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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속의 버건디 , Killing Me Softly.

03.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따뜻한 물과 함께 피로를 어느정도 씻어 내리고, 괜시리 무거워졌던 내 마음도 다시 평소처럼 돌아왔다. 
씻고 나오니 저녁 때가 되었길래, 전정국을 부르려고 핸드폰을 들었다.


[야 뭐하냐]

[햄버거 콜? 내가 쏨]


아 배고픈데 왜 답장이 없어, 큰맘먹고 사주겠다는데. 


한참이 지나도 답이 없자, 탄소는 핸드폰과 지갑을 챙겨 방을 뛰쳐나왔다. 바로 옆에 위치한 전정국의 방을 찾아가서, 


"전정국 뭐하냐!!!!!! 당장 나와!!!!!!!!!!!!"


하며 주먹으로 문이 부서져라 두드렸다. 곧이어 샤워 가운을 걸친 전정국이 자기 손에 들린 수건만큼 새하얘진 낯빛으로 문을 벌컥 열었다. 방금 씻은 듯, 전정국이 좋아하는 바디워시향이 코를 감쌌다.  


"아 놀랬잖아!!!!!"

"넌 왜 문자도 안 봐 ㅡㅡ"

"머리 말리고 있었지. 무슨 일 있냐? 지진이라도 난 줄 알았네, 심장이야."

"전정국 나 배고파."

"?? 나 밥 먹었는데."

"??????? 나만 빼고 너 혼자???"

"야 너 아까 피곤해 보이길래 안 건드릴려고 그랬지! 너 씻고 바로 잘 줄알고. 아까 들어오자마자 라면 먹었어"


그 말을 하는 전정국의 뒤로 치우지도 않은 그릇들이 보였다. 진짜 도움도 안 되는 자식..


"나쁜 새끼.. 배신자... 됐다.."




밀려오는 배신감에 전정국을 억지로 방에 우겨넣고 문을 닫아버렸다. 아.. 외롭게 혼밥이나 해야하나.. 싶었던 순간, 민윤기가 떠올랐다. 분명 저녁 때 된줄도 모르고 방에 콕 박혀서 모니터나 들여다 보고 있겠지 뭐. 그렇게 민윤기의 의사는 물어보지도 않은 채 나의 저녁식사 상대를 정하고,
평소 민윤기가 자주 애용하는 본사 내 카페로 가서 아메리카노와 샌드위치를 샀다. 

우리가 지내는 방, 상황실, 회의실, 취조실 등 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장소들은 지하에 꼭꼭 숨겨진채, 있었지만 위층 본사 건물에는 카페, 식료품점 등과 기본적인 여가생활 정도는 해결할 수 있는 시설들은 마련되어 있었다.
딱히 우리만을 위한 것들은 아니고, 본사에 우리 본부가 위치해 있다 보니 직원들을 위한 복지시설, 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뭐, 우리도 회사원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덕분에 평소에 본사 밖에 나가지 못하도록 제한 받는 우리였지만 나름의 반항이 없었던 이유도, 웬만한 모든게 본사 내에서 해결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내 돈을 털어 소중한 저녁을 사들고 다시 지하 본부로 향했다. 민윤기 방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누르고,

"누구세요?"

"오빠 나야 탄소!!"

하는 순간, 문이 열렸다. 들어와, 한 마디에 저녁 생각으로 신난 탄소는 서둘러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위이잉, 돌아가는 컴퓨터 본체 모터 소리가 방금까지 작업에 열중해있었다는 걸 알려주는 듯 방을 감쌌다. 


"뭐하고 있었어? 밥 안 먹었지?"

내가 사왔어! 자기 손에 들려있는 비닐봉지를 흔들며 해맑게 웃는 탄소를 보자 윤기는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벌써 저녁 먹을 땐가? 깜빡했네, 이리와 여기 앉아."

벽에는 알아 듣지 못할 온갖 기호와 수식이 가득한 포스트잇에, 신문과 각종 알 수 없는 종이 문서들로 가득한 모니터 앞 책상과 달리, 식탁은 깨끗했다. 
이 오빠는 밥을 먹기는 하는건지,


"오늘 밥 먹기는 했어? 식탁에 먼지 앉겠다."

"지금 먹으면 되지. 얼른 먹자, 너 배고프겠다."

