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 IN 남사친?
by. 탄덕
07
체육시간에 있었던 나의 과감하고 도발적인 발언으로 쥐죽은 듯 고요했던 반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뭐야, 쟤네 친구 아니었어? 헐, 좋아하나본데. 나름 연기한답시고 신경쓰지 않은 척 평온하게 있었지만 사실 옆과 뒤에서 날 곁눈질하는 모양새와 속닥거림이 속속들이 다 보였다. 하지만 이런 건 지금의 나에겐 중요한 요소거리가 전혀 아니었다. 어차피 이틀이 지나면, 적어도 일주일이라는 기간만 지나더라도 아이들의 기억속에서 다 잊혀질 가십거리중의 하나일 것이기 때문에 일말의 걱정따윈 없었다. 정국이 뒤에 있던 호석이와 남준이도 적잖이 놀란 모양새가 반대편에 있던 나에게까지 느껴질 정도였으니 말 다한거나 다름없었다. 정작 놀라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 그 자식은 저렇게도 여유로운데 주변이 요란스러웠다.
그러다 정국의 소유물이라는 어이없는 대답을 듣고 의지와는 달리 내 입가엔 조소가 띄였다. 이는 비웃음을 상징하기도 했다. 그럴 줄 알았어, 전정국. 웃어보이는 낯짝과는 반대로 속은 허망감이 가득했다. 지금 나이에 칭하긴 부끄럽지만 내 세상이 전정국 위주로 돌아갔던 걸 보면 사랑이 맞았다. 그리고 이건 달리기와도 비슷했다, 초반에 스피드를 과속으로 내버리면 후반으로 다가갈수록 지쳐버리는 건 이미 잘 알려진 공공연한 사실이다. 뭐, 결승점에 날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끝가지 달리겠지만 혼자서 죽어라 달리면 뭐 해, 알아봐주는 사람이 없는데. 트랙 위 어디에도 전정국은 날 찾아오지 않았다. 잘못된 방식이었단 걸 미처 깨닫지 못한 난 이제서야 알아냈다. 홀로 진행하는 무의미한 경기라는 걸, 지쳐버려 더 이상 뛸 이유조차 없어져버린 난 트랙 위로 쓰러졌다.
울음이 터져나오는 걸 참기 위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입술이 터져 피 맛이 입 안에 맴도는 게 퍽 마음에 들지 않아 밑으로 내리깔던 시선을 위로 치켜들고서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뒤로 돌렸다. 한 사람이 보였고 흐트러지는 초첨을 그에게로 맞췄다. 한 아이가 주머니에 손을 찔러놓고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 덩달아 살짝 웃어버리고 말았다. 박지민이 고개를 잠시 숙이곤 바닥을 발로 비볐다. 서글서글한 웃음 뒤로 일그러지는 눈매가 드러났다. 힘들어보이는 얼굴 대신 감정을 감추려는 그 아이를 다독여주고 싶었다. 나를 향한 올곧은 감정을 알아채버린 이상 더는 밀어낼 수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별 일 아니라며 자연스럽게 행동한 정국에 의해 의도치 않은 고백사건은 예상한대로 단순한 해프닝으로 단정지어졌고 난 확실하게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갈팡질팡하는 정국에게 지쳐만 갔다.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더는 전정국을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를 놓아버린 이유가 진정 실망이라는 단 하나의 감정 때문일걸까, 사실 여전히 확신이 서지 않는다. 다른 이유가 있을 것만 같은 불안감이 도리어 나를 집어삼키고 말았다.
" 호석아. 방탈출 가본 적 있냐."
" 갑자기 왜. 너 누구랑 가냐."
" 박지민."
" 박지민? 걔랑 너랑만?"
" 아니, 지민이 아는 형이 그 카페를 열었는데 같이 가보자고 해서."
" 아, 난 또 네가 요새 박지민이랑 하도 붙어있길래."
" 뭐래,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 근데 너 그 날 이후로 정국이랑 뭔 일 있냐. 최근 들어 너네 좀 이상해, 서로 거리감도 있어보이고 원래 싸우면 하루만에 풀었잖아."
" 어? "
" 뭔가 좀 달라진 거 같다고, 너랑 정국이."
" ...아닌데, 우리 괜찮은데."
" 괜찮기는. 정국이 좀 신경써줘, 쟤 그렇게 안 보여도 너 진짜 신경 많이 쓰니까. 정국이가 언제 한 번 집 안 데려다 준 적 있어? 아마 자기 약속 있을 때 빼곤 한 번도 없었을걸. 뭐,그럴 때도 나한테 부탁해서 데려다주라고 했지만. 솔직히 그런 친구가 어딨냐, 우정이 아무리 돈독하다고 해도."
