이지만 혹여나 받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때문에 쉬이 멈출 수도 없었다.
툭 하고 통화가 연결되는 듯한 소리. 밀려오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몇 번의 통화 거절 끝에 도달한 곳은 윤기의 짜증난 목소리였다.


     "주인공, 너 나한테 왜 그러는데 진짜. 왜, 또 왜."


웃긴 건 이 목소리가 퍽 반갑다는 사실이다. 화나 잔뜩 내주자 생각하며 걸었던 전화이지만 윤기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 생각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아니, 윤기야... 왜 못 만나는 거야? 우리 꽤 오래... 못 봤잖아."


전화기 뒤로 윤기의 픽-하는 바람새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인공아, 너 되게 귀찮은 거 알지. 이런 말을 듣는 게 한 두 번 일은 아니지만 매번 참 아프다. 구멍 뚫린 가슴 속으로 시린 바람이 휑 불어왔다. 끊을게. 한 마디 후 통화는 언제나 그랬 듯 매정하게 끊겼다. 참 아프다.  윤기야, 우리가 왜 이렇게 됐을까.







*



언제부터인지 사실 잘 모르겠다.
누구보다 따스하던 우리의 사이가 이토록 얼어붙게 된 때가.




내가 질린 걸까.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뭐 이런 생각을 하다가,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다가, 하다 보면 강의는 훌쩍 끝나 있었다. 윤기와의 핑크빛 캠퍼스를 꿈꿔왔던 대학교 생활이었는데 이미 꿈이 되고 만 지 오래였다. 공과 사는 구분하는 연애인 터라 매번 강의 시간에는 윤기 생각은 제쳐두려 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왜인지 잡생각이 강의의 8할은 차지하는 것 같았다. 항상 윤기는 내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윤기에게 손을 내밀면, 윤기가 자기 손으로 내 손을 덮어오고. 생긋 웃고.
항상 내 옆 자리에 앉아 있던 윤기는 이젠 저 앞 자리에서 동그란 뒷통수를 내보이고 있었다.


     "인공아, 끝나고 설빙가자. 딸기티라미수설빙이 나왔다나?"


겨울이의 예쁜 목소리가 들려왔다. 차라리 잘 됐다 싶다. 내 삶엔 윤기밖에 없었는데. 사실 지금도 윤기가 대부분이지만, 이제는 윤기랑 있었던 시간 대신 겨울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늘었다. 겨울이 같이 착하고 귀여운 애도 드문데. 난 참 운도 좋지.  귀여운 겨울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내 시간이 늘었구나 합리화했다.
 


윤기가 내 앞 자리에 앉아 있다는 사실도 내게는 참 행운이었다. 뒤에 앉아 있다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 강의 도중 계속 뒤를 돌아보다가 교수님께 학점 폭탄을 맞았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차라리 지금처럼 윤기가 무엇을 하는 지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난 만족한다. 내가 없는 윤기의 옆은 항상 예쁜 후배들로 가득하다. 내가 봐도 참 귀엽고 예쁜 후배들. 윤기는 웃고 있다. 다행이다, 이제 나는 윤기를 웃게 만들 수 없는데.


강의가 끝나고 윤기는 친구들과 무리로 몰려 강의실을 나갔다. 나도 가방을 챙겨 겨울이와 강의실을 나섰다. 내가 없는 게 윤기에겐 더 큰 행복인 것 같다. 윤기가 나에게 이렇게 대하는 것도, 내 잘못일까. 내가 윤기를 행복하게 못 해줘서 그러나.





*



윤기는 밥을 잘 먹지 않는다. 밥 먹는 게 귀찮다고, 고등학교 때부터 누누이 말해왔다. 그래서 나는 항상 윤기를 먹여야 할 일종의 의무가 있었다. 윤기의 어머니께서도 부탁하셨었고, 그래야 나도 마음이 편했다. 아무리 바빠도 밥은 먹고 살아야지. 밥 먹는 것에 있어서는 항상 붙어있던 우리였다. 약속이 있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꼭 한 끼 정도는 같이 했다.
윤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언제나처럼 길어지는 수화음을 기다렸다. 끊어질 거란 예상과 달리 윤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한 마디인데도 난 왜 이렇게 설렐까. 주변이 시끌시끌한 걸 보아하니 굶진 않겠구나 싶었다. 강의실에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웃고 있던 윤기가 떠올랐다. 같이 밥 먹고 싶다는 소망은 접어두기로 했다.


     "윤기야 밥 꼭 챙겨먹어야 돼. 알지?"

     "내가 알아서 해."


전화는 끊겼고, 마음 속에 또 하나의 바람이 불어왔다.

