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한빈도 쓸거고 승윤한빈도 쓸거예요ㅋㅋㅋㅋ김한빈은 그냥 다 깔아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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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좀 많이 심란한가봐. 연습 중 들려온 에이팀의 리더교체에 관한 이야기에 놀라 밖으로 뛰어나온 한빈이 연습실 밖에서 자신에게 말을 건내는 승윤에 입술을 앙 다물었다. 연습실 문에 나있는 창문으로 보이는 민호의 모습은 혼자 의자에 앉아 부상당한 발목을 만지작거리며 허공을 멍하니 쳐다보고있었다, 간간히 화를 참는듯 숨을 내쉬는 모습에 한빈이 입술을 잘근거렸다. 속이 많이 상했을것이다. 자기관리를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들 것이 분명하다. 한빈이 걱정되는 마음을 숨기지못하고 밖에서 서성거리는 에이팀 형들에게 가 보라는 제스처를 했다. 제가 잘 얘기해볼게요. 한빈의 말에 자신보다 동생이지만 믿음직스럽다는 것을 아는 멤버들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각자 녹음실로 향하는 등 연습을 하러 떠났다. 복도에 혼자 남았음을 확인하고는 한빈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형, 괜찮아요?"
"……뭐야."
"다치셨다면서요. 걱정돼서……."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의 민호에 한빈이 민호의 옆자리에 조심스럽게 앉아 붕대로 고정해놓은 발목을 걱정스럽게 쳐다보자 민호가 슬쩍 인상을 찌푸렸다. 지금 기분에서 좋은 말이 나올리가 없다. 걱정을 해 주는건 고맙지만 혼자있고싶다는 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빈은 그저 덤덤한 얼굴이였다. 전 리더였다고 지금 비팀 리더로 절 위로해주러 온건가하는 기분나쁜 생각이 자꾸만 들어 죄책감도 생겼다. 부러 한빈쪽을 보지 않으려 애꿎은 연습실의 바닥만 뚫어져라 노려보았다. 평소에 귀엽다고 생각했던 한빈의 높은 목소리마저 제 신경을 긁었다.
"형. 다 좋아질거예요. 지금은 그냥,"
"나한테 훈수두냐?"
"……네?"
자꾸만 눈치없게 말을 걸어오는 탓에 이제는 댄서로서 무대에 서지도 못하고 리더자리까지 놓쳐버린 자신을 동정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꾹꾹 눌러오던 여러 감정들이 마치 누군가 폭발할 수 있게끔 자극해달라고 말한것마냥 순식간에 욱하고 터져나왔다. 당황한 표정의 한빈을 보면서도 멈출 수 없었다. 민호가 아예 몸을 돌려 한빈쪽을 보며 인상을 확 굳히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다리 병신됐다고 동정하는거지, 너. 내가 너보다 나이도 많은데 너도 하는 리더 난 못한다고 비웃는거잖아.
민호의 말에 한빈이 당황해 벌어진 입을 굳게 다물렸다. 위로해주려 들어왔는데 어째서 욕을 먹고 있어야하는건지 슬슬 한빈의 기분도 상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친한 형이라지만 민호에게서 처음으로 들어 본 욕은 매우 기분나빴다. 한빈의 주먹이 절로 말렸다. 이러면 안된다고 머리속에서 끝없이 외치고는 있는데 몸이 따르질 않았다. 숨을 들이마쉬며 말려진 한빈의 주먹을 보던 민호가 몸을 숙여 한빈의 입술에 제 입을 세게 맞추었다. 당황한 한빈의 뒷 목을 큰 손으로 잡아채 눌러잡고는 입술 사이를 혀로 비집고들어가 이곳 저곳을 헤집어놓았다. 입술을 떼어내자 상기된 얼굴의 한빈이 보였다. 입술이 잠깐사이에 발갛게 올라와있었다. 아무말도 안하고 서로의 눈만 흔들리는 눈빛으로 쳐다보길 잠시 한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가볼게요."
"……."
"없던일로 쳐드릴게요."
형 심란한거 다 아니까. 한빈의 떨리는 음성과 함께 끼익거리는 소리를 내며 연습실의 문이 닫혔다. 불이 꺼져 깜깜한 연습실 안 거울에 의자에 앉아 발목에 붕대를 칭칭 감고있는 제 모습이 보였다. 부상과, 리더, 데뷔. 그 많고 많던 머리속을 찌르던 생각들 중 단연 많은양을 차지하는것을 한빈이였다. 눈을 지그시감고 메마른 입술을 손 끝으로 만져보아도 방금전 했던 행동의 이유는 그 어디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저격 ㅇ암호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