" 이 상황까지 온 게 다 내 잘못이다, 그 말이냐."
" 누구 잘못이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요즘 내가 볼 땐 너 말로만 좋아하는 것 같아."
준비를 끝내고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확인했다. 약속시간까진 40분이라는 시간이 남아 소파에 털썩 주저앉고는 머리를 기댔다. 다른 사람을 마음에 두고 있는 것 같다고, 장난기를 뺀 호석의 얼굴이 계속 잔상처럼 떠올랐다. 정곡을 찌르는 듯 복잡해지는 머리에 눈을 감았다. 괜히 정국이를 이유로 호석이의 말을 생각에서 지웠다. 순간 스쳐지나가는 기억에 폰을 세게 움켜쥐었다. 우정이라는 명목 아래 서로를 가지려 한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었다.
분명히 그 전날만 해도 날씨가 화창했었는데 오늘은 날이 궂은 게 영 비가 올 느낌이다. 소파에서 밖을 올려보다 아직 빗방울이 내리진 않으니 우산을 들고 다니는 걸 포기했다. 비를 맞는 것보단 귀찮음이 더 우선이었다. 신발장 문을 열어 운동화를 꺼내는데 우산 걸이에 꽃여있던 우산이 시야에 밟혔지만 현관문을 열었다. 설마 비 오겠어, 신발장 문을 닫는 걸 까먹어버렸다. 늘 그랬듯 약속장소엔 지민이 먼저 와 있었고 손을 흔들었다. 피곤해보이는 얼굴이었다. 그 얼굴에 차마 나까지 복잡한 얼굴을 들이밀고 싶진 않아 올라가지 않는 입꼬리를 끌어당기며 나 또한 손을 흔들었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지민의 아는 형께서 나보고 여자친구냐며 요란법석을 부리는 바람에 복잡해진 머리가 보다 더 정신 사나워졌다. 사람들은 왜 일반적으로 여자와 남자가 같이 있으면 연인관계라고 치부하는 걸까, 친구사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골이 아파와 이내 부질없는 생각으로 단정짓고서 앞에 있는 가격표를 들여다봤고 난, 아니, 우린 몇 걸음 움직이고는 멘탈이 부서져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벽에 기대었다.
" 쉬운 거 하자 했지."
" 형이 이거 해보고 괜찮으면 얘기해달라고 그랬어."
" 내가 네 실험체냐."
" 실험체 좋네, 장난도 마음껏 칠 수 있고."
" 야, 말도 꺼내지마. 그 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몸 떨려. 진짜 너 죽은 줄 알았다니까."
지민이 몸서리를 치는 나를 보다 이내 그 날의 기억이 떠오른 듯 크게 실소를 터트렸다.
" 맞아, 죽다 살아났지."
" 웃지마라. 너 덕분에 응급실에서 사람 살려달라고 의사쌤 가운 끝자락 잡고 펑펑 울었어, 그거 아냐."
" 고생했다. 큰 일 했네, 우리 여주."
지민이 아주 고맙다며 정수리를 힘껏 꾹 눌렀다. 이거 놔라, 놔라. 싫은데, 계속 할건데. 빨리 못 놓냐며 서로의 머리를 한 번씩 사이좋게 잡아뜯고는 우린 깔끔하게 무승부로 판정을 내렸다.
하는 일 없이 가만히 있기가 뭐해 언제 나갈거나며 그에게 대뜸 물었다. 그러자 자기 사전에 포기란 없다면서 정작 나갈 궁리는 하지도 않은 채 눈만 감고 있는 박지민을 보다 억누르고 있던 폭풍 잔소리를 해댔다. 그럼 뭐하나, 정작 들어야 되는 당사자가 귀를 닫고 있으니 또 혼잣말한거지. 가만히 앉아있다 몸을 일으켜 지민을 불렀다. 박지민, 여기 말고 차라리 다른 곳을 가자. 일어나. 내 말을 들었음에도 일어나지 않는 지민의 팔을 잡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내 손이 잡혔다. 조금만 있다가 가자는 그 말에 더는 재촉하지 못했다. 지쳐보이는 그 애를 한동안 응시하다 잡혀져있던 손을 풀고는 다시 제자리에 앉았다.