하늘을 보니 낮이 짧아져서 그런지 달이 하얗게 떠있었다. 윤기가 꼭 끼니 챙겨먹게 해주세요-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바람빠진 웃음소리를 냈다. 내가 생각해도 나 참 멍청하다.

겨울이가 화장실에서 나오고, 약속했던 학교 앞 빙수 가게로 향했다.





*



겨울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웃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했더니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편해진 것 같았다. 겨울이와 헤어지고 자취방으로 돌아가는 길은 왜인지 더 추웠다. 목도리를 더 여몄다. 목도리를 생각하자니 윤기가 생각났다. 윤기가 좋아하던 회색 목도리. 내가 떠준 것이었다. 수능이 끝나고 시간이 널널했던 시기가 있었다. 뭘 하며 놀까 고민하다가 추워보이는 윤기의 목이 생각났다. 그렇게 윤기를 생각하며 한 코 두 코 떠서 만든 것이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윤기에게 그 목도리를 매주며 같이 이 거리를 걸었었는데, 지금 난 혼자였다. 오늘 참 춥다. 윤기와 함께 있다면 따뜻할텐데.

윤기가 내일은 그 목도리를 해주었으면 참 좋겠다-










[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 윤기가 후회하는 이야기 | 인스티즈

 윤기가 후회하는 이야기







*


카페를 들어갔다. 사실 이 카페도 윤기와 함께 들리던 카페였다. 포근한 분위기를 좋아했던 우리여서 이 카페를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다녀가곤 했다. 가로수가 서 있는 길을 따라 걷다가 이 카페로 들어가면 그렇게 따뜻할 수 없었다. 이런 저런 추억을 생각하며 카페로 들어섰다. 알바생이 바뀐 건지 매번 보던 귀여운 여자분은 보이지 않으셨다. 대신 눈웃음이 예쁜 남자분이 서계셨다. 어서오세요- 따뜻한 말 한마디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내 가슴은 녹지 못 했다. 내 가슴 속에 살고 있는 윤기가 날 항상 얼어붙게 만들었다.


카페라떼 하나 주세요. 네- 남자의 머리에 씌어져있는 베레모가 참 잘 어울렸다.


     "쿠폰 있으실까요?"

     "아, 네!"


지갑을 뒤적거려 쿠폰을 꺼냈다. 상품인 조각케이크 하나까지 도장 두개가 남아있었다. 다음에 오면 조각케이크 하나 먹을 수 있겠다. 뜻밖의 행운에 미소를 지으며 남자에게 쿠폰을 건넸다.


     "많이 모으셨네요- 아 아깝다. 그냥 제가 특별히 두 개 찍어드릴게요. 사장님껜 비밀이에요-"


아... 감사합니다. 뜻밖의 호의에 멍해졌다. 그 사이 남자가 나에게 진동벨을 건넸다. 앉아서 기다려주세요- 먹고 가려던 생각은 없었는데 먹고 가게 되었다. 굳이 남자를 찾아가 테이크 아웃이라며 정정할 생각은 없었다. 그냥. 먹고 가고 싶었다.






*



[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 윤기가 후회하는 이야기 | 인스티즈



잠시 후 나온 카페라떼와 조각케이크를 남자가 직접 가져다 주었다. 진동벨이 울리길래 가지고 오려 일어섰는데 남자가 더 빨랐다. 올려다 본 남자의 옷에 박지민 이라는 명찰이 눈에 띄었다. 맛있게 드세요- 하며 남자는 또 볼이 방긋 미소를 짓고 카운터로 돌아갔다. 카페라떼 위 하트 모양의 라떼 아트가 보였다.


한 모금 마시려는 순간 창밖에 윤기가 보였다. 여전히 사람들과 함께. 그대로 지나쳐 갔다. 눈이 마주친 것 같았는데도. 나도 모르게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눈이 커져 나를 보고 있는 남자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지금 나에겐 윤기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이런 일이 지금까지 결코 없었는데 오늘은 왠지 달랐다. 항상 참던 나였다. 달려가 윤기를 잡았다. 윤기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나를 봤다. 윤기의 주위 사람들도. 그러다 나인걸 확인하곤 모두 알콩달콩한 커플을 바라보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해왔다.

윤기야 우리 걸어가고 있을테니까 인공이랑 얘기하고 와라. 새끼- 하며 윤기의 어깨를 툭툭 치고 지나갔다.


어느덧 윤기는 귀찮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윤기야... 딱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귀찮아? 물어보고 싶었지만 돌아올 대답이 두려웠다. 결국


     "밥은 먹었어?"


시덥잖은 얘기를 꺼넸다. 나에게 잡혀져 있는 팔을 떼어내며 윤기가 코웃음쳤다.