가져온 샌드위치와 아메리카노를 식탁에 올려놓으며 탄소는 윤기를 째려봤다. 밥도 안 먹고 하루종일 뭐해! 그러다 얼른 죽어요, 나처럼 잘 챙겨 먹어야지. 잔소리를 늘어놓는 탄소가 인상을 쓰며 윤기를 바라보았지만, 윤기는 그런 탄소가 귀엽게만 느껴졌다. 밥 안 먹길 잘했네. 


"얼른 먹어! 내가 사온거니까 잘먹겠습니다~ 하고."

"네~ 잘먹겠습니다~"

오냐~ 언제 그랬냐는듯 누구보다 행복한 얼굴로 샌드위치를 먹는 탄소였다. 아, 안 먹어도 배부르네.


"근데 너 아메리카노 안 먹잖아."

"오빠가 맨날 들고 살길래 한 번 사봤어! 아, 근데 괜히 샀나. 아까 오는 길에 한 모금 마셨는데 너무 써"

"잘 먹지도 못하면서, 콜라 줄까?"


말과 동시에 민윤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냉장고에서 캔콜라를 꺼내왔다. 

"여기, 억지로 커피 마시지 말고 이거나 마셔. "

콜라를 따 탄소에게 내밀고, 탄소가 마시려던 아메리카노를 뺏어 자신쪽에 두는 윤기였다.



"콜라도 있어? 오빠 방에??"

"어, 너 먹으라고."

"올~ 고마워!"

"현장은 잘 갔다왔고?"

"호석이 오빠 안경에 카메라 달았다며, 다 보고 있었으면서 뭘. 별 일 없었지."

"정호석 걘 뭐 그런걸 시키냐? 전정국한테 꼬시라고 하던가, 너 골목 갔을 땐 내 눈에 안 보여서 내가 진짜... 에휴." 

"ㅋㅋㅋㅋㅋㅋ진짜 뭐, 걱정해주는거야 지금? 좀 감동이네. 전정국은 못생겨서 그런거 못해."

"그건 맞아."

"그냥 CCTV로 보지, 널린게 상간데 그 정도 시스템 해킹은 어렵지도 않잖아."

"그냥, 귀찮아서."

그리고 CCTV로는 너 얼굴 가까이서 못 보잖아, 윤기는 속으로 말했다. 한창 얘기를 나누고 샌드위치를 다 먹어갈 쯤, 민윤기의 방 초인종이 울렸다.




"또 누구지? 올 사람 없는데,"

띵동, 소리를 들은 윤기가 한 입쯤 남은 샌드위치를 입에 마저 넣고 문을 열러 나갔다. 문 앞에는 김석진이 서 있었다.


"어 형, 왠일이에요? 오랜만이네."

"할 말이 있어서, 좀 들어간다."

한 손에 서류를 든 김석진은 들어오자마자 털썩, 거실 쇼파에 앉더니 목에 있던 넥타이를 거칠게 풀었다. 


"어, 탄소도 있었네?"

"오빠 바쁘다면서요! 나랑은 안 놀아주고,"

탄소의 말에 멋쩍게 웃던 김석진은 이것도 일이야, 일. 나도 힘들다. 하며 굳어있던 표정을 풀었다. 



"김탄소, 샌드위치 고맙다. 다 먹었으면 나가봐. 바래다 주려 했는데 안 되겠네."


식탁을 정리하며 민윤기가 말했다. 알겠어, 별로 멀지도 않은데. 나 먼저 갈게요! 자리를 나서며 탄소는 민윤기와 김석진을 한 번씩, 쳐다보고 손을 흔들며 방을 나섰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며 여느날과 별 다름 없는 탄소의 무의미한 하루가, 서서히 끝나가고 있었다.

















삐빅-

오전 7시, 반자동적으로 알람을 끄고 눈이 떠졌다, 탄소는 일어나자마자 본능적으로 휴대폰을 확인했다. 

[호출] -김석진-

특별히 임무를 진행하고 있지 않고 있다면, 매일 7시, 우리는 기상을 마치고 각자의 휴대폰을 확인해 그날의 임무 유무를 확인한다. 오늘도 역시나, 가만히 쉬게 냅둘리가 없지.
가볍게 몸단장을 마치고 김석진의 방을 찾아가려 나서는데, 이미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전정국이 보였다.



"전정국!"

"어 김탄소, 석진이 형 호출이야?"

전정국 손에 들린 바나나 우유를 자연스레 뺏으며 응, 끄덕이는 탄소였다. 이런 일은 일상인 듯, 절레절레 고개를 젓던 전정국은 주머니에서 바나나 우유를 하나 더 꺼냈다.

띵동,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탄소와 정국이는 김석진의 방으로 향했다.












"뭐에요 아침부터?"

아침부터 수트를 차려입은 김석진은, 쌍으로 바나나우유를 물고서 찾아온 전정국과 김탄소를 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 쳐다보았다.


"그러는 너네는 뭐냐, 내가 명색이, 어? 그래도 여기서 이사씩이나 되는데. 그러고 찾아오기 있냐. 먹을거면 내 것도 좀 챙겨오던가!"


김석진의 말이 끝나자마자 전정국은 주머니에서 바나나우유를 꺼내 내밀었다. 아, 이건 제가 먹으려고 했는데. 드세요 형.


"......고맙다."

"오늘 저희 둘만 부르신거에요?"

"아, 응. 별건 아니고, 그냥 내 심부름이라 보스도 모르셔서. 임무 아니고 그냥 심부름이야. 원래는 내가 직접 찾아뵈어야 되는데, 미팅이 잡히는 바람에 시간이 좀 촉박할 것 같아서. 어차피 너네 여기서만 있으면 할 것도 없으니까 불렀어.
이거 전달좀 해줘. ○○대학교 김철수 교수님. 이건 어제 윤기한테 부탁한 학생증. 괜히 나간다고 들떠서 여기저기 들쑤시지 말고 일 끝나면 바로 들어와. 알겠지?"


다녀와라, 김석진은 두툼한 종이 문서가 담긴 파일과 위조된 학생증을 내밀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다녀올게요 형."

전정국과 김탄소는 머리를 가볍게 숙이고, 파일과 학생증을 받은 후 방을 나섰다.







평소 우중충한 지하 본부와 거친 현장만을 나서는 탄소에게, 수동적인 삶과는 전혀 반대인 대학교라니. 갓 21살, 평범한 또래들이라면 사회생활을 여기저기 맛보며 대학, 혹은 취업에 뛰어들었을 때이지만 탄소는 대학은 커녕, 외출도 자유롭지 못한 것이 당연한 삶이 된지 오래였다.
그런 탄소에게 대학교 심부름은 칙칙한 삶 속 한 줄기 빛만 같았다. 평범한 21살의 생활 속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처럼. 하긴, 그래본 적도 없으니 돌아간다는 표현은 이 상황에 안 맞나.



"야 대학교면 옷도 막, 새내기처럼 입고 그래야 안 튀겠지? 화장도 좀 하고?"

"당연하지, 우리 평소 입던 대로 올블랙이면 아마 쫓겨날걸." 

정국의 말에 아이처럼 설레는 듯이, 해맑게 웃는 탄소였다. 뭐가 그리 좋은지. 탄소를 보는 정국이의 입가도 어느새 스르륵, 올라가 있었다.



"기분 좋다고 과하게 꾸미지 말고. 다 티난다? 적당히 갈아입고 나와, 앞에 있을게."

응, 탄소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마자 방으로 뛰쳐 들어갔다. 못 말린다는 듯, 전정국은 고개를 젓더니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 이럴줄 알았으면 평소에 옷 좀 사둘걸.."

드레스룸을 아무리 둘러봐도, 행거를 아무리 뒤져봐도, 온통 무채색 뿐이었다. 하기야 눈에 띄지 않고 조용하게, 일을 처리 하는게 우리의 임무였으니 어찌보면 당연했다.
어쩔 수 없지, 이번 임무가 끝나면 꼭 옷을 사야겠다고 다짐한 탄소는 검은색 레이어드티에 체크셔츠를 걸치고, 그나마 밝은 톤의 스키니진을 입었다. 항상 하나로 묶던 머리도 풀러 길게 늘어뜨렸다.
약간의 립과 블러셔로 화장도 마치고, 마지막으로 거울 앞에 선 탄소는 대학교 새내기가 된 기분에 들뜬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흰색 스니커즈를 신고 나간 방 문 앞에는 이미 전정국이 서 있었다. 
말은 그렇게 해도 오랜만의 외출에 정국도 설렜는지, 핸드폰 액정으로 비니를 쓴 머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래봤자 또 무지티구만.



"무지티가 그렇게 좋냐,"

"이쁘기만 하구만, 나 안 이상하지?"

흰색 무지티에 청바지, 워커를 신고 비니를 쓴 전정국은 한 발짝 물러서며 탄소에게 물었다. 백팩도 메니, 나름 대학생 같았다.


"어. 우리 완전 대학생같아."

"ㅋㅋㅋㅋㅋ좋냐, 얼른 가자. 점심 시간 안 겹치게 가야지."






○○대학교는 지하철로 몇 정거장,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3월의 봄 날씨가, 적당히 눈부신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따뜻하게 모든 것들을 감싸고 있었다.
교정에 도착하니 이곳저곳 핀 봄꽃들이 정국이와 탄소의 마음을 더욱 일렁이게 했다. 활짝 핀 개나리, 진달래, 아직은 꽃봉우리인 채로 생명력을 머금은 벚꽃까지도. 그 파릇파릇함에 정국이와 탄소도, 갓 입학한 새내기가 된 기분이었다.


원피스와 청자켓, 밝은 갈색으로 물들인 머리카락, 누가봐도 새내기임을 보여주는 학생도. 집 앞 자취방에서 금방 나온듯한 후드티와 트레이닝복 차림의 학생. 전역한지 얼마 되지 않은듯, 군인 티를 채 벗지 못한 학생. 돕바와 가방, 옆구리엔 농구공을 들고 떼지어 걸어가는 체대 학생들.
모두 제각기였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탄소는 부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정국은 누가 봐도 나 부러워요, 하는 표정의 탄소를 힐끗 보고는,


"야, 부럽냐? 쟤네는 나같은 친구 있는 너가 부러울걸."

"이건 또 무슨 말같지도 않은 소리야."

"고마워해라, 나같은 친구가 흔한 친구가 아니라고."

"조용히 좀 해라 좀! 교수님이나 찾아, 근데 여기 진짜 넓다... 공과대학은 어디야?" 


탄소의 말이 맞았다. 대학교라고는 첫 방문인 정국과 탄소가, 갑작스러운 심부름에 위치도 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채 무작정 들어온 교정에서 길을 쉽게 찾을리가 없었다. 
안내판이라도 찾으려 두리번거리고 있던 둘의 뒤로, 학생들이 지나가며 하는 말소리에 정국은 저도 모르게 귀를 기울였다. 새내기들이다, 벌써 커플인가봐. 잘 어울리네, 부럽다.. 우린 이제 졸업인데 남자도 없이 뭐하냐? 넌 못생겼잖아-의 쓸데없는 말이었지만.
정국은 길을 찾느라 듣지 못한 탄소의 어깨를 두드려 불렀다.




"탄소야."

"왜? 찾았어?"

"아니, 저 사람들이 우리보고 커플이래. 잘 어울린대"




자꾸 개소리야ㅡㅡ 결국 탄소한테 한 대 맞은 정국은, 아프다며 맞은 자리를 손으로 문지르면서도 실실 웃고있었다. 그 때 정국의 눈에 들어온 안내판에,

"야, 저깄다 안내판." 

탄소에게 손으로 가르켜 알려 주었고, 가보니 공과대학은 입구와 별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북적이는 학생들 틈에 끼어 어렵지 않게 내부로 들어가서, 김철수 교수님의 사무실까지 찾았다.




똑똑, 노크를 하고 들어간 사무실 안에는 교수님 혼자 앉아계셨다. 


"안녕하세요, 김석진 씨 부탁으로 파일 전해 드리러 왔습니다."


김탄소와 전정국은 문을 닫고, 전정국은 메고 온 백팩에서 파일을 꺼내 교수님께 건넸다.

"HM? 직접 오기로 한걸로 알고있는데, 학생이네요?"

"아, 급한 미팅이 잡히셔서요. 이사님 직속 사원입니다."


쓰고 있던 안경을 벗고, 책상 건너편에 서 있는 둘을 바라보던 교수님은 알았어요, 나가봐요. 대답으로 둘을 보냈다.


"네, 그럼 이만."



최대한 예를 갖추어 사무실에서 나온 탄소와 정국은, 지체하지 않고 공과대학 건물을 나왔다. 후, 한숨을 내뱉는 탄소에 정국은 탄소를 쳐다보았다. 


"전정국, 이제 우리 할 일 다 끝난거지?"

"어? 어. 파일 전달했으니까. 이제 복귀해야지."



정국의 대답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탄소였다. 



"복귀는 무슨, 이런 좋은 기회를. 우리 좀만 놀다 들어가자!"

장난 가득한 미소를 띄며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는 탄소에, 정국이도 숨겨두었던 장난기가 스멀스멀, 조금씩 되돌아오는 기분이었다.

"가자! 내가 이럴줄 알고 다 알아놨어!"

누나만 믿어라, 큰 소리를 치는 탄소를 보고, 알았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을 잡아오는 정국이었다. 
마치 어렸을 때, 훈련을 얼렁뚱땅 끝내고 찾아오는 휴식시간에-몰래 둘이 근처 놀이터로 나가 놀았던-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처럼.

삭막했던 삶에 생기를 불어넣듯, 어디론가 통통 튀는, 걷잡을 수 없는 탄소. 그런 탄소의 어린시절이 보이는 것 같아 정국은 기분이 좋았다. 


그 때 쯤이었지, 네 생각이 떠나지 않기 시작한 때가. 내가 널 이렇게 아끼게 될 줄이야. 





어느 봄날의 하루였다, 겨울 내내 숨어있던 싹들과 꽃들이, 생명력을 가지고 또 다시 피어오를 준비를 하는. 
날씨도 좋고, 너와 함께 하는 이 봄날도 좋았다.
우리가 하는 일이 아무리 어둡고 칙칙하다고 해도, 너의 그 찬란한 색깔은 절대 잃지 않기를. 내가 지켜줄게, 탄소야.














+사담

안녕하세요, 첫 사담이네요!! 


오늘 분위기는 누가봐도 조직물 같지 않게 밝죠 ㅋㅋㅋㅋㅋㅋ 사실 조직물이라고 해서 마냥 무겁고 진지하기만 한 글은 쓰고 싶지 않아서.. 아직 초반부니까요

물론 뒤로 갈수록 진지하고 슬프고ㅠㅠ 찌통인 내용도 보실 수 있을거에요 곧! 대충 내용은 다 짜놨고 결말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첫 글잡 + 조직물에.. 사실 머리가 터질 것 같고.... 글 쓰는데도 꽤 오래 걸리지만.. 나름 글 쓰는 것도 재밌고 또 댓글보는 제 맘도 행복하고 ^o^ 감사합니다 ㅎㅎ


감사한 암호닉분들  ♡ [땅위] [청포도] [moonlight] [왼쪽] [열꽃] ♡ 

정말 감사하구ㅠㅠㅠ 암호닉 신청은 당분간 언제든 받고 있구요! 혹시 빠지거나, 암호닉에 오타가 났다면 댓글로 살짝쿵 말해주세요..ㅎㅎ


글 읽다가 오타나, 치환이 안 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말해주시구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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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59.70
[슈비]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여주 진짜 인기많은거 같아요!
어렸을때부터 이 조직에 있는거
다 그런이유가 있었군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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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묘
왜 조직에 있게 되었는지 잘 지켜봐주세요 ㅎㅎ암호닉 받아둘게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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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54.116
왼쪽입니다!!! 헐 들어오자마자 보여서 바로 봤지요 ㅎㅎ 조직물인데 밝은 것도 나쁘지 않네요 여주가 좋아하는 걸 보는 정국이 쏘 스윗... 달달하네요 진짜 ㅠㅠ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당!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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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묘
매번 감사합니다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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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96.9
땅위입니다!!! 으오오옹 작가님 글은 항상 어둡지 않아서 좋네요!! 그리고 정국이와 탄소 로브라인!!! 많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ㅎㅎㅎ항상 좋은 글 감사해요!! 다음 편 기다릴게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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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묘
감사해요 다음편도 잘 봐주세용 :D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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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저 조직물 진짜좋아하는데ㅠㅠㅠㅠㅠ이런 재밌는 글을 발견하게 돼서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ㅠㅠ여주와 정국이에게 앞으로 이런날들만 있길...바라기에는ㅎㅎ욕심히 과하겠죠 그래도 잘 헤쳐 나갈거라 믿습니다ㅠㅅㅠ
[토토로]로 암호닉 신청하고 갑니다!잘 읽고가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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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묘
감사합니다 ㅠㅠㅠ 여주랑 정국이도 어떻게 될지 잘 봐주세요 ㅎㅎㅎ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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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조직물!!!제가 정말 사랑하는 장르중에 하나에요ㅜㅜㅜㅜ 후반부 찌통이 벌써부터 기대되네용 여주는 누구랑 이어질지도 궁금하고! [뚝아]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잘부탁드려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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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묘
감사합니다 암호닉 받아둘게용 기대 많이 해주세요 ㅎㅎ !!!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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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저렇게 짬이라도 여주랑 정국이가 제 나이대 사람들처럼 평범한 일상도 보냈으면 좋겠어요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았으면!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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