사실 난 아주 약간의 폐쇄공포증이 있다. 심각할 정도는 아니고 그냥 어딘가 닫혀있는 장소만 가면 숨이 조금씩 가빠와 그 장소에 오래 있지 못한다. 엄마 말로는 어렸을 때 혼자 타고 있던 엘리베이터에서 갇혀본 이후로 생겼다는데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래서 박지민이 이 곳에 오자고 했을 때도 못 간다고 말하려다 이내 입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죽을 만큼 무서운 것도 아니고. 폐쇄공포증이라는 공포심보다 단지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이 컸을 뿐이었다.
그저 전정국과 친구들이 전부였던, 평범하기만 하던 내 인생에 한 녀석이 들어왔다. 어느 순간부터 신경이 쓰였다, 정국이보다도 훨씬. 솔직히 말하면 아닐거라고 애써 부인했던 적도 꽤 많았다. 그럼에도 답은 하나였다. 완벽하게 꼬여버렸다. 이유를 나에게 묻는다면 대답할 수 없다, 감정이란 게 그런거니까. 감았던 눈을 뜨고서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 지민아."
" 왜. 아까 숨 좀 격하게 쉬던데 괜찮아졌냐."
" 알고있었어? 너 혹시 나때문에 일부러 여기 가만히 있었냐."
" 어. 너 좀 괜찮아지라고. "
" .................."
" 저기로 들어가면 더 어둡고 그래."
" 가만 보면 네가 나보다 날 더 잘 아는 것 같아. 난 지금도 뭔지 모르겠거든, 내가 어떤지. 근데 넌 항상 다 알고 있잖아. 챙겨주고, 달려와주고. 고마워."
" 고맙다는 소리 듣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닌데. 그래도 수고를 알아주니 기분은 좋네."
" 요새 정국이랑 뭔가 어색해졌어. 이유는 모르겠는데 정국이도 나도 변한 게 하나 없는데 달라져버렸어. 걔도, 나도, 왜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어."
" 지금 어떤데. 넌 전정국을 좋아하고 전정국도 널 친구 이상으로 생각하는 것 같고- "
" 너도 모르겠어, 지민아."
" 난..... "
" 넌 내 좋은 친구고. 그렇지? "
그 쉬운 답 하나를 찾지 못해 우물쩍거리던 그를 대신해 말해줬다. 알고 있었다, 지민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다 알지만 부러 모른척했다. 그래야만 이 위태로운 관계가 다시 평행선을 유지할테니까. 머리를 벽에 지대고서 눈을 감고 있던 지민이 날 쳐다봤다. 검은 눈동자가 유독 더 짙어져보였다. 어두운 방 안에 두 눈빛이 서로 얽히고 공허한 침묵만이 우리를 감쌌다.
" 넌 내가 고백하면 도망갈거냐."
" 뭐? "
" 도망갈거냐 물었어."
" .............."
" 갈 거구나, 넌."
" 어, 갈래. 잃기 싫어."
" 아, 존나 단호해. 너무 단호하잖아. "
" 또 장난친거냐. 넌 이 상황에- "
" 장난 아냐, 좋아하는 애가 있는데 고백 예행연습해 본거야. 너 잡고."
" 친구 사이냐. 정국이랑 나처럼."
" 어, 좆같게도 아주 좋은 친구 사이."
다시 시선을 돌린 지민이 뒷머리를 다시금 벽에 기대었다. 우린 그 후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자연스레 얘기가 끊겼다고 치부하면 되는 걸까, 제한된 시간이 끝나고 나서도 나오지 않는 우리 둘의 모습에 결국 형이 우리가 있던 방을 찾아왔고 그제서야 우린 시간이 지난 걸 깨닫고 부리나케 건물을 나왔다. 밖을 나와 도로를 걸을 때까지 어떠한 한 마디도 나누지 못했다. 평행선을 이미 지나쳐버린 우린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전까지 걸을 수밖에 없었다.
" 비 온다. 우산 없는데, 넌?"
" 나도."
" 근처 편의점 없나. 일회용 사고 그 버스 정류장에서 헤어지면 될 것 같은데."
" 여기 왠지 없을 것 같은데."
소나기처럼 내리는 비에 발만 동동 구르다 이 근처에 있는 편의점을 찾아나섰지만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편의점이라고 생긴 상점들은 보이지가 않았다. 아니, 왜 죄다 옷집뿐이야. 야, 야, 박지민. 지민에게 없다고 말해주기 위해 몸을 돌렸다. 하지만 그 아인 어디에도 없었다. 머리 위로 흘러내리는 빗물로 인해 흐리지만 저 멀리서 뛰어오는 익숙한 형체가 보여 손을 들어 얼굴을 닦았다.
