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있길바라] 새끼손가락 한 번 걸어주고 마음 편히 푹 쉬다와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25/06/27/17/6ceb204351fe14656dde60997588b47b.jpg)
기다릴게, 네가 원하는 만큼. 그게 내일이든, 일주일 뒤든, 한 달이 넘든 언제까지나 기다려줄게.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네가 원할 때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언제까지나 기다려줄게. 그거 하나만은 조건 없이 약속할게.
지친 너의 하루들을 봤어. 너의 마음은 금이갔고, 쌓아왔던 것들은 무너지고, 평온했던 것들은 잠식해 버렸지. 옆에서 마음을 달래주는 것으로는 부족했던 걸까? 나는 너에게 아무 도움도 줄 수 없었어. 잠겨가는 너를 꺼내줄 수가 없었어.
그날 우리가 봤던 파도는 짙은 곤색을 띄고 있었어. 파도는 하염없이 밀려오고 모래는 그 파도에 떠밀리고, 떠밀리고. 너는 그런 파도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나는 말이야, 파도를 보면서 내일이 오기를 기도했어. 네가 내일 내 옆에서 곤색의 파도가 푸른빛의 바다가 되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 무엇을 하지 않아도. 가만히 있어도 변할 거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 앞으로만 가는 시간이 흐르면 다시 괜찮아진다고 알려주고 싶었어.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푹 쉬자. 아무것도 안 해도 되고, 아무거나 막 해도 괜찮아. 그냥 물이 흐르듯 마음이 흐르는 데로 가자. 그러다 네가 준비가 되면 내 앞에서 활짝 미소를 피워줘. 그때까지 기다릴게.
그래도 작게나마 하나만 약속해 줄래? 꼭 돌아오겠다고. 나는 그 약속 하나면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 있어. 그러니까 새끼손가락 한 번 걸어주고 마음 편히 푹 쉬다와.
언제나처럼 나는 네 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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