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박지민
11
사장님.
네.
손님 한 분이 사장님을 뵙고 싶다고 하십니다.
손님?
사실... 사장님이 안 나오면 계속 기다리겠다고 해서요.
나랑 안면이 있는 사이인가. 박지민은 잠시 고민하다 알겠다고 손님에게 차를 대접하고 있으라고 일러두었다.
사채업을 이어받은 지 6개월이 조금 넘었을 때의 일이었다.
옷 매무새를 확인한 후, 비서가 안내해준 곳으로 갔다.
기다리겠다니까요.
아 거 참, 아가씨가 말을 안 듣네. 우리 사장님 바쁘시다고!
부하 한 명과 실랑이를 하는 중이었던 것 같다.
박지민은 그 모습을 잠시 지켜봤다.
값비싼 옷을 입은 것도 아니고, 더구나 얼굴을 가린 여자였다.
그만. 차를 대접하라고 했지, 손님이랑 싸우라고는 안했는데.
죄송합니다, 사장님.
가 봐.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사내들은 물러갔다.
박지민은 여자의 건너편 소파에 앉았다.
손님, 무슨 일이신지?
이자.
네?
여기 이자가 되게 비싸네요.
...
...
그래서 뭐... 연장이라도 해달라는 말인가요?
아뇨. 그냥 이 말 하러 온거에요.
여자는 말을 마치곤 건물을 빠져나갔다.
허, 저딴 게 다 있지. 박지민은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12
그리고 2개월이 지났다.
세력을 키워나가면서, 조직원이 많이 필요했다.
그래서 비밀리에 직원들을 채용했는데, 어느 날 여자 한 명이 직접 찾아왔다.
이 곳 이자가 비싸다고 말했던, 그 여자였다.
여전히 얼굴을 가린 채 찾아왔었는데, 직접 채용해달라고 하면서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대학교는 어디 다니고 있는지, 과는 어디고, 아르바이트 경력 등 서류가 될만한 것들은 죄다 인쇄해 전달했다.
혹시 스파이일까요?
흠, 아니. 그런 것 같지 않은데. 의심은 가긴 하네. 너무 깨끗해.
...
이런 일반인이 갑자기 왜 여기로 들어오겠다고 하는 건지.
...불합격 통보를 내리겠습니다.
아냐, 됐어. 머리는 좋은 것 같으니 옆에다 두고 굴리면 되겠지.
13
참 당돌한 여자다.
나이는 딱 지민보다 한 살 어렸는데, 계속 전산 회계나 서류 정리만 시키니 불만을 직접 토했다.
자기도 싸울 수 있다며, 싸울 일이 생기면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생각보다 일 처리가 깔끔해서, 죽으면 좀 골치 아픈데....
지민은 고민했다. 마침 그날 밤 클럽에서 죽치고 있을 한 남자를 잡아야 했다.
그래, 뭐. 사람이야 구하면 되고.
영식아.
예, 부르셨습니까?
애들 끌고 쥐새끼 잡으러 가는 거 잊지 마라.
네. 알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탄소도 같이 보내.
예? 그 여자요?
어. 그리고 도와주지도 마라. 말 그대로 어디로 가고, 누굴 잡아야 하는지 행동 강령만 알려주고.
알겠습니다.
어떻게 될까, 죽을까. 아님 피칠갑한 채로 올까.
박지민은 간만에 호기심이 들었다.
14
클럽 안을 헤집고 다니는데, 갑자기 영식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어, 잡았...
-아저씨. 쥐새끼 꼬리 잘렸는데 괜찮아요?
누구...
-탄소요.
뒤를 돌아보니, 쥐새끼의 목덜미를 질질 끌고 오는 탄소가 보였다.
그런데, 쥐새끼 팔에 뭐가 꽂혀있었다.
저게 뭐야, 눈을 찡그려 더 자세히 보니 포크였다.
그냥 찔려서 덜렁덜렁 간신히 붙어있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관통되어 있었다.
가끔, 어지간한 사내보다 더 잔인한 여자들이 종종 있긴 있었다.
그렇지만 날뛰는 것 만큼, 빠르게 이 세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영식은 문득 그 광경을 보고 묘한 느낌이 들었다.
.
.
.
그 년, 보통 년이 아닙니다.
잘 됐어.
네?
애초에 시시한 장난감은 데리고 있을 생각도 없었어.
15
박지민은 비정기적으로 자체적인 휴식을 갖는다.
주로 바깥에도 나가지 않고 집에서-아버지가 죽은 후, 어머니 몰래 따로 집을 지었다.- 누워있는 게 일과다.
그러다 우연히, 탄소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다시 보게 되었다.
"OO고등학교"
아.
같은 학교 출신.
*갹갹 돌아왔읍니다! ^ㅁ^ 예정보다 더 빨리 돌아오게 되어서 기뻐요 찡긋찡긋.
이제 쭉쭉 나가보아요! 독자님들 그리웠어요!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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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글 써본 역사 이래로 가장 많은 댓글과 암호닉을 받아가지구 ㅋㅋㅋㅋㅠㅅㅠ 혹여나 빠뜨렸다면 작가가 익숙하지 않구나.. 하고 양해해주시면 감사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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