" 돌았어. 넌 애가 왜 전화도 안 받고 문자도 안 보는데. 내가 몇 통을 전화했는지 알아. 거긴 왜 간 거야? 폐쇄공포증이 있다는 애가 왜 방탈출같은 그 딴 막힌 곳을 가냐고. 호석이가 너 어디 갔는지 알고 있어서 다행이지. 내가 - "
" 정국아, 전화 못 받은 것도, 거기 간 것도 미안해. 지금 이렇게 네가 와준것도 진짜 고마운데- "
" 가자, 그럼."
화가 나 감정을 추스리지도 못한 채 정국이 내 손을 확 잡았다. 잠깐만, 끌려가다 싶이 걸어가던 발걸음을 멈추었고 정국이 뒤를 돌았다.
" 박지민은 어디 갔어?"
" 왜 찾는데. "
" 걔한테 우산 줘야 돼. 아니면 박지민 집까지 비 맞고 가. 우린 2개니까 하나만- "
" 그러니까 그게 지금 너랑 무슨 상관이냐고. 내가 너 데리러 왔으니까 넌 그냥 나랑 가면 돼, 그 새끼 신경 쓰지 말고."
" 혼자 비 맞고 가는 애를 어떻게 신경을 안 써."
" 쓰지마, 안 쓰면 되잖아. 그게 뭐가 그렇게 어려운데."
" 그렇게가 안 돼, 정국아."
" 내가 너 찾을려고 얼마나 돌아다녔는 줄 아냐. 혹시나 너 혼자 있는데 그럴까봐 내가 몇 시간동안 찾아다닌 줄 아냐고. 그런 내 앞에서 하는 말이 박지민 얘기야? 네 눈엔 박지민밖에 안 보여? 지금 네 앞에 내가 어떤 기분일지 그딴 건 신경도 안 써져? 그 자식 버스 정류장 갔으니까 내가 이 얘길 너한테 전해주면 돼? 시발, 그냥 박지민만 찾으면 되는 거냐고."
버럭 화를 참지 못한 정국이 기어코 머리를 쓸어올리고는 소리를 질렀다. 뭐가 그렇게 화가 나는지. 그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울렸다. 박지민만 찾으면 되는거냐고? 아니, 그 앨 몰랐던 때로 돌아가고 싶어. 박지민이라는 이름 세 글자조차 알지 못했던 그 때로 가면 이렇게 힘들진 않을테니까. 정국이를 올려다봤다. 우산이 비를 막아줌에도 불구하고 얼굴엔 알 수 없는 빗물이 흘러내렸다.
" 그래야 내가 괜찮아질 것 같아서 그래, 지금 이러는 이유가 우산때문인 것 같아서. 하나만, 딱 한 번만 갔다올게."
" 한 번만이야."
"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정국이의 손에 있던 다른 우산을 들고 버스 정류장까지 달렸다. 숨이 차올랐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우산을 전해줘야만 했다. 박지민은, 그는 언제나 날 챙겨줬으니까. 낯익은 동그란 뒷통수가 보였다. 비에 젖어 검은 머리가 더 흑발이 되어있었다.
" 박지민. 이거 쓰고 가."
" 너 왜, 전정국 못 만났냐. 그리고 우산 있는데 왜 비를 맞고 와. 그냥 너 써."
" 정국이 만났고 우린 우산 2개야. 감기 걸리니까 나 마음 불편하게 만들지 말고 써."
"..............."
".............."
" 저기 왔네, 전정국. 조심히 가라."
그렇게 박지민이 떠났다. 뒤에서 우릴 지켜보고 있던 정국이 나에게 우산을 씌어줬다. 단지 우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한 번이라는 약속 또한 지킬 수 있을까. 지금도, 난 우리 셋이 왜 이렇게 된 건지 여전히 알지 못하겠다.
♥ 너무너무너무 고마운 탄님들 ♥
[콧구멍] [바다코끼리] [종구부인짱짱] [캔디] [몬랭] [멜류] [계란두뷰] [모비] [무네큥] [쿠야] [슛돌] [용용이] [오징어만듀] [●달걀말이●] [침침니]
이번 편은 여주가 지민이와 정국이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씬인데.......... 전달이 잘 되었는지 모르겠어요ㅠㅠㅜㅠㅠㅠ
궁금한 거 계시면 언제나 댓글로 달려올게요! 댓글 하나하나 큰 힘이 됩니댜 ㅠㅠㅠㅠㅠㅠ 항상 소중히 받을게요!
