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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홍빈이 변했다. 아니, 정정해야겠다. 이홍빈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변하고 있다.

 

 

 

 

 

 

 

   봄, 선배 01

 

 

 

 

 

 

   야 김원식... 이홍빈 또 전화 안 받아....

   김원식은 질렸다는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이홍빈은 기계공학과. 공대 특성상 수업이 아주 많았고, 점심시간은 거의 없었으며, 수업이 끝나도 잦은 시험 때문에 얼굴 볼 시간이 없었다. 김원식은 영상학과로, 나랑 같은 예대였기 때문에 시간표도 비슷하고 행동 반경도 비슷해 꽤 많이 만나는 편이었다. 사실 김원식은 꽤 많이가 아니고 매일 만나고 있다. 과 행사에 한 번 나가서 그 자리가 술게임만 하는 부질없는 자리라는 것을 깨달은 이후로는 과 행사에 나가지 않았고, 당연하게 과 친구를 사귀지 못했다. 그렇다고 따로 동아리를 하는 것도 아니고. 대학에서 같이 다닐 친구라고는 김원식밖에 없었다. 이홍빈은 나에게 친구가 김원식 하나라는 걸 알면서도 나보다 본인의 학교생활이 더 중요했다. 밥도 항상 과 동기들과 먹고, 공부도 항상 과 동기들이랑, 주말에도 과 동기들이랑 여기저기 놀러다니고, 심지어 언제는 나랑 같이 카페에 있다가 과 동기의 연락을 받고 술마시러 가버렸다. 서운해. 억울해. 분해. 괜히 억울해져 학식으로 나온 돈까스를 칼로 들쑤셔 놓기 시작했다. 음식갖고 장난치면 벌받는다는 김원식의 말에 곧 칼을 내려놨지만.

 

 

   "솔직히 말해봐. 너라면 여자친구가 친구라곤 달랑 하난데 니 친구랑 놀거야?"

   "당연히 여자친구랑 놀아야지. 더군다나 그 하나뿐인 친구가 남자라면."

   "그치?!"

   "이홍빈이 아직 널 사랑한다면."

 

 

   김원식의 말을 듣고 입술을 깨물었다. 다시 칼을 들고 돈까스에 화풀이 하고 있는데 재환오빠가 이 쪽으로 다가오는 게 보였다. 괜히 인사하면 어색할까봐 고개만 푹 숙였는데 김원식이 큰 소리로 재환 오빠를 불렀다. 그것도 엄청 친숙하게 재환이 형- 이라고.

 

 

   "어! 원식이! 옆에는 별빛이야?"

   "네 형~"

   "모야모야~? 별빛이 분명히 학연이형이랑 뭐 있는 줄 알았는데?"

   "네...? 그 분은 누구...?"

   "이재환. 헛소리 하지마."

 

 

   재환 오빠의 옆을 보니 내가 유일하게 참석했던 과 모임에서 술에 취해 나한테 기댔던 분이 있었다.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재환 오빠의 장난에 얼굴을 굳히고 말하는 게 조금 무서웠다. 여기 앉아도 되지? 라고 묻고서는 답도 듣지않고 재환 오빠가 내 옆에 앉았다. 자연스레 학연이라는 분은 내 대각선 자리에 앉았다. 아... 어색해... 이미 칼로 난도질당한 돈까스를 그냥 가만히 쳐다봤다. 선배들 다 드실 때까지 기다리는게 예의인가...? 눈치만 보고 있는데 재환 오빠가 김원식이랑 사귀는 거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엄청 부정하자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며 그럼 아직은 썸이냐고 물어봤다.

 

 

   "그냥... 어렸을 때 부터 친구예요!!! 남자친구 따로 있어요. 얘보다 훨씬 잘생긴."

 

 

   재환 오빠는 눈을 가늘게 뜨고 날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봤다. 마치 그런 애가 널 왜 만나? 하는 표정으로. 사실 이홍빈 만나면서 이홍빈 발끝만치도 못 따라가는 외모 때문에 그런 반응은 익숙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상황인지라 괜히 나까지 '이렇게 잘난 이홍빈이 날 왜 만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재환 오빠는 입을 열었다.

 

 

   "그런 애가 너..."

   "야 이재환."

 

 

   김원식이 깜짝 놀라 재환 오빠의 말을 막으려고 눈치를 보고 있을 때 학연 선배님이 재환 오빠의 말을 막았다.

 

 

   "그냥 밥 좀 먹어 제발. 밥 먹을 땐 입 좀 다물고."

   "힝.. 형 너무해! 뎨화니 상처바다써!"

   "그리고 너."

 

 

   ㄴ,네? 갑자기 내 눈을 똑바로 보고 말하시는 탓에 말을 더듬었다.

   다 먹었으면 빨리 가.

   고개를 끄덕거리고서는 김원식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쟁반을 정리하고 카페테리아를 나오는데 괜히 너무 우울했다. 아 술마시고 싶은 기분이 이런 건가... 대뜸 김원식한테 오늘 밤에 술을 먹으러 가자고 하자 김원식은 한숨을 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     *     *

 

 

 

 

 

   술 마시고 싶어서 간 곱창집인데 술은 안 먹로 곱창만 열심히 집어 먹었다. 역시. 술은 맛 없어. 술을 거의 안마시는 나 때문에 김원식은 혼자서 벌써 소주 한 병을 비웠다. 곱창을 뒤적거리며 이홍빈과의 톡을 확인했다. 마지막 톡은 내가 수업 끝나고 보낸 톡. 보낸지 3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확인을 안했다. 괜히 애꿎은 화면만 톡 톡 건드려 보다가 곱창과 소주 사진을 찍어서 보냈다. 난 지금 원식이랑 곱창에 소주 한 잔 하는 중. 톡과 함께 술 잔을 들고 있는 귀여운 이모티콘도 하나 보냈다. 김원식이 내 폰을 뺐어가 톡을 위로 휙휙 올렸다.