     "고작 이런 거 물어보려고 달려온거야? 인공아 다음에 얘기하자. 나 바빠."


윤기의 뒷모습에 눈물이 나왔다. 다음이 언젠데! 나도 모르게 윤기를 향해 소리쳤다. 인공아. 다음에. 윤기가 예쁜 미소로 잔인한 말을 내뱉었다. 눈물이 앞을 가려 윤기의 뒷모습이 아른아른하게 보였다. 다행인 건 윤기가 내 눈물을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윤기는 친구들을 향해 뛰어가고 있었다. 팔뚝으로 눈물을 훔쳤다. 울지 말자, 다음에라잖아. 그냥 윤기는... 바빠서... 그래서 그런걸 거야.


멀어져가는 윤기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소용없었다. 카페에 놓고 온 짐을 챙기기 위해 다시 뒤를 돌아 카페를 향해 걸었다.














[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 윤기가 후회하는 이야기 | 인스티즈

 윤기가 후회하는 이야기








*




괜찮은 줄 알았는데 윤기를 계속 보고 있자니 참기 힘들었다. 나에게만 보여주던 환한 미소를 다른 아이들 앞에서 짓고, 핸드폰을 끼고 살면서도 내가 보낸 메시지들은 전혀 보지 않았다. 그래도 전화는 하면 받는 게, 희망고문인가 싶으면서도 그 말투가 서리가 낄 정도로 시린 어투여서. 기대는 이제 접은지 오래였다.
그래도 우리는 동기들 사이에서 꽤 알려진 커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고등학교 때부터 만나던 사이여서, 거기다 같은 대학교까지 함께 합격한 인연이라.
우리의 이런 냉전아닌 냉전을 당연히 자세히는 알지 못하는 동기들이 윤기는? 하고 물어올 때마다 눈과 입은 웃어야 했지만 마음은 찢어졌다. 윤기가 과제 때문에 바빠서... 항상 핑계를 생각해놓는 것도 일이었다. 지쳐가는 듯 했다. 분명 나는 지치고 있었다.




하지만 윤기는 내게 헤어지자라는 말은 결코 하지 않았다. 차라리 이 만남의 끝을 마무리 지어줬으면- 하던 때도 있었는데 윤기는 끝끝내 그 말은 하지 않았다. 내가 먼저 말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차마 할 수 없었다. 그런 생각만 해도 손부터 떨려오는데, 내가 어떻게 그 말을 할 수 있을까. 가시돋힌 그 말을. 해봤자 나만 상처받을 뿐이었다. 지금 우리 사이는 남보다 못 하지만, 내 이기심에 나는 이 관계를 나 혼자 이끌어 나가고 있었다.




카페 문을 다시 들어서자 남자의 안절부절한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내 눈물자국과 빠알간 눈 주위를 생각하면 남자의 반응은 놀랄 것도 아니었다.


     "괜...찮으세요?"


남자가 나에게 말을 건네왔다. 대충 고개를 주억거렸다. 남자가 급하게 휴지를 꺼내오더니 내 옆에 두었다. 일단 이걸로... 닦으세요. 이건 제가 다시 데워올게요. 식었을 것 같아서. 남자가 내 라떼를 들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휴지로 대충 눈물을 훔치는데 웃기게 또 눈물이 터졌다. 정말 이제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 것 같아서, 되버린 것만 같아서 서러웠다. 지난 추억들이 떠올라 그립고 괴로웠다.

라떼 잔을 테이블에 놓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휴지를 살짝 떼고 내다 본 휴지 너머에는 남자의 손이 안절부절 왔다갔다하는 것이 보였다. 괜찮을거에요... 남자의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눈물이 또 한 번 흘러왔다. 깜짝 놀란 듯한 남자가 쉬이 두지 못하던 손을 내 등에 두곤 두 어번 토닥였다.


윤기와 내 사이를 아는 사람 중 처음일 것이다. 내가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그와 내 사이를 아는 사람은 웃기게도 우리와는 아무 연관도 없는 저 박지민이라는 남자가 처음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휴지에 고개를 묻고 있다가 이제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자리를 일어서려 했다. 라떼와 조각케이크는 한 입도 대지 않았다. 입맛은 떨어진 지 오래였다. 자리를 일어서자 남자가 어어- 하는 소리를 냈다. 한 입도 안 드신 것 같은데, 포장해드릴게요. 동그란 눈으로 나를 보고 있는 남자의 성의를 무시할 만큼 차갑지는 못했다. 고개를 끄덕였다. 쟁반을 들고 카운터로 가려 하자 남자가 제가 할게요- 하곤 빠르게 나와 쟁반을 가져갔다. 쟁반을 넘겨줄 때 닿았던 남자의 손은 참 따뜻했다. 지금의 윤기와는 다르게.






