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이후로 박지민선배님은 회사에 나타나지 않으셨고, 그렇게 지민 선배는 내게 한여름 밤의 꿈같은 존재로 남으셨다. 선배를 만난 게 실제 일어났던 일인지, 그저 내 꿈이었던건 아닌지. 당시에 너무 놀라 선배와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던 나는 선배의 얼굴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수두룩 나오는 그의 사진이었지만 내가 봤던 그는 그 사진들과는 뭔가 달랐던 것 같았다. 선배를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그는 미궁 속의 인물이 되었고, 한 편으로는 아련한 느낌을 주었다. 마치 지난 밤 꾸었던 꿈을 되새기려 하면 할 수록 기억이 나지 않게 되는 것처럼. 선배와 만났던 일을 싸그리 잊어버리고 연습에 집중하려고 해보아도 사람 마음이란 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 같았다.
원래 회사에 매일 들리시는 게 아니라, 간혹 가다 일이 있을 때만 들리시는 분이셔서 회사에 오지 않으신 게 그리 특별한 일도 아니였다.
그런데 난,
왜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 걸까.
박지민 선배님이 회사에 오지 않으신지 3주가 다 돼가는 것 같았다. 딱히 새려고 한 건 아니지만...
선배님과의 꿈같은 만남 이후 한 일주일 간은 선배님을 혹여나 만나게라도 될까 화장도 좀 더 진하게 하고 나름 차려입는다고 입고 갔었는데, 다 헛수고였다. 선배님이 회사에 보이지 않으신지 2주에 막 접어들던 날, 난 여느 때와 같이 돌아갔다. 머리도 하나로 틀어묶고, 연습하기 좋은 츄리닝 바지를 입은 보통의 나의 상태로.
선배님이 정해주고 가신 그 노래로 정말 연습을 해야 할까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나랑은 맞지 않는 노래라고 생각돼 진작에 포기하고 다른 노래로 연습하고 있던 나였다.
새벽 6시, 맑은 공기를 마시며 회사 밖으로 나왔다. 다른 사람들은 한참 하루를 시작하고 있을 이 시간에, 나는 하루를 마무리하려 하고 있었다. 밤새 노래를 부르며 춤을 연습하느라 매우 지치고 졸렸다. 중간에 춤이 꼬여 예상했던 시간보다 훨씬 오래 걸리고 말았다. 거기에다 도중에 목이 맛이 가 한참을 난감했었다. 목관리도 자기 관리 중 하나이기 때문에 목이 가버리면 연습생으로써 상당한 손해였다. 응급처치로 따뜻한 물을 마셔둔 덕인지 지금은 괜찮아진 목이지만, 아무래도 집에 가 관리를 더 해야할 모양이었다.
하암- 하품을 하며 한 손에 꿀물을 든 인공이는 회사 근처의 자취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쓰러지듯 침대에 몸을 파묻었다. 그러다 벌떡 몸을 일으켰다!
"아 맞다 알람!"
하마터면 내일 회사에 나가지 못할 뻔한 그녀였다.
월말평가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오고, 원래도 많았던 연습량을 그녀는 더 늘려야했다. 연습실은 항상 연습생들로 가득가득했고, 그런 곳에서 좋은 자리를 맡기란 여간 쉬운 게 아니였다. 밤을 새거나, 꼭두새벽에 가거나 둘 중 한 가지 방법을 택해야 했다. 하지만 며칠째 밤을 새는 연습생들 사이에서는 그 방법도 통하지 않았다. 연습벌레 그녀는 역시나 며칠째 밤을 새가며 거울 앞 센터 자리를 맡아 연습중이었다.
한참을 땀흘려가며 각종 동작들을 연습중인데, 느닷없이 연습생 한 명이 소리를 빼액 질렀다.
"흐악!!"
전부 그 연습생에게로 시선이 집중되었고, 그 연습생은 여전히 놀란 표정을 지으며 연습실 문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에 따라 모든 사람의 시선이 연습실 문 밖의 투명 유리부분을 향하게 되었고, 모두 경악하게 되었다.
1초 뒤 쯤, 연습실 안은 연습생들 모두가 폴더 인사를 하며 "안녕하세요!! 선배님!!" 하고 외치는 장관이 펼쳐졌다. 그런데 그 많은 폴더인사를 하는 사람들 중 한 사람만이 꼿꼿이 허리를 펴고 있었다. 바로 주인공이었다.