 

 

   "얼씨구? 이홍빈 이 새끼 답장 텀 봐라?"

   "그치이... 너무하지...."

 

 

   이홍빈과 김원식 중 누구랑 더 친하냐고 물어보면 고민 없이 김원식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중학교 때 처음 만난 이홍빈과 달리 김원식은 초등학교 다닐 때 부터 친구였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나의 첫 짝꿍이었는데 그 이후로도 항상 계속 같이 다니고 있다. 보통 어렸을 때는 여자가 키가 더 크다던데.. 난 어렸을 때 부터 키가 작았던지라 키 큰 김원식은 나를 여동생처럼 여겼고 키 작은 나는 김원식을 친오빠처럼 따랐다. 그러다 중학교 때 이홍빈을 만났고, 이홍빈이 나한테 말을 걸기 시작하면서 셋이서 항상 같이 다니기 시작했었다. 나와 김원식은, 서로 말은 안해도, 이홍빈보다는 서로를 더 믿고 아꼈다.

 

 

   "야 너 이럴거면 그냥.."

   "야."

   "어? 별빛?"

 

 

   어...?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남자가 내 이름을 불렀다. 남자와 같이 있는 사람들을 보니 대충 우리 과 사람인 것 같았다. 어색하게 손을 들어서 인사했다. 합석 해도 되냐는 물음에 눈치를 슬쩍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김원식을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괜찮다는 듯이 그냥 웃어보였다. 같이 온 무리는 남자 한 명 여자 세 명이었다. 여자 동기들은 옆에 앉자 마자 짗궂게 웃으며 남자친구냐고 물었다.

 

 

   "얘보다 훠어얼씬 잘생긴 남친 따로 있어요."

 

 

   김원식이 못마땅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남자친구가 있다고 하니 질문이 쏟아졌다. 어디학교 다니는지, 무슨 과인지, 어떻게 사귀게 되었는지, 지금 남자친구는 뭐하고 있는지. 이것저것 대답하다가 남자친구는 뭐하고 있냐는 물음에 입을 다물었다. 이홍빈 뭐하고있냐... 김원식이 대충 둘러대는 동안 폰을 확인했다. 아직 확인도 안했다. 남자친구 얘기는 그만 하고 서로 소개하자는 김원식의 말에 다들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조은빈, 서윤아, 최효진, 한상혁. 아까 나를 불렀던 한상혁은 알고보니 조기졸업생으로 우리보다 한 살 더 어렸다. 누나라고 부르라고 말하자 살살 눈웃음을 지으며 왜그러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안된다고 누나라고 부르라고 단호하게 말하자 입을 삐쭉이는게 어린 티가 났다. 이렇게 우리 과가 소규모로 모여있는데에 온 건 처음이었는데 다들 생각보다 엄청 유쾌하고 재미있었다. 괜히 들떠서 술을 평소보다 많이 마셨다. 볼이 뜨거워지는 것 같아 볼에 손을 얹었다. 잠깐 밖에서 열을 식히고 오려고 일어서는데 몸이 살짝 휘청였다. 괜찮냐고 물어보는 김원식에 이 정도로 안 죽는다며 등을 팡팡 쳐주고 밖으로 나섰다. 가게 앞에 쭈구려 앉아서 폰을 쳐다봤다. 이홍빈 나쁜놈. 이홍빈의 프로필을 눌러 전화를 걸었다. 분명히 전화도 걸고 통화음도 들었는데... 내 앞에 누군가의 그림자가 진 것을 기억으로 필름이 끊겼다.

 

 

 

 

 

 

 

 

 

--------------------------------------------------

 

 

 

재미있게 봐주세요ㅎㅎㅎㅎ 시간 날 때 틈틈이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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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 진짜 겨울인데 봄같아지는 풋풋함이에요ㅠㅠ
오늘부터 정주행했는데 작가님 육빅쮸 글 써줘서 고맙고 앞으로 기대할게요! 나라세♡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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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8.40
진짜 너무 설레서 아파트 뽑고싶어요ㅠㅠㅠ 필력이랑 구성도 정말 죽이시는데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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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26.162
아 재미써요♥♥♥♥♥ 다음편 기다리고있을게요!! 홍빈이 미워.. ㅇㅅ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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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너무 좋아요!!!!!너무 설레고!!홍빈이 왜그래ㅠㅠㅠㅠㅠㅠ좋은글 감사합니당 신알신 하구가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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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96.119
작가님..이런 몽글몽글 너무 좋아요 ㅠㅠ 다음편도 기대할께요 ㅎㅎ!!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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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빨리다음편보고싶어요ㅠㅠㅠㅠ오랜만에설레는이기부뉴ㅠㅠㅠ작가님사랑합니다ㅜ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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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작가님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ㅜㅠㅜㅠㅜㅠ 심장이 막 간질간질하고 괜히 기분 좋은 몽실거림을 느끼게 되는거 같아요!!
9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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