*



남자가 정성껏 포장해준 상자를 한 손에 들고 다시 가로수가 서 있는 길을 걸었다.

다시금 떠오르는 윤기와의 추억은 막을 수 없었다.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며 손을 잡고,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으며 느낄 수 있던 행복은,
대학교 캠퍼스 안을 손을 잡고 돌아다닐 때의 행복은,
이제는 가물가물할 뿐이었다.


윤기는 무뚝뚝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누구보다 다정했다. 사탕발린 소리만 하는 친구의 남자친구에 비해 윤기는 말 한 마디 없더라도 내 옆에서 묵묵히 같이 걸어주었다.
화려한 기념일 선물 대신 내가 좋아하는 밴드의 공연을 예매해두고, 화려하고 큰 반지 대신 작은 보석이 달린 목걸이를 선물했다.
같은 대학교에 지원하고, 함께 합격공지를 기다릴 때. 어느 누가 떨어지고 붙을 지 모르는 숨막히는 상황에서 윤기는


     "될거니까."


이 한 마디 밖에 하지 않았지만 윤기의 감정이 오롯이 담겨있는 한 마디에 나는 왠지 안심이 되었다. 모든 난관을 다 헤쳐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윤기의 믿음 덕분인지 우리는 같은 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고, 우리는 소리를 지르며 기뻐하기 보다는 같이 우리 수준에서는 비싼 레스토랑에 가서 밥을 먹었다.

하나,둘,셋 하면 누르는 거다? 하며 함께 수험번호를 입력하고 합격자 확인 버튼을 누를 때의 초조함. 또한 우리 모두 [축하합니다]라는 문구를 보았을 때의 심장이 터질 듯한 기분. 그 순간을 우리는 함께 걸어왔다.

그 날, 사실 나는 보았다. [축하드립니다] 라고 써진 문구만큼이나 물기에 젖어 반짝이는 윤기의 눈을.


입시 전쟁에 하염없이 눈물 짓던 날, 우리는 서로의 등을 토닥여주었고 눈물을 닦아주었다. 야자 시간 둘만 나와 학교 벤치에 앉아 하늘을 보며 우리 잘 하고 있는 걸까 고민도 하고, 그 벤치에서 힘들다며 울기도 하고. 묵묵히 토닥여주던 윤기가 내 한탄에 저도 눈물을 보일 때, 우리는 서로 부둥켜 안은 채로 한참을 눈물지었다.


그런 입시 전쟁을 함께 치루며 곁에서 서로를 보아온 만큼 우리는 서로를 잘 알았고, 가장 힘들 때 옆에 있어준 만큼 서로에게 의지했다.





*



옛날 생각을 하니 괜히 또 한 번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아까 본 윤기의 귀찮다는 표정이 나를 더 아프게 만들었다.


전화기를 들고 윤기의 번호를 익숙하게 입력했다. 이번엔 제발 받았으면 좋겠다. 이 한 마디만 전한다면, 이제는 윤기를 놓아줄 것이다.



     "내가 다음에라고 말했..."
     "윤기야..."
     "......."

     "인공아, 너 울어?..."
     "헤어지자."
      "......"








     "......못 들은 걸로 할게. 다음에 통화해."

     "......"

     "내가 이따가 갈테니까..."

     "......"

     "없던 일인거야. 방금은."

     




윤기의 마지막 말에 눈물이 연달아 흘러왔다.





윤기야, 우리 시간을 갖자. 우린 시간이 필요해.






















-단편이에요.

-내 복숭아 얼른 가져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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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61.21
그러게 윤기ㅠㅠㅠ왜그래써 왜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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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윤기 번외도 잇겟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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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20.166
윤기 번외나 단편이지만 상 중 하 이런 거 없나요... 뒷이야기 넘 궁금해쥽미다... TㅅT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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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ㅠㅠㅠㅠㅠ바라바라붐붐이에요ㅜㅠㅜ 아 뭔데 ㅠㅠㅠ 민윤기너무해!!! 너무해! 겁나 가슴애리네요....아...... 여주 너무 안쓰러ㅠㅠ흐어어ㅜㅜㅜ 저게 무슨 사귀는거냐 진짜.. 다음 편 기다리고있을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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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56.183
단편이라뇨!!!!!! 담편을 들고 와 주시져!!!!!!!! 글이 너무 좋은걸 어떡합니까!!!!!!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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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작가님 저는 윤기가 땅을 치고 후회해서 술 먹고 볼 빨개져서 집 앞에서 우는걸 보고 싶어요.
제가 취향이 좀 변태적이라서^^

사실 이런게 아니라 걍 뒷이야기 궁금해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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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브금 제목이 모에요..?
7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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