모두 90도로 몸이 접혀져 있는 연습생들 앞에 박지민이 연습실 밖에서 문을 열고 등장했고, 예쁜 눈웃음을 지은 채 한 손을 흔드며 인사했다. 안녕- 후배들-
동시에 모든 연습생들이 우르르르 뒤로 빠져 앉았다. 어느 하나 선뜻 다가가는 사람이 없었다. 다 박지민을 올려다보며 멍하니 넋을 놓고 있을 뿐이었다. 인공이가 지민이를 처음 봤을 때의 반응 그대로였다.
한편, 아까 허리를 꼿꼿이 펴고 있던 인공이는 여전히 그 자리 그대로였다. 그래서 인공이 역시 연습생들의 눈빛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거기다 수근거림은 덤으로. 저 선배는 저기서 왜 저러고 있대? 선배 와도 인사 안 한대? 거울 앞 센터 자리를 맡은 만큼 눈에 띄이기엔 더욱 수월했다.
그 소리가 좀 더 커져 인공이 귀에 들어갔을 즘이야 인공이는 정신을 차리고 수많은 연습생들 틈으로 후다다닥 들어갔다. 아 미쳤나봐 진짜! 스스로를 타박하며 얼굴이 한껏 빨개져 뜨거워지기까지 한 그녀는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선배님이 그저 자기를 보지 않았으면 하고 바랬다.
하지만 이를 어쩌나. 지민은 이미 그녀를 본 후 였다. 못 봤으면 이상하지. 연습생들은 조금이라도 선배님 눈에 예쁘게, 멋지게 보이기 위해 머리를 가지런히 하고 립스틱을 고쳐 바르는 등의 행동을 하고 있었다. 인공이 후다닥 들어가는 걸 지켜본 지민은 희미한 미소를 띄우고 연습실의 중앙에 왔다.
"뭐해 다들? 연습하세요~ 난 신경쓰지 말고."
라며 세상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말을 했다. 잠시 멍해진 연습생들은 곧 정신을 차리고 선배님에게 자신을 확실히 해두기 위해 너도 나도 거울 앞, 그렇다고 지민의 앞은 아닌 지민의 뒤에서 음악을 틀고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춤을 추기 시작했다. 오호- 지민은 감탄했다. 고난이도의 브레이크 댄스나 웨이브들을 선보이는 연습생들을 보고 있자니 지민의 동그란 눈이 더 동그래졌다. 연습생들 실력이 좋을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었는데.
인공이 역시 춤을 추고 있었다. 자신이 밤을 새, 비로소 얻은 명당 자리를 놓친 게 매우 아쉽긴 했지만 그렇다고 딱히 박지민 선배 눈에 바로 띄는 곳에서 춤을 추고 싶지는 않았다. 그 날 이후로 인공이는 지민 선배가 약간은 불편했다. 지민 선배 눈에 띄여 다시 한번 친분을 인정받고는 싶었지만 부끄러웠다. 그냥 지민 선배를 만나는 것도 부끄럽고, 지민 선배를 보고 있는 것도 부끄럽고... 이게 꿈은 아닐까?
"아 그리고 아까 혼자 서있던 애 어디있는지 알아?"
콰콰쾅! 인공이는 눈 앞에 번개가 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혼자 서있던 애'가 자신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길 바라며 더욱 구석지로, 구석지로 향하게 되는 그녀였다. 그러는 사이 모든 연습생들이 자신을 쳐다보며 무언의 압박을 주는 지도 모른 채...
"어 저기 있네? 인공아~ 어디 가?"
콰쾅!! 인공이는 천둥번개를 한 번 더 보게 되었다. 자신의 이름이 지민 선배의 입에서 불린 것 같았다. 하지만 지민 선배가 어떻게 내 이름을... 여전히 지민이 있는 곳을 등진 채 연습실 벽을 바라보며 그녀는 생각했다. 내가 그 날 내 이름을 말했었나? 아니 그런 기억이 없는데.. 자신의 개인정보가 도대체 어디로 흐르게 된 걸까 하나씩 짚어보며 생각하고 있는 사이 지민이 성큼성큼 인공이에게로 걸어왔다. 그리고 인공이의 어깨에 턱하고 팔을 올렸다. 인공이의 어깨를 감쌌다고 해야 맞으려나. 어깨동무는 아니고 그렇다고 선배와 후배 사이에서 하는 행동도 아닌, 연인들이 자주하는 어깨 감싸기였다.
