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있길바라] 일상의 대화 = ♥️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25/06/25/9/dd3c666f526bdee4ede7e18fd651252e.jpg)
오랜만에 만난 듯 활짝 웃으며 나누는 인사. 오늘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기분은 어땠는지, 오전에 모닝커피를 내려서 마셨는지, 점심에는 어떤 메뉴를 누구와 먹었는지, 오후 업무는 지루하거나 힘들지는 않았는지, 퇴근하는 마음은 가벼웠는지, 나를 만나러 오는 길에 시원한 바람이 불었는지. 이런 이야기들로 너와의 시간을 채워.
혹시 눈치채고 있었니? 이런 것들이 너와 내가 나누는 일상의 대화들이라는 것. 쓸데없이 웃기고, 이유 없이 주절거리게 되는 대화들이 겹겹이 쌓여 너와 나라는 관계를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약속으로 만나는 시간이 기다려지고, 만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즐겁고, 헤어질 때가 되면 또 아쉬워지는. 우리의 관계가 생각보다 사랑스러운 것 같아.
나에게는 요즘 힘든 일이 많이 있었지. 마음이 심해로 잠식하는 날에는 무거운 말들만 너에게 나눴던 것 같아. 그런 말들이 일상의 대화에 끼어드는걸 난 막지 못했어. 그리고 그럴 때마다 쓰나미 같은 죄책감이 몰려왔지. 너에게 그런 무거운 말들을 하는 게 아니었는데.
하지만 너는 아랑곳하지 버텨주었어. 내가 간혹 죄책감을 감당 못해 미안하다고 하면 너는 상관없다고, 괜찮다는 말을 되돌려주었어. 그리고 다시 일상의 대화를 나누었지. 그러면 다시 무거웠던 기분이 파도 위를 둥둥 떠다니는 것 같이 편해졌어. 그 기분이 어떻게 나를 살아낼 수 있게 했는지 그때 너에게 고백했어야 하는데.
사랑해가 아닌 일상의 대화들이 나를 살아가게 만들어. 이런 대화들이 겹겹이 쌓여 삶을 살아 낼 수 있게 만들어. 덕분에 내가 살아. 우리의 관계가 꽤나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건 진짜 사랑이기 때문이야.
눈치채고 있었니? 나에게는 너와의 일상의 대화들이 결국 세상을 버틸 수 있는 힘이고, 사랑이라는 것을.
우리 꼭 오래오래 보자.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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