지금까지 같이 와줘서 너무 고맙구 계속 쭉 함께가요♡
호구 IN 남사친?
by. 탄덕
07
체육시간에 있었던 나의 과감하고 도발적인 발언으로 쥐죽은 듯 고요했던 반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뭐야, 쟤네 친구 아니었어? 헐, 좋아하나본데. 나름 연기한답시고 신경쓰지 않은 척 평온하게 있었지만 사실 옆과 뒤에서 날 곁눈질하는 모양새와 속닥거림이 속속들이 다 보였다. 하지만 이런 건 지금의 나에겐 중요한 요소거리가 전혀 아니었다. 어차피 이틀이 지나면, 적어도 일주일이라는 기간만 지나더라도 아이들의 기억속에서 다 잊혀질 가십거리중의 하나일 것이기 때문에 일말의 걱정따윈 없었다. 정국이 뒤에 있던 호석이와 남준이도 적잖이 놀란 모양새가 반대편에 있던 나에게까지 느껴질 정도였으니 말 다한거나 다름없었다. 정작 놀라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 그 자식은 저렇게도 여유로운데 주변이 요란스러웠다. 그러다 정국의 소유물이라는 어이없는 대답을 듣고 의지와는 달리 내 입가엔 조소가 띄였다. 이는 비웃음을 상징하기도 했다. 그럴 줄 알았어, 전정국. 웃어보이는 낯짝과는 반대로 속은 허망감이 가득했다. 지금 나이에 칭하긴 부끄럽지만 내 세상이 전정국 위주로 돌아갔던 걸 보면 사랑이 맞았다. 그리고 이건 달리기와도 비슷했다, 초반에 스피드를 과속으로 내버리면 후반으로 다가갈수록 지쳐버리는 건 이미 잘 알려진 공공연한 사실이다. 뭐, 결승점에 날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끝가지 달리겠지만 혼자서 죽어라 달리면 뭐 해, 알아봐주는 사람이 없는데. 트랙 위 어디에도 전정국은 날 찾아오지 않았다. 잘못된 방식이었단 걸 미처 깨닫지 못한 난 이제서야 알아냈다. 홀로 진행하는 무의미한 경기라는 걸, 지쳐버려 더 이상 뛸 이유조차 없어져버린 난 트랙 위로 쓰러졌다.
울음이 터져나오는 걸 참기 위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입술이 터져 피 맛이 입 안에 맴도는 게 퍽 마음에 들지 않아 밑으로 내리깔던 시선을 위로 치켜들고서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뒤로 돌렸다. 한 사람이 보였고 흐트러지는 초첨을 그에게로 맞췄다. 한 아이가 주머니에 손을 찔러놓고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 덩달아 살짝 웃어버리고 말았다. 박지민이 고개를 잠시 숙이곤 바닥을 발로 비볐다. 서글서글한 웃음 뒤로 일그러지는 눈매가 드러났다. 힘들어보이는 얼굴 대신 감정을 감추려는 그 아이를 다독여주고 싶었다. 나를 향한 올곧은 감정을 알아채버린 이상 더는 밀어낼 수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별 일 아니라며 자연스럽게 행동한 정국에 의해 의도치 않은 고백사건은 예상한대로 단순한 해프닝으로 단정지어졌고 난 확실하게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갈팡질팡하는 정국에게 지쳐만 갔다.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더는 전정국을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를 놓아버린 이유가 진정 실망이라는 단 하나의 감정 때문일걸까, 사실 여전히 확신이 서지 않는다. 다른 이유가 있을 것만 같은 불안감이 도리어 나를 집어삼키고 말았다.
" 호석아, 요즘 그렇게 유행하는게 방탈출카페라며? "
" 그렇긴한데, 너 누구랑 가냐."
" 박지민."
" 박지민? 걔랑 너랑만?"
" 아니, 지민이 아는 형이 그 카페를 열었는데 같이 가보자고 해서."
" 아, 난 또 네가 요새 박지민이랑 하도 붙어있길래."
" 뭐래,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 근데 너 그 날 이후로 정국이랑 뭔 일 있냐. 최근 들어 너네 좀 이상해, 서로 거리감도 있어보이고 원래 싸우면 하루만에 풀었잖아."
" 어? "
" 뭔가 좀 달라진 거 같다고, 너랑 정국이."
" 아......닌데, 우리 괜찮은데."
" 괜찮기는 지랄. 정국이 좀 신경써줘, 쟤 그렇게 안 보여도 너 진짜 신경 많이 쓰니까. 정국이가 언제 한 번 집 안 데려다 준 적 있어? 아마 자기 약속 있을 때 빼곤 한 번도 없었을걸. 뭐,그럴 때도 나한테 부탁해서 데려다주라고 했지만. 솔직히 그런 친구가 어딨냐, 우정이 아무리 돈독하다고 해도."
" 이 상황까지 온 게 다 내 잘못이다, 그 말이냐."
" 누구 잘못이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요즘 내가 볼 땐 너 말로만 좋아하는 것 같아."
준비를 끝내고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확인했다. 약속시간까진 40분이라는 시간이 남아 소파에 털썩 주저앉고는 머리를 기댔다. 다른 사람을 마음에 두고 있는 것 같다고, 장난기를 뺀 호석의 얼굴이 계속 잔상처럼 떠올랐다. 정곡을 찌르는 듯 복잡해지는 머리에 눈을 감았다. 괜히 정국이를 이유로 호석이의 말을 생각에서 지웠다. 순간 스쳐지나가는 기억에 폰을 세게 움켜쥐었다. 우정이라는 명목 아래 서로를 가지려 한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었다. 분명히 그 전날만 해도 날씨가 화창했었는데 오늘은 날이 궂은 게 영 비가 올 느낌이다. 소파에서 밖을 올려보다 아직 빗방울이 내리진 않으니 우산을 들고 다니는 걸 포기했다. 비를 맞는 것보단 귀찮음이 더 우선이었다. 신발장 문을 열어 운동화를 꺼내는데 우산 걸이에 꽃여있던 우산이 시야에 밟혔지만 현관문을 열었다. 설마 비 오겠어, 신발장 문을 닫는 걸 까먹어버렸다. 늘 그랬듯 약속장소엔 지민이 먼저 와 있었고 손을 흔들었다. 피곤해보이는 얼굴이었다. 그 얼굴에 차마 나까지 복잡한 얼굴을 들이밀고 싶진 않아 올라가지 않는 입꼬리를 끌어당기며 나 또한 손을 흔들었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지민의 아는 형께서 나보고 여자친구냐며 요란법석을 부리는 바람에 복잡해진 머리가 보다 더 정신 사나워졌다. 사람들은 왜 일반적으로 여자와 남자가 같이 있으면 연인관계라고 치부하는 걸까, 친구사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골이 아파와 이내 부질없는 생각으로 단정짓고서 앞에 있는 가격표를 들여다봤다. 그리고는 옆에서 난이도 다섯개짜리 테마를 쥐도새도 모르게 골라버리는 인간을 존경스럽게 쳐다봤다. 이래서 사람들이 인맥, 인맥하는구나. 고1 때 배웠던 경제 시간에 이어 돈의 중요성을 현실적으로 깨달았다. 이렇게 간단히 경제를 알려주면 될 걸, 굳이 수요와 공급 등 다양한 경제 용어를 써가면서까지 공부를 해야하나. 별 쓸데없는 생각으로 가득한 뇌로 난, 아니, 우린 몇 걸음 움직이고는 멘탈이 부서져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벽에 기대었다.
" 쉬운 거 하자고 했지."
" 형이 이거 해보고 괜찮으면 얘기해달라고 그랬어."
" 내가 네 실험체냐."
" 실험체 좋네, 장난도 마음껏 칠 수 있고."
" 야, 말도 꺼내지마. 그 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몸 떨려. 진짜 너 죽은 줄 알았다니까."
지민이 몸서리를 치는 나를 보다 이내 그 날의 기억이 떠오른 듯 크게 실소를 터트렸다.
" 맞아, 죽다 살아났지."
" 웃지마라. 너 덕분에 응급실에서 사람 살려달라고 의사쌤 가운 끝자락 잡고 펑펑 울었어, 그거 아냐."
" 고생했다. 큰 일 했네, 우리 ##시우."
지민이 아주 고맙다면서 내 머리를 세게 꾹 눌렀다. 이거 놔라, 놔라. 싫은데, 계속 할건데. 그만 하라했다. 하나도 안 무섭다고 전해라. 아니, 이 쉐끼가. 빨리 못 놓냐면서 서로의 머리를 한 번씩 사이좋게 잡아뜯고는 우린 깔끔하게 무승부로 판정을 내렸다.
하는 일 없이 가만히 있기가 뭐해 언제 나갈거나며 그에게 대뜸 물었다. 그러자 자기 사전에 포기란 없다면서 정작 나갈 궁리는 하지도 않은 채 눈만 감고 있는 박지민을 보다 억누르고 있던 폭풍 잔소리를 해댔다. 그럼 뭐하나, 정작 들어야 되는 당사자가 귀를 닫고 있으니 또 혼잣말한거지. 가만히 앉아있다 몸을 일으켜 지민을 불렀다. 박지민, 여기 말고 차라리 다른 곳을 가자. 일어나. 내 말을 들었음에도 일어나지 않는 지민의 팔을 잡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내 손이 잡혔다. 조금만 있다가 가자는 그 말에 더는 재촉하지 못했다. 지쳐보이는 그 애를 한동안 응시하다 잡혀져있던 손을 풀고는 다시 제자리에 앉았다. 사실 난 아주 약간의 폐쇄공포증이 있다. 심각할 정도는 아니고 그냥 어딘가 닫혀있는 장소만 가면 숨이 조금씩 가빠와 그 장소에 오래 있지 못한다. 엄마 말로는 어렸을 때 혼자 타고 있던 엘리베이터에서 갇혀본 이후로 생겼다는데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래서 박지민이 이 곳에 오자고 했을 때도 못 간다고 말하려다 이내 입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죽을 만큼 무서운 것도 아니고. 폐쇄공포증이라는 공포심보다 단지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이 컸을 뿐이었다. 그저 전정국과 친구들이 전부였던, 평범하기만 하던 내 인생에 한 녀석이 들어왔다. 어느 순간부터 신경이 쓰였다, 정국이보다도 훨씬. 솔직히 말하면 아닐거라고 애써 부인했던 적도 꽤 많았다. 그럼에도 답은 하나였다. 완벽하게 꼬여버렸다. 이유를 나에게 묻는다면 대답할 수 없다, 감정이란 게 그런거니까. 감았던 눈을 뜨고서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 지민아."
" 왜. 아까 숨 좀 격하게 쉬던데 괜찮아졌냐."
" 알고있었어? 너 혹시 나때문에 일부러 여기 가만히 있었냐."
" 어, 너 좀 괜찮아지라고. "
" ....................."
" 저기로 들어가면 더 어둡고 그래."
" 가만 보면 네가 나보다 날 더 잘 아는 것 같아. 난 지금도 뭔지 모르겠거든, 내가 어떤지. 근데 넌 항상 다 알고 있잖아. 챙겨주고, 달려와주고. 고마워."
" 고맙다는 소리 듣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닌데. 그래도 수고를 알아주니 기분은 좋네."
" 요새 정국이랑 뭔가 어색해졌어. 이유는 모르겠는데 정국이도 나도 변한 게 하나 없는데 달라져버렸어. 걔도, 나도, 왜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어."
" 지금 어떤데. 넌 전정국을 좋아하고 전정국도 널 친구 이상으로 생각하는 것 같고- "
" 너도 모르겠어, 지민아."
" 난..... "
" 넌 내 좋은 친구고. 그렇지? "
그 쉬운 답 하나를 찾지 못해 우물쩍거리던 그를 대신해 말해줬다. 알고 있었다, 지민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다 알지만 부러 모른척했다. 그래야만 이 위태로운 관계가 다시 평행선을 유지할테니까. 머리를 벽에 지대고서 눈을 감고 있던 지민이 날 쳐다봤다. 검은 눈동자가 유독 더 짙어져보였다. 어두운 방 안에 두 눈빛이 서로 얽히고 공허한 침묵만이 우리를 감쌌다.
" 넌 내가 고백하면 도망갈거냐."
" 뭐? "
" 도망갈거냐고."
" ..................."
" 갈 거구나, 넌."
" 어, 갈래. 잃기 싫어."
" 아, 존나 단호해. 너무 단호하잖아. "
" 방금 뭐한거야. 또 장난친거야? 넌 이 상황에- "
" 장난 아냐, 좋아하는 애가 있는데 고백 예행연습해 본거야. 너 잡고."
" 친구 사이냐. 정국이랑 나처럼."
" 어, 좆같게도 아주 좋은 친구 사이."
우린 그 후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자연스레 얘기가 끊겼다고 치부하면 되는 걸까, 제한된 시간이 끝나고 나서도 나오지 않는 우리 둘의 모습에 결국 형이 우리가 있던 방을 찾아왔고 그제서야 우린 시간이 지난 걸 깨닫고 부리나케 건물을 나왔다. 밖을 나와 도로를 걸을 때까지 어떠한 한 마디도 나누지 못했다. 평행선을 이미 지나쳐버린 우린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전까지 걸을 수밖에 없었다.
" 비 온다. 우산 없는데, 넌?"
" 나도."
" 근처 편의점 없나. 거기 가서 일회용 사고 그 버스 정류장에서 헤어지면 될 것 같은데."
" 여기 왠지 없을 것 같은데."
소나기처럼 내리는 비에 발만 동동 구르다 이 근처에 있는 편의점을 찾아나섰지만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편의점이라고 생긴 상점들은 보이지가 않았다. 아니, 왜 죄다 옷집뿐이야. 야, 야, 박지민. 지민에게 없다고 말해주기 위해 몸을 돌렸다. 하지만 그 아인 어디에도 없었다. 머리 위로 흘러내리는 빗물로 인해 흐리지만 저 멀리서 뛰어오는 익숙한 형체가 보여 손을 들어 얼굴을 닦았다.
" 야, 돌았어. 넌 애가 왜 전화도 안 받고 문자도 안 보는데. 내가 몇 통을 전화했는지 알아. 거긴 왜 간 거야? 폐쇄공포증이 있다는 애가 왜 방탈출같은 그 딴 막힌 곳을 가냐고. 호석이가 너 어디 갔는지 알고 있어서 다행이지. 내가 - "
" 정국아, 전화 못 받은 것도, 거기 간 것도 미안해. 지금 이렇게 네가 와준것도 진짜 고마운데- "
" 가자, 그럼."
정국이 내 손을 잡았다. 잠깐만, 난 끌려가다 싶이 걸어가던 발걸음을 멈추었고 정국이 뒤를 돌았다.
" 박지민은 어디 갔어?"
" 왜 찾는데. "
" 걔한테 우산 줘야 돼. 아니면 박지민 집까지 비 맞고 가. 우린 2개니까 하나만- "
" 그러니까 그게 지금 너랑 무슨 상관이냐고. 내가 너 데리러 왔으니까 넌 그냥 나랑 가면 돼, 그 새끼 신경 쓰지 말고."
" 혼자 비 맞고 가는 애를 어떻게 신경을 안 써."
" 쓰지마, 안 쓰면 되잖아. 그게 뭐가 그렇게 어려운데."
" 그렇게가 안 돼, 정국아."
" 내가 너 찾을려고 얼마나 돌아다녔는 줄 아냐. 혹시나 너 혼자 있는데 그럴까봐 내가 몇 시간동안 찾아다닌 줄 아냐고. 그런 내 앞에서 하는 말이 박지민 얘기야? 네 눈엔 박지민밖에 안 보여? 지금 네 앞에 내가 어떤 기분일지 그딴 건 신경도 안 써져? 그 자식 버스 정류장 갔으니까 내가 이 얘길 너한테 전해주면 돼? 시발, 그냥 박지민만 찾으면 되는 거냐고."
화를 참지 못한 정국이 머리를 쓸어올리고는 소리를 질렀다. 마지막 말이 귓가에 울렸다. 박지민만 찾으면 되는거냐고? 아니, 그 앨 몰랐던 때로 돌아가고 싶어. 박지민이라는 이름 세 글자조차 알지 못했던 그 때로 가면 이렇게 힘들진 않을테니까. 정국이를 올려다봤다. 우산이 비를 막아줌에도 내 얼굴엔 알 수 없는 빗물이 흘러내렸다.
" 근데 하나만 갖다주자. 내가 괜찮아질 것 같아서 그래, 지금 이러는 이유가 우산때문인 것 같아서 그래. 하나만, 딱 한 번만 갔다올게."
" 그럼 괜찮아질 것 같아? 한 번만이야."
" 어,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정국이의 손에 있던 다른 우산을 들고 버스 정류장까지 달렸다. 숨이 차올랐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우산을 전해줘야만 했다. 박지민은, 그는 언제나 날 챙겨줬으니까. 낯익은 동그란 뒷통수가 보였다. 비에 젖어 검은 머리가 더 흑발이 되어있었다.
" 박지민. 이거 쓰고 가."
" 너 왜, 전정국 못 만났냐. 그리고 우산 있는데 왜 비를 맞고 와. 그냥 너 써."
" 정국이 만났고 우린 우산 2개야. 감기 걸리니까 나 마음 불편하게 만들지 말고 써."
"........................"
"........................"
" 저기 왔네, 전정국. 조심히 가라."
그렇게 박지민이 떠났다. 뒤에서 우릴 지켜보고 있던 정국이 나에게 우산을 씌어줬다. 단지 우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한 번이라는 약속 또한 지킬 수 있을까. 지금도, 난 우리 셋이 왜 이렇게 된 건지 여전히 알지 못하겠다.
♥ 너무너무너무 고마운 탄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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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여주가 지민이와 정국이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씬인데.......... 전달이 잘 되었는지 모르겠어요ㅠㅠㅜㅠㅠㅠ
궁금한 거 계시면 언제나 댓글로 달려올게요! 댓글 하나하나 큰 힘이 됩니댜 ㅠㅠㅠㅠㅠㅠ 항상 소중히 받을게요!
지금까지 같이 와줘서 너무 고맙구 계속 쭉 함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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