연습생들이 히익-하고 놀랐다.
"어디 가녜두, 왜 말이 없을까 우리 이삐?"
연습실이 웅성웅성거렸다. 뭐야 저 선배? 지민 선배랑은 어떤 사이인거야 부터 시작해 각종 추측까지 난무했다.
이삐라고 부르는 걸 보면 답 나오지. 저 선배 그렇게 안 봤었는데.. 라는 말로 시작하는 여러 험담도 오가는 듯 했다. 지민도 사람인지라, 거기다 청각에 예민한 가수인지라, 당연히 그런 말들이 귀에 들려왔고, 빨개진 인공이의 얼굴을 무릎을 굽혀 올려다 보며 웃고 있던 얼굴을 순식간에 인공이의 밑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휙하고 돌렸다 동시에 지민의 표정도 굳어졌다.
"방금 그 말, 누구 입에서 나온 소리야."
굳어진 지민의 표정을 본 연습생들은 바로 입을 다물었고, 지민의 한 마디에 연습실은 순식간에 싸해졌다. 누구 입에서 나온 소리냐고. 재차 묻는 지민의 말에도 누구 하나 말하는 이가 없었다. 그 사이 인공이는 눈알을 도르륵 굴리며 어떻게 이 상황을 헤쳐나갈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소리 입 밖에 꺼냈다간 그 날로 데뷔고 뭐고 없는 거야 후배님들- 알겠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하는 듯 했지만 여러 감정들이 꾹꾹 담겨 있었다. 연습생들은 모두 침을 꿀꺽 삼켰다. 지민의 화의 원인자는 더욱 입을 꾹하고 다물었다. 생각보다 각별한 사이인가 생각하며. 인공이는 자신의 험담을 한 자에게 화를 내는 지민을 보며 숨죽이고 있었다. 선배님 생각보다 무섭구나, 그런데 나한테는 왜 이러시지.. 나는 선배님과 가진 접점이라곤 그 때 한 번 만났던 것밖에 없는데.. 자신의 험담을 한 자에게는 눈곱만큼의 관심도 없는 인공이였다. 온통 관심이 지민에게로 쏠려 있었다. 지민의 얼굴과, 지민의 감정과, 자신의 어깨에 걸쳐진 지민의 팔에.
"그리고 우리 이삐는 나랑 이야기 좀 하자."
여전히 인공이의 어깨를 감싸고 있던 지민은 그대로 인공이의 몸을 휙 돌려 연습실을 빠져 나갔다. 그리고 동시에 연습실은 시끌시끌해졌다. 뭐야 저 선배? 지민 선배랑 아는 사이였던 거야? 인공이는 연습생들 사이에서 인기 스타가 되었다. 연습생들이 보기에도 지민과 인공이의 사이는 보통 사이가 아닌 것 같았다. 후끈후끈 연습실도 달아올랐고, 인공이의 얼굴도 달아올랐다.
작가는 머리를 박는다 실시 |
흐앙 독자님들ㅠ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내일 온다던 제가 이게 며칠 째인지 모르겠습니다.. 변명을 해보자면 슬럼프(?) 가 조금 왔습니다. 집안에 사정이 있기도 했고, 도저히 글 쓸 기분이 나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런 변명들이 뭐가 필요할까요... 죄송합니다...
전편에서 암호닉도 너무 많은 분께서 신청해주시고 하셔서 그저 감사할 뿐이에요...
이제 언제 찾아오겠다는 말은 하지 않을게요ㅠㅠ 그저 연재 주기가 일주일은 넘지 않을 거란 말은 드리고 싶습니다.
하고 싶었던 말이 엄청 많았는데, 다 잊어버린 듯 합니다. 아무튼 우리 독자님들 너무 감사드려요ㅠㅠ
다음편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가져오겠습니다. 인생이 좀 순탄했으면 좋겠네요;ㅅ; 너무 힘든 일이 많아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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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감사합니다 초콜릿 왕창 드리고 싶으신 분들 ♥ㅅ♥ 이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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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잇 하는거 천박한거 아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