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코일] 고2 우죠의 5짤 태일이 키우기 4 (초록글 감사합니다ㅠㅠㅠ)

코트를 입으며 허겁지겁 나갈 준비를 하니, 뒤에서 티비를 보던 꼬맹이가 넌지시 물어왔다.

"아저씨, 어디 갈려고여?"

"아,어."

"어디여? 나도 댈꼬가면 안되여?"

미안, 오늘은 안되.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다.

일단 꼬맹이도 어린아이라 산타를 믿을것같아서..

물론 진짜 믿는지는 모르겠지만, 크리스마스 하루 전인 오늘 꼬맹이의 선물을 사러가기로 했다.

물론 서프라이즈로.

뭐,그래도 딱히 꼬맹이 선물을 위해서 가는건아니고, 크리스마스 장식도 할겸 겸사겸사?

힝..거리며 풀이 죽어있는 꼬맹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선 급하게 집을 나왔다.

저번주동안 꼬맹이의 행동을 보니 아마 꼬맹이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것같았다.

인터넷으로 화가들이 그린 그림을 찾아보기도 하고 종종 스케치북을 사달란말도 했으니말이다.

일단 급하게 문방구로 뛰어갔다.

"어서오세요."

점원의 딱딱한 인사에 의무적으로 맞인사를 해주고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들었다.

..음..8절 스케치북은 너무 작아서 그리고싶은걸 다 못그릴것같으니까 4절 스케치북으로 사고..크레파스는 64색으로 사야겠다.

이거 두개랑...크리스마스 선물 포장할 포장지도 필요한데, 무슨색으로 사지?

아,모르겠다. 그냥 무난하게 빨강으로하고 리본 달 끈은 흰색으로 사야지.

23000원입니다-

하며 물건을 봉투에 담아주는 점원의 말을 들으며 가게를 휙휙 돌아봤다.

가게 한쪽에 커다란 인형들이 보였다.

"저기요"

"네, 손님?"

"저기있는 인형중에 어떤게 요즘애들한테 인기있어요?"

"요즘애들이면.."

"5살정도되는 남자앤데.."

"동생 선물사시나봐요. 요즘 어린아이들은 뽀로로나 라바 캐릭터를 제일 좋아해요~"

아, 그래요?

인형이 있는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뽀로로 인형과 라바 인형을 바라봤다. 뽀로로인형은 1m쯤 되고 라바인형은 내 어깨쯤오는 크긴데..

그렇게 두개를 한참 비교하고있을때 두 인형 위에 정말 커다란 곰인형이 보였다.

만져보니 감촉도 좋고 솜도 푹신하고 크기도 나만한게..꼬맹이가 이 인형에 파묻혀있으면 엄청 귀여울듯했다.

힘들게 곰인형을 들어 어찌저찌 계산까지하고 밖으로 나오니 양손이 가득 차버렸다.

일단 근처 박경 집에 대뜸 찾아가서 박경에게 '이거 예쁘게 포장 쫌!'이러고 다시 시내로 나왔다.

또 뭘 사다줘야 꼬맹이가 기뻐할까?

시내 이곳저곳을 모두 돌아다니며, 꼬맹이가 말했던 '가지고 싶은 것'들을 틈틈히 샀다.

동물 머리띠, 흰색 귀마게, 뽀로로 시계, 일러스트가 예쁜 동화책까지 모두 사고나니 벌써 몇시간이나 지나있다.

나머지 물건들도 박경에게 가서, 둘이서 같이 선물을 포장했다.

"근데 이거 왠거야? 너 이런거 좋아했어?"

"돌았냐. 내 아들한테줄꺼야"

"아~니가 최근에 쌥쳐온 꼬마애? 참..너도 지극정성이다"

말을 많이하느라 리본을 잘 못 묶은 박경의 머리를 한 대 때리고선 모든 선물상자를 들고 다시 내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도 티비를 보고있는 꼬맹이를 지나쳐 2층으로 올라가 선물상자들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이럴땐 우리집이 참 편했다. 2층엔 벽하나없이 뻥뚫려있어서 넓은 홀로 사용할수있으니까.

"야-이태일-!!태일아!!"

"..네-!!가여!!"

꼬맹이를 부르고 옆의 창고에 들어가 트리와 각종 꾸밀것들을 가져왔다.

"우와~이게 다 뭐에여?"

"내일 크리스마스니까 파티해야지,파티. 크리스마스에 트리가 빠지면 쫌 섭섭한가? 많이 섭섭하지"

"우와,파티!! 그럼 사람들 바글바글 마니 오겠네여?"

"그냥-내 친구들이랑, 나랑, 너. 이렇게 놀게될껄? 내일을 밤 늦게까지 놀꺼니까 오늘 일찍 자야되"

박스를 뒤적거리며 꼬맹이에게 말해줬다.

꼬마전구는 여기있고..대왕별도 말짱하고, 작은 양말이랑, 눈사람 모형이랑 산타인형. 구슬까지 모두 다있다.

트리는 늘 굽은 곳 하나없이 멀쩡했으니, 이번년도에도 장식만하면 되겠다.

꼬맹이와 함께 구슬도 달고 산타인형도 장식했다.

내가 창고에서 커다란 산타인형을 가져오는동안 꼬맹이는 전구를 달기로했는데 왜인지 꼬맹이가 전구에 달려있다.

"너 뭐해?"

"으앙, 전구 꼬인거 풀려고했는데.."

"...내가 보기엔 전구에 니가 꼬인것같은데?"

온몸에 꼬마전구가 칭칭 감겨있는 꼬맹이를 보고 푹-한숨을 쉰 뒤 전구를 풀어주려 가까이다가가니, 잠깐만요!!하고 꼬맹이가 소리를 질렀다.

"왜?"

"지금 이 상태 그대로해서, 전구 반짝반짝해주세여!!"

"하..참..가지가지한다.."

꼬마전구에 불을 키니 반짝반짝거리는게 예쁜지 꼬맹이는 연신 우와우와거리며 꼬마전구를 만지작거리고있다.

"야, 그거 좀있으면 뜨거ㅇ"

"앗 뜨거!!"

"아이구, 잘-하는짓이다 참."

꼬맹이의 몸에서 급하게 전구를 때어내준뒤 꼬맹이의 이마에 꿀밤을 날렸다.

이마가 아픈건지 양손으로 이마를 부여잡고 낑낑거리며 날 노려보는데, 헹 하나도 안무섭다.

여차저차 꼬마전구도 꽤 화려하게 달았다. 꼬맹이가 의외로 예술에 소질이 있는것같아 괜히 내가 뿌듯해졌다.

남아도는게 돈인데..학원이나 보내볼까?하고 고민할무렵 꼬맹이가 내 옆에서 콩콩콩 뛰기시작했다.

노란색 대왕별을 들고 콩콩뛰는모습이 귀여워 꼬맹이를 번쩍들어줬더니 금방 별을 달아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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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우리 전구 불 다시 켜봐요,네?"

"왜, 또 데일려고?"

"아아~그러지말구요"

"어디서 앙탈이야"

"아잉♥"

으, 징그럽다는듯 꼬맹이의 얼굴을 밀어내며 실실 웃었다.

전구에 불을 켜주니 넋이 빠져라있는 모습이 귀여워 옷을 걷어올렸다.

"야,태일아"

"웅?"

"이제 트리도 다 만들었고 꾸미는것도 오늘치는 다 했으니까, 밥먹자 우리"

"와싸!!밥,밥!!"

밥을 외치며 1층으로 두다다 뛰어가는 꼬맹이를보며 '다칠라-조심해라!!'하고 외친 뒤 천천히 1층으로 내려갔다.

내일은 1년에 단 한번뿐인 크리스마스.

꼬맹이가 내 선물을 받고 기